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 산업구조 고도화의 우리 경제 영향 및 대응 방안

이치훈 소속/직책 : 국제금융센터 신흥경제부장 2023-03-30

미국도 경계하는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 진전

중국은 2016년부터 중국제조 2025를 본격 추진하면서 자국 산업 고도화 전략을 대폭 강화하였다. 그 결과 중국의 기술경쟁력이 기존 제조업뿐만 아니라 차세대 산업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이면서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마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미‧중의 5대 차세대 산업 기술 경쟁력을 비교해 보면 중국이 기술 경쟁의 핵심인 반도체에서의 절대 열세에도 불구하고 6G·신에너지 등 분야에서 거대한 내수시장이라는 이점이 십분 나타나는 데이터, 인프라 등에 힘입어 미국보다 우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AI의 경우에도 일반적 예상과 달리 작년 중국의 AI 논문 글로벌 인용률이 미국을 추월했으며, 향후에도 신산업 융합 등으로 높은 경쟁력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정보국(DNI)도 2045년에는 중국이 우주 능력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분석하여 미국 내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포춘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이 136개를 기록하여 처음으로 미국(124개)을 추월하였다. 우리나라 기업은 16개에 그쳤다. 더욱이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개최된 전인대에서 미국의 첨단 산업 견제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기술 발전 및 자력갱생을 국가 핵심 과제로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주요 제조기업과 과학기술형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R&D) 세금 공제 비율을 75%에서 100%로 높이고 향후 5년간 국가 기초연구 자금지원도 2배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JP 모건은 ‘중국제조 2025’ 정책 시행 마지막해 전체 생산 중 고부가가치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였다.<그림1>

한편, 중국인의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고 서비스업도 급성장하면서 경제구조가 선진화되고 있다. 중국의 1인당 GDP는 2019년 이미 1만 달러를 돌파하여 중진국 기준을 넘어섰다. 대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등은 지난해 이미 3만 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향후 수년 내 중국의 소비 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경제 성장 방식도 소비 위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가 상당하다. 특히 중국의 GDP 중 서비스업 비중은 52.8%로 제조업(39.9%)을 크게 상회하는 가운데 작년 말 시행된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으로 서비스업 발전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2>


향후 중국 경제 성장에 따른 우리 경제 부(-)의 효과가 점차 부각될 전망

앞으로 중국의 성장과 발전이 곧 우리나라의 성장을 의미하는 공식이 점차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기업의 첨단화로 부품 등의 자체 조달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로부터의 수입 수요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작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증가율이 -4.4%로 중국 전체 수출 증가율(+7.0%)을 크게 하회하는 등 한‧중 간 수출 동조화 현상이 소멸되고 있다. <그림3>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도 14년 만에 최저치인 22.8%(홍콩 포함 26.8%)로 하락하였고 우리나라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도 2년 연속 하락하여 지난해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이래 가장 낮은 7.5%를 기록하였다. <그림4>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외자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10년째 하락세를 보여 작년 역대 최저치인 31.5%를 기록하는 등 중국 내부적으로도 중국기업의 외자기업 대체 현상이 잘 나타나고 있다.


참고로 2022년 우리나라의 10대 주력 수출 품목 중 6가지가 중국과 동일하다. 전체 수출에서 해당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도 83.2%로 중국(67.5%)보다 높아 한‧중 경합 시 우리 피해가 클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기업에 대한 서베이 결과, 중국 기업을 최대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는 응답자 비중이 41.5%로 나와 일본(11.9%)을 압도하였다. 

특히 한‧중 경쟁이 중국 내에 국한되지 않고 제 3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중국이 유리한 입지를 굳혀가는 추세에 주목해야 한다. 전 세계 수출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2015년 13.7%(홍콩 포함 16.8%)에서 2021년 15.1%(18.1%)로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3.1%에서 2.9%로 소폭 하락하였다. <그림5> 



중국 및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강화와 함께 경쟁력 제고가 절실함에 유의

앞으로 우리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은 한국의 중장기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이를 위해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도 크게 강화해야 한다. 

