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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AI 굴기: 지식재산 전략을 중심으로
김아린 소속/직책 : 한국지식재산연구원 / 연구원 202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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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제조 2025,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서막
최근 중국 기업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언어모델 ‘딥시크(DeepSeek)’는 출시와 함께 전 세계 AI 판도를 뒤흔들어놓았다.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통제에도 불구하고 빅테크 기업의 1/10 수준의 개발비용으로 챗GPT(ChatGPT)와 유사한 성능을 내는 중국산 AI는 등장과 함께 AI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그 성공비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렇듯 AI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였던 중국이 10년도 채 되지 않아 전통적 강자인 미국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하였으며, 기술혁신, 특허 확보와 관련하여서는 세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였다. 그 배경에는 AI 분야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중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있었다.
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중 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AI를 포함한 미래 핵심기술 분야에 대한 미중 양국간의 패권국 지위 쟁탈전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첨단기술 패권을 두고 시작된 양국의 힘겨루기는 ‘중국제조 2025’ 전략이 그 발간이 되었다. 2015년부터 중국은 제조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산업전략인 ‘중국제조 2025’를 천명하고 차세대 정보기술, 항공우주, 바이오 등 10대 핵심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핵심 기술과 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산업 보조금 등 막대한 지원 정책을 펼쳤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기, 중국제조 2025를 세계 장악 계획이라고 규정하고 관련 보조금이 불공정 경쟁을 유발한다며 중국을 대상으로 관세 인상, 수출규제 등으로 대응하였다.1)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상무부는 AI 등 분야의 중국기업 20여 개를 거래 제한 리스트에 포함하고 상품 및 기술 수출 시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였으며,2) 이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바로 다음 날, 총 5,0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였다.3) 이는 AI 분야에서의 패권국가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미국의 무역 대중국 무역 제재와 중국 견제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도 강경하게 대응하며 기술패권 전쟁의 2막이 올랐다.
핵심기술을 둘러싼 미중 갈등과 디커플링(decoupling) 추세는 미중 양국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산업 생태계와 기술 패러다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며, AI 기술이 그 중심에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미중 갈등의 영향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AI 분야의 핵심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야 하며, 지식재산권 선점 등을 통해 기술주권을 확보하고 기술안보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아래에서는 중국의 AI 전략 및 지원정책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의 대응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정부 주도의 Top down 정책을 통한 ‘AI 굴기’
2024년 3월 개최된 양회(两会)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 플러스 행동’이라는 국가전략이 발표되었다. 이번 양회를 통해 중국은 AI 산업 육성을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표명하였다.4)
‘인공지능 플러스’는 정부 정책 지원과 예산 투입을 통해 AI 기술과 다른 산업 분야와의 융합(플러스)을 추진함으로써 첨단기술 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국은 이미 2015년부터 ‘인터넷 플러스’ 전략을 통해 인터넷과 산업 분야의 융합을 통한 산업 전환을 추진한바 있으며, 이번에 발표한 인공지능 플러스 행동은 미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된 시점에서 AI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계산으로 보인다.
그간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정책을 발표한 이래로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차세대 인공지능 산업 발전 촉진 3개년 행동계획’ 등 AI 관련 정책을 차례로 발표하며 AI 기술혁신과 산업발전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왔다.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은 AI 분야에서는 중국 최초의 국가 차원의 중장기 계획으로서 AI 분야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단계별 목표를 제시하였으며, 특히 AI 분야 혁신성과의 지식재산권화를 촉진하여 AI 분야의 핵심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담고 있다. ‘인공지능 플러스 행동 전략’ 발표 이후, 수립된 베이징시 정부의 ‘베이징시 인공지능 플러스 행동계획(2024~2025년)’은 AI 기업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제도 개선 등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었다.
