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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인사이트] 2024년 중국 경제 성장률 목표 5% 이상이어야
랴오췬(廖群) 소속/직책 : 중국수석경제학자포럼 이사 2023-12-27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2023년 중국이 5%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올해 3분기까지 5.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4분기 성장률이 4.4%만 되면 2023년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4%로 상향조정했는데, 이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그러나 4분기 경제성장률 약 6% 달성은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 전망치는 5.2~5.4%이고 달성 가능성이 가장 큰 전망치는 5.3%이지만 두 전망치 간 차이가 크지 않다.
문제는 내년이다. 다시 말해, 2024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어떨지, 또 어때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우선 이는 정부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목표 설정에 달려 있다. 최근 중국 정부 경제 고문 7명이 2024년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4.5~5.5%로 설정할 것으로 권고했다고 알려졌다. 그중 5명은 올해와 같은 5% 내외를, 1명은 4.5%, 나머지 1명은 5~5.5%를 제안했다고 한다. 1년간 경제성장률이므로 그 차이가 크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이를 중국의 장기 경제발전 목표와 연계해 봤을 경우 진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2024년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이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본다.
중국의 장기 경제발전 목표는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고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2035년까지의 구체적인 목표의 경우, 2020년 발표된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제14차 계획과 2035년 장기목표 제정에 대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건의(中共中央关于制定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四个规划和二零三五年远景目标的建议)》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 중진국 수준 도달” 목표를 밝힌 바 있으며, 시진핑(习近平) 총서기는 해당 문서에 관한 설명에서 “2035년까지 경제 규모 또는 1인당 소득 2배 달성 목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라고 한 바 있다. “1인당 GDP 중진국 수준 도달” 목표의 경우, ‘중진국 수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족해 현재는 정량적 평가가 어렵다. 그러나 “경제 규모 또는 1인당 소득 2배 달성”(2020년 대비 2035년)은 정량적 평가가 쉽다. 더 중요한 점은 이러한 목표가 분명 “1인당 GDP 중진국 수준 도달” 목표보다 낮으므로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2030년 중국의 경제 규모가 2020년 대비 2배로 커진다는 것은 2021~2035년까지 15년간 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4.73%를 기록한다는 뜻이다. 2배 확대 목표는 반드시 실현해야 기 때문에 최소 연평균 경제성장률 4.73%를 기록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2배 확대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다. 이는 2021~2035년 달성해야 하는 최저 수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라는 점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또한 연평균 경제성장률 4.73% 달성이 어려운 목표는 아니나, 1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 4.73% 기록은 어렵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하기 힘든 데다가 15년간 중국 경제성장률이 분명 전고후저(前高后低) 추이를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장곡선은 다른 성장곡선과 마찬가지로 포물선 형태를 띤다. 즉, 이륙(take-off)기에는 고속 성장을, 성숙기에는 저속 성장을, 이륙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에는 중고속 또는 중저속 성장을 한다. 월트 로스토(W.W.Rostow)의 ‘경제성장단계론’에서의 주요 경제성장 단계의 구분과 성과가 이와 상응한다. 6% 이상을 고속으로, 4~6%는 중고속, 2~4%는 중저속, 0~2%는 저속이라고 한다면, 중국 경제는 41년간의 고속 성장을 거친 후 2020년을 기점으로 중고속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 (2019년 경제성장률이 6.0%로 둔화되었고,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2020년 중국 경제는 성장률 6.0% 이하인 중고속 구간에 있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 경제는 포물선 중 이륙기에서 상승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해당한다.
잠재력 측면에서 봤을 때 중국 경제는 약 20년간 중고속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끝났으므로 경제가 잠재력 궤도에 다시 오를 것이다. 하지만 중고속 성장기에서 성장곡선은 포물선 형태를 보인다. 다시 말해, 2021년부터 2035년까지 15년간 최저 연평균 성장률이 4.73%인 상황에서 중국 경제성장 궤도가 평균치를 중심으로 점차 둔화되는 전고후저 형태를 보일 것이다.
전고후저 추이의 곡선 기울기는 얼마일까? 이는 추리에 기댈 수밖에 없다. 과거 13년간 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978~2010년 10.0%에서 2011~2015년 8.0%까지 하락했고, 2016~2019년(2020년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발생) 6.7%로 한층 더 낮아졌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했을 때, 2021~2035년 성장률 기울기는 5년마다 0.5퍼센트포인트 이하보다 더 둔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빠른 속도로 성장했던 일본과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 고속 성장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중저속, 심지어 저속 성장기에 접어들었던 사실을 생각해 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 기울기 둔화 폭은 낙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2021~2035년 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5년마다 0.5퍼센트포인트 하락하고 한다면, 연평균치가 4.3%일 때 결국 2021~2025년은 5.3%, 2026~2030년은 4.8%, 2031~2035년은 4.3%가 될 것이다.
따라서 2021~2025년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반드시 5.3%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4.73%의 연평균 성장률, 나아가 2035년 경제 규모 2배 확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2021년, 2022년, 2023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각각 8.4%, 3.0%, 5.3%(예상치), 연평균 성장률은 5.5%로 집계되었다. 양호한 수치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경제성장률이 2.2%라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여 2021년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8.4%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021~2025년 연평균 경제성장률 5.3%를 달성하려면, 2024년과 2025년 연평균 성장률이 5.0%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전고후저 형태의 경제성장곡선을 감안했을 때 2024년 경제성장률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따라서 2024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이상으로 설정해야 한다. 만약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내외로 정한다면 2021~2025년 연평균 경제성장률 5.3%를 달성하지 못해 경제 규모 2배 확대 목표 실현에 문제가 생긴다. 목표치를 5% 이상으로 설정한다는 것은 실제 경제성장률이 5.5%, 나아가 6.0%, 심지어 그 이상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는 경제 규모 2배 확대 목표 달성에 탄탄한 기반이 되고 향후 10년간 목표 달성에 대한 압박을 줄여줄 것이다.
경제성장률 5% 이상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부동산 조정·통제 정책이 한층 더 완화되고 신·구 인프라 등 인프라 건설 추진 속도가 빨라져야 한다.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국민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첨단 과학기술이라는 새로운 동력을 함께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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