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의 글로벌 대전략 - 글로벌 3축 이니셔티브 적실성 평가 -

이상만 소속/직책 :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2024-06-24

문제제기: 정치경제학적 사유
  
시진핑 총서기는 2021년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全球发展倡议)’를, 2022년 4월 보아오(博鰲) 포럼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全球安全倡议)’를, 2023년 3월 ‘중국공산당과 세계 정당 고위급 대화’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全球文明倡议)’를 제안했다. 이로써 시진핑 시기 중국이 구상하는 세계질서가 일대일로(BRI) 확산, 글로벌 사우스와 상해협력기구(SCO) 그리고 중국(유교)문명을 종착점으로 하는 중국의 대전략이 설정되었다. 

글로벌 이니셔티브 3축은 중국제국의 청사진이고 중국의 숙원인 중국제국의 복원을 향한 이정표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 사회주의(소련제국)는 사라졌으나 현실 사회주의(중국제국)는 독자적인 중국현대화로 사회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사회의 평화, 안정, 발전을 바라는 게 중국의 인식과 계획이라고는 말하지만 실제로는 중국몽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구체화한 것이다.

신마르크스주의자 시진핑 총서기는 2012년 11월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자에 오른 시진핑 총서기는 첫 지방 시찰지로 광둥성을 방문해 성 간부들에게 “왜 소련이 해체되고 공산당은 붕괴했는가(苏联为什么会解体?苏共为什么会垮台?)”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그 대답은 “그들(소련)은 (공산주의) 이상과 신념이 흔들렸기 때문이다(一个重要原因是理想信念动摇了)”이라며,1) 당이 쇄신하지 못한다면 소련 붕괴가 중국에서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후 2018년 5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카를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기념행사 연설문 중에 “마르크스주의가 당, 국가 지도사상으로 사상적 무기를 제공했고, 중국을 낡은 동방대국에서 인류사상 일찍이 없던 발전의 기적을 이루게 했다”, “당이 변함없이 마르크스주의의 과학적 지혜와 이론역량을 흡수하고,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견지하면서 발전시켜야 한다”라고 했다.2) 이러한 언명은 중국은 사회주의 길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진핑 총서기의 마르크스주의적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의 21세기 목표는 중화민족의 부흥을 통해 세계패권에 도전하는 것이다. 지금 중국제국의 실체가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에서는 전근대적 제국이 여러 국민국가로 분해되지 않고 그 본래의 성격을 유지한 채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 중국역사가 보여주는 문명사적 특이성이 오늘날 중국의 존재방식을 규정하고 있으며, 만일 제국으로서의 중국을 부정한다면 현대중국을 올바로 인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중국이 제창한 글로벌 대전략인 글로벌 발전·안전·문명 3축 이니셔티브의 적실성을 정치경제학적 시각에서 평가해 보는 것이 이글의 목적이라 하겠다.


글로벌 발전·안보·문명 3축 이니셔티브의 변증적 통일 

1)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 中国之路
중국은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존의 ‘일대일로’에서 보다 나아간 형태의 ‘글로벌 공공재 제공’을 강조한다. 즉, 중국이 세계 빈곤을 완화하고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경제교류·협력을 주도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2021년 9월 21일 시진핑 총서기는 제76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그 주요 내용은 발전우선, 인민중심, 보편혜택포용, 혁신드라이브, 인간과 자연의 조화공생, 행동유도를 토대로 국제사회가 빈곤감소, 식량안보, 방역과 백신, 발전자금 모금, 기후변화와 녹색발전, 산업화, 디지털경제, 상호연계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 

2021년 11월 11일에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도 시진핑 총서기는 “중국은 계속해서 책임감을 지닌 대국 역할을 발휘함으로, 전 세계 빈곤감소, 식량안보, 발전자금모금 등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유엔 2030 지속가능발전 어젠다를 이행하며, 글로벌 발전 운명공동체를 구축하겠다”는 구체적 의지를 피력했다. 

