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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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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발전모형에 관한 새로운 시각 :권력자본경제 체제에 관한 문화적 접근과 함의

김진형 소속/직책 :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 전략정보실장, HK+국가전략사업단 연구교수 2023-11-28

중국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은 빠른 도시화(urbanization)와 소비주의(consumerism), 기술의 빠른 진화 속도 등을 들 수 있는데, 가장 주요한 결정요소 중 하나는 바로 권력자본(power-capital)이다. 중국의 권력자본기반 발전 모델은 유례없는 빠른 성장과 절대적 빈곤을 감소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지만 상대적으로 불균등 확장을 줄이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 이러한 중국의 발전모형은 지역수준의 관료 중심 경제 체제, 관주도형 경제체제와 국가적수준의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에 기반한다.2) 본고는 이러한 권력자본 모델에 기반한 불균등 양상이 기존 서구중심의 경제학 기반 불균등 양상과의 차이를 확인하고 중국지역 맥락에 기반한 권력자본 기반불균등 양상이 갖는, 특히 2012년 이후 시진핑 시기 재중앙집권화에 따른 불균등 양상에 대한 함의점을 도출해 본다. 


중국 발전과정에서 권력자본의 개념과 작동 메커니즘


권력자본 경제체제는 중국적 정치경제 시스템을 반영한 발전모형을 지칭한다.3) 이는 공공영역에서의 규제, 일상에서의 정부의 간섭, 정치적 영향력을 포함하는 ‘권력(power)’과 민간영역에서의 기업활동으로 창출되는 ‘자본(capital)’의 합성어로 규정할 수 있다.4) 이는 권력자본 기반의 제도(quanli ziben zhidu)를 형성하고 권력자본 시스템의 작동을 가능하게 한다.5) 중국지역적 맥락에서 이러한 시스템은 지역과 국가적 차원에서 작동 메커니즘을 형성한다. 지역차원에서는 지방정부와 기업사이의 협상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관료 권력이 기반이 되는데, 특히 협상과정에서 권력자(power-holder)인 관료와 권력수취인(power recipients)인 기업가가 서로의 이익을 공유하게 된다.6) 이 과정에서 권력은 자본으로, 자본은 권력으로 그 구분이 모호해지고, 권력자본으로 전환된다.7) 국가차원에서는 중앙정부에 대한 지방정부의 협상위치의 정도가 정부-기업간 관계를 강화·발전시킨다.8) 본고는 이러한 권력자본경제 시스템의 작동 메커니즘이 오랜 기간 중국인들의 가치와 정체성에 반영되어 문화현상으로 발현되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권력자본은 기업활동에서 '꽌시(关系)' 의 활용으로도 나타나며, 무형의 제도화(invisible institutionalization)된 문화현상의 대표적 사례라 볼 수 있다. 동일한 논리로, 권력자본의 작동과 연관된 문화현상을 이용하여 중국의 경제발전 양상을 연관시켜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에, 본고는 문화 경직성(cultural tightness)이라는 문화개념을 이용하여 중국의 권력자본 경제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대체변수로서 제안해 본다. 문화 경직성은 “개인이나 집단이 사회 규칙(rules)과 규범(norms)에 의해 얼마나 명백하게 제재되는지에 대한 정도” 9) 로 규정된다. 다시 말해, 명백하게 정의된 규칙과 규범에 대한 위반 정도가 엄격하고 국민들이 이를 인지하고 의도적/의식적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면 문화 경직성이 높은 것임을 의미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서구 자유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문화 경직성은 혁신저하, 보수성, 저성장과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반면, 중국의 경우 집단주의(collectivism) 및 정치체제의 특성으로 반대적 상관관계를 나타낸다.10)  이는 중국적 맥락에 기반한 지역 특색의 문화 현상인 동시에 경제현상(예. 도시화와 지역 경제발전)과 맞물려 나타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서구 경제이론기반 불균등과 중국 권력자본기반 불균등의 양상


대표적인 서구 경제이론 기반 불균등의 측정은 지니 계수(Gini coefficient), 변동계수(Coefficient of Variation), 타일지수(Theil index) 등을 활용한다. 특히, 불균등 양상 또는 패턴을 추적할 경우 대부분 유사하게 나타남으로 본고에서는 변동계수와 타일지수를 통해 살펴본다. 중국의 불균등 연구의 경우 대부분 이러한 서구 경제이론 기반 측정법들을 활용해 왔고 분석결과들은 시대적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전반적인 감소 패턴을 보이고 있다.11) 그러나 시진핑 정부 이후 재중앙집권화에 따른 권력기반 불균등 양상에 대한 비판은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른 연구는 굉장히 미비하다. 본고는 앞서 상술한 권력자본경제 모형의 작동 메커니즘과 문화 경직성 개념을 연계시켜 현 중국의 불균등 양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중국 권력자본기반 불균등의 경우 문화 경직성과 권력자본 기반 우위집단과 연계하였고, 문화 경직성이 높은 지역일수록 권력자본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것으로 가정하였다.12) 그림 1은 서구경제이론 기반 변동계수를 활용한(그림 1 왼쪽) 측정값과 권력자본경제 기반(그림 1 오른쪽) 불균등 패턴을 비교한 것이다. 서구경제이론 기반 불균등 패턴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형태를 보이고, 반면 권력자본경제 기반 불균등 패턴은 2012년을 기준으로 뚜렷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는 시진핑 정부 기간 권력자본기반 불균등이 증가한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다시 말해, 이 기간 재중앙집권화에 따른 권력자본의 강화를 내포하는 결과라 볼 수 있다. 즉, 2012년 이후 권력자본의 축적이 높은, 즉 문화 경직성이 높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간 경제 불균등은 뚜렷하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의 권력자본이 야기한 불균등 패턴에 대한 함의


