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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월간특집]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 그리고 한국

CSF 2023-06-30

미국과 중국은 지난 몇 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충돌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기술 봉쇄에 맞서 중국 정부가 마이크론(Micron) 제재 결정을 내렸다.

타이완 문제

중국은 타이완 복속을 위해 군사적, 외교적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타이완과 관련해서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버리고 중국이 침공할 시 타이완을 지키기 위해 군사 개입을 할 것임을 공언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협력을 우려하고 있으며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중국은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서구의 압력에 저항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을 부인하며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외국 기업

최근에는 컨설팅 및 회계 법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기업실사업체 민츠(Mintz) 베이징사무소를 급습해 중국인 직원 5명을 구금했다. 중국 정부는 민츠가 불법 사업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찰은 이어서 미국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코(Bain&Co.)의 상하이사무소를 조사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최대 ‘전문가 네트워크’ 운영 업체인 캡비전(Capvision) 상하이사무소도 조사를 받았다. 해외 기관들이 군사 기술 관련 비밀 정보를 입수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미국은 외국계 기업에 대한 단속 강화가 지금까지 중국이 강조했던 시장개방, 투명한 규제 시스템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첨단 기술

미국은 반도체와 인공지능 분야의 중국 테크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운영 중인 동영상 애플리케이션 틱톡(TikTok) 금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이를 통해 핵심 기술의 중국 유출을 차단하고 틱톡이 보유한 사용자 데이터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안보 위험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중국은 핵심 인프라 사업자가 미국의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Micron)사의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였다. 미국이 2022년 10월부터 대중 수출 통제에 나섰는데, 이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중신궈지(SMIC), 화웨이하이쓰(Hisilicon) 등 중국 기업의 (반도체 부품과 제조 장비) 수입·제조에 지장을 주었다. 여기에 더해 일본, 네덜란드 등 미국의 동맹국들도 비공식적으로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통제에 나섰다.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중국 정부가 마이크론을 첫 제재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7주간의 보안 조사 끝에 마이크론 제품에서 “중국의 주요 정보 인프라 공급망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되었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를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로 재중 외국 기업 충격

마이클 하트(Michael Hart) 재중 미국 상공회의소 소장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다음 표적이 될까봐 두려워하며 안보 문제의 중요성이 커지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대처법을 찾기 위해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스터 로스(Lester Ross) 정책위원장은 4월 26일 가진 화상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는 특정 개인이나 기업을 겨냥한다. 현재 중국은 법률과 정책 측면에서 투명성이 낮기 때문에 명확한 근거 없이 불분명한 의혹으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유럽 기업들도 중국의 제재가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요르그 부트케(Jorg Wuttke) 재중 EU 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은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미·중 기술 경쟁이 공급망에 미칠 위험을 평가하며 그에 따른 비상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외신 “중국 정부, 마이크론 제재로 일거다득 효과 보나”

미·중 관계가 해빙에 임박했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예상 속에서 이루어진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는 양국의 긴장을 다시 표면화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마이크론 제재는 두 가지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데, 첫 번째는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제기하는 리스크를 지목하며 리스크를 제거하고 기술 공급망을 다양화하기로 결의한 것이고, 두 번째는 마이크론의 36억 달러(약 4조 6,000억 원) 규모의 일본 투자 발표이다. 

린종난 타이완 국립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중국에 대한 G7의 공동성명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민에게 강력한 힘을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라며 “대외적으로는 대결 전략을 기반으로 시 주석도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서방에 보여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이크론 제재가 지정학적 보복으로 중국과 다른 국가에 모두 타격을 주는 전략임을 강조하고 “자신과 상대방 모두에게 심각한 내상을 입히지만, 자신의 부상이 치명적이지 않도록 계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은 “중국 시장에서의 외국 메모리 칩 기업 퇴출은 기업들이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며, 중국 메모리 칩 기업에 ‘자리’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기업인들이 중국 시장 사수를 위해 잇따라 방중을 선택하고 있다. CNN은 코로나19 이후 중국 시장이 오픈되자 지난 몇 달 동안 애플, 삼성, 아람코, 폭스바겐, HSBC, 스탠다드차타드 및 케링의 경영진이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스타벅스의 락스만 나라심한(Laxman Narasimhan),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등 거물급 인사들의 방중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는데, 이 역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마이크론 제재, 국가 안보 위한 조치”