2022 세계경제포럼(WEF) 화상회의에서도 시진핑 총서기는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를 언급하면서 재차 “이 이니셔티브는 전 세계를 향한 공공상품이며, 유엔 2030 지속가능발전 어젠다와 접목해 글로벌 공동발전을 추진하는 데 의의가 있다. 중국은 각국과 협력해 해당 이니셔티브가 이행될 수 있도록 함께 추진해 한 나라도 낙오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2)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 中国之治
중국은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통해 주권과 영토의 존중, 내정 불간섭 등 중국의 기존 안보 관련 주장을 실현하고자 한다. 중국 시진핑 총서기는 2022년 4월 보아오 포럼에서 세계 평화와 발전 촉진에 대해 연설을 통해 중국의 ‘글로벌 안보 구상’은 미국의 대중(對中)정책처럼 진영 갈등과 일방적 제재를 통해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며, ‘주권 존중과 영토 보전’, ‘내정불간섭’,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 존중’, ‘냉전사고 및 일방주의 반대’, ‘안보 불가분 원칙을 견지하겠다’는 주장을 피력한 바 있다.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의 핵심은각국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안보 갈등, 국지적 충돌, 보호주의 확대와 같은 여러 안보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특히 아세안, 중동, 아프리카 등 개도국과의 안보 협력 및 연대 강화 목표를 명시함과 동시에 유엔 총회, 안보리, 국제․지역 기구를 비롯하여 상하이협력기구, BRICS 등 기존 다자협력체를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의 협력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세계 각국 및 국제기구와의 양자·다자 안보 협력을 강조한다.

시진핑 총서기는 2022년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면서 “냉전적 사고, 패권과 힘의 정치, 블록 간 대립이 세계 평화를 훼손하고 안보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미국을 정면 비판했다. 이어 UN 헌장과 국제법의 기본 원칙(주권과 영토 존중)에 기반한 글로벌 안보를 강조하며, 지역별 안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 및 개도국의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책 등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또 중국은 러시아 등 우방국과 협력하여 미국이 동맹국들과 중국을 함께 압박하는 것에 대해 미국에 대한 견제 움직임을 강화했다. 글로벌 발전 및 안보 이니셔티브는 경제 협력 및 안보 분야에서 미국식이 아닌 중국식 세계질서를 만들어 나가려는 의도가 있다.
  
3)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 中国之理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를 통해, 중국이 중심이 된 새로운 국제질서 체계를 개발, 안보에 이어 문명까지 연결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는 ‘세계 문명의 다양성 존중’, ‘인류 공통 가치 촉진’, ‘문명의 계승 및 혁신 중시’, ‘국제 인문 교류 및 협력 강화’ 등을 제안한 것이다. 서로 다른 문명의 포용과 공존, 교류 및 상호 인식의 기본 개념과 원칙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실현의 원동력이자 실제 경로이며 건설적이고 운영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주요 이니셔티브라는 것이다.3)

시진핑 총서기는 “중국이 현대화를 실현하는 것은 세계평화 역량의 증강이자 국제 정의 세력의 확대”라며 “어느 정도까지 발전하든 관계없이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칭하거나 확장을 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형태의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에 결연히 반대한다. 세계는 신냉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민주주의를 기치로 내세우며 분열과 대결을 부추기는 것 자체가 민주정신을 짓밟는 일로, 민심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4)

중국은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가 문명의 다양성을 보호하고자 하는 모든 국가의 보편적 열망에 대한 응답이라며 이는 곧 시대적 요구에 대한 대응이라고 했다. 중국이 강조하는 인류 운명공동체 구상의 각론을 ‘발전(경제)→안보(정치)→문명(문화)’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를 통해 각국 전통 문화의 창조적 전환과 국제적 인적교류 및 협력 강화, 글로벌 문명 대화 및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을 제안하면서 ‘중국식 현대화’를 새로운 형태의 문명으로 규정한 것을 보면, 중국식 현대화를 바탕으로 각국과 교류·협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진핑 총서기는 “각국의 미래와 운명이 밀접하게 연결된 지금 서로 다른 문명의 포용과 공존, 교류와 상호 배움은 인류 사회의 현대화 과정을 촉진하는 데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한다”며 “글로벌 문명간 대화와 협력으로 인류문명의 발전과 진보를 공동으로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5)

