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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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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글로벌 1위로 질주하는 중국의 과학기술과 도전과제

김준연 소속/직책 :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 센터장 / 박사 2025-01-13

트럼프 2.0 행정부 출현과 함께 시작하는 2025년에 무엇보다 주목을 해야 하는 이슈가 바로 중국 과학기술의 부상이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나 기술통제의 원인으로 주목했던 것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나 중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었다면, 이제 중국은 원천기술의 측면에서도 약진에 약진을 거듭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R&D 투자와 과학기술 예산의 확대 측면에서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수준이다. 중국의 2023년 R&D 투자 총액은 3조 3,357억 1,000만 위안(약 640조 7,231억 원)으로 전년대비 8.4% 증가했다. 이 중 기초연구 투자액은 2,259억 1,000만 위안(약 43조 3,927억 원)으로 전체 R&D 지출의 6.77%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R&D 투입집중도는 2.65%로 OECD 국가 평균인 2.73%에 근접하며, 전년 대비 0.09%p 상승하여 세계 12위에 올랐고 2024년 과학기술 예산도 전년 대비 10% 증가한 3,708억 위안(약 71조 2,232억 원)으로 R&D 투자가 더욱 강화된 상황이다.1)


둘째, 과학기술역량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인 논문 점유율과 학술적 영향력 강화 측면에서도 중국은 미국을 추월했거나 혹은 거의 접근하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022년 중국 연구자들이 발표한 논문 수는 약 83만 편으로, 전 세계 총 논문의 약 15%를 차지했고, 세계 3대 저널 중 하나인 「네이처」의 ‘2022년 자연과학 분야 저널 국가별 점유율’에서 중국은 2021년 대비 21% 이상 급상승하며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 분석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중국은 고인용 상위 10% 논문 점유율 29%, 상위 1% 논문 점유율 32%로 모두 미국을 추월한 상황이다. 중국은 이제 과학기술 영역에서 학술적 위상과 영향력이 대폭 상향된 상황이다.2)


한편 중국의 과학기술 기관들도 글로벌 수준의 연구 역량을 확보하며 국제 학술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4년 Nature Index Research Leaders에서 자연과학 및 의학 분야 고품질 논문 발표 기준 상위 10위권 내에 중국과학원(CAS), 중국과학기술대학 등 7개 중국 기관이 포함되었다. 


중국은 R&D와 학술적 성과를 통해 과학기술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과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야별 과학기술의 성과를 살펴보아도 중국의 약진은 돋보인다. 

예를 들어 우주항공분야의 경우, 2023년에 텐궁 우주정거장을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달 및 화성 등 심우주 탐사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하였다. 2023년 중국 정부의 우주 분야 공식 투자 규모는 140억 달러(약 19.8조 원)로 미국 정부의 우주 지출의 약 1/5 수준을 기록했는데,3) 특히 정부의 민간기업 우주산업 참여 장려 정책에 힘입어 2023년 한 해 동안 상업용 우주 분야에 60억 위안(약 1조 1천억 원)의 민간 자본이 투입되었고 22,769개의 상업용 항공우주 관련 기업이 신설되었으며, 민간기업이 전체 항공우주 기업 중 82.4%를 포진하고 있다.4) 연간 70회에 가까운 로켓 발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우주 발사 능력을 수준을 만천하에 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5) 중국 정부도 상업용 우주 비행이 2024년 국가의 '신성장 동력'으로 지정했고, 중국판 스타링크 구축을 위해 1만 3000여개의 통신위성 발사와 2030년 이전에 두 명의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것을 정책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6) 

바이오 및 생명과학분야에서의 약진도 돋보인다. 2022년도 중국의 생명과학 분야 논문 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225,258편)이며,7) 특허 등록 건수는 2019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39,997건)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11~2022년 기간동안 중국 생명과학 논문의 게재 건수의 연간 증가율은 13.54%로 타 국가 대비 월등히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8)


2022년도 중국 내 생명과학 논문 수 상위 10위권 연구기관은 중국과학원, 상하이교통대학, 저장대학, 중국의학과학원(베이징세허의학원), 푸단대학, 중산대학, 수도의과대학, 쓰촨대학, 베이징대학 순이다. 특허는 주로 범용기술인 효소 및 미생물 검사방법의 비중이 22%를 차지하여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는 돌연변이·유전자공학(DNA, RNA 등)과 미생물 분야 비중이 각각 16%를 차지하고 있다.9) 