중국 산업시장분석 컨설팅업체인 MIR루이궁예(MIR睿工业)는 마이크론사가 타이완 반도체 기업 UMC를 마이크론의 기업 기밀을 빼돌려 중국 D램 기업인 푸젠진화(福建晋华)에 넘겼다고 기소하는 등 미국 정부와 손을 잡고 중국 기업을 압박했다며 미국의 근거없는 비난과 대중국 규제와 달리 중국 정부는 이유 있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MIR루이궁예는 마이크론사의 과도하게 높은 중국 시장 점유율이 중국의 사이버 보안을 위협하고 YTMC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이 지난 몇 년간 성장한 점 등 다방면을 고려하여 중국 정부가 마이크론 제재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 “미국, 의도적으로 중국의 기술 분야 노려”

디플로맷(Diplomat)은 중국과 기술 전쟁을 벌이는 미국의 목표는 분명하다고 전하면서 세계가 진보하는 가운데서도 중국은 뒤처진 채 남아야 한다는 것이 미국이 원하는 바라고 분석했다. 

한편, 가디언(Guardian)은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해 제재하는 이유가 중국의 전쟁 준비를 막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마이크로칩)는 마이크로웨이브에서 군사 무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기기와 장치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세한 부품이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서 반도체 시장이 가지는 가치는 환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막대하다. 

가디언에 따르면 반도체의 90% 이상이 분쟁 가능성이 높은 타이완에서 제조되고 있는 점이 미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10년 안에 타이완 복속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만일 현실이 된다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미국, 중국 굴기 막고자 반도체 산업 겨냥해” 

중국국제문제연구소(CIIS)는 미국이 ‘반도체 칩과 과학법’ 제정, 반도체 분야에서의 일본·한국 등 우방국 통제 등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산업 중 자국의 위치를 재정립하는 한편, 중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억제하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국제문제연구소는 미국의 움직임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왜곡하고 공급망을 마비시키며 세계화를 역행할 뿐만 아니라 자유시장 경제 원칙에 위배된다며 이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과 경제·무역 동시에 미국 스스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궈칭녠바오(中国青年报) 역시 미국의 목적과 관련하여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중궈칭녠바오는 일부 반도체 전문가를 인용하여 미국의 움직임은 ‘디리스킹(위험 경감)’을 제언한 G7 회의 내용과 배치되며 중국의 반도체 생산 공급망을 마비시켜 중국 첨단 산업 정책 시행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중국의 굴기를 막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루펑(路风) 베이징대학(北京大学) 정부관리학원(政府管理学院) 정치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 기업을 제재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반도체 전후방 업계에 종사하는 중국 기업 간 수급 관계가 탄탄하지 못하여 발생한 일이라고 분석하였다. 루펑 교수는 자국 기업 간 수급 관계를 탄탄히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외신 “중국 반도체 자급, 시일 소요될 것”

기술 분석가인 존 리(John Lee)는 “미국의 새로운 수출 통제로 중국 정부가 주요 공급망의 취약 부분인 특정 틈새 부문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중국 지도부는 공산당이 과학기술 정책을 더욱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국가 기술 전략을 개혁하는 동시에 세금 감면과 보조금을 포함한 1조 위안의 반도체 산업 지원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도체 기술은 여전히 타이완의 황금 거위라 불리는 TSMC나 네덜란드의 ASML과 같은 경쟁업체들보다 수십 년 뒤처져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존 리 분석가는 “중국은 기술적으로 필요한 장비, 화학 물질 및 기타 재료를 개발하는 것 외에도 이들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점진적으로 배워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 규모를 확장하려면 “수년간의 R&D 및 업계 경험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신 “미·중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한국”

