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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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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현대중국에서 과학기술 경쟁력 崛起의 배경(개혁개방 이후)

강계두 소속/직책 :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2024-06-21

서론

2010년대 초반 중국은 핸드폰·자동차·식품 등 ‘짝퉁(샨짜이山寨)’천국이었고, 기초과학은 고급인데 반해 중간 산업응용기술은 낙후되어 과학기술 구조가 불균형적1)이었다. 15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우주굴기를 통해 달 착륙탐사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을 뿐 아니라 미중간 반도체 전쟁의 중심에 서있는 화웨이가 아시아, 유럽시장에서 삼성,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탈환하였고 전기차뿐 아니라 TV, 로봇청소기(샤오미) 등 가전시장을 휩쓸고 있다.2) 이제 중국은 제조 최강국이며 과학기술 구조는 상중하3) 모두 고급이며 그 구조도 종래 모래시계형에서 원통형으로 전환되었다.

미국이 이러한 중국에 대하여 통상, 인적 교류 등 강도 높은 제재를 단행함으로써 양국간 패권경쟁은 첨단기술 및 신산업 영역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2022년에 엔비디아 최신형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고, 2023년에 중국 양자컴퓨터와 AI관련 기업에 미국 자본의 투자를 금지하였다. 과학기술과 관련된 미국의 대중국 통제는 우주과학에서부터 시작되었다. 2013년 11월 NASA는 反중국예산법을 근거로 케플러학술회의에서 중국인 초청과 공동연구활동, 시설출입을 금지하였다. 하지만 이는 60년전에 중국 우주과학과 미사일의 아버지라 불리우게 되는 錢學森이 미국 구류에서 석방되어 귀국하면서 이미 예견되었던 결과였다.4)

중국 과학기술 경쟁력 崛起의 원동력은 국가자본주의5)를 바탕으로 확충된 자본능력과 과학기술인재라고 할 수 있다. 여기 소고에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 과학기술 경쟁력의 변천 과정과 배경을 살펴보기로 한다.

과거 중국의 과학기술 경쟁력

중국은 春秋戰國시대 이래 漢과 唐宋시대까지 철학적 사고와 탐구 정신을 바탕으로 자연과학 및 토목건축 등 실용적 기술이 발전을 지속했다. 중국의 4대 발명품인 종이, 화약, 나침반, 인쇄술은 유럽 자본주의 발전을 촉진한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중국은 元·明·淸에서 근대를 거치는 동안 과학기술 후진국으로 전락하였는데 자국 문화에 대한 우월감과 폐쇄성, 유교적 가치관과 봉건제도에 따른 구체적인 과학기술에 대한 무관심 등이 과학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충분한 인구와 도시화, 부유한 경제력, 강철·기구 등 제조기술이 필요한데 중국은 13세기에 이미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어 낙후된 유럽에 15세기까지 일방적으로 과학기술을 전파하였고, 16~17세기에 중간단계를 거쳐 18세기 이후에는 역으로 유럽이 일방적으로 중국에 과학기술을 전파하게 되었다.6)

1949년 건국직후 현대중국은 소련의 스탈린식 모델을 모방하여 부존자원이나 생산요소의 비교우위를 무시한 채 무리한 추월발전전략, 자력갱생, 그리고 생산재 위주의 중공업우선개발정책에 의존하여 우주항공·군수산업 일부 분야에서 과학기술 발전의 성과를 거두기는 하였으나 많은 분야에서 실패를 경험하였다.