하지만 중국의 미래에 대한 시진핑 총서기의 구상은 레닌주의적 이데올로기와 중화민족주의 강화를 통해 중국사회를 강력하게 통제하고(신권위주의), 국가가 통제하는 시장중심 경제개혁(국가자본주의)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신권위주의적 중국특색의 신모델”에 대한 청사진을 품고 있었다. 이는 중화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신권위주의적 중국모델의 등장이다. 동시에 중국은 3대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꾸준히 구체화하며 국제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3대 글로벌 이니셔티브가 어떠한 방식으로 국제질서 구축에 활용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발전·안보·문명 3축 이니셔티브의 함의 

중국의 경제성장(하부구조)에 수반되는 정치대국화(상부구조)는 중국제국의 출현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생산력(경제력)의 성장에 따라 생산관계(대국관계)의 변혁을 요구하고 또 그렇게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시진핑 총서기는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를 제기했다. 여기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아젠다가 바로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이다.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는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와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변증법적으로 승화시킨 신시대 중국이 국제사회에 제공하는 중요한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6)

2차대전 이후 미국은 중요한 민주주의 가치와 자유주의 시장경제 그리고 우호적 동맹이라는 국제공공재를 통해 전후 샌프란시스코 체제로 불리는 국제질서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상황을 부정하고 싶어 하는 중국이 ‘발전-안보-문명’ 관련 3축의 이니셔티브를 연달아 선포한 것은 중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질서를 구축하면서 미국과 전략적 경쟁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신호로 보인다.7)

이는 정치경제학적 사유를 통해 해석해보면 지경학적 측면에서 ‘발전(中国之路:经济)’을, 지정학적 측면에서 ‘안보(中国之治:政治)’를, 지문화적 측면에서 ‘문명(中国之理:文化)’을 제창하면서 글로벌 이니셔티브는 3축 질서(路-治-理)로 정립되었는데 이는 중국식 경제현대화(路)-거버넌스(治)-보편적 이념(理)의 3축을 변증적 시각에서 연결한 것이다. 중국의 글로벌 ‘발전-안보-문명’의 3축 이니셔티브는 중국의 경제 현대화(경제기초)와 중국의 정치외교적 거버넌스(상부구조)의 양자 구조 합을 통해 중국문명의 보편성(인류공동체)으로 귀결시킨다는 함축성을 내재하고 있다.


결어: 중국문명의 생명력

일반적인 논자들은 미중패권전쟁을 동서양의 정치체제와 이념적 가치관의 경쟁으로 보고 있으며, 더 나아가 서구 민주주의 수호자 미국문명이 중국문명과의 충돌구도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문명(자본주의)은 선이고 중국문명(사회주의)은 악이라는 선악 프레임 또한 옳지 못하다. 

문제의 핵심은 어느 문명이 인류를 더욱 행복하게 할 수 있는가에 있다. 왜냐하면 문명이라는 것은 인간들이 더 잘 살기 위해 문화, 행동, 생활, 제도 등 다방면에서 얻은 가치들을 종합한 인간사회에 대한 물질세계와 정신세계의 통합이고, 문명사회란 인간을 수단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존엄한 실체로 대하는 인류공동체사회(자유인연합체)8)를 말한다. 

결국 문명은 자기 시대, 자기 문명이 처한 당면문제를 풀지 못할 경우 무너지고 다른 문명으로 대체된다. 새로운 문명은 과거 문명이 풀지 못한 모순, 문제, 딜레마를 풀어냈을 때 등장하게 된다. 가령, 근대 자본주의 물질문명이 성공한 것은 그 이전 중세문명이 안고 있었던 내재적 문제와 딜레마들을 해결할 새로운 솔루션(해법)인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통해 자본주의 물질문명 시스템을 발전시킨 결과이다. 

미중 간 경쟁이 체제가치와 이념문제로 비화되면서 신시대 새로운 가치와 이념을 재구축하기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논쟁이 등장하고 있다. 

