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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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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외직접투자의 시사점

김동수 소속/직책 :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 겸 선임연구위원 2024-09-13

중국 상무부와 국가통계국 및 외환관리국이 2023년 9월 발표한 ‘2022년 중국의 대외직접투자공보(2022年度中国对外直接投资统计公报)’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직접투자는 2022년말 누적기준 2조 7,548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신규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1,631억 달러였으며, 홍콩(1,243억 달러)을 제외하면 전체의 약 40.2%인 656억 달러가 실질적인 해외직접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투자 대상국별로 보면 대미(對美) 직접투자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시아 국가에서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그리고 베트남으로의 직접투자가 최근 증가추세에 있다. 아래의 <그림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2022년까지의 누적투자규모는 대미 투자가 약 792억 달러, 대싱가포르 투자가 약 735억 달러, 대인도네시아 투자는 약 247억 달러, 대베트남 투자는 약 117억 달러를 기록하였으며, 우리나라로의 누적 투자규모는 약 67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아래의 <그림2> 파이그래프에서는 홍콩으로의 직접투자가 포함되어 <그림1>과는 차이가 있다. 2022년 중국의 해외직접투자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부동산임대와 비즈니스 서비스업 분야의 투자가 약 3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도소매, 금융(재무), 제조업, 광업 순으로 직접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홍콩으로의 부동산임대 및 비즈니스업과 금융(재무)분야로의 직접투자가 많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면, 제조업으로의 직접투자는 2014년 1,237억 달러로 전체 해외직접투자의 약 5.9%를 기록하였으나, 2022년에는 3,616억 달러로 약 9.7%를 기록하는 등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커다란 변화를 보이는 중국의 해외직접투자의 특징은 과거 금융이나 부동산 분야에서의 지분투자가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제조업 분야에서의 그린필드형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인하여 중국 내 생산비용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약 13,000달러 수준이지만 징진지지역이나 장강삼각주 그리고 웨강아오대만구 등의 지역은 이미 20,000달러를 상회하는 중진국 수준으로 이 지역의 생산비용은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및 심지어 태국보다 현격하게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중국 내 생산보다 해외생산이 비용면에서 더욱 유리한 상황이 되었다. 여기에 미국과의 전략경쟁도 해외 진출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제품에 대한 견제가 강화됨에 따라 일종의 원산지 세탁 목적의 해외직접투자도 최근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도 배터리 소재 관련 중국기업의 직접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기업의 해외직접투자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비야디(比亚迪·BYD)의 해외 전기차 제조공장 설립이다. BYD 홈페이지에 따르면 착공한 지 불과 16개월 만에 태국의 레이옹(Rayong)에 연 15만 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공장을 설립하였다 1) . 뿐만아니라 BYD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파키스탄에도 전기차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으며, 유럽시장을 겨냥하여 헝가리 세게드(Szeged)에도 전기차 생산공장 구축을 위한 투자계획을 발표하였다 2) . 이처럼 중국 제조기업이 해외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향후 중국 제조기업이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으로 엄청난 규모의 직접투자를 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중국의 해외직접투자의 변화는 세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지에서 우리기업은 물론 일본기업 및 주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중국기업과 한국기업 또는 주요 선진국 기업 간 동일한 또는 유사한 생산제품을 두고 직접적인 경쟁은 많지 않겠지만 중국기업의 직접투자 증가로 동남아시아 등 제3지역의 토지비용 및 인건비 상승이 예상되며 현지 진출 우리기업의 숙련 생산기술인력에 대한 중국기업의 유출 시도 등도 우려된다. 둘째, 중국기업의 동남아시아 및 인도 등지로의 직접투자를 대상국이 적극적으로 환영하기 때문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공동대응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2023년 말 베트남 방문과 2024년 7월 또람 베트남 공산당 서기의 중국 방문은 양국의 이해관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중장기적 측면에서 보면 중국기업의 직접투자가 중국과의 교역증가를 가져오고 결국 산업측면에서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경제적 예속이라는 위험요소가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경제성장의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동남아시아 주요국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사회와 중국 사이에서 균형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셋째, 중국의 해외직접투자가 장기적으로 투자대상국으로부터 자원고갈 및 비즈니스 질서교란 등의 이유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글로벌 기업과 일본기업 그리고 한국기업 등이 조성한 건전한 산업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해서 중국기업도 투자대상국 내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며,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과 정당한 인건비 지급 등 여러 면에서 도전적인 환경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로서는 빠르게 증가하는 중국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우리 기업 또는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자주 언급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우리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의 여파로 공급망 상에서 여러 개발도상국의 전략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과 이전처럼 단순한 교역과 직접투자 형태의 협력이 지속가능하지 않을 수 있으며, 더욱이 중국기업의 공격적인 투자에 비해 우리와의 협력에 대한 비교우위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 어떤 나라를 중요한 협력 대상국으로 인식하고 어떤 방법으로 협력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상호 신뢰할 수 있고 상호 동반성장이 가능한 전략적 파트너가 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들도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국제사회적 책임까지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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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byd.com/za/news-list/BYD-roll-off-of-lts-8-millionth-new-energy-vehicle.html (검색일: 2024.8.23.)
2) https://www.byd.com/eu/news-list/BYD_to_Build_A_New_Energy_Passenger_Vehicle_Factory _in_Hungary_for_Localised_Production_in_Europe.html (검색일: 2024.8.23.)


[참고문헌].
中华人民共和国商务部·国家统计局·国家外汇管理局(2023), 2022年度中国对外直接投资统计公报
BYD 홈페이지, www.by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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