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F 중국전문가포럼

중국경제, 전국이 하나의 네트워크 경제로

곽복선 소속/직책 : 경성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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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전국이 하나의 네트워크 경제로

~14･5(2021~2025) 디지털경제 뒷받침 투자 지속~

~교통, 에너지, 수자원, 데이터처리 네트워크 구축~

전반적인 경기부진을 보이고 있는 중국경제이지만 부동산을 제외한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제조업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비록 이전 같은 두 자릿수의 증가는 아니긴 하지만 주요 간선 교통망 구축 지속, 에너지 공급망의 지선 연결, 수자원 공급망 확대 및 정비, 데이터센터를 근간으로 하는 정보통신 프로젝트의 투자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2000년부터 서부 12개 지역을 대상으로 시작한 서부대개발 계획과 제10차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5개년 규획(2001~2005)을 기점으로 전국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대규모 국책사업들인 교통망 구축과 서전동송(西電東送), 서기동수(西氣東輸), 남수북조(南水北調)의 주요 프로젝트들을 추진하였다. 20여 년이 지난 현재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하나하나 완결되면서 사실상 중국 전역은 에너지 공급망, 수자원 공급망, 교통망이 각 지역의 장벽을 넘어 하나로 연결되었다. 여기에 더하여 2022년부터 데이터처리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東數西算)를 추진하면서 중국은 자신들이 꿈꾸어 왔던 전국 경제의 네트워크 경제화는 물론 산업 강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경제기반을 착실히 다져가고 있다.

전국 4통8달의 교통망 구축 지속

2023년 말 중국의 전체 도로망은 총연장 543.7만km로 지난해 한 해 사이에도 8.2만km가 새로이 늘어났다. 이 중에서 고속도로는 18.4만km로 지구를 네 바퀴 이상 돌고도 남는 거리가 되었다.¹⁾ 코로나 기간에도 고속도로망 건설은 쉬지 않고 대단히 빠른 속도로 이루어졌다. 연도별로 보면 ’19년 8,313km, ’20년 1만 2,713km, ’21년 9,208km, ’22년 4,100km, ’23년 6,400km가 증가하였다. 매년 한국의 고속도로 총 길이(’23년 4,972km)를 훨씬 넘어서는 고속도로가 계속해서 새로 생겨나고 있다. 이제 중국은 대부분의 지역들(지급시 기준)이 모두 고속도로로 연결되었다. 철도의 경우 고속철 위주로 신규 건설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철도의 총연장(영업기준)은 15.9만km이며 이 중 4.5만km가 고속철도이다. 도로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시기에도 불구 고속철의 증가 규모가 상당하였다. 연도별로 보면 ’19년 5,474km, ’20년 2,521km, ’21년 2,168km, ’22년 4,743km, ’23년 2,776km가 매년 증가하였다.²⁾

중국은 우리와 달리 양자강을 중심으로 내륙하천의 선박항행을 통한 물동량도 상당하다. 선박 항행이 가능한 내륙하천 총 길이는 12만 8,200km이며, 항로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개설된 내륙 항로는 184km에 달하고 있다.³⁾ 항공의 경우도 신규 공항건설과 항로개설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 초기인 ’19년 234개 도시, 238개 공항에서, ’23년에는 255개 도시, 259개 공항으로 항로와 공항이 모두 확대되었다. ’23년 여객수(연인원 12억 5,977만 명, ’19년의 93.2% 수준)와 물동량(1,683만 톤, ’19년의 98.4% 수준)이 아직 2019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5년 사이에 연결도시는 21개, 공항은 21개가 지속 증가하였다.⁴⁾

간단히 살펴보았지만 통상적인 중국의 물류망인 도로-철도-하천-항공 모두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중국 전역이 하나로 연결되었다.

수자원 공급망 구축 완성 단계에

어느 나라나 에너지와 물 관리에 힘을 쏟지만, 중국은 오랜 옛날부터 물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국가 어젠다였다. 수량이 풍부한 양자강의 물을 물이 부족한 북쪽으로 보내는 수자원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인 남수북조 프로제트는 동선-중선-서선 총 4,350km를 목표로 추진하였으며, 이미 10년 전인 2014년 12월에 동선과 중선의 1기 공사가 끝났고 물의 공급이 시작되었다. 현재 기본적으로 완성된 동선과 중선을 통해 물이 극도로 부족한 북경, 천진, 하남, 하북(중선)과 산동(동선) 지역으로 양자강 물을 보내고 있는데 금년 3월까지 약 700억 톤의 물을 공급하였다. 이를 통해 북부의 산업과 인구밀집 지역의 물 부족 문제를 거의 해결하였다.⁵⁾ 물 부족을 겪는 황하의 물을 보충해 주면서 그야말로 전국적인 수자원 공급망이 연결된 것이다.