첫째는 미국을 대표로 하는 서구의 시각이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시기 2018년 10월 4일 부통령 마이크 펜스는 허드슨 연구소에서 “미국인들은 항상 대만의 민주주의 수용이 모든 중국인을 위해 더 좋은 길을 제시했다고 믿는다”라고 하면서 중국의 통치체제를 비난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020년 7월 23일 닉슨 도서관 연설에서 “오늘날 중국은 자국 내에서 점점 더 권위주의적이고, 다른 곳에서는 자유에 대한 적대감을 더욱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자유세계가 공산주의 중국을 바꾸지 않는다면 공산주의 중국이 우리를 바꿀 것”이라고 말하면서 중국을 맹목적으로 포용하는 낡은 패러다임은 실패했다며 “그것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그것으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카이론 스키너 국무부 정책국장은 2019년 4월 ‘미래안보포럼’에서 은연중 중국을 지목하여 “진정으로 다른 문명과 다른 이데올로기와의 싸움”이라며 “우리가 백인(Caucasian)이 아닌 대단한 경쟁자(중국)를 가지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하면서 중국문명과의 경쟁을 공개적으로 제기하였다.

둘째는 중국 자체의 독립된 시각이다. 

시진핑 주석이 2019년 5월 15일 문명간의 평등한 교류를 강조하는 제1회 ‘아시아 문명대화대회’ 연설이 문명에 대한 가장 멋진 해석이다. 즉 문명과의 대화는 “자국 인종과 문명이 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다른 문명으로 개조하려거나 심지어 대체하려는 생각은 어리석다”며 “평등과 존중의 원칙으로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서로 다른 문명과 교류와 대화로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고, 또한 “각종 문명은 원래 충돌이 없었고, 문명교류는 대등하고 평등해야 하며 강제적이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9)

2015년 8월 23일 중국 산동성 제남에서 개최한 제22회 ‘국제역사과학대회’ 개막식에서 류엔동(刘延东) 국무원 부총리는 “중국 5천여 년의 문명사는 ‘자강불식’하는 분투의 역사이고, 평화를 추구하는 발전의 역사이며, 서로 배우고 본받는 교류의 역사로서 중화민족의 혈맥에 녹아든 문화유전자를 창조하였으며, 당대 중국의 가치이념과 제도의 선택 및 발전의 길을 형성하였다.”라고 했다.10)

중국 문명은 “이일분수(理一分殊: 차이성)”, “충서지도(忠恕之道: 관용성)”, “자강불식(自强不息: 연속성)”, “후덕재물(厚德载物: 포용성)” 및 “성기성인(成己成人: 이타성)”, “천하일가(天下一家: 인류공동체)”의 유교문명원리로 부터 오는 보편성을 가진 문명이다. 이는 중국 문명이 유일하게 끊어지지 않고 수천년을 이어오는 생명력인 것이다. 류엔동 부총리의 자강불식의 중국문명에 대한 해석은 인류운명공동체 건설로 전진하는 중국역사의 진화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이와 같이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는 다양한 문명교류와 상호학습 추진, 인류문명의 진보에 기여할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의 촉진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선전하고 있다. 3축 글로벌이니셔티브는 중국이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바꿀 새로운 글로벌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2년 간 주장해온 것으로 보인다. 

중국문명이 현재 주류로 존재하는 자본주의 물질문명을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인 편이다. 역사는 중국이 향후 10년 동안 자신의 운이 다하기 전에 중국이 그토록 원하는 전략적 성취물을 얻기 위해 더 대담하고 심지어 더 변덕스럽게 행동할 것을 예상해야 한다.11) 당분간 중국제국은 유교문명의 가치를 선전하면서 인류운명공동체를 향한 전진은 가능하겠지만 인류의 보편적 가치 창출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중국제국의 탄생은 중화민족주의의 해체를 통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담보할 수 있어야 하며, 어떠한 제국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확장시키는 시혜적 패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그 제국의 생명은 짧을 수밖에 없다.


