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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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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 외환수급의 구조적 변화와 시사점

이치훈 소속/직책 : 국제금융센터 세계경제분석실 신흥경제부 부장 2024-05-20

1. 위안화 환율, 변동성 확대 속에 3년 연속 절하

과거 중국경제 고성장기의 위안화는 만성적 절상압력에 노출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안전한 통화로 인식되었다. 실제로 중국정부는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미국의 리먼 사태 등 초대형 대외 위기 시에 유지된 위안화의 가치 안정이 아시아 전체의 금융안정에 기여한 바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2015년 전후 중국의 대규모 자본유출 사태 발생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당시 중국당국은 자본유출을 통제하는 한편 약 1조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 소진을 통한 시장개입으로 외환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한 바 있다. 그로부터 몇 년 뒤인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환율이 불안해지다가 2022년 5월부터 상해 봉쇄로 중국경제가 크게 위축되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였다. 2023년에는 비구이위안 등 주력 부동산 개발업체의 부도가 가세한 결과 환율이 연간 8.5% 절하되어 15년여 만에 가장 높은 달러당 7.34 위안을 기록하면서 국제금융시 장의 경계감이 고조되었다. 특히 금년에는 정부 경기부양책의 효과 등으로 소비· 투자·생산 등 대부분의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1분기 성장률이 5.3%로 예상치(4.8%)를 크게 상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미연준의 금리인상 지연 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4월까지 추가로 약 2%가 절하되었다<그림1>. 이는 실물경제-환율간 뚜렷한 디커플링으로 과거와 확연히 차별화된 현상이다. 참고로 2022년~2024년 4월까지의 2년 여간의 누적 절하폭은 13.9%인데 이는 대규모 자본 유출로 인해 외환위기에 근접한 2014~2016년 3년간 절하폭(14.2%)에 육박하는 수준이다<그림2>


2.  중국, 외환 수급의 구조 변화로 인한 불안 요인이 상당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외환수급은 과거 고성장기와 달리 수요 초과, 즉 공급 부족 구조로 전환되었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그동안 중국의 외화 유입을 주도하던 상품흑자 규모가 대외 수요 위축 등으로 감소하였다. 수출이 미국 등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및 글로벌 수요 부진 등으로 대체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반면 서비스수지 경우, 소득 증대에 따른 해외여행 수요 증가 등으로 적자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22년말 리오프닝 이후 적자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그림3> 그 결과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2007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였고 2028년에는 균형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2023년 1.4%→2028년 0.67%, IMF, 그림4).


다음은 외국인투자 위축이다. 최근 수년간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민은행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견지한 결과, 미중 금리차(2년물)는 작년 3월 역전된 이후 현재 -2.6%p까지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중국에 대한 외국인 채권자금 이탈규모가 최근 2년 여간 약 1,245억달러(2022년 767억$, 23년 292억$, 2024년 1~2월 168억$, IIF 기준)에 달한다<그림5,6> . 문제는 앞으로도 미중 금리차 역전 현상이 단기내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금년 하반기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에도 미중간 금리차는 2025년까지 지속되고 이전 수준으로 복귀되기까지 약 3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미국의 경제상황 호조와 인플레 상승 압력, 중동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 등 현상을 감안할 때 그 이상의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이는 인민은행이 정책은행에 대출한 자금을 정책은행이 도시재개발 사업자 또는 농업부문 등에 재대출하고 동 대출채권을 인민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는 제도이다. 인민은행은 그 외에도 선별적 지원이 가능한 정책수단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경제구조개혁 분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도 기존 생산요소가격 상승에 최근 중국정부의 국가자본주의 및 자국 우선주의에 대한 경계감이 가세하여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참고로 중국정부가 미국의 견제 대응 및 자국산업 보호 등을 위해 “반외국제재법(2021년)” “반간첩법(2023년)” “대외관계법(2023년)” 등을 발표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경계감이 한층 더 고조된 상황이다. 특히 2021년 헝다사태 이후 불거진 중국 부동산시장 불안이 2023년 중국 최대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으로 전이되면서 장기화되고 있다. 이는 기대 수익률 하락 등으로 외국인의 투자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의 부동산투자 증가율은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감소하였다. 2023년에는 역대 최대 수준인 59% 줄어들었는데 이는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금융위기, 2012년 유럽 재정불안, 2015년 중국 경착륙 우려, 2020년 코로나19 등 과거 대형 대내외 위기시의 감소폭을 상회하는 수준이다<그림7>. 참고로 중국의 주택가격은 2021년 9월 하락세로 전환된 이후 역대 최장기간인 3년 여간 하락세를 지속한 결과 누적 하락폭이 과거 위축 시 보다 3배 이상 크게 나타나고 있다<그림8>. 앞으로도 중국 부동산시장은 소득대비 높은 주택가격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특히 인구측면에서도 주택 수요가 고령화 등으로 연간 3%씩 줄어들며 이미 구조적인 전환기에 진입하여 과거와 같은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3. 다만 단기내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은 낮은 편