수양제의 대운하 건설 이래 역사상 가장 큰 치수사업인 남수북조 프로젝트는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현재 중국정부는 이미 개통된 남수북조의 지선들을 정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금년 1월부터는 양자강 삼협댐의 물을 직접 호북성의 한강(漢江)의 단강구(丹江口)댐까지 연계시키는 총 194.7km의 후속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수북조의 중선 수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공사인데 상당 부분이 산악지대여서 대규모 터널들을 뚫으면서 물을 연결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⁶⁾ 국가미래를 위한 수자원 확보 및 공급 프로젝트인 남수북조 프로젝트는 4대강사업으로 내홍을 겪었던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에너지 공급망 매트릭스 이미 완성

중국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 총량(’22년 1억 3,819만kW)의 세배 가까운 설비(’23년 3억 5,560만kW)를 한 해 만에 증설하고 운영에 들어갔다.⁷⁾물론 관련 사업의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유가 있었기는 하지만 풍력(20.7% 증가), 태양광(55.2% 증가) 발전설비가 엄청나게 늘어난 영향이 크긴 하였다. 그러나, 주로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화력(4.1% 증가)과 원자력(2.4% 증가)의 발전설비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13년부터 11년간 매년 1억kW 이상 발전설비가 증설되어 왔고, 특히 코로나 시기에도 지속적으로 대규모 증설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발전설비 증가와 함께 수변전설비도 대규모로 증가하고 있다. 800~1000kV의 고압을 주로 전송하는 서전동송의 주요 프로젝트는 이미 10여 년 전에 기본적으로 끝났지만 지금도 후속 공사들이 지속되고 있다. 금년 3월에도 섬서성 북부지역에서 안휘성으로 전력을 보내는 800kV 특고압직류 송전공사가 시작되었고, 그에 앞서 2월에는 섬서성 전역에 걸쳐 서전동송 송전선의 전체적인 보수 작업에 들어갔다.

’23년 말 현재 중국의 발전설비 총량은 29억 1,965만kW으로 엄청난 양이지만 일인당 설비용량은 2.07kW/명으로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 설비용량이 부족한 편이다(한국, 22년 기준 2.67kW/명). 또한, 중국도 온 힘을 쏟고 있는 4차 산업 각 분야의 신속한 발전을 위해서는, 그에 소요되는 막대한 전력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발전설비의 지속적인 증설과 수변전시설의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어서 서전동송의 후속작업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전동송과 함께 에너지 공급망 구축을 위해 추진했던 ‘서기동수’ 프로젝트도 4,200km에 달하는 신강위구르자치구에서 상해시에 이르는 주간선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공사는 완성되어 운영에 들어갔으며, 후속 프로젝트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초기에 서기동수 프로젝트 3선 공사로 섬서성 지역의 보계(寶鷄)-상락(商洛)-위남(渭南)-서안-함양 5개 도시 14개 현, 구 지역을 통과하는 514km 파이프라인 공사에 착공하였다. ’23년 말 현재 전체 석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 총 길이는 10만 4,300km에 달한다. 신강 지역에서 장강삼각주 지역 30개 도시에 공급한 천연가스는 ’23년 말 누계 5천억㎥에 달해 이 지역 천연가스 수요량의 3/4을 공급해 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에너지 공급의 핵심인 전력공급망과 석유·가스 공급망의 주요 부분이 이미 완성되어 원만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차산업 주요 인프라인 정보처리망 구축 중

