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인사이트] 中 전자상거래, 전 세계 소매시장 재편
류거(刘戈) 소속/직책 : 중국 CCTV재경(央视财经) 논설위원/중국런민대학충양금융연구원 고급연구원 2024-05-28
최근 전 세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의 방문자 수와 신규 이용자 수를 살펴보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을 비롯해 중국계 전자상거래 기업의 성장세가 무섭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가 발표한 2024년 1월 월간 방문자 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자본이 들어간 동남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Shopee)가 미국의 아마존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며, 전 세계 전자상거래 플랫폼 상위 10곳 중 7곳이 중국 기업의 자회사이거나 중국 기업이 투자에 참여한 곳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소매시장 재편 과정에서 탄탄한 제조업 기반과 성숙한 모델, 풍부한 운영 노하우를 갖춘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가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전자상거래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전체 사회소비재 소매업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사회소비재 소매 총액에서 온라인 소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8.4%에서 2023년 32.7%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9.9%에서 15.6%로 커졌다. 영국의 온라인 소매액은 2018년 14.9%에서 2022년 26.2%로 늘어났다. 한편, 중국의 일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2018년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는데, 2020년 초 쉬인(SHEIN)의 미국 현지 패스트패션 시장 점유율은 약 7%였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장된 시기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해외 진출 시기가 굉장히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선진국의 소매업은 기본적으로 ‘잡화점-백화점-편의점+대형 슈퍼마켓 체인-전자상거래’ 순으로 발전했다. 반면, 중국의 경우는 특수하다. 중국에서는 ‘편의점+대형 슈퍼마켓 체인’ 모델이 주류 모델로 성장하지 않았고, 선두 브랜드가 생기기도 전에 소매업 중 전자상거래의 비중이 커졌다. 후발주자로서의 이점에 기대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은 기술, 가격, 시장 우위를 활용하였고, 전통 소매업에 대해 비즈니스 모델화 및 디지털화를 이룰 수 있었다. ‘편의점+대형 슈퍼마켓’ 모델은 미처 발전하기도 전에 전자상거래를 지원하는 조연 역할로 전락한 반면,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소매업의 역사를 다시 썼다. 또한 많은 기술 인재가 일자리를 구함으로써 전자상거래 산업의 굴기와 함께 물류산업이 전면적으로 고도화되었다.
현재 미국, 동남아시아 등 지역에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 국내 성공 노하우를 접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시장 방식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미국을 비롯한 기타 국가에서도 시장 개척에 있어 적합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해외시장에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전통 소매업에 대한 외국의 통념이 깨졌고, 이는 전 세계 소매업 중 전자상거래 산업 비중의 증가로 이어졌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Temu)는 미국 시장 진출 과정에서 모회사인 핀둬둬(拼多多)의 성숙한 중국 국내 마케팅 노하우를 참고했다. 소비자에게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공급망을 통합하여 가격을 낮춤으로써 가성비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재 테무는 미국의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와 동시에 더 광범위한 홍보와 네트워크 효과를 위해 계속해서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강력한 프로모션과 수많은 가성비 높은 제품을 기반으로 테무는 미국 내 일일활성사용자수(DAU) 2위 자리에 올랐다.
플랫폼 활성화의 핵심은 많은 판매자(셀러)를 끌어들이고 상품 다양성을 키우는 데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보다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과 경쟁하고 있다. 과거 많은 중국 판매자가 아마존에 입점하였다. 그러나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의 이유로 입점 비용, 수수료, 트래픽, 물류, 소통 등 문턱이 높아진 데다가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복잡해 자본금이 적고 경험이 부족한 신규 판매자에게 있어 아마존은 더 이상 적합한 플랫폼이 아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아마존과는 다른 노선을 채택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통합 지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판매자가 상품을 등록하면 플랫폼이 마케팅, 판매, 물류, 애프터서비스 등을 책임진다. 덕분에 전자상거래 관련 경험이 부족하고 자본금이 적은 중소기업도 효율적으로 상점을 운영하고 적은 비용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그 결과,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더 많은 신규 기업의 입점을 유치했다.
소자본 판매자에게 있어서는 비용 리스크가 중요하고, 사용자에게는 가성비가 가장 매력적인 요소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발전한 배경에는 중국 제조업 공급망이 가지고 있는 우위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내 쉬인의 고속 성장에는 광저우(广州) 의류 산업의 유연 생산 체계가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주었다. 이는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이 충분하다면 주문량과 관계없이 플랫폼이 판매 기회를 잡는 동시에 재고 부담과 현금 흐름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뜻한다.
과거 많은 사람은 선진국의 오프라인 소매 모델이 성숙하고 규모도 크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산업이 소매업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각국 전자상거래 산업의 발전은 기본적으로 1인당 GDP와 정비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경우처럼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전자상거래 산업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현지 시장 참여로 각국 전자상거래 산업은 발전에 있어 참고할 수 있는 모델이 생겼고, 더불어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발전 및 시행착오 비용이 줄어들었다. 또한 각국 물류 시스템의 성숙도가 높아져 선진국의 오프라인 중심의 소매모델이 계속 발전하고 전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발전에 도움이 되는 흐름이 형성돼 전 세계 소비재 소매업이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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