린종난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중요하지만 난처한’ 입장이다. 린 교수는 마이크론의 퇴출로 삼성과 하이닉스가 중국 시장을 차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에 DRAM 생산 투자를 대대적으로 했던 삼성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그는 설사 미국이 한국측에 중국에 공급하지 말 것을 요청하더라도 중국 공산당이 삼성의 중국 공장에 ‘비밀 거래’ 압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의 단호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을 끌어들이거나 한국과 미국을 분열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시 주석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브루킹스(Brookings)는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은 한국에는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지만 중국 시장이 한국 경제의 주요 수입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이나 SK하이닉스와 같은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사업 전망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미국의 마이크론이 중국에서 제재를 받더라도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판매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미국 정부가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국익을 위해 한국 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논평했다. 만일 중국이 한국에 보복한다면 한국이 미·중 경제 전쟁에서 인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디플로맷(Diplomat)은 “그러나 무역, 기술, 안보 등 모든 전략적 영역에 걸쳐 미·중 경쟁이 심화되면서 모호성에 기반한 한국의 전략은 입지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중·한 반도체 기업, 반사이익 볼 것”

MIR루이궁예(MIR睿工业)는 중국 정부의 마이크론 제재 결정으로 마이크론이 중국 신에너지차용 반도체 시장을 잃게 되어 재고 처리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삼성, SK하이닉스, YMTC 등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았다. 

MIR루이궁예는 마이크론이 중국에서 퇴출당하면서 그 자리를 삼성과 SK하이닉스, 그리고 YMTC를 위시로 한 중국 반도체 기업이 마이크론의 파이를 나눠 가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어려움을 겪은 만큼 중국 내 마이크론사 제품 판매 금지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재고 처리에 도움을 줄 것이다. 한편, 중국 기업이 삼성 등 글로벌 3대 반도체 기업의 자리를 단기간에 위협하기는 어렵겠지만, 2022년 기준 YMTC 등 중국 기업의 전 세계 D램 및 NAND 시장 점유율이 4.6%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마이크론이 중국 시장을 잃게 됨으로써 중국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커진 셈이다. MIR루이궁예는 다만 단기간 내 생산 능력 확대 가능 여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한편, 메이르징지신원(每日经济新闻)는 YMTC가 미국 제재 명단에 포함된 이후 화하이칭커(华海清科), 성메이상하이(盛美上海) 업체의 매출이 증가하는 등 중국 반도체 업계의 국산화 속도가 빨라졌다며 이번 마이크론 제재로 YMTC, CXMT 등 업스트림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반도체 갈등의 의미와 전망 - 김정진, 중국 서남정법대학교 교수

미·중 반도체 갈등의 의미

최근 3년 국제사회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코로나19는 자동차 산업의 반도체 부족 문제를 야기했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드론을 통해 전쟁의 양상을 바꾸었다. 이는 국제경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반도체와 드론 모두 4차 산업을 이끄는 핵심 산업에 속하는데, 지난 3년간의 변화는 국제사회로 하여금 4차 산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였다.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산업혁명이 한번 일어날 때마다 패권 국가가 바뀌었다. 근대사회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누가 산업혁명의 주체가 되는지에 따라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가지게 되는 이른바 ‘산업혁명→패권=경제 주도’라는 공식이 유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드론 산업 등을 주요 산업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에 있어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가 관심사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현재 패권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첨단제조업이 필수적이다.

지난 5월 중국은 미국의 마이크론 제품의 심각한 보안 문제를 이유로 중요 정보 인프라 운영자에 대한 제재를 통보하였다. 이로써 미·중 간의 반도체 갈등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미국은 4차 산업의 첨단제조업이 패권을 쥐는 열쇠임을 알면서도 제조업은 영업이익이 낮다는 이유로 중국에 의존하였다. 한편, 중국은 제조업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드론, 자율주행차 등 첨단기술이 필요한 산업 분야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면서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등의 첨단부품을 직접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마이크론 제제의 방법으로 강하게 제시하여 이른바 ‘미중 반도체 전쟁’이 발생한 것이다.1) 이처럼 미·중 간 반도체 갈등은 세계 경제의 큰 흐름에서 보면 4차 산업혁명의 패권 쟁취에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현황과 경쟁력

