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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중국경제 동향과 전망

한재진 소속/직책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연구위원 2023-07-25

미·중 갈등 여파 지속

최근 중국경제의 대내외 리스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침체 장기화에 따른 금융불안 문제가, 대외적으로는 미·중 간 기술패권 관련 충돌이 경기 반등을 직간접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부동산 경기 약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중 간 금리차 확대 영향으로 달러 대비 위안 환율은 2022년에 이어 7위안(2023.5.19.)을 넘어서며 위안화 가치 하락 지속으로 이어질지에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또한,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이하 IRA)’,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National Biotechnology and Biomanufacturing Initiative 이하 NBBI)’ 등 2022년 미국에서 발표된 대중국 첨단 산업규제 조치가 올 상반기부터 가시화하며 중국의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압박 강도가 커지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는 새로운 방역 지침인 ‘新十条’1)를 통해 해 사실상 리오프닝(Reopening)을 단행하며 올해 3월 전인대에서 결정될 최대 정치적 이벤트인 시진핑 3기 연임 준비는 물론 경제 연착륙 효과를 겨냥하기도 했다. 실제로 아직까지 대다수의 기관은 올해 중국경제가 성장목표치 5.0% 달성을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분위기이긴 하다. 다만, 피크 차이나(Peak China)2) 등 연초부터 중국경제 회복 지연에 대한 서방의 의구심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진행되고 있는 금리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인프라 투자 확대 등 기존의 경기부양 효과가 현재의 중국경제에 잘 스며들지 않을 거라는 의미일 것이다. 


다가오는 중국경제의 위기감

지난 7월 17일 중국국가통계국이 발표한 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중국경제성장률은 6.3%를 기록했다. 애초 UBS, 노무라 등 8개 주요 IB들3)이 전망한 2분기 평균 예상치 7.5%보다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6월 기준으로 지표를 살펴보면, 산업생산 증가율만 빼고 모든 수치가 내려갔다. 고정자산투자(누적기준)는 3.8%로 중가세가 주춤했고, 소매판매는 동기준 3.1%로 3~5월 두 자릿수 증가율이 단번에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수출은 12.4% 감소하며 5월 –7.5%보다 더 나빠졌다. 글로벌 경기저하 여파로 보이지만 미·중 반도체 마찰 여파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중국경제는 그야말로 기저효과가 없었다면 참담한 기록이었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반기 중국경제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경우 자칫 위기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도화선은 부동산 부실 확산으로 벌어질 수 있는 각종 취약 구조의 삐걱거림에서일 것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 부실의 재발은 각종 부채 폭증은 물론 은행 등 금융기관 부실화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구조적으로 지방정부의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과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중국의 전체 재정수입(일반공공예산수입+채권발행) 대비 국유토지사용권 매각 수입 비중은 약 22% 수준이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꾸준히 높았던 비중이 지난해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이 눈에 띈다. 다만 지방정부의 경우는 비교적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최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황티엔레이(Tianlei Huang) 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1998년 이후 가장 심각한 주택시장 침체에 직면했고, 2022년 부동산 개발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 여파로 기록적인 채무 불이행이 발행했다. 황 연구원은 이러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지방정부 재정수입의 30%가 넘는 기형적인 토지 매각 수입 비중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토지 매각 수입 비중 감소는 자칫 지방정부 부실화의 뇌관이 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지방정부의 전체 재정수입 중 토지 매각 비중은 31%로 2021년 대비 6%p 감소했다.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지만 우려한 점이 발생한 셈이다. 황 연구원은 기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지방정부의 수입원 다양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지금으로 봐서는 정책적으로 중국 정부가 어떠한 새로운 부동산 정책을 펼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어서 부채 구조는 어떤가?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현재 중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중은 297.2%이다.4) 역대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년 전인 2019년 12월 수치와 비교하면 중국 정부 부채의 상승폭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19년 대비 총부채 비중은 30.9%p, 정부의 부채 비중은 16.9%p, 기업은 8.1%p, 가계는 5.8%p 등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채무 불이행 확산이 늘 경우, 기업의 경영 악화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업 대란은 불가피한 상황일 것이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6월 중국의 청년(16~24세) 조사실업률5)은 21.3%로 두 자릿수로 진입한 2018년 11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은행 등 금융 불안을 살펴보면, 2023년 6월 현재 중국 상업은행의 부실채권(NPL, Non Performing Loan) 비율6)은 1.62%로 지난 2006년 3월 8.03% 이후 안전선을 유지하고 있다. 외환보유액도 올해 6월 현재 3조 1,930억 달러로 3조 달러를 여전히 초과하고 있다. 다만, 단기외채가 소폭 증가하는 양상은 상존한다. 2023년 3월 기준,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44%를 나타냈다. 2021년 12월 44.5% 이후 또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 미·중 금리차, 위안화의 가치하락 등 영향으로 자본 유출(Capital flight)이 실제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2016년 비슷한 상황에서 중국은 자본계정 관리를 강화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중국경제는 여전히 부동산발 위기를 껴안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 국면이 이어지며 리오프닝 효과를 충분히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위기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조만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기 부양 조치가 예상된다. 다만 양적 조치도 필요하지만, 민간경제 활성화 대책, 파격적인 대외 개방화 등 대내외 경제 활성화를 위한 혁신적 정책 대응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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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2년 12월 7일 중국국무원합동방역체(国务院联防联控机制)에서 방역 관련 10가지 지침을 발표하며 사실상 제로 코로나 정책 잠정 폐지를 선포.
2) 피크차이나 개념은 미국의 정치학자 할 브랜즈(Hal Brands)와 마이클 베클리(Michael Beckley)가 저술한 “Danger Zone: The Coming Conflict with China”에서 언급된 표현으로 인구, 생산성, 가격 등 3가지 요소에서 중국경제의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음. 이코노미스트(2023.5.11.)에서도 특집으로 보도된 바 있음.
3) 2023년 6월말 기준, BoA-ML, Citi, Deutsche Bank, Goldman Sachs, JP Morgan, Nomura, UBS 등 8개 IB는 올해 중국의 분기별 GDP 전망을 2분기(7.5%), 3분기(4.6%), 4분기(5.3%)로 연간 5.5%로 예상함.
4) 2022년 12월 31일 기준, 중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중은 77.7%, 기업은 158.2%, 가계는 61.3% 임. 
5) 중국의 실업률 조사 방식은 조사실업률(调查失业率)과 등록실업률(登记失业率) 두 가지로 진행함. 조사실업률은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부합해서 조사 진행.
6) 총 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최소 8% 이하일 경우 안전한 것으로 판단. 


[참고문헌]
국제금융센터(2023.7.5.), “주요 투자은행의 세계경제 및 주요국 성장률 전망”, Consensus Forecast
Economist(2023.5.11.), “How soon and at what height will China’s economy peak?”.
IMF(2023.4), “World Economic Outlook”.
Huang, Tianlei(2023.7.5.), “Local governments in China rely heavily on land revenue”, PIIE.
World Bank(2023.6), “Global Economic Prosp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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