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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과 한국 부동산에 주는 시사점
최성진 소속/직책 :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2024-11-27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CSF(중국전문가포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수십 년간 국가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해 왔다. 도시화의 가속화와 경제 발전에 따라 부동산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고, 이는 GDP의 약 29%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가격 거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의 규제 강화와 시장의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의 빠른 경제 발전과 함께 상승한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도시 노동자와 중산층의 평균 수입으로는 도저히 구매 불가능한 수준으로 올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주요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에서는 주택 가격이 중산층의 구매력을 한 참 넘어섰다. 예를 들어, 2023년 기준 베이징의 평균 주택 가격은 약 1제곱미터당 1,360만원으로, 국민 평형 아파트의 경유 평균 연봉의 약 20배에 해당한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 가격 조정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평균 소득 대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투자 수요의 증가와 부동산 투기에 기인하며, 이는 사회적 불평등과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그림] 중국 부동산 시장의 재고 물량

설명: 2024년 기준으로 약 24.9개월에 해당하는 초과 공급이 존재함을 나타낸다.
출처: Pictet Asset Management, CEIC, Refinitiv
중국 부동산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적지 않은 가격 조정을 받았으나, 평균 임금과 중산층 소득의 정체로 인해 집값과의 괴리는 여전히 크다. 이는 중산층이 주택을 구매할 수 없게 만들어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으며, 정부의 각종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방 정부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는데, 토지 판매는 지방 정부 수입의 약 40%를 차지하여 부동산 개발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다. 그러나 수요를 무시한 채 공급을 확대하다 보니 미분양 주택이 크게 증가하였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일부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중국 전역에서 약 6,500만 채의 빈집1)이 존재하며, 이는 일본의 전체 주택 수보다 많은 규모라고 한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부양책을 도입했다. 2023년 8월, 중국 인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고 기존 대출의 이자율을 재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단행하였다. 또한 주요 도시에서 1주택자에 대한 계약금 비율을 30%에서 20%로, 2주택자에 대해서는 40%에서 30%로 인하하는 등의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또 주택 구입 시 부과되는 세금 감면 등의 혜택도 제공하여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양책은 근본적인 수요 회복보다는 일시적인 부양 효과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택 가격과 중산층 소득의 격차가 여전히 크고, 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인해 장기적인 부동산 수요의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물론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단기적으로 반짝 회복하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2024년 9월 신규 주택 판매량이 전월 대비 약 8% 증가했으며, 부동산 가격 역시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주택 거래량이 회복되어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반등은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등의 부양책이 단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적인 회복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타난 것이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의 경제 상황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2024년 10월 기준으로 중국의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0%로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산업 생산 역시 2.7% 증가에 그쳐 시장의 기대를 밑돌고 있다. 소비자 물가는 1.1% 상승에 그쳐 내수 경기의 부진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 수치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려 중국 경제가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와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980년대 말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 이후 일본 경제는 장기간의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에 시달렸다. 중국도 현재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정부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경우 지방 정부가 부동산 개발을 통해 경제 성장을 도모했으나,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으로 빈집이 증가했다. 또한 일본의 거품 붕괴 당시 금융권의 부실 대출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처럼, 중국 역시 부동산 기업들의 높은 부채가 금융 시스템에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기업들은 높은 부채 수준과 유동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버그란데 그룹의 채무 불이행 사태는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부채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에버그란데의 부채는 약 3,050억 달러로, 중국 GDP의 약 2%에 해당한다. 이러한 부채 문제는 부동산 기업들뿐만 아니라 금융 시스템 전반에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으며,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방 정부의 부채도 심각한 수준으로,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은닉 부채'까지 고려하면 총 부채 규모는 GDP의 92%에 달한다.
중국의 인구 구성 역시 급격히 노령화되고 있으며, 출생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22년 중국의 출생률은 역사상 최저치인 1,000명당 7.5명으로 떨어졌다. 이는 부동산 수요의 장기적인 감소를 예고하며, 젊은 세대는 높은 부동산 가격과 경제적 부담으로 주택 구매를 포기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중국의 주택 공급 과잉과 인구 감소는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인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베이징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약 35,000달러인 반면, 평균 주택 가격은 약 75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주택 가격 대비 소득 비율 (PIR)이 21배에 이르는 것으로, 국제 기준으로 보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PIR이 5~7배를 넘으면 주택 구매가 어려운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상황은 주택이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닌 투기적 투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부동산 시장도 최근 몇 년 동안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020년대 초반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저금리 기조로 주택 가격이 급등했으나, 2022년부터는 정부의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으로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2023년 이후 다시 주택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단기적인 반등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일본과 중국이 겪은 부동산 거품 붕괴의 운명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가계 부채의 증가와 맞물려 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가계 부채는 GDP 대비 10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 부채의 증가와 높은 부동산 가격은 소비를 위축시키고, 경제 전반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요소다. 국제통화기금 (IMF)도 한국의 높은 가계 부채 수준이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국 부동산 시장의 현황도 중국 및 일본과 유사한 점이 많다. 특히 가계 부채 비율이 높고, 부동산 가격이 소득 대비 과도하게 상승한 점에서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80년대 말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잃어버린 20년'을 겪었고, 이는 경제 성장의 장기적인 침체로 이어졌다. 중국도 현재 부동산 거품의 붕괴가 진행 중이며, 그 여파가 경제 전반에 미치고 있다. 한국 역시 이러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론적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은 심각한 구조적 문제와 과도한 가격 상승, 그리고 인구 노령화로 인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방 정부의 무리한 부동산 정책과 투기적 수요는 부동산 거품을 형성하였으며, 이는 일본의 부동산 폭락과 유사한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 부동산 시장도 최근의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일본과 중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거품 붕괴의 위험을 안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경제 전반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중국과 한국 정부의 부양책이 단기적인 안정에는 기여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장기적인 위기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이러한 부동산 위기가 한국 등 주변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을 고려하여, 각국은 선제적인 대응과 정책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 지속 가능한 발전은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의 중요한 요소이므로, 이에 대한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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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처: 한겨레 신문 (https://www.hani.co.kr/arti/PRINT/11100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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