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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인사이트] 中 전문가 “갈륨·게르마늄 수출 금지 아니라 제한일 뿐”

류잉(刘英) 소속/직책 : 국런민대학 충양금융연구원 협력연구부 주임 2023-07-28

로이터통신은 현지 시간 7월 5일 미국 상무부가 중국 상무부(商务部)와 해관총서(海关总署)의 갈륨·게르마늄 수출 규제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국회를 비롯해 동맹국, 파트너들과 함께 중국의 수출 규제에 대해 대응하는 한편, 핵심 공급망의 탄력성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U 회원국 역시 중국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관심을 표했다. 미국 상무부 발표 다음날인 6일, 수줴팅(束珏婷)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갈륨, 게르마늄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 결정이 국제관행이라고 밝혔다. 수 대변인은 수출 규제 결정을 발표하기에 앞서 중국 정부가 대화 채널을 통해 미국과 유럽에 이를 알렸다고 강조했다.  

수줴팅 대변인은 갈륨, 게르마늄 관련 품목은 민간은 물론 군사용으로도 사용된다고 소개하며 관련 품목의 수출 규제는 국제적인 관행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요 국가에서 일부 품목에 대해 규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갈륨, 게르마늄 관련 품목의 수출을 규제함으로서 해당 품목이 합법적인 용도로 사용되도록 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수호하고 더 나아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함이다.

이번 조치는 수출 규제이지 수출 금지가 아니므로 관련 규정을 준수할 경우 수출이 허용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수줴팅 대변인은 중국 정부의 수출 규제 결정이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지난 7월 3일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8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수출 규제 결정은 네덜란드가 노광장비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발표한 지 나흘 만에 발표되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이 이루어지기 하루 전이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수출 규제 발표 다음날인 4일에 미국 매체는 중국이 미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하여 각종 거대언어모델(LLM)을 훈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접속을 제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전 세계 게르마늄 공급량의 약 70% 차지

사실 중국 정부가 첨단 과학 기술 발전과 관련된 원자재에 대해 규제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첨단 과학 기술 발전에 있어 필수 요소인 희토류는 중국이 비축하고 있는 자원 중 하나이다. 중국의 희토류 정제품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인데, 2020년 12월 1일 ‘중화민국수출규제법(中华人民共和国出口管制法)’이 발효되면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이 한층 더 줄어든 바 있다. 

류잉(刘英) 중국런민대학(中国人民大学) 충양금융연구원(重阳金融研究院) 협력연구부 주임은 홍콩 매체 원후이바오(文汇报)와의 인터뷰에서 “희토류와 희소금속의 수출 규제는 중·미 무역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되었다. 그러나 희소금속의 경우, 미국 정부가 ‘반도체 과학법’을 통해 중국 반도체 및 칩 제재 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동맹국과 함께 중국의 첨단 산업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따라서 중국의 이번 수출 규제 조치는 정확하고 효과적인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산업망·공급망의 안전성 및 안정성의 시각에서뿐만 아니라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 및 미국 동맹국에 대한 반격으로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류잉 주임은 “미국의 디커플링 노선과 달리, 중국의 이번 결정은 전 세계 갈륨·게르마늄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충격을 주기는커녕 갈륨과 게르마늄이 더 필요한 분야에 사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주임은 “중국이 전 세계 갈륨 생산량 중 90%를 차지하는 등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게르마늄의 경우, 비축량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게르마늄 전 세계 공급량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약 70%이다. 따라서 희소금속에 있어 중국의 잠재 경쟁력은 매우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외에도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많다. 일례로, 전 세계 500여 개 주요 공산품 중 220여 개 품목의 중국 생산량은 전 세계 1위 수준이다. 미국이 중국과의 과학기술 경쟁을 적극적으로 완화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미국의 비합리적인 압박에 대해 미국에 정확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대응 방안을 활용하여 반격에 나설 것이다”고 추측했다. 

한편, 바이밍(白明) 중국 상무부 연구원 학위위원회(学位委员会) 위원은 원후이바오(文汇报)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갈륨·게르마늄 관련 품목 수출 규제는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결정이다. 이번 결정이 (미국의 대중국 규제에 대한) 반격 조치라는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으나, 미국·일본·유럽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희토류뿐만 아니라 희소금속 매장량에 있어 중국이 갖는 우위는 분명하다. 중국이 이 카드를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 반격에 나설 것인지, 반격에 나선다면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중·미 갈등에 대해 뤼차오(吕超) 랴오닝대학(辽宁大学) 미국·동북아연구원 원장은 홍콩중국통신사(HKCNA)와의 인터뷰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를 통해 중국의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를 압박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이는 미국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잘 보여준다. 중국이 반격에 나서는 것도 당연하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의 이번 방중은 저력이 부족했다. 금융·재정 분야에 있어 중국과 협상을 해야하기 때문에 미국은 사전에 여론을 조성하여 미국이 여전히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를 중국과의 협상에서 카드로 활용하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2022년 10월 바이든 정부가 대중국 수출 규제 정책을 내놓은 이후에도 줄곧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던 중국이 이제 반격에 나섰다. 이에 중·미 간 과학기술 경쟁이 한층 더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 영향 없을 것

이에 대해 뤼차오 원장은 “중국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으로서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 과학기술 산업은 희토류와 떼려야 뗄 수 없는데, 그런 의미에서 중국은 반도체 산업의 뿌리를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이번 수출 규제는 합리적인 결정이자 강력한 조치로 경고의 의미를 담은 메시지이다. 수출 규제 대상인 희토류 품목이 확대되는 등 규제 강도가 세질 가능성이 있다. 규제가 거세질지 여부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에 달려있다. 이 밖에도 국제무역에 있어 중국은 다른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모두에게 피해가 가는 국면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따라서 수출 규제 충격은 중국의 파트너에까지 미치지 않을 것이며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을 뒤흔들 만한 수준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밍 위원은 “갈륨·게르마늄 수출 규제는 책임감 있는 강대국으로서 희귀자원을 보호하고 반도체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수호하는 중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중국 정부가 갈륨·게르마늄과 같은 희소금속의 수출을 완전히 금지하는 대신 최종 사용자와 최종 용도 증명서 등 다양한 데이터에 대한 심사를 통과한 경우에만 수출을 허가한 것은 국가 안보 수호의 일환이자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려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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