이렇듯 중앙 및 지방 정부의 AI 로드맵에 따라 대규모 재정 지원이 추진되고 있다. 재정 지원은 기금(펀드) 조성, 보조금 지원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AI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 벤처 캐피탈(VC) 펀드를 통해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중국 내 초기 인공지능 기업이 급격한 성장을 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NBER)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 정부의 VC 펀드는 2만 건 이상의 거래를 통해 9,623개의 AI 기업에 총 1,840억 달러를 투자하였다. 또한 지방 정부는 AI 산업 육성방안의 일환으로 데이터 접근 및 활용, 반도체 등 분야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베이징시 정부는 지역 내 반도체 산업을 활성화하고 해외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국 국내에서 생산된 AI 칩을 구매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상하이시 등 16개 지방 정부 또한 기업에 데이터 센터 이용을 위한 바우처를 지급함으로써 데이터 활용 및 분석을 통한 AI 기술 고도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5)
최근 들어 중국은 정부 재정 투입 확대와 민간 자본 유도 등을 통해 더욱 공격적인 AI 분야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1월, 국영펀드인 궈지 인베스트먼트는 중국 집적회로 산업 투자 펀드(CICF)와 합작으로 국가 AI 산업 투자 기금을 설립하였으며,6) 중국은행은 향후 5년간 AI 산업계에 1조 위안 이상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하였다.7)
중국의 AI 특허 확보와 핵심기술 선점 전략
중국은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2017년)을 통해 AI 혁신성과의 ‘지식재산권화’를 촉진할 것을 천명한 이래로 AI 분야의 핵심기술과 특허 선점을 위해 특허제도 개선, 금융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새로운 시대의 반도체산업 및 소프트웨어산업의 고품질 발전 촉진 정책’을 발표하여 기업의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분야의 지식재산권 등록을 지원하고 지방정부 주도 하에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상으로 지식재산권 담보대출, 지식재산권 보험 등 IP 금융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8)
첨단기술의 신속한 권리 확보를 위한 제도적 지원방안도 마련되었다. 중국 국가지식산권국(CNIPA)은 2017년부터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한 차세대 정보기술 분야의 특허 출원에 우선심사제도를 도입하여 해당 분야에서의 신속한 특허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9) 2024년 12월에는 ‘인공지능 관련 특허 출원 지침(의견수렴안)’을 공개하여 AI 분야의 특허출원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킴으로써 관련 특허출원의 품질을 제고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노력을 뒷받침하듯 중국은 AI 분야 특허 출원에 있어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며 전 세계 AI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은 생성형 AI 관련 특허 출원건수 38,210건으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2위인 미국(6,276건)의 약 6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뒤이어 한국이 4,155건, 일본 3,409건, 인도 1,350건, 영국 714건, 독일이 708건을 기록하였다. 특허 출원건수 상위 10개 기업 중, 중국은 텐센트(腾讯), 중국핑안(中国平安), 바이두(百度), 중국과학원(中国科学院), 알리바바그룹(阿里巴巴集团), 바이트댄스(字节跳动)의 6개 기업으로 최다를 기록하였으며, 미국 기업은 IBM, 알파벳(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3개 기업, 한국은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순위권에 포함되었다.10)
중국은 전 세계 생성형 AI 특허 점유율에서도 74%로 1위를 기록하였는데 불과 10년 사이에 기존 강자인 미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미국이 전 세계 생성형 AI 특허의 65%를 차지할 때 중국은 7%의 점유율에 불과하였으나 지난 10년 새 중국은 10배 이상 급증한 반면, 미국은 15% 규모로 급락하였다.11)
이는 중국이 지난 10여 년간 추진해온 AI 관련 국가전략과 정책들이 AI 산업 발전과 혁신성장을 효과적으로 견인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식재산, 기술안보와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열쇠
미국과 중국은 전 세계 첨단기술 분야의 키 플레이어(key player)이자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대상국으로서 미중 패권경쟁의 장기화는 산업계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AI 기술은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여겨지고 있으며, 국가안보와 직결된 기술로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AI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지식재산권 확보를 통해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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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한국경제, “트럼프 "중국이 세계 장악 원한다"…'중국제조 2025' 정조준 [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 2019.5.20. <https://www.hankyung.com/article/201905204095i>
2) 연합뉴스, “미국, 중국 AI 업체 등 무더기 제재…첨단 반도체 추가 규제”, 2025.1.16. <https://www.yna.co.kr/view/AKR20250116096400083>
3) 동아일보, “트럼프, AI패권 선언… 735조원 인프라 프로젝트 발표”, 2025.1.23.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50123/130917368/2>
4) 中国政府网, “政府工作报告”, 2014.3.12.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403/content_6939153.htm>
5) Information Technology and Innovation Foundation, “How Innovative Is China in AI?”, 2024.8.26. <https://itif.org/publications/2024/08/26/how-innovative-is-china-in-ai/>
6) 조선일보, “中, 美 제재 대항해 AI 투자 기금 조성”, 2025.1.22.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5/01/22/HN4H2PI3FBBR5OAO4SZBZJ7TPE/>
7) 조선일보, “'양회' 앞두고… 中 테크 기업들, 대규모 AI 투자 잇따라”, 2025.3.4.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5/03/04/KSFANIOX5RANJFKCZKBCDAC5CQ/>
8) 기계신문, “중국 반도체 기업, 정부 지원 힘입어 특허출원·반도체 배치설계권 등록건수 지속 증가”, 2020.8.29. <https://www.mt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9077>
9) 중국 국가지식산권국 홈페이지 <https://www.cnipa.gov.cn/art/2020/6/5/art_1557_99790.html>
10) WIPO,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Patent Landscape Report, 2024. 3.
11) 매일경제, “中 AI 굴기…생성형 분야 특허 점유율 74%”, 2025.2.9. <https://www.mk.co.kr/news/it/11236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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