현대중국 과학기술정책의 전개

鄧小平이 개혁개방 정책을 도입하고 과학기술 현대화를 주창한데 이어 江澤民은 더 나아가 "과학과 교육으로 나라를 부흥시킨다(科敎興國)."라는 모토를 내걸어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더욱 힘을 실었다. 胡錦濤 이후 국가 주도의 산업으로 그 영역이 급속히 확대되었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은 전면적 小康사회의 건립과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추진을 위해 ‘국가중장기과학기술발전 규획강요(‘06-‘20)’를 수립하여 ‘인조생명 및 합성생물학’ 등 6대 과학기술분야에서 발전목표를 확정한 바 있다.7)

시진핑(‘12-현재)은 중국몽·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기치로 제13차8)(‘06-’20년), 제14차 5개년계획(‘21-’25년)을 통해 과학·기술발전계획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중 기술패권경쟁을 위해 AI·5G·양자컴퓨터·빅데이터 등 첨단기술분야에 중점을 두고 대담한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미중간 기술경쟁이 본격화된 시점인 14차 5개년 규획에서는 중국경제가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고 미국의 대중국 기술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기술 자주 혁신과 국가 혁신체계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혁신주도 성장을 <14.5 규획>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였다.9) 특기할 점은 13차 5개년 발전계획(‘16년-‘20년)에서는 3대 키워드가 일대일로, 창업, 제조 2025였던 반면, 14차 5개년 발전계획(‘21년-‘25년)에서는 기술혁신, 기술자립, 내수확대를 제시함으로써 기술발전에 최우선순위를 부여하여 미중 기술경쟁과 기술패권시대에 적극 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혁개방 이후 과학기술 경쟁력의 崛起 배경 : 자본력, 과학기술인재

1980년대 개혁개방정책을 도입하여 계획과 시장이 공존하는 개발전략을 채택하고 2001년에 WTO에 가입하였고 고도 경제성장에 따라 과학기술력도 폭등하였다. 이러한 과학기술 굴기의 원인은 막강한 자본, 대규모 인구와 시장, 제조역량, 그리고 강력한 정부지원에 의한 것이었다.

이렇게 중국 과학기술이 굴기한 배경은 원천적으로 중국의 막대한 외환보유고10)와 자기자본력이었다. 이를 발판으로 중국은 세계적인 제조강국과 무역대국으로 급성장하고 과학기술이 굴기할 수 있었다. 외환보유고는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수출에 의해서, 자기자본력은 국유기업의 개혁과 주식제 전환으로 달성되었다. 1990년대부터 15년 동안 중국은 뉴욕에 이어 세계 2위의 자기자본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는데 이에는 외국계 투자은행, 법무법인, 회계기업의 역할이 매우 컸다.11) 중국경제의 핵심기관인 국유기업부문을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시킨 것은 Goldman Sachs와 Morgan Stanley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2) 이들은 금융 노하우 등 적극적 지원으로 국유기업의 주식제 전환과 해외상장의 완수를 통해 Sinopec(중국석유화공), Petrochina(중국석유천연가스), China Mobile(중국이동통신), 중국공상은행 등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중국기업 2010년 44개, 2012년 75개)이 탄생할 수 있었다. 중국은 국유기업의 개혁을 통해 국가주도의 산업 및 과학기술의 연구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주식공개가 시작된 1993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증시에서 3,890억 달러를, 해외증시에서는 2,620억 달러를 조달하여 결국 FDI 8,180억 달러 외에도 총 6,510억 달러가 추가로 유입되었다. FDI 금액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민간부문을 창출하였고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기법, 제조기법, 기술이 중국기업으로 이전되면서 현지 민간기업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반면에 해외 및 국내 자본시장에서 조달된 6,510억 달러 대부분은 체제 내의 국유기업의 강화에 사용되어 지금의 R&D 자금의 원천이 되고 있다. 역설적으로 과학기술의 발판이 되는 중국의 자기자본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월가의 도움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매년 100명 이상의 해외유학파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게 한다는 백인(百人)계획을 수립해 과학자들에게 막대한 지원금을 지급했다.13) 백인계획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자 2008년에는 千人計劃을 통해 외국 과학기술자들에게 집과 정착금을 제공하고 본인이 연구할 곳을 대학과 연구소, 국영기업 등에서 마음대로 고를 수 있게 하고 면세 비자 등 대폭적인 혜택을 줌으로써 2012년까지 2,263명 유치에 성공하였다. 2012년부터 천인계획과 병행하여 10년간 주로 국내에 있는 우수 인재를 대상으로 萬人計劃을 실시하여 우수인력을 확보하고 있다.14) 간접적으로 중국 과학기술인력의 양성에 미국 실리콘 벨리 등 서방의 도움이 적지 않았음을 추론할 수 있다. 