---
1) 储百亮(Chris Buckley), ‘习近平警告中共记取前苏联教训’, 2013年2月15日, https://cn.nytimes.com/world/20130215/c15xi/(검색일: 2024/6/10); ‘习近平促中共警惕苏共倒台教训’,2013年2月16日,
https://www.bbc.com/zhongwen/simp/china/2013/02/130216_china_xi_warning(검색일: 2024/6/10)  
2) 习近平:在纪念马克思诞辰200周年大会上的讲话, 人民日报, 2018年5月4日http://politics.people.com.cn/n1/2018/0505/c1001-29966346.html(검색일: 2024년 5월 20일).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시진핑의 연설 내용을 보면 시진핑 총서기는 마르크시즘에 충실한 신마르크스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시진핑 총서기는 “마르크스주의는 인류의 역사를 탐구하고, 자신의 해방을 모색하는 길”이라며 “100년 전 근대 중국의 어두운 밤을 빛냈다”고 평가했으며, 이어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꾸준히 발전시켜야만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3) 谢茂松, “中国之路 中国之治 中国之理: 从全球发展倡议、全球安全倡议到全球文明倡议”, 2023.05.18.
https://www.ccdi.gov.cn/llxx/202308/t20230824_288165.html(검색일: 2024/6/10). 
4) 习近平, “携手同行现代化之路:在中国共产党与世界政党高层对话会上的主旨讲话”, 《光明日报》(2023年03月16日 02版)
5) 习近平, “携手同行现代化之路:在中国共产党与世界政党高层对话会上的主旨讲话”, 《光明日报》(2023年03月16日 02版)
6) 中国外交部:“外交部发言人:全球文明倡议是新时代中国为国际社会提供的又一重要公共产品”, 中国外交部,2023年3月16日。http://www.gov.cn/xinwen/2023-03/16/content_5747103.htm 
7) 시진핑 주석이 18차 당 대회를 통해 중국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한 후 그의 국제 정세에 대한 기본시각을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표현은 “백 년 동안 없었던 대변혁(百年未有之大变局)”일 것이다. 
8) 马克思,『资本论』 第一卷, 北京:人民出版社, 1975, 第95页。
9) 习近平, 2019首届亚洲文明对话大会开幕式, 《深化文明交流互鉴 共建亚洲命运共同体》,
https://news.cctv.com/2019/05/15/ARTImDWPxMqM4dGqHArTJPWV190515.shtml(검색일: 2024/06/05)
10) 第22届国际历史科学大会在济南开幕, https://www.view.sdu.edu.cn/info/1003/1470.htm(검색일: 2024/06/05). 刘延东指出,“中国的历史,是一部自强不息、开拓创新的奋斗史;是一部讲信修睦、追求和平的发展史;是一部兼容并蓄、互学互鉴的交流史。5000年不曾中断的文明史,孕育了源远流长、博大精深的中华文化,形成了融入中华民族血脉的文化基因,也塑造了当代中国的价值理念、制度选择和发展道路”。
11) Brands Hal and Michael Beckley, The End of China’s Rise-Beijing Is Running Out of Time to Remake the World, FOREIGN AFFAIRS, October 1, 2021.

[참고문헌]
马克思,『资本论』 第一卷,北京:人民出版社,1975.
中国外交部:https://www.fmprc.gov.cn/infa_eng/gihdq_665435/(검색일: 2024/5/20) 
中国外交部:“外交部发言人:全球文明倡议是新时代中国为国际社会提供的又一重要公共产品”,2023年3月16日。http://www.gov.cn/xinwen/2023-03/16/content_5747103.htm(검색일: 2024/5/20)
习近平, 在纪念马克思诞辰200周年大会上的讲话, 人民日报, 2018年5月4日http://politics.people.com.cn/n1/2018/0505/c1001-29966346.html(검색일: 2024/5/20)
习近平, 携手同行现代化之路:在中国共产党与世界政党高层对话会上的主旨讲话(2023年3月15日, 北京)https://www.gov.cn/xinwen/2023-03/15/content_5746950.htm(검색일: 2024/5/20)
习近平, 2019首届亚洲文明对话大会开幕式, 《深化文明交流互鉴 共建亚洲命运共同体》,
https://news.cctv.com/2019/05/15/ARTImDWPxMqM4dGqHArTJPWV190515.shtml(검색일: 2024/06/05)
谢茂松, “中国之路 中国之治 中国之理: 从全球发展倡议、全球安全倡议到全球文明倡议”,
https://www.ccdi.gov.cn/llxx/202308/t20230824_288165.html(검색일: 2024/6/10)
储百亮(Chris Buckley), ‘习近平警告中共记取前苏联教训’, 2013年2月15日, https://cn.nytimes.com/world/20130215/c15xi/(검색일: 2024/6/10)
第22届国际历史科学大会在济南开幕, https://www.view.sdu.edu.cn/info/1003/1470.htm(검색일: 2024/06/05).
Brands Hal and Michael Beckley, The End of China’s Rise-Beijing Is Running Out of Time to Remake the World, FOREIGN AFFAIRS, October 1, 2021.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