본고가 제시한 중국의 권력자본 기반 경제 시스템에 대한 문화적 접근은 기존 불균등 연구 결과에서 보이는 지리적, 생산적 요소의 영향력에 대한 왜곡 현상을 보완한다.13) 또한, 중국 정부의 정치적 권력유지 정당성에 대한 중요한 함의를 내포한다. 먼저, 중국정부가 제창하는 모두가 공평하게 번영하는 것(공동부유[共同富裕], 소강사회[小康社會]로 표현)은 체제의 정당성을 보장하는 국가적 중대한 목표이고, 동시에 권력자본 모형 기반의 불균등 양상은 중국식 발전모형의 아킬레스 건이 될 수 있다. 특히, 권력자본을 기반으로 정부의 정책적 영향력이 지역 경제구조 차이에 따라 유효하게 작동하고, 농민공의 권력자본에 대한 아주 낮은 접근성은 시진핑 시기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14) 


더 중요한 점은, 시진핑 집권 시기 이후 권력자본경제 체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었다면 권력자와 권력 수취인의 이익추구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지고 이에 따른 권력자본 기반 불균등은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즉, 빠른 경제발전의 부산물인 불균등을 완화시켜야 될 국가가 오히려 권력자본을 바탕으로 불균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공공영역의 권력과 민간영역의 자본의 경계의 모호성은 더 심화되고 권력자본 취약집단에 대한 권리의 빈곤(poverty of rights15))과 불균등은 보이지 않는 제도(institutionalized inequality16))로, 또는 문화적 현상으로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최근 소강사회(小康社會)를 넘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社会主义现代化建设)로 가기 위해서 불균등 해소는 중국 정부의 중대한 국가 목표라 볼 수 있다. 만약 중국 정부의 재중앙집권화 과정에서 권력자본 경제 체제 강화가 그에 기반한 불균등 확대 현상으로 나타난다면, 해소 불가능한 것으로 중국의 발전과정의 가장 큰 모순이 될 것이다. 이러한 권력자본 기반 불균등의 해소 불가능성은 중국정부의 정당성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경제발전 시스템임으로 그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한 시기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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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im. “Inequality Based on Power and Capital is Becoming Unsolvable in China: Integrating Culture and Comprehensive Wealth to Approach a Power-Capital Economy”. China Report (2023): 1-18. 

2) Kim. 2023.; 김진형. “시진핑 시기 권력-자본경제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론적 토대와 함의-”. 중국학연구 (2022): 161-191. 

3) Hong, Z. The Price of China’s Economic Development: Power, Capital, and the Poverty of Rights. 2015. Lexington: University Press of Kentucky.

4) Kim. 2023.

5) Hong. 2015; Kim. 2023.

6) Ibid.

7) 지역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대표적 사례가 된다(Hong, 2015); Milanovic, B. China’s Inequality will Lead it to a Stark Choice. 2021. Foreign Affairs.

8) Caulfield, J. L. ‘Local Government Reform in China: A Rational Actor Perspective’. International Review of Administrative Sciences 72, 2006. no. 2: 253–67.; Che, J. ‘Rent Seeking and Government Ownership of Firms: An Application to China’s Township- Village Enterprises’. Journal of Comparative Economics 30, 2002. no. 4: 787–811.; Lu, X. ‘Booty Socialism, Bureau-Preneurs, and the State in Transition: Organizational Corruption in China’. Comparative Politics 32, 2000. no. 3: 273–94.

9) 김진형. 2022. p.167

10) Chua, R.Y., K.G. Huang, and M. Jin. ‘Mapping Cultural Tightness and Its Links to Innovation, Urbanization, and Happiness across 31 Provinces in China’.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16, 2019. no. 14: 6720-25.

11)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외부적 요건, 동부권역의 경제성장 둔화 요인이 주로 작용함; 김진형. "Internal Migration Pattern and Regional Inequality in China's Urbanization, 2006-2018." 중국지역연구 8.1 (2021): 297-322.

12) 문화 경직성 정도에 따른 권력자본 기반 우위집단과 열세집단의 구분에 대한 논리와 이론적 틀의 경우 김진형(2022)와 Kim(2023)을 참조. 

13) 김진형. 2022.

14) 김진형. 2022.

15) Hong. 2015.

16) Ibid.


[참고문헌] 

김진형. "시진핑 시기 권력-자본경제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론적 토대와 함의-". 중국학연구. 2022: 161-191. 

김진형. "Internal Migration Pattern and Regional Inequality in China's Urbanization, 2006-2018." 중국지역연구. 2021: 297-322.

Caulfield, J. L. 'Local Government Reform in China: A Rational Actor Perspective'. International Review of Administrative Sciences 72, 2006. no. 2: 253-67. 

Che, J. 'Rent Seeking and Government Ownership of Firms: An Application to China's Township- Village Enterprises'. Journal of Comparative Economics 30, 2002. no. 4: 787-811. 

Chua, R.Y., K.G. Huang, and M. Jin. ‘Mapping Cultural Tightness and Its Links to Innovation, Urbanization, and Happiness across 31 Provinces in China’.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16, 2019. no. 14: 6720-25.

Hong, Z. The Price of China's Economic Development: Power, Capital, and the Poverty of Rights. 2015. Lexington: University Press of Kentucky.

Kim. "Inequality Based on Power and Capital is Becoming Unsolvable in China: Integrating Culture and Comprehensive Wealth to Approach a Power-Capital Economy". China Report (2023): 1-18. 

Lu, X. 'Booty Socialism, Bureau-Preneurs, and the State in Transition: Organizational Corruption in China'. Comparative Politics 32, 2000. no. 3: 273-94. 

Milanovic, B. China's Inequality will Lead it to a Stark Choice. 2021. Foreign Aff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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