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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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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계에 대한 미디어 감성 변화와 외부효과로서 한국 무역에 대한 영향력

김진형, 김원성 소속/직책 : 한국외국어대학교 HK+국가전략사업단 연구교수 2025-04-17

자료인용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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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과 2023년 중국 발 요소수 사태는 직접적인 국가관계가 유인이 아닌 타국가관계로 인해 영향을 받는 경제적 외부효과1)의 사례이다. 전자의 경우 중국과 호주와의 무역 전쟁, 후자는 인도의 중국산 요소 대량 구매 요인에 따라 한국내 요소수 수급 불안정이 발생한 경우다. 이러한 무역과 관련된 경제적 외부효과는 공급망과 같은 연계성에 따라 발생한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미디어에서 표출되는 국가간 관계에 대한 이미지(media sentiment, 미디어 감성)가 지경·지정학적으로 연계된 제3자 국가의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보고되었다(Kim & Kim, 2025). 이에 본고는 한국 경제의 지경·지정학적으로 유효한 변수 국가로 미국과 중국 관계에 초점을 맞춰, 미·중 관계에 대한 미디어 감성 변화가 어떠한 한국 무역구조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경제적 외부효과의 유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미디어 감성 지수를 측정하고 어떠한 무역구조에 영향을 주는지, 그에 따른 한국 경제안보에 대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해 본다. 


미디어 분석 프레임

먼저, 주요 영문뉴스 34,001건2)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의 영문 뉴스 기사를 수집했으며, 미·중 관계(19,171건), 한·중 관계(8,548건), 한·미 관계(6,282건)에 관한 기사들이 포함되었다. 뉴욕, 방콕, 서울, 베이징 등에서 발행된 신문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텍스트 정제(refining) 과정은 주요 키워드 추출과 빈도 분석을 포함하며, 'Taiwan', 'War', 'Military', 'Tensions' 등 수집기간동안 부각된 부정적 편향 단어3)를 식별했다. 정치뉴스 감성지수 도출을 위해 자연어 처리(NLP)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했으며, FinBERT-FOMC 모델4)을 통한 감성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2023년 8월 낸시 팰로시 연방하원장의 대만 방문으로 월간 미·중 미디어 감성이 최저점을 기록했지만, 한·미 미디어 감성은 반응이 미미했던 반면, 한·중 감성은 악화되었다(그림 1 참조). 이는 동일한 국제적 사건에 대해 양자 관계별로 미디어 반응이 차별화됨을 의미하며,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미·중 갈등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더 민감하게 작용함을 보여준다.

한·중·미 국가간 감성 지수의 패턴은 세 가지 특징을 갖는 것으로 식별되었다. 첫째, 미디어 보도는 주로 부정적 뉴스에 초점을 맞추며 불안정한 인식을 증폭시킨다. 둘째, 전반적으로 유사한 트렌드를 보이지만, 미·중 관계는 한·중, 한·미 관계와는 다른 패턴을 보인다. 셋째,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감성지수가 유사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중국과 부정적인(불편한) 감성이 증가하면 미국과도 부정적인 감성이 증가한다. 이는 한국이 미·중 갈등 속에서 양측과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행동이 반영되거나, 외교적 스트레스가 미디어속에서 표출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부정감성의 영향력

뉴스와 같은 비정형데이터는 아직까지 표준화된 정제법이 존재하지 않고 결과의 신빙성은 논쟁의 여지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럼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시의성을 고려한 차선의 정보가 필요하다는데 있다. 그림 2는 2023년 한중 뉴스 11,598건을 별도 분석하고 시각화한 것으로, 해당 기간동안 발생한 주요이슈에 감성지수가 어떻게 반응하지는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1월 한국방역당국의 입국자 유전자 증폭(PCR)검사를 의무화하면서 부정적인 지수(-0.4)를 나타냈다. 3월에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이 행해지면서 연내 최저 뉴스감성지수(-0.5)을 보였다. 이후 중국 시진핑 주석 방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10월경 중립(0.0)적 지수를 넘어서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미디어에서 관찰되었다. 물론 연말 군사훈련으로 다시 감소되었지만, 미디어의 실시간 감성지수가 외교·안보 현안에 민감하게 반응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여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뉴스 데이터 기반의 감성분석은 전통적인 여론조사가 포착하기 어려운 미묘한 여론 변화를 신속하게 감지하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한·중 관계와 같이 복잡한 국제관계에서는 이러한 데이터 기반 접근법이 보다 시의성을 갖춘 다층적인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물론, 해당 지수가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관별로 지수개발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을 통해, 일정 기준에 맞춘 자체 내부적인 경고시스템으로서 보완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공한다. 저비용의 자동화된 보조지표로서 활용하는 데 소극적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향후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정교한, 문맥을 고려한 감성분석이 가능해 진다면, 국제관계 분석에 있어 중요한 의사결정 지원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 감성과 경제구조의 연계성

측정된 미디어 감성지수는 경상수지(Balance of Payment)5)와 연관성을 갖는다. 이는 미디어 상에서의 인식변화가 타국가의 상품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Nagashima(1970)의 무역결정요소 모형에서 제시한 '국가 이미지가 소비자의 구매 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과 일치한다. 

Kim and Kim (2025) 분석에 따르면, 한국 경상수지는 한·미, