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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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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2023년 중국 양회 평가와 함의

양갑용 소속/직책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2023-03-30

베이징의 3월은 정치의 계절로 불린다. 양회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경향 각지에서 모인 전국인대 대표와 전국정협 위원들이 20차 당대회, 20기 2중전회에서 제안한 국가 대사(大事)를 토론, 심의, 결정하고 폐막했다. 특히, 올해 양회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이른바 5세대 지도부가 10년 임기를 마치고 교체되는 해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은 양회였다. 예상대로 시진핑 주석은 연임에 성공했고, 리커창 총리는 공직에서 은퇴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이 시작되었다. 

구관이 명관인가? 

20차 당대회에서 일곱 명의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이 새로 결정되었다. 시진핑(習近平), 자오러지(趙樂際), 왕후닝(王滬寧)은 유임했고 네 명은 신임 인사로 채워졌다. 리창(李強), 차이치(蔡奇), 리시(李希), 딩쉐샹(丁薛祥) 등이 새로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했다. 정치국 상무위원이 된다는 것은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하는 상무위원회의 성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중국의 당과 국가의 중대 전략 기조와 정책 방향 등을 논의,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이들은 당정 직무 겸직 관행에 따라 당내 직무뿐만 아니라 필요시 국가기구 직무를 겸직하게 되어 있다. 예컨대 국가주석, 국무원, 전국인대, 전국정협 등 주요 직위를 겸직하면서 명실상부하게 당국가체제를 구성한다. 국가기구 겸직은 양회에서 결정한다. 

물론, 당국가체제이기 때문에 당이 주도하여 사전에 주요 국가기구 직무 담당자에 대한 인사 논의를 진행하고 내부적으로 먼저 결정한다. 그 결과를 국민의 대표 기관인 전국인대에 형식적으로 제안하고 양회라는 정치 일정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당이 국가기구를 통제, 관리한다. 그래서 당대회 이후 국가기구 겸직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사전 결정 내용은 양회 결정이 있기 전까지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당의 결정을 국가의 결정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인민의 의사를 반영시킨다는 이른바 과정상의 인민민주라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국가기구 인선을 당이 아닌 양회에서 하는 이유는 바로 당의 사전 결정이라도 결국 인민의 결정으로 추인한다는 소위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민주 구현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서 양회를 통해 당의 결정이 인민의 결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 따라 시진핑 주석은 주석으로 연임했고, 리창은 국무원 총리가 되었으며, 자오러지는 전국인대 상무위원회 위원장, 왕후닝은 전국정협 주석, 딩쉐샹은 국무원 상무 부총리가 되었다. 양회 결정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국무원 수장에는 예상대로 리창과 딩쉐샹이 포진하게 되었다. 여기에 리창 총리의 제청으로 딩쉐샹, 허리펑(何立峰), 정궈칭(張國清), 류궈중(劉國中) 네 명의 부총리와 리상푸(李尚福), 왕샤오훙(王小洪), 우정룽(吳政隆), 선이친(諶貽琴, 여), 친강(秦剛) 등 5명의 국무위원 및 비서장이 임명되었다. 국무원 조성부문(組成部門) 26개 부서 가운데 양회 개최 시점 기준으로 국방부장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두 자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24개 부서는 모두 유임되었다.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 당연직으로 맡는 국방부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신임 인사는 정산제(鄭柵潔) 한 명뿐이다. 심지어 왕즈강(王志剛) 과학기술부장, 류쿤(劉昆) 재정부장, 리샤오펑(李小鵬) 교통운수부장 등 5명은 2018년 임명되어 이번에 연임했으며, 류쿤은 심지어 올해 나이 67세로 성부급(省部級) 정직의 연령 제한 규정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이처럼 이번 양회 인사는 기존에 보여주었던 연령 제한 규정을 선택적으로 적용했다. 오히려 능력 위주 인사를 표방하면서 인사 관행의 파괴를 용인하고 있다. 그리고 기존 리커창 총리의 부장, 주임 인사가 대부분 그대로 유지되면서 정책에서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새로운 인사를 등용한 것은 시진핑 주석이 제안한 일대일로와 인류운명공동체 10주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기존 정책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는 선에서 일대일로와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이라는 시진핑 주석의 브랜드에 한층 더 역량을 투입하여 중점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리커창 총리가 발표한 <정부업무보고>에서 밝힌 GDP 5% 내외 성장은 국내외 전망에 비춰봐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이다.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고 대외 경제활동이 증가하면 어렵지 않게 달성되는 수치라는 점에서 경제팀을 이끌 리창 총리에게 성과 달성을 통해서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정치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리창의 경제 성과는 바로 리창을 선택한 시진핑 주석의 성과이고 3연임의 필연성을 보완해주기 때문이다. 

리창 총리는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시진핑 주석은 양회 기간 민영기업과 기업가를 중시한다는 의중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예를 들어 3월 6일 경제계, 공상련계 인사와의 회의에 참석하여 “우리는 항상 민영기업과 민영기업가를 우리 사람으로 여기고 민영기업이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지원하고 지도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것이 비록 립서비스라 할지라도 최고 지도자의 언술이기 때문에 실무 부서에서는 정책으로 보좌할 수밖에 없다. 

리창 총리 역시 3월 13일 양회 폐막식 후 진행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민영기업, 경제환경, 기업가 정신, 창업 등을 힘주어 강조했다. 심지어 “신시대 신여정에서 많은 민영기업가가 반드시 더욱 빛나는 창업의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라고 매우 기업 친화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기업과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리창 총리의 언술은 물론 어제오늘 갑자기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리창 총리는 민영경제가 발달했던 원저우시 서기를 역임했으며 연해 지역인 저장성, 장쑤성, 상하이시 지역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가 비록 중앙정부에서 일한 경험은 없지만, 경제가 발달한 연해 지역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기업과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심지어 상하이시 서기 재임 시에는 테슬라 자동차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업 친화적인 근무 경험을 가진 리창 총리가 향후 시진핑 주석 집권 하에서 자신의 구상을 순조롭게 펼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이미 리커창 총리와 경제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많은 차이를 보여주었다. 따라서 시진핑 주석이 기업과 기업가 정신을 중시하는 리창 총리의 경제 운용 마인드에 바로 힘을 실어줄지 현재로서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리창 총리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발탁했다. 자신이 발탁한 인사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면 그 비난의 최종 종착지는 바로 시진핑 주석 자신으로 향한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이것이 리커창 총리와 리창 총리의 가장 큰 차이다. 심지어 리창 총리의 국무원은 사실상 리커창 총리의 국무원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성과를 낸다면 같은 상황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리커창과 비교된다. 그럼 중국 경제가 저성장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한 것은 시진핑 주석의 문제가 아니라 리커창 전 총리의 경제 운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책임 전가가 가능하다. 5%로 제시한 경제성장 목표치 또한 리창 총리를 배려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성과 달성을 통해서 리창 총리의 지도력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바뀐 것은 결국 리커창 총리에서 리창 총리로 수장이 바뀐 것뿐이다. 따라서 리창 총리가 리커창 총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진핑 주석과 리창 총리 간 경제 운용을 둘러싼 이견을 어떻게든 좁혀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리창 총리와 시진핑 주석은 상호 이해가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리커창에서 리창으로 총리 교체는 시진핑 주석이 힘을 실어주느냐 그렇지 않으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리창 총리를 대하는 시진핑 주석의 태도와 자세는 리커창 총리를 대하는 그것과 다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리창 총리는 자신이 천거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천거한 총리가 자신의 구상대로 경제를 운용한다고 하면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성과를 내기 위한 자원 집중에 지도력을 발휘할 것은 불문가지이다. 따라서 이런 점에서 보면 리창 총리에게 시진핑 주석이 힘을 몰아주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다만, 민영기업의 확산 및 경제 규모에서의 비중 증가는 국진민퇴(國進民退)의 경제 기조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일정한 조정이 있을 것이다. 그동안 사사건건 리커창 총리와 엇박자를 냈던 시진핑 주석의 입장에서는 리창 총리에게 완전히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할 수도 있다. 3월 13일 신임 총리 기자회견에서 리창 총리가 거침없이 그리고 힘있게 자신의 구상이나 입장을 숨김없이 피력한 것도 이런 맥락일 수 있다. 