그리고 산업의 디지털전환과 융합의 관점에서 최근 주목받는 AI는 비록 미국이 종합적으로 앞서지만 중국도 맹추격하며 혁신의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정보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글로벌 AI 혁신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74.71점)은 인공지능 인프라, 혁신자원·환경, 연구개발, 산업·응용, 국제협력 등 5대 기준에서 큰 격차로 1위를 차지했지만, 중국도 4년 연속 2위(52.69점)를 유지하고 있다.10)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가 올해 4월 발표된 ‘인공지능 지수(AIINDEX) 2024’ 보고서에서는 ′23년 AI 민간 부문 투자액 순위는 미국이 672억 2000만 달러(약 93조 7000억 원)로 1위, 중국이 77억 6000만 달러(약 10조 8000억 원)로 2위를 추격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11) 한편 미국 정보혁신재단(ITIF)은 ‘중국은 AI 분야에서 얼마나 혁신적인가’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여 중국이 이미 AI 연구 분야에서 양적으로는 미국을 앞섰다고 평가하기도 했는데, 이 보고서에 의하면 2023년에 중국과학원과 칭화대가 스탠퍼드대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제치고 세계 1, 2위를 차지했고, 중국의 세계급 학술지 논문 건수는 ′18년 817편에서 ′22년 5,505편으로 늘어나며 세계 1위를 차지하고 논문 저자 수도 ′18년 328명에서 ′22년 1,674명으로 폭등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이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 약진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시장점유율이나 신제품출시 등으로 측정하는 산업경쟁력과 달리, 과학기술의 혁신과 경쟁력은 특허와 해외 유명 저널에 등재하여 성과를 달성했어도, 자본의 회임기간이 길어서 자칫 시장에서 상업화로 연결되지 않으면 투자는 일종의 매몰 비용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어서 우수 인력의 지속적 배양과 투입, 그리고 연구개발 지원 정책의 장기적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고, 최근 중국의 과학기술에 대한 정책적 노력을 살펴본다면, 우선 중국은 세계 최대 R&D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고급 연구 인력 비중이 42.1%로 주요국 대비 낮아, 양적 성과를 넘어 질적 고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2022년 중국과기인재발전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의 R&D 인력(Full-Time Equivalent) 은 ′13년부터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급 이상 직함이나 박사 학위를 보유한 R&D 연구원(FTE 기준) 비중은 42.1%에 그쳐 한국(81.9%) 및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도 이 점을 인식하고 있어 고급 인재 육성에 정책의 초점을 두고 해마다 석박사급 이공계 졸업생 숫자를 늘리고 있다.12) 21년 기준으로 중국 이공계 대학교·석·박 졸업생 수는 총 250.9만 명으로, 연평균 3.4% 증가했고 이 중 박사 졸업생은 5.7만 명으로 연평균 6.3%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박사 후 연구자는 총 28만 명이 배출되었으며, 이 중 150명이 중국과학원·공학원 원사로 선정되며 장려하고 있다.

한편 흥미로운 정책으로는 기초과학기술의 연구에서 연구자의 청년 인재의 비중과 역할을 확대, 즉 연구개발인력의 연경화(年轻化, Rejuvenation)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는 R&D 인력을 대상으로 청년과학기금, 우수신진과학기금 등 프로젝트를 통해 자금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데 ′20년~′22년까지 총 74,765건의 인재 프로젝트를 시행했으며, 총 투자액은 319.74억 위안에 달하고 있다. 또한 중국 국무원은 주요 프로젝트 리더 및 핵심 멤버 중 40세 이하 비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중앙정부는 35세 이하 연구자를 대상으로 기초연구 기금을 우선 배분하고, 일부 대학과 연구기관에서는 35세 이하 연구자가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연구비를 연간 예산의 50% 이상으로 확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결과로 ‘중국과기인재보고(2022)’에 따르면, 국가 과학기술 중점 R&D 계획 참여 인력 중 45세 이하 연구자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전환되고 있다.13)

연구개발 지원정책의 규모 면에서 중국은 R&D와 과학기술 예산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기초연구와 GDP 대비 투자 비중에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중국이 달성한 과학기술분야의 성과는 바로 이러한 정책적 노력 하에서 이룩한 것인데, 이러한 성과 창출이 지속되려면 중국 정부가 주창하는 고급 인재 육성, 연구개발 인력의 연령 구조 혁신, 지원정책이 일관성있게 추진되어 그간의 양적 성과가 질적 고도화로 전환되는 혁신적 양질전환이 향후 과학기술 정책의 목표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수많은 보고서에서 2025년은 무엇보다 트럼프 2.0 행정부의 등장으로 글로벌 기술생태계가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중국은 바로 이러한 외적 환경에서 과학기술 혁신을 지속해야 하는 것이고, 그 약진의 결과는 향후 세계 과학기술 패러다임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여 매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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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OSTEC 정책동향(2024.12.06.), 중국 과학기술 경쟁력 현황
2) 2023 Springernature, Global Research Pulse : China
3) KOSTEC 정책동향(2024.12.06.), 중국 우주항공 발전현황
4) 연합뉴스 (2024.4 15), "中, 작년 상업용 우주 분야 1조 투입…우선순위는 재사용 로켓"
5) NSF (2023.12.27) China’s 2023: closing out a busy year amidst preparations for lunar missions
6) 산경투데이 (2024.3.16.), 중국 민간 우주항공, 2025년 2조 8천억 위안 돌파 예상
7) Nature (2023,6.15), Nature Index Annual Tables 2023: China tops natural-science table
8) Nature (2023,6.15), Nature Index Annual Tables 2023: China tops natural-science table
9) Nature Index (2023.7.7) Nature Index Annual Tables 2023: Fastest risers
10) 한경 (2024.7.7.) "美中 AI 역량, 韓日 등 '2위 그룹'과 격차↑…中 논문 美 추월"
11) KOSTEC 정책동향(2024.12.06.), 중국 인공지능 발전현황
12) KOSTEC 정책동향(2024.12.06.), 중국 연구개발(R&D) 인력환황
13) 신화망 (2023년 12월 17일), 中 R&D 인력 규모, 세계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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