반도체 산업은 현대 경제를 이끄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산업으로, 모든 산업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이로 인해 반도체 산업의 부가가치도 매우 높아 많은 국가에서 반도체 기술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반도체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상기의 표에서와 같이,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 규모는 세계 1위이다.2)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중국 내 외국 반도체 기업의 역할이 컸다. 그동안 중국은 외국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습득하여 성장하였다. 그런데도 순수 중국기업의 반도체 기술은 소프트웨어 기술, 고급 칩, 핵심 소재, 제조 장비, 기술 인력 등에 있어 여전히 중하위 수준에 그치고 있다.3) 이에 중국정부는 반도체 기술발전과 산업고도화를 위해 2014년 이후부터 ‘반도체 굴기’를 내세워 1,500억 달러를 투자하였고, 그 결과 2021년 장전기술(长电科技), 퉁푸 마이크로일렉트릭(通富微电), 화톈기술(华天科技) 등 중국 토종기업이 세계시장점유율 20.1%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4)

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기술은 국제 경쟁에 있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중국 반도체 산업체인의 구성에서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기초기술, 고급 칩, 핵심 소재, 제조 장비의 낮은 자급률, 반도체 고급 인의 부족이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고급 기술 확보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국제적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점은 미·중 반도체 경쟁에 있어 중국이 가진 약점이라 할 것이다.

한중 관계에의 영향과 전망

현재 국제적 영향을 끼치는 반도체 기업은 중국 외 한국, 대만, 일본 등 주로 동북아에 분포해 있다. 이들 국가는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정치·군사·경제에 있어 중요한 상호조약을 맺고 있다. 특히, 대만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TSMC는 미국기업의 반도체 설계에 따라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기업으로, 미국의 첨단산업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업이다. 글로벌 기업인 Apple, 퀄컴, VIA, NVIDIA, AMD, 미디어텍 등이 주요 고객으로, TSMC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경쟁하며, 발전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과의 정치적 문제로 인해 대만과 미국 간의 반도체 파운드리는 중국의 시각에서는 다르게 비추어질 수 있다. 또 미국의 경우 반도체 생산능력과 생산기술, 핵심 소재와 제조설비 등 세부 분야에서 동아시아의 핵심적 위치를 감안할 때 대만·한국·일본의 긴밀한 협력을 얻어야만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견제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통해 급속히 성장함에 따라 미국은 패권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전과 대만해협의 평화 등을 이유로 정치 및 경제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중 간의 반도체 전쟁이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한국이 미국과의 이른바 ‘반도체 동맹’ 관계를 끊기 위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내세우며 중국을 지지할 것을 호소하면서,5)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희토류 등 반도체 원자재를 좋은 협상 구실로 삼고 있다.6) 반면, 미국은 한국과의 오랜 동맹국임을 내세워 중국을 함께 견제하자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한국은 국익을 위해 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 되었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기술 분야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국제경쟁력을 갖출 정도로 성숙되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은 한국에 반도체 원자재와 남북관계를 앞세워 압박을 가해 올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우리는 반도체 관련 선진기술을 축적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대대적 지원으로 연구와 전문가 양성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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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중 반도체 전쟁, 왜 싸우는지 알면 답 나온다”, 동아일보, 2022-10-29,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459148?sid=101&fbclid=IwAR2jAmCWbDEk0RmTlsdonlfOlI_Zps67IUqc7znMYoyvw4IuyXcYP3x_AYg(검색일: 2023.06.23.).
2) 秦琳, “美国对华半导体竞争战略的思想基础、竞争主线及局限”, 中国科技论坛, 第5期, 2023, p.173.
3) 李金锋, “美国对华半导体产业链竞争: 东亚地区的视角”, 外交评论, 第3期, 2023, p.54.
4) 李金锋, 앞의 논문, p.54.
5) “中美半导体大战越烧越旺,轮到美企遭殃,日帮美报仇,韩拒绝切割”, 2023-05-28, https://baijiahao.baidu.com/s?id=1767118926037913832&wfr=spider&for=pc(검색일: 2023.06.28.); “中美半导体战争升级,如何应对日本制裁?”, 2023-05-31, https://baijiahao.baidu.com/s?id=1767405091152614381&wfr=spider&for=pc(검색일: 2023.06.28.).
6) 李金锋, 앞의 논문, p.65.