반면에 중국의 경우 대외 순자산 증가, 외채구조 개선 등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요인도 내재해 있다. 먼저 대외 순자산 증가이다. 최근 5년 동안 중국의 해외 증권투자가 두 배 이상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대중국 증권 투자는 위축된 결과 대외 순자산이 코로나 발생 직전인 2018년 2.1조달러에서 2023년 역대 최대치인 2.9조달러로 증가하였다<그림9>. 이는 외국인자금의 급격한 이탈 위험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 밖에 총 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정점이었던 2014년 79.2%에서 2018년과 2023년 각각 65.1%와 55.9%로 하락하였다. 참고로 GDP 대비 외채비율도 14%로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 평균(155%)뿐만 아니라, 신흥국인 인도 대비로도 낮은 수준이다<그림10>


마지막으로 중국 당국의 환율정책이 과거에 비해 크게 유연해지면서 환율의 경기조절 역할이 커졌다는 졌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중국 정부는 2015년~2016년 대규모 자본유출 시기에 약 1조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을 환율방어에 소모한 부작용을 겪은 바 있다. 중국정부는 당시 학습효과로 인위적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한 결과 최근 3~4년 동안에는 위안화 환율의 양방향 변동성을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시키면서 외환보유액은 3.1조달러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참고로 자유환율변동제를 운용할 경우 고정환율제도에 비해 환율의 범퍼 역할이 커지면서 외환보유액이 약 40% 덜 필요하다.

4. 종합 평가 및 시사점

종합해 보면 중국의 외환시장發 시스템 위기 관리는 가능하나 대내외 여건이 크게 악화될 경우 외환수급 불안이 심화되면서 중국 당국의 외환정책이 어려움에 직면하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비공식적 자금 유출입 확대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참고로 작년 중국의 국제수지에서 경로가 불분명한 “오차 및 누락”의 유출 규모가 266억달러를 기록하였다. 또한 최근에는 일부 기업들이 부유층에게 수수료를 받고 해외직접투자 명목으로 자산을 도피시켜주는 등 유출 경로가 다변화되는 추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정부가 앞으로도 외환수급 개선 등을 위해 자본시장의 대외개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중국의 외국인자본 유출입은 물론 외환시장 변동성도 동반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중국정부는 만성적으로 부족한 금융 투자 수요 촉진을 위해 개방조치를 강화할 유인이 크고 이 과정에서 해외자금의 유입이 기대되나 이는 동시에 대내외 환경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력 확대를 통해 중국 금융자산 가격 및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중국 정부는 증시활성화의 일환으로 작년 3월 외국인 증시 투자 종목 40% 확대하였고, 5월에는 3조달러 규모의 이자율 스왑시장 개방 등의 금융시장 개방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경우,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 등으로 중국-국제금융시장의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중국의 금융(경제)과 정책 변화가 우리나라 금융(경제)에 미치는 경로가 복잡해지고 파급력도 커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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