다시 당의 집중통일영도인가?

양회는 크게 두 가지를 주요 의제로 다룬다. 총리의 업무 보고, 당대회 후속 인사 등이다. 이 외에 당에서 심의를 요구한 특별 안건이 의제로 올라온다. 올해 양회는 ‘국무원 기구개혁 방안’이 의제로 올라왔다. 1) 2018년에는 ‘당과 국가기구 개혁 방안’과 ‘헌법 수정안’ 등이 양회에 심의 의제로 올라왔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당의 결정을 인민의 결정으로 바꾸고, 이 과정에서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이른바 중국식 민의 수렴 및 결정 절차가 바로 양회이다. 2023년 양회도 당의 결정과 당의 의중이 반영되어 인민의 결정으로 당의 의사가 관철되었다. 그 결과가 바로 13개 분야에서 이루어진 국무원 기구개혁이었다. 개혁개방 이후 그동안 국무원 기구개혁은 아홉 차례 이루어졌는데, 그 방향은 기구 축소, 인원 조정, 직능 조정 등이었으며,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23년 국무원 기구개혁 또한 이러한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국무원 기구개혁의 핵심 내용은 과학기술, 금융, 안전으로 압축할 수 있다. 과학기술부의 직무를 조정하고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에 국가데이터국을 신설하는 등 과학기술에 중점을 두었다. 이는 지난해 20차 당대회에서 ‘과학기술의 자주화’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과 연결되어 있다.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고, 특히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의 대중국 압박이 거세지면서 과학기술에서 기초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중국이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은 기초 장비를 들여오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하여 대체 불가능한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러한 기조가 이번 기구개혁에서 과학기술의 강조로 나타났다. 

금융개혁 역시 미·중 전략경쟁과 관련되어 있다. 열세 가지 기구개혁 내용 가운데 금융개혁 관련 내용이 여섯 가지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은 금융개혁에 올인하고 있다. 이것은 필수불가결한 기술 확보와 같은 생존의 문제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전략경쟁을 순화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마련된 개혁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과 경쟁을 지속하는 것이 자신들의 발전 구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국과 전략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분야로서 오래전부터 금융을 중시해왔다.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 류허(劉鶴) 전 부총리가 다보스 포럼에 참가할 때마다 줄기차게 강조했던 것이 바로 중국의 금융개혁이다. 이는 바로 미국을 포함하여 선진 금융을 하고 있는 나라의 투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중국 금융을 세계 금융과 연결시키겠다는 구상이기도 하다. 미·중 전략경쟁을 완화할 수 있는 카드이자 중국이 미국에 내줄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인 중국의 금융시장을 개방하기 위한 첫걸음으로서 이번에 금융개혁을 개혁 의제로 올린 것이다.