<CSF 미·중 반도체 갈등관련 기사>

<중국 매체 사이트>
MIR루이궁예(MIR睿工业), 美光被禁售,对中国存储芯片市场意味着什么?, https://www.163.com/dy/article/I62FU9AV0552L07S.html 
메이르징지신원(每日经济新闻), 重磅!影响我国国家安全,停止采购!这个美国芯片巨头产品未通过网络安全审查!哪些A股公司或受影响?, https://www.nbd.com.cn/articles/2023-05-21/2834694.html 
중국국제문제연구소(中国国际问题研究所), 美国推出“芯片法案”意欲何为, https://www.ciis.org.cn/yjcg/sspl/202209/t20220930_8727.html 
중국칭녠바오(中国青年报), 美日合谋“围堵”中国半导体意欲何为, http://m.cyol.com/gb/articles/2023-06/02/content_lbjjppIWog.html 

<해외 매체 사이트>
CNN「From Elon Musk to Jamie Dimon, CEOs flock to China as risks to trade and investment rise」, 2023.5.30. 
https://edition.cnn.com/2023/05/31/business/elon-musk-china-ceos-visit-intl-hnk/index.html 
가디언(Guardian)「China’s war chest: how the fight for semiconductors reveals the outlines of a future conflict」, 2023.5.22.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3/may/22/chinas-war-chest-how-the-fight-for-semiconductors-reveals-the-outlines-of-a-future-conflict 
디플로맷(Diplomat)「South Korea Can Play a More Active Role in the South China Sea」, 2023.5.4. 
https://thediplomat.com/2023/05/south-korea-can-play-a-more-active-role-in-the-south-china-sea/ 
디플로맷(Diplomat)「Decoding China’s Escalation of the Chip War」, 2023.5.23. 
https://thediplomat.com/2023/05/decoding-chinas-escalation-of-the-chip-war/ 
로이터(Reuters) 「Factbox: US-China tensions intensify over tech to Taiwan flashpoints」, 2023.5.24. 
https://www.reuters.com/world/us-china-tensions-intensify-over-tech-taiwan-flashpoints-2023-05-24/ 
미국의 소리(VOA) 「Beijing's Latest Strike in US-China Chip War May Hurt China, Experts Say」, 2023.5.23. 
https://www.voanews.com/a/beijing-s-latest-strike-in-us-china-chip-war-may-hurt-china-experts-say/7105005.html 
브루킹스(Brookings)「How South Korea sees technology competition with China and export controls 」, 2023.5.17. 
https://www.brookings.edu/blog/order-from-chaos/2023/05/17/how-south-korea-sees-technology-competition-with-china-and-export-controls/ 
재팬 타임즈(Japan Times)「China rejects U.S. claims over ‘de-risking’ not ‘decoupling’」, 2023.5.30. 
https://www.japantimes.co.jp/news/2023/05/30/business/economy-business/us-derisking-decoupling-china/ 

<참고문헌>
李金锋, “美国对华半导体产业链竞争: 东亚地区的视角”, 外交评论, 第3期, 2023
秦琳, “美国对华半导体竞争战略的思想基础、竞争主线及局限”, 中国科技论坛, 第5期, 2023.
“中美半导体大战越烧越旺,轮到美企遭殃,日帮美报仇,韩拒绝切割”, 2023-05-28, https://baijiahao.baidu.com/s?id=1767118926037913832&wfr=spider&for=pc(검색일: 2023.06.28.)
“中美半导体战争升级,如何应对日本制裁?”, 2023-05-31, https://baijiahao.baidu.com/s?id=1767405091152614381&wfr=spider&for=pc(검색일: 2023.06.28.).
“미·중 반도체 전쟁, 왜 싸우는지 알면 답 나온다”, 동아일보, 2022-10-29,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459148?sid=101&fbclid=IwAR2jAmCWbDEk0RmTlsdonlfOlI_Zps67IUqc7znMYoyvw4IuyXcYP3x_AYg(검색일: 20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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