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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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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인사이트] 한중일 FTA 협상, 어떤 도전에 직면했나

류잉(刘英) 소속/직책 : 중국런민대학 충양금융연구원 연구원 2023-12-26

상무부, 중·일·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조속한 재개 기대

글로벌 경제 상황이 날로 복잡해짐에 따라 동북아 경제 협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상무부 기자회견에서 수줴팅(束珏婷) 상무부 대변인은 선전위성방송(深圳卫视) 즈신원(直新闻)의 한 중·일·한 FTA 협상 재개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했는데 수 대변인의 답변으로 중·일·한 FTA 협상이 다시 한번 화두가 되었다. 

중·일·한 FTA 협상에 대해 중국 측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대와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현재 전 세계 무역 환경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중·일·한 FTA를 통해 3국의 경제 발전을 어떻게 촉진할 수 있을까? 11월 30일 수줴팅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중·일·한 FTA 협상 재개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3국 간 경제협력 강화를 통해서 지역경제통합, 공동 번영을 함께 추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수줴팅 대변인의 답변은 지역경제통합 과정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태도와 약속을 보여준다. 세계화 속에서 중국, 한국, 일본 간 경제적 상호보완성과 협력 잠재력은 크다. 협상 재개는 삼국의 경제 발전뿐만 아니라 역내, 나아가 전 세계 경제 안정, 번영과도 관계가 있다.
 
상무부 기자회견

상무부의 답변이 있기 나흘 전인 11월 26일, 4년 만에 제10차 중·일·한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되었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회의에서 중·일·한 3국이 계속해서 호혜상생을 추구해야 하며 조속한 시일 내에 중·일·한 FTA 협상을 재개해야 하고 지역경제통합이라는 흐름을 유지하는 한편, 여러 채널을 통한 다층적인 역내 자유무역을 완비하여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과학기술 혁신을 심화하고 빅데이터·블록체인·인공지능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며 산업망·공급망의 안정성·원활성·최적화, 업그레이드를 수호하여 지역 생산 네트워크의 회복 탄력성을 키워야 한다. 

류잉(刘英) 중국 런민대학(人民大学) 충양금융연구원(重阳金融研究) 협력연구부 주임은 왕이 부장이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협력 촉진을 위한 일련의 제안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현재 국제 정세하에서 이번 대화를 통해 특히 무역, 투자, 과학기술 혁신 등 분야에서의 3국 간 협력의 시급성과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11월 26일 한국 부산, 제10차 한일중 외교장관회의 개최 (사진: 연합뉴스)



현재 중·일·한 FTA 협상 ‘재개’를 언급한 이유

즈신원은 2008년 이후 중국, 일본, 한국 3국이 3자 협력 추진에 있어 21개 장관급 회의와 70개 이상의 정부 간 대화체제를 수립하였으며 이러한 회의 및 대화체제가 3국 협력 심화의 중요한 장이 되었다고 밝혔다. 

2002년, 중·일·한 정상회의에서 3국 자유무역지역 건설이라는 제안이 처음 나왔다. 2012년 중·일·한 정상회의에서 3국은 연내 중·일·한 FTA 협상을 개시한다고 선포하고 회의 후 중·일·한 투자보장협정을 체결하였다. 첫 번째 3국 FTA 협상이 2013년 3월 열렸고, 그 후 20년간 지정학적 갈등, 역사 인식, 영토 분쟁 등의 영향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리고 현재 3국 FTA 협상은 16차례 진행되었다.

중·일·한 FTA 협상이 수많은 방해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체결되어 중·일·한 FTA 협상에 큰 진전이 있었다. 2019년, 중·일·한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향후 10년 중·일·한 3국 협력 비전’에서 3국은 RCEP 협상 성과를 토대로  중·일·한 FTA 협상 속도를 높이고 전면적이며 상호 호혜적이고 가치 있는 양질의 자유무역 협정 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류 주임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과 중국,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가 RCEP을 체결하고 올해 RCEP가 전면 발효된 후 세계에서 가장 큰 자유무역지역이 완성됨으로써 중·일·한 FTA를 계속해서 추진하는 데에 중요한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보았다. 또한 세계 경제 회복이 더딘 지금 중·일·한 FTA 협상 재개는 중국, 한국, 일본 3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류 주임은 “중국, 한국, 일본 3국의 경제 규모는 전 세계 경제의 1/4을, 인구는 1/5을 차지하며 3국의 통상 규모가 아시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다. 따라서 중·일·한 FTA 협상 강화는 3국의 무역과 투자에 도움이 되고, 3국 FTA 협상 재개는 전 세계 산업망·공급망 재편에 있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RCEP+’와 중·일·한 FTA 간 관계

수줴팅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RCEP+’ 개념을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수 대변인은 앞서 3국이 포괄적이고 상호 호혜적이며 가치를 가진 높은 수준의 중·일·한 FTA 협정 체결에 있어 중요한 합의점을 도출했고, RCEP를 기반으로 상품무역·서비스무역·투자 자유화의 수준을 높이고 규칙과 표준을 강화하여 ‘RCEP+’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류 주임은 수줴팅 대변인이 언급한 ‘RCEP+’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RCEP를 기반으로 확장, 심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에 협상한 상품무역·서비스무역·투자 자유화의 수준과 규칙, 표준을 기반으로 RCEP+ 자유무역협정을 구축한다. 즉, 중·일·한 FTA는 RCEP에 기초해 한층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고 분석하면서 “중·일·한 3국의 경제 발전 규모와 질적 측면에서 모두 동아시아에서 아시아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야 하고 기존에 협상한 상품무역·서비스무역·원산지 규정, 투자 자유화 등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 재개가 안고 있는 과제 ― 한국과 일본의 선택

동북아 경제통합이라는 배경하에서 중·일·한 FTA 협상 재개는 역내 협력의 핵심 단계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류 주임의 분석에 따르면 이 과정은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류 주임은 한국과 일본의 전략적 자주성이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특히 일본은 역사적으로 동맹을 맺어 국익을 보호했기 때문에 일본이 통상 분야에서 독립성, 자주성을 가질 수 있는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할 수 있는지 여부가 제일 중요하다. 또한 한국과 일본이 다른 문제를 제쳐두고 동북아 경제통합과 역내 경제 발전을 목표로 중·일·한 FTA 협상 추진에 전념할지 여부 역시 과제다. 마지막으로, 중·일·한 3국이 경제 발전 단계와 산업 경쟁력에 있어 격차를 보이기 때문에 3국은 힘을 모으는 한편, 외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FTA 협상 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무역 투자 자유화와 편리화를 추진해야 한다.


류 주임이 지적한 바와 같이 중·일·한 FTA 협상 재개는 전략적 자주성, 역내 경제 발전 목표, 경제 발전 단계 및 산업 경쟁력 상의 격차 등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협상의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류잉 “중·일·한 FTA 협상 재개 가능성 매우 커”

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해 류 주임은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았다. 류 주임은 한국과 일본에 있어 중국의 빠른 발전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분석하며, 중국의 고속 성장이 한국과 일본의 경제 발전 필요성과 중·미 관계 완화와 맞물려 협상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보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3국 간 협력 의지와 경제력이 FTA 타결에 강력한 동력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류 주임은 한국과 일본이 자국의 입지와 중국 시장의 잠재력, 반도체 시장의 중요성을 분명히 이해한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보았다.

류 주임은 “한국과 일본에 있어, 중국과 같은 경제 대국과 긴밀한 통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자국 기업에 더 큰 시장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역내,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경제 협력과 발전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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