2000년대 중국 과학기술 경쟁력의 崛起 : 평가와 전망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R&D투자규모(10억$)는 세계 1위, 2위로서 2000년, 2010년, 2020년에 미국이 270→500→640, 중국이 30→250→580로 증가하여 중국이 20년간 R&D투자가 20배 가까이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15) 최근에 R&D 투자는 중국이 2023년에 8.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16) 2000-22년 기간중 한국 8.9%, 미국 5.0%, 일본 4.9% 증가하였다.17) 또한 R&D 집약도(R&D투자/GDP비중)는 2022년 한국, 미국, 일본이 OECD 회원국의 평균 2.7% 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은 이에 근접하는 수준(2023년 2.64%)을 보이고 있다. 

미중 간 기술패권경쟁의 전망이 불확실한 것처럼 과학기술 경쟁력의 평가와 전망도 쉽지 않다. ❶호주 ASPI(Australian Stratigic Policy Institute) 보고서18)는 중국이 44개 항목중 37개 항목이 1위(방위·우주·환경·바이오·AI·첨단재료 등), 미국은 7개 항목이 1위(백신·고성능컴퓨팅·전자회로·우주발사 등)인 것으로 제시하여 중국의 과학기술력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❷국제금융센타의 5개 첨단부문 잠재력 비교 연구19)에서는 중국이 5G, 신재생에너지, AI 분야(약 우세)에서 거대한 내수시장과 연결된 데이터와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미국보다 우위가 예상되며, 반도체와 우주항공 부문에서는 기술력 열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➌글로벌 인공지능 트렌드20)에 따르면 최근 MS, 구글 등 미국기업이 생성형 AI 시대를 주도하여 개인정보를 중시하는 환경과 높은 인건비를 제외하고는 AI 모든 부분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으며 중국은 연구분야의 양적 지표(논문 수 등)는 압도적이지만, 질적인 생태계 지표점수는 열위이다. 결국 중국이 첨단피라미드 꼭대기에 위치한 반도체 부문21)에서 열세에 있고 미국의 견제도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어 첨단산업 패권경쟁에서 미국의 AI 및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의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반면, 중국도 슈퍼컴퓨터 등 차세대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기술패권경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마무리