먼저 온라인을 적극 활용해 중국 시장 진출 경로의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중국 온라인시장은 이미 전 세계 1위로 부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2위 미국의 2배 이상 크다. <그림6>. 모바일이 주요 소비 경로로 정착한 가운데,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한 실시간 거래와 커뮤니티 공동구매가 급증하면서 온라인 소비 대상과 경로가 모두 확대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전자상거래 수출입이 전체 무역의 50%에 육박하면서 새로운 중국 시장 진출 경로로 부상할 전망이다. 참고로 중국 정부는 전자상거래를 무역으로 확장하여 화장품, 의류 등 주요 14개 품목의 전자상거래 관세를 12.1%(일반 무역 23.3%의 약 절반 수준)로 낮추는 등 다방면의 촉진책을 시행 중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新소비 트렌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최근 중국 내부적으로 자국 제품의 품질이 크게 개선되고 反美 정서도 가세하면서 자국산 소비 촉진 움직임인 궈차오(國潮)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기업과의 합작 및 문화 교류 등을 통한 간접 진출 방안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중국기업과의 협력 또는 한류스타 공연 등 문화 교류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현지화 전략이 강화될 경우 2016년 사드 분쟁 이후 확산된 중국 내 반한 감정을 우회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음은 중국 서비스 시장 진출 역량 강화이다. 인구 고령화 등에 대응한 중국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여 문화, 실버 및 의료 산업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업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對중국 수출 및 투자는 제조업 쏠림 현상이 오히려 심화되어 여타 국가와 대조<그림7>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對중국 서비스수지 흑자 규모도 최근 5년 평균 18억 달러로 중국과 대립 중인 미국 321억 달러의 6%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한 시진핑 3연임을 통해 중국의 정부 주도 경제 구조가 강화하면서 잠재력이 더욱 높아진 정부 조달시장 진출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 내 현지화 전략이 풍부한 중국자금을 활용하는 등 금융 분야로 확대할 필요가 커졌음에도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이 가속화되면서 외국 기업의 중국 내 채권 발행 등 중국 내 자본조달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실제로 근래 들어 외국기업의 중국 내 채권 발행이 기존 홍콩(딤섬본드)에서 본토(판다 본드)로 확대되는 추세나 우리나라의 중국 본토에서의 채권 발행은 전무한 상황이다. <그림8>


동시에 미국의 중국 견제를 활용하여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중 대립으로 미국 등 선진국의 기술 및 시장 장벽이 프랜드 쇼어링(Friend-shoring) 등의 형태로 강화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신규 진출 경로가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 중국에 대한 견제가 집중되는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국내 모 보안제품 생산업체는 작년 미국의 국방수권법이 수정 보완되어 시행하면서 미국 내 CCTV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베트남 등 아세안 지역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고 지리적으로도 인접함에 따라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기지로 활용뿐만 아니라 내수시장 개척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 참고로 2022년 우리나라의 금년 對아세안 수출 비중은 동남아로의 생산기지 이전 및 아세안 경제 규모 확대 등으로 18.5%에 달해 미국(16.1%), EU(10.0%)보다 높은 수준이다. 베트남의 경우 중국기업의 대체 생산기지로 주목받으면서 외국기업의 수출 비중이 74%로 급증하여 31.2%로 급감한 중국과 대조된다. 아세안 지역은 향후에도 5% 내외의 높은 경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신흥국 전체 성장을 견인하고<그림10>, 특히 2030년까지 인프라 투자 수요가 5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의 산업고도화에 대응하여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있는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중 기술격차 유지는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와 중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차세대 기술 대부분이 중복된다. 또한 중국에 절대 의존하고 있는 리튬 등 소재의 탈중국이 중국의 높은 경쟁력 등으로 사실상 어려움에 따라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대체제 개발 등 보다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의 기술블럭화 등을 통한 중국 견제는 우리에게 중국과의 기술우위 확보 및 신기술 취득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음에 따라 미국의 중국 견제를 한중 기술격차 확대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의 칩4 등 기술 견제를 반도체 격차 유지 및 지식재산권 보호 등에 활용하여 한미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사안을 중심으로 미국과의 연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만 우리나라 對중국 수출의 약 33.4%, 전체 반도체 수출의 55.3%에 달함에 따라 미국과의 연대가 중국과의 직접 충돌과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교하고 유연한 대미 통상 전략도 동시에 강구해야 할 것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