다음으로 안전 문제를 기구개혁의 관건 요소로 제시했다. 국무원 기구개혁의 내용에 따르면 안전은 안보(security)로서의 국가안전과 안전(safety)으로서의 사회안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과학기술과 금융개혁 역시 포괄적인 차원에서 안전의 범주에 들어간다. 중국이 이번 양회에서 안전 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향후 국내외 정세가 매우 유동적이라는 자기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이미 백 년의 대변화를 시대 인식으로 제시한 이상 안전의 범위를 확대하여 기술, 사회안정 등 모든 분야를 안전의 범주에 두고 관리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는 지난 2013년에 만들어진 국가안전위원회의 내실화와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안전국가 담론이 증대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국무원 기구개혁은 과학기술, 금융, 안전에 집중되었고, 이를 근거로 지난 3월 16일 당중앙과 국무원이 <당과 국가기구 개혁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하여 발표했다. 개혁 방안의 핵심은 바로 당중앙의 집중통일영도 강화이다. 즉, 국무원 기구개혁을 통해서 일부 기구의 직무 조정, 직무 최적화, 직무 재구성, 신설 등이 이루어졌는데, 이를 앞으로 당중앙이 직접 이끌겠다는 것이다. 당의 영도 강화와 더불어 당중앙의 집중통일영도 강화는 향후 시진핑 3기 이후 장기 집권 과정에서 우선으로 고려되고, 특히 당중앙의 집중통일영도가 새로운 거버넌스의 행태가 될 것임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당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강화하는 조치로 당중앙의 정책결정 의사협조기구로서 중앙과학기술위원회(中央科技委員會)와 중앙금융위원회(中央金融委員會)를 설립하고, 당중앙 파출기구(派出機關)로서 중앙금융공작위원회(中央金融工作委員會)를 , 당중앙 직능부문으로서 중앙사회공작부(中央社會工作部)를, 당중앙 판사기구(辦事機構)로서 중앙홍콩마카오공작판공실(中央港澳工作辦公室)을 설립하기로 했다. 특히, 당중앙 직속기구로서의 중앙사회공작부 설치는 군중노선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국무원 판공청 산하에 편제되었던 국가신방국(國家信訪局)을 국무원 직속기구로 조정하고, 중앙사회공작부가 국가신방국을 직접 영도하게 한 것이다. 국무원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을 없애고 당중앙에 홍콩마카오공작판공실을 설치한 것도 그동안 홍콩과 마카오 업무를 ‘사무’ 차원에서가 아니라 앞으로 ‘공작’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강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당의 역할 강화와 당중앙의 영향력 증대는 향후 시진핑 집권 기간 당이, 특히 당중앙이 국가와 사회를 압도한다는 점에서 다시 당국가체제로 돌아가는 신호이기도 하다. 

시진핑 주석은 루비콘강을 건넜는가?

2018년 헌법 수정을 통해 국가주석 2회 초과 연임에 대한 제한 규정을 폐지한 것을 돌이켜 보면,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은 이미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과 함께 하는 새로운 시대, 이른바 신시대가 2012년 18대와 함께 이미 시작되었다는 당중앙의 결정은 국가와 사회에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이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었음을 확인해 주었다. 그리고 이번 당중앙의 강력한 지도력을 보완하는 기구개혁을 보면,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대세라는 것도 분명해 보인다. 양회 이후 ‘당의 핵심’, ‘군 통수권자’에 이어 ‘인민 영수’가 공공연히 언급되는 것을 보면,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을 막을 그 어떠한 제도적 장치도 무력해 보인다.

향후 중국의 정책 변화나 정치 변화는 제도의 구속을 받기보다는 시진핑 주석 개인의 의지와 의도, 능력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예전에 비해서 훨씬 높아졌다. 이번 양회에서 이루어진 모든 제도적 개혁이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을 위한 양호한 환경 조성에 일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문제는 개인에 지나치게 집중된 권력이 ‘무오류’의 신화로 경도되거나 화석화되는 경우 예기치 못한 상황을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히려 최고 지도자의 결정에 순응하는 결과가 양산될 수 있다. 정책의 오류가 나타나도 수정하거나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의 물리적 나이도 미래 중국의 안정과 관련하여 중요한 변수다. 따라서 이번에 확인된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 가능성은 정책의 연속성 못지않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중국의 출발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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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중앙이 제시한 국무원 기구개혁 방안은 △과학기술부 재조직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설립 △지방금융감독 관리체제개혁 심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를 국무원 직속 기구로 조정 △중국인민은행 분행 지행 기구개혁 총괄 추진 △국유금융자본관리체제 완비 △금융관리 부문 종사자 통일 규범관리 강화 △국가데이터국 신설 △농업농촌부 직책 최적화 △노령업무체제 완비 △지적재산권관리체제 완비 △국가신방국(國家信訪局)을 국무원 직속 기구로 조정 △중앙국가기관 인원 편제 줄이기 등 모두 열세 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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