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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녹색채권 발행 현황과 특징

김혜진 소속/직책 : 경남대학교 중국학과 부교수 2023-07-24

글로벌 녹색채권 발행 현황 : 2021년 정점을 찍고 감소

‘녹색채권’이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International Capital Market Association)의 정의에 의하면 “발행 자금의 전체 또는 일부가 적격 녹색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자금 조달 또는 차환 조달에 전적으로 활용되는 채권”을 의미한다.1) 녹색채권은 2007년 다자개발은행인 유럽투자은행이 6억 유로 규모로 처음 발행한 이후, 전 세계 발행량이 2007년 약 8억 달러에서 2021년 5,824억 달러로 크게 확대되었다. 그러나 2022년에는 발행량이 4,871억 달러로 2021년에 비해 약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유럽의 에너지 위기, 금리 상승과 높은 변동성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기준 녹색채권 발행량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854억 달러로 1위에 올랐으며, 미국이 644억 달러로 2위, 독일이 612억 달러로 3위를 차지하였다. 국제기후채권기구(CBI, Climate Bond Initiative)는 녹색채권 발행기관의 유형을 금융기업, 비 금융기업, 중앙정부, 지방정부, 개발은행, 공공기관의 여섯 가지로 분류하였는데, 금융기업의 발행량이 29%, 비 금융기업의 발행량이 25%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한 곳은 중국은행(47억 달러), 그리고 비 금융기업 중 중 가장 큰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한 곳은 독일의 에너지 기업 RWE(21억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녹색채권 발행 동향 : 2022년 세계 최대 발행국으로 등장

중국은 2020년 일명 ‘두 개의 탄소(双碳)’, 즉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정점에 이르게 하고(碳达峰),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碳中和)는 목표를 선포하였다. ‘두 개의 탄소(双碳)’ 목표를 선포한 바로 다음 해인 2021년 중국의 녹색채권 발행량은 2020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682억 달러를 기록하며 미국(835억 달러)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나아가 2022년에는 또다시 2021년 발행량을 경신한 854억 달러를 기록하며 미국(644억 달러)마저 추월하여 녹색채권의 최대 발행국으로 등장하였다.

중국 녹색채권 발행의 지속적인 증가세는 2022년 전 세계 녹색채권 발행량과 기존의 1위국이었던 미국의 발행량 모두가 2021년에 비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국의 녹색채권 발행은 서구 선진국보다는 다소 늦은 2014년에 시작되었으나, 최근 몇 년간 급증한 발행량으로 인해 2022년까지의 누적 발행량에 있어서도 미국(3,699억 달러) 다음으로 많은 수준(2,846억 달러)을 기록하며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중국의 기관 유형별 녹색채권 발행량을 살펴보면, 비 금융기업이 46%, 금융기업이 35%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비 금융기업의 발행량이 금융기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금융기업의 발행량이 줄곧 비 금융기업보다 많았던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비 금융기업의 녹색채권 발행이 금융기업 이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기 시작하였음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중국 기업의 녹색채권 발행량은 금융기업과 비 금융기업을 막론하고 국유기업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중국 기업의 국내 발행 녹색채권(국내 발행 비중 81%, 글로벌 시장 발행 비중 19%) 중 국유기업이 건수 기준으로는 97%, 금액 기준으로는 99%에 육박하며 기업 녹색채권 발행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녹색채권 발행의 몇 가지 특징

이렇듯 중국의 녹색채권 발행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몇 가지 특징을 짚어보면, 우선 중앙 및 지방정부가 여러 가지 지원 조치를 내놓으며 녹색채권 발행을 직 · 간접적으로 장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기후채권기구(CBI)의 조사에 의하면, 2016~2021년 중국 각 성 및 직할시의 녹색금융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 정도가 클수록 그 지방의 녹색채권 발행 건수 및 금액도 커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2) 일부 지방정부는 녹색채권 발행 시 재정 지원, 즉 보조금까지 지급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선전시(深圳市)의 경우 소재 기업이 녹색채권을 발행할 시 발행 규모의 2%(최고 한도 50만 위안)를 보조하고 있다. 이에 녹색채권 발행은 채권 발행자의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의 새로운 통로로 부상하고 있으며, 투자처를 찾고 있던 사회자본의 입장에서도 하나의 유망한 투자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하에서 국유기업은 국가 시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녹색채권 발행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녹색채권 발행량에 있어서 국유기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실제로 국유기업의 녹색 프로젝트 자금 수요를 반영하였다기보다는 최근 중국의 생태문명 건설 등과 같은 국가적인 어젠다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2020년 ‘두 개의 탄소(双碳)’ 목표를 선포한 직후 국유기업들이 녹색화 전환 의지를 보여준다는 명목 하에 녹색채권 발행에 뛰어들면서 전체적인 시장 공급이 대폭 확대된 측면이 있다.3)

