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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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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AI發 미중대립의 후폭풍과 우리경제

이치훈 소속/직책 : 국제금융센터 2025-03-12

오픈AI와 카카오 협력, 딥시크 충격의 여진

금년 2월 오픈AI 샘 알트만 대표는 한국을 방문해 카카오 정신아 대표와 전략적 제휴 협력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향후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AI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한 기술 협력과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다소 느닷없어 보이는 이번 방문과 전략적 협력은 딥시크의 출시로 인한 오픈AI의 급박한 심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여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든다. 참고로 금년 1월 20일 딥시크(Deepseek-R1, 이하 R1) 출시 이후 미국의 대표 기술주인 엔비디아의 주가는 급락한 후 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R1가 개발 소요 비용, 시간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크게 우월한 동시에 성능도 뒤쳐지지 않는 등 뛰어난 가성비를 보유하고 있고 소스도 오픈하면서 AI 산업 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림1>. 


향후 딥시크發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노골화가 불가피

딥시크 사태로 인해 기존 미중 AI 경쟁 구조가 더욱 공고해지고 첨단 기술 대립도 한층 더 격화되면서 양자컴퓨터 등 여러 차세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미국의 중국 경계감이 딥시크 사태로 인해 더욱 커지면서 첨단규제 범위를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 인력, 투자 등 다방면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미국 내에서는 딥시크 출시를 스푸트니크 모먼트1)로 비교하면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얼마전 오픈AI가 딥시크의 자사 모델 무단 도용을 주장하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듯이 미국 하원 특별위원회가 對중국 AI 수출 통제 강화를 촉구하였으며 연방수사국(FBI)도 딥시크의 반도체 확보 경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였다. 
한편 중국도 기술 개발에 국가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 개발에 있어 중국 정부가『先발전 後규제』의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하면서 지원자이자 선수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AI 기술을 기존산업에 융합하는 등의 종합 지원책인 ‘AI 플러스’를 정부 업무보고에 도입하고 국가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국정부는 향후 6년간 약 2,000조원을 투자할 유도할 계획인데 이는 연간 투자가 333조원으로 미국의 약 2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AI 등 첨단산업 부문에서도 중국發 과잉생산을 재현되고 미중간 기술격차도 대폭 축소되거나 우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그림2>. 참고로 딥시크가 소스를 공개한 것도 글로벌 AI 표준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포석인 측면이 있다. 

미중 AI 기술 대립이 시장 발전과 기술 장벽의 양면적 영향을 미칠 전망

먼저 AI 산업 및 파생 시장의 확대이다. 최근 들어 기술진보가 효율성을 높여 전체 수요와 시장 크기를 늘린다는 ‘제본스의 역설 이론’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미국 경쟁사의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오픈AI는 딥시크에 대응하여, 가성비를 높여 설계한 최신 모델인 o3-mini 모델을 발표하였다. 일론 머스크도 최근 자신의 인공지능(AI) 기업인 xAI를 통해 최신 AI 챗봇 모델인 '그록(Grok)3'을 공개하였다. 아울러 미국은 딥시크 충격 이후 AI 분야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한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발표하였고 향후 4년간 최대 5,000억 달러(약 720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중국도 이에 질세라 딥시크 R1 출시 이후 알리바바 등 여타 기업에서 큐원 2.5-맥스, 문샷 AI 등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미중간 AI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 경쟁이 춘추전국시대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치열해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제 AI 기술은 현재의 생성형 단계를 넘어서 차세대 핵심기술인 인간의 개입없이 자율적인 의사 결정과 행동이 가능한 에이전틱·물리적 AI의 단계로 진화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그림3>. 따라서 수조달러의 투자금에 비해 일반 사용자의 체감 효용이 크게 떨어진다는 AI 거품론에 대한 지적이 1~2년내에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같은 미중 기술 경쟁 효과 이면의 부작용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기술 장벽이다. 미중이 AI 산업을 주도하고 여타 국가가 큰 격차를 두고 추격하는 상황에서 이원적 기술 표준과 장벽이 형성되고 이는 글로벌 경제의 효율성 저하와 막대한 비용을 야기할 수 있다. IMF는 G2간 기술 국수주의 강화에 따른 자급 자족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GDP 5%에 이르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 생산성 위축 등 부작용을 유발할 것으로 분석하였다. 도이치뱅크도 국가 간 상이한 표준에 따른 운영비용 증가 등이 연간 1조달러 이상에 달할 전망하였다. 

우리기업, AI 환경변화 대응이 필수이나 궁극적으로 기술력이 생존을 결정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오픈AI 샘 알트만 CEO의 국내 기업 방문과 협력관계 구축은 딥시크 출시로부터 파생된 새로운 기회요인이다. 우리기업의 전략적 가치가 미중 사이에서 부각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유리한 협력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AI를 마켓팅, 고객 서비스, 자율 주행, 로봇 공학 등 다방면에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아직까지 우리기업이 AI 개발에 있어 후발 주자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딥시크 오픈소스를 국내 AI 기술 개발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과거 등소평이 주장한 『흑묘백묘론』은 중국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첨단 기술이 기업 이익뿐만 아니라 생존에도 직결되는 문제임을 직시하고 기술개발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도 2019년에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국내에 도입된 『규제 샌드박스』개념을 뛰어 넘는 중국의 『先발전 後규제』정책을 적극 밴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 기술개발 뿐만 아니라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기업-정부간의 협력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시스템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AI 산업을 뒷받침하는 반도체의 경우,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중국에 앞서고 있으나 향후 경쟁력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국내 전문가 39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한국의 반도체 분야 기술 기초역량이 이미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수요의 약 60%를 차지하는 범용 반도체의 경우 2~3년내 중국이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경상수지와 외환 수급도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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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과거 소련이 미국에 앞서 자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았던 순간을 의미하며 미소 간 우주경쟁이 격화된 계기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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