중국 국가데이터관리국(国家数据局)이 지난 7월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동부지역의 데이터를 서부지역에서 처리하는 ‘정보통신’ 대규모 프로젝트인 ‘동수서산(東數西算)’ 프로젝트는 ’24년 3월 말 현재 8개 지역 10곳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의 정보처리능력이 표준프레임 이용률 기준으로 계획 대비 62.7%에 이르렀다.⁸⁾프로젝트 추진 후 2년 만에 달성한 수치로, 수치가 정확하다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프로젝트가 완성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4차 산업의 핵심인 막대한 데이터처리 능력을 확보하는 ‘동수서산’ 프로젝트는 남수북조, 서전동송, 서기동수, 교통망구축 프로젝트에 이은 네트워크 경제에 방점을 찍는 대규모 국가프로젝트이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를 하나로 엮는 신형 데이터처리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인 ‘동수서산’은 ’22년 2월에 중국의 8개 중점지역에서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표1>

국가데이터관리국이 금년 6월 말 발표한 ‘디지털중국발전보고 2023(数字中国发展报告)에 따르면 2023년 말 현재 중국 전역에서 사용 중인 데이터센터표준프레임은 810만 개를 넘어섰으며⁹⁾ , 데이터처리능력의 총규모는 230EFLOPS¹⁰⁾ 으로 전 세계 2위이며, 지난 5년간 연평균 30%의 증가속도를 보였다. 이중 인공지능 데이터처리능력 규모는 70EFLOPS에 달했으며 70% 이상의 증가속도를 보이고 있다.¹¹⁾ 중국이 인공지능 분야에 쏟고 있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데이터 저장능력의 총규모는 1.2ZB¹²⁾ 에 달했으며, 8개 데이터처리 중점지역은 기본적으로 데이터처리 운용단계에 접어들었다.

중국이 ‘동수서산’의 중점으로 추진하는 데이터센터의 구축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중국발전보고 2023’에 따르면 ’23년 말 현재 구축된 국가급 슈퍼데이터처리센터는 14곳¹³⁾, 현재 운용 중인 초대형¹⁴⁾ 및 대형 데이터센터는 633곳, 인공지능 데이터처리센터는 60곳에 달했다. 이러한 전체적인 정황을 기준으로 판단해 볼 때 이미 중국은 4차 산업 분야에 가장 중요한 경쟁력인 데이터처리 분야에서도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기본적으로 구축된 것으로 판단된다.

마무리

중국은 산업발전을 통해 2위의 경제대국이자 일인당 국민소득 13,000달러대의 중진국 상위에 포진해 있으며, 보다 효율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그 밑바탕이 되는 교통, 에너지, 수자원, 정보처리 분야의 인프라스트럭처를 빠른 속도로 구축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들보다 앞서 나가는 네트워크 일체화 경제를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네트워크 일체화를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는 과잉투자를 비롯한 여러 가지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고, 발표하는 데이터의 정확성이나 건설프로젝트의 질적인 문제들이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중국이 앞에서 언급한 대규모 프로젝트들을 통해 국가경제를 구성하는 기본구조들 특히 국가경제의 미래를 좌우하는 혈관들을 하나하나 구축하고 연결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나라는 네트워크 경제를 어떻게 형성해야 하며, 어떻게 중국과 협력하며, 나아가 어떻게 앞서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가의 미래와 연계된 수많은 어젠다들을 꾸준히 추진하고 이루어가는 중국의 상황은 우리의 타산지석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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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3年交通运输行业发展统计公报, 交通运输部, 2024.6.18.의（二）公路 부분

2) 각 년도 国民经济和社会发展统计公报를 이용하여 데이터 작성

3) 2023年交通运输行业发展统计公报, 交通运输部, 2024.6.18.의（三）水路 부분

4) 2023年全国民用运输机场生产统计公报, 中国民用航空局, 2024.6.30

5) 南水北调工程累计调水700亿立方米, 新华社, 2024.03.19

6) 南水北调引江补汉工程进入全面施工阶, 新华社, 2024.01.09.

7) 中华人民共和国2023年国民经济和社会发展统计公报,国家统计局,2024.02.29.의 三、工业和建筑业

8) 国家数据局：深入实施“东数西算”工程，推动构建全国一体化算力网, 人民邮电报, 2024.07.22.

9) 8개 데이터 처리 중점지역에 설치된 표준프레임은 2024.3월 말 현재 146만 개다.

10) 표준프레임은 넓이 19 inch, 높이 42U(1 U=1.75 inch), 깊이 800mm 또는 1,000mm를 이야기한다. EFLOPS는 exa flops를 말하며 초당 10의 18승 연산속도를 의미한다.

11) 중국이 AI분야 발전에 쏜고 있는 노력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