한편, 중국의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서 특유의 ‘시험구’ 조성 및 집중 추진 방식이 녹색채권 발행에도 적용되고 있다. 2017년 중국 국무원은 저장(浙江), 광둥(广东), 신장(新疆), 구이저우(贵州), 장시(江西) 5개 성 내에 있는 8개 구역4)을 ‘국가급 녹색금융개혁혁신시험구(绿色金融改革创新试验区)’로 지정하여 다양한 녹색금융 정책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그 성과를 확산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현재 중국 내 녹색채권 발행량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성급(省级) 이하 지역의 녹색채권 발행은 이 8개 녹색금융개혁혁신시험구가 중심이 되고 있으며, 다른 성급 이하 지역의 녹색채권 발행량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5) 이는 녹색금융개혁혁신시험구가 소재 성, 나아가 중국 전역의 녹색채권 발행량 증가에 적잖이 기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중국에서 녹색채권 발행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과는 별개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녹색채권 발행에 대한 그린워싱(greenwashing,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위장하는 행위)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녹색채권 발행에 있어서 최근 비 금융기업의 발행량이 금융기업을 넘어섰는데, 이는 탄소 다(多)배출 기업에 의한 그린워싱 성격의 녹색채권 발행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국유기업이 주로 발행하는 녹색기업채가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녹색금융채보다 훨씬 느슨한 관리 기준(《녹색채권발행지침》)을 적용받고 있는 상황임을 볼 때 더욱 그렇다.6)《녹색채권발행지침》은 녹색기업채 발행 시 조달자금의 50%를 넘지 않는 선에서 녹색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아닌 일반 운영자금 보충 또는 은행대출 상환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중국 중앙재경대학(中央财经大学)의 조사에 의하면, 실제로 2016~2019년 녹색기업채 조달자금의 47%가 운영자금 보충과 은행대출 상환 등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에 쓰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7) 뿐만 아니라, 《녹색채권발행지침》은 녹색기업채 발행과 관련하여 조달자금 사용 관련 정보 공개, 전문기관에 의한 평가 · 인증 등 채권 발행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와 관련해서도 별다른 요구사항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녹색채권은 2013년 한국수출입은행이 글로벌 시장에서 5억 달러 규모로 처음 발행하였으며, 2021년 발행량이 2020년 대비 10배 가까이 급증하였다. 국제기후채권기구(CBI)의 통계에 의하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녹색채권 발행량은 79억 달러로 아시아권에서는 중국(854억 달러), 일본(126억 달러)에 이은 3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형 녹색채권 가이드라인》(2020년 제정, 2022년 개정)과 같은 녹색채권 발행 관련 중요 가이드라인이 수립되고, 2022년 시범 사업으로서 6개 은행 및 기업이 총 6,4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등 향후 녹색채권 발행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중국이 녹색채권 발행에 있어서 어떻게 나름의 시스템을 정립해나가는지, 그리고 중국의 녹색채권 발행이 실질적으로 중국의 환경을 개선하는데 기여하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우리나라에도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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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Green Bond Principles(GBP)』, International Capital Market Association(ICMA), 2021.
2)  CBI(Climate Bond Initiative) · 商道融绿, 『中国绿色金融政策2021分析报告』, 2022, p.11.
3) 상동, p.13.
4) 저장성 후저우시(湖州市), 취저우시(衢州市), 광둥성 화두구(花都区), 신장 자치구 하미시(哈密市), 창지주(昌吉州), 커라마이시(克拉玛依市), 구이저우성 구이안신구(贵安新区), 장시성 간장신구(赣江新区)
5) 巴曙松 외, “绿色债券理论与中国市场发展分析”, 『杭州师范大学学报』,  2019年 第1期, 2019, p.104.
6) 녹색금융채는 중국인민은행 관리 하에 《녹색채권지원프로젝트목록(绿色债券支持项目目录)》을 적용받으며, 녹색기업채는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 관리 하에 《녹색채권발행지침(绿色债券发行指引》을 적용받음
7)『中国绿色债券市场概览及有效性分析』, 中央财经大学绿色金融国际研究院, 2020, p.9.



[참고문헌]
『Green Bond Principles(GBP)』, International Capital Market Association(ICMA), 2021.『Sustainable Debt Global State of the Market』, Climate Bond Initiative(CBI), 2023
巴曙松 외, “绿色债券理论与中国市场发展分析”, 『杭州师范大学学报』 2019年 第1期, 2019.
CBI(Climate Bond Initiative) · 商道融绿, 『中国绿色金融政策2021分析报告』, 2022.
『中国绿色债券市场概览及有效性分析』, 中央财经大学绿色金融国际研究院,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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