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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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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서구권]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美中 신경전

CSF 2025-01-17

☐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파나마 운하 관련 발언으로 미중 갈등이 계속 심화되고 있음.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전략적 가치가 높은 파나마 운하를 둘러싸고, 미국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으며 중국은 실용적 접근을 통해 입지를 강화하고 있음. 파나마는 양국 사이에서 운하의 중립성과 자주권을 강조하며 균형외교를 추구하고 있음.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운하 운영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미중 양국의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임.

◦ 美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파나마 운하 관련 발언과 그 배경
-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당선인은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으며, 파나마가 미국 선박에 과도한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비판함. 또한 미국 선박에 대한 통행료를 인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운하의 미국 반환을 요구하고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발언하며 긴장을 고조시킴.
- 이에 대해 호세 라울 물리노(José Raúl Mulino) 파나마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의 모든 영토는 파나마의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통행료는 "변덕스럽게 책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조건, 국제 경쟁,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 등을 고려하여 파나마운하청의 공개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고 설명함.
- 프랑스의 건설 시도 실패 후 1904년부터 1914년까지 미국이 건설한 파나마 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핵심 해상로로, 매년 전 세계 무역량의 2.5%가 통과하고 있음. 1977년 토리호스-카터 조약(Torrijos-Carter Treaties) 체결로 1999년 파나마에 반환되었으며, 현재 파나마운하청이 관리·운영을 담당하고 있음.
- 2023년부터 엘니뇨(El Niño) 현상과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으로 파나마 운하의 핵심 수자원인 가툰(Gatún) 호수의 수위가 역사적 최저치를 기록함. 이로 인해 파나마 정부는 선박 통행량을 제한하고 통행료를 인상했으며, 담수 확보를 위해 16억 달러(약 2조 3,305억 원) 규모의 인디오(Indio) 강 댐 건설 프로젝트를 제안한 상태임.
- 트럼프의 파나마 운하 통제권 주장은 여러 배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됨.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오랫동안 1977년의 운하 반환 협정을 반대해왔는데, 이는 "우리가 돈을 지불하고 건설했다"는 레이건의 발언에서도 드러남. 최근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운하 통행량 제한과 요금 인상이 최대 이용국인 미국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 또한 홍콩 기업 CK 허치슨(CK Hutchison)이 운하 입구의 두 항구를 관리하는 등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안보적 우려도 트럼프의 강경 발언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음.

◦ 중국의 파나마 운하 영향력 확대와 이에 대한 미국의 견제
- 현재 미국이 운하의 최대 이용국이며 중국이 두 번째로 큰 이용국임. 2017년 파나마가 타이완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이후, 중국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elt and Road Initiative)를 통해 파나마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
- 홍콩 기업 CK 허치슨이 운하 입구의 두 항구를 관리하면서 모든 통과 선박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메리카 프로그램 국장 라이언 C. 버그(Ryan C. Berg)는 중국이 해운과 해상 운영을 통해 외국 정보를 수집하고 첩보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고 경고함.
- 중국은 파나마를 넘어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음. 특히 페루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여 리마(Lima) 북부 40마일 지점에 자국 자본으로 신규 항구를 개장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음. 이러한 투자 확대에 힘입어 중국은 현재 남미 최대 교역국이자 라틴아메리카 전체에서는 미국에 이은 2위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함. 중국은 자국을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대안으로 내세우며, 개발도상국들의 필요에 더 부합하는 개발도상국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음.
- 현재 한 미국 외교 관계자는 "미국이 일반적으로 라틴아메리카를 소홀히 하고, 특히 파나마의 필요를 간과하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고 지적함. 한편 현지 조사에 따르면 파나마와 미국의 관계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파나마 언론인들은 자국민들을 '그링게로스(gringueros)'라고 부르며 미국인들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고 설명함. 다만 일부 젊은층과 좌파 성향 그룹에서는 여전히 반미 감정이 존재하고 있으나,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미국이 장악했던 시기나 1989년 미국의 파나마 침공을 기억하는 파나마인들이 점차 줄어들면서 이러한 정서도 약화되고 있는 추세임.
- 그러나 윌슨센터(Wilson Center) 라틴아메리카 프로그램 디렉터 벤자민 게단(Benjamin Gedan)은 “만약 미국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블라디미르 푸틴처럼 행동하기를 원한다면 파나마를 침공하여 운하를 회수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정당한 행위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며 미국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운하의 불안정성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함.

◦ 중국, 트럼프 발언에 맞대응 자제하며 ‘파나마 주권 존중’ 표명
- 중국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 파나마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워싱턴에 맞서 파나마를 이용할 의도가 없다고 밝힘. 특히 파나마 운하를 영구적 중립 국제 수로로 존중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음.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마오닝(Mao Ning)은 "중국은 파나마 운하에 대한 파나마의 주권을 항상 존중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으며, 이는 미국의 우려를 의식한 듯한 모습으로 해석됨.
- 중국 칭화대학교(Tsinghua University) 국제안보전략센터 선임연구원 저우보(Zhou Bo) 전 대령은 파나마 내 중국군 주둔에 대한 트럼프의 최근 발언이 '베이징의 구체적 답변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터무니없다'고 평가함. 그는 '중국은 전 세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중국의 해외 투자는 순수한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른 것임을 시사함.
- 파나마는 미중 양국 사이에서 실용적인 균형외교를 추구하고 있음. 2018년 현지 조사에 따르면, 파나마 정부 관계자들은 주요 강대국들이 파나마와의 거래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며, 미국과 중국 모두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남.
- 한편, 파나마는 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화교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1800년대에 이주한 중국인들의 후손임. 이러한 인구학적 특성으로 인해 일부 전문가들은 파나마 내 중국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하기도 함.



[참고 자료]
1. What China Wants in Panama: More Trade, Projects and Influence, 2025.01.15.
https://www.nytimes.com/2025/01/15/world/asia/china-panama-explained.html
2. Trump, China, and the Truth about the Panama Canal, 2025.01.16.
https://thediplomat.com/2025/01/trump-china-and-the-truth-about-the-panama-canal/
3. Why Does Trump Want the Panama Canal? Here’s What to Know., 2025.01.08.
https://www.nytimes.com/2025/01/08/world/americas/trump-panama-canal.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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