중국 과학기술의 굴기는 일부 월가나 실리콘벨리의 도움은 있었다고 하더라도 잠재적인 DNA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은 쌍순환 전략으로 내수확대와 더불어 대외개방에 의한 자금확대를 통해 경제발전과 과학기술 강국의 목표를 도모하고 있으나 내부통제강화, 대외관계법 및 反간첩법 등 안보강화가 기업 활동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는 齊桓公이 春秋五霸의 막을 올리고 여러 제후들에 의해 전개되었으나 정치적 분란, 사회적 불평등 등 내부모순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최후에 秦나라가 制霸하였고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중국 모두 소득불평등 등 내부모순이 보인다. 국가경쟁력은 상대국과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누가 내부적 모순을 적게 하고 사회적 통합과 소통을 잘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돌을 더듬으며 강을 건너는(摸著石頭過河)’22) 정책을 취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었으며, 새로운 길을 계속 가야만 하는 중국으로서는 여전히 유효한 문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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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의 경제와 과학기술’, 강계두, 제13기 매경 차이나 CEO글로벌전략과정 교재, 2013.10.16
2) 아주경제, 2024.05.02
3) 세끼 미츠히로(Seki Mitsuhiro 1994년)에 따르면 과학기술력의 구조는 下部(단순한 기초적 작업기술), 중간(복잡한 제조조립기술 등 산업·응용기술), 상부(실험의 과학·연구역량)로 구성된다.
4) ‘중국인 이야기 6’ 김명호 2017년, 1950년에 미국해군 참모차장 킴벌이 장래 중국 우주과학과 미사일의 아버지라  불리우게 되는 錢學森을 간첩죄로 구류하면서 하는 말은 “錢學森은 미국 미사일 제작의 핵심기밀을 꿰뚫고 있다. 그는 미국 해병대 5개사단에 맞먹는다. 쏴 죽여버릴지언정 붉은 중국으로 보낼 수는 없다.” 5년 후 중국에 억류된 한국전쟁 미국인 포로들과 錢學森을 교환 석방시켰을 때에 그가 한 말은 “錢學森이 중국에 돌아가도록 풀어놓은 것은 미국이 한 일 중에 가장 멍청한 짓이다.”이었다. 또한 周恩來는 당시 미중간 대사급 회담에 관하여 “15년간 136차례 열린 마라톤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는 없었지만, 錢學森을 돌려받은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하고 회고하였다. 
5) 국가자본주의의 산업정책은 ‘15년 ’中国製造2025(Made in China 2025)‘에서 여실히 잘 나타난다. ○군민융합식(군사·민간기술 자원의 일원화)으로 건국100주년인 ’49년에 세계선두의 제조강국진입, ○실행수단은 以市換技(기술과 시장의 교환), ○정책내용(미국의회의 비판)은 ⓵세제혜택으로 외국기업기술이전, ⓶강제적 기업합병·기술이전, ⓷정부보조금·기금(1.5조$)으로 기술이전지원·주식보유, ⓸외국기업매입, ⓹미국인 개인정보 절취이다.
6) 解读中国经济, 林毅夫, 第二讲 李约瑟之谜与中国的兴衰,北京大学出版社, 2014
李约瑟之谜는 Joseph Needham’s Puzzle(20세기 초 英 켐브리지大 교수)를 말한다.
7) 과학기술& ICT 정책·기술 동향, No.261, 2024.4.26 
8) ‘중국의 혁신드라이브 전략과 13차 5개년 규획’, 홍성범, Science & Technology Policy’, 2016.8 
9) ‘중국 14차 5개년 규획(2021~25)경제정책의 방향과 시사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0
10) 2024년 5월 7일 현재 3조 2010억 달러
11) Red Capitalism, 칼 E.워터 등 지음, 서정아 옮김, 2011, 시그마북스, 24-29쪽
12) 자본투자의 도박성 등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골드만 삭스, 중국을 점령하다, 程志云, 212, 재승출판’
13) 해외유학과 전문직에 종사 후 중국으로 돌아오는 인재를 Haigui(海歸 또는 海龜 바다거북)라 부른다
14) ‘중국 과학기술 고급인재 정책 방향 및 시사점’, COSTEC(한중과학기술협력센타), Issue Report Vol 8, 2020.1.8 
15) 20221014 미ㆍ중반도체 갈등과 시사점,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이슈분석 224호]
16) 과학기술 & ICT 정책기술동향, No 260, 2024.4.12
17) 과학기술 & ICT 정책기술동향, No 261, 2024.4.26
18) 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ASPI’s Critical Technology Tracker”, Mar 2, 2023.
ASPI는 호주 싱크탱크, 본 연구결과는 미국 국무부의 재정지원으로 수행 
19) 국제금융센타 IFC ”미중 5대 첨단산업 패권전쟁 전망 및 영향”, 20211006
20) 2023년 ”인공지능 글로벌 트렌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20230725
21) 국제금융센타 IFC ”미중 5대 첨단산업 패권전쟁 전망 및 영향”, 20211006
22) 원래 중국민속 문구로 신중한 태도로 새로운 것을 탐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鄧小平의 실질적 정책이며 시진핑 등 많은 지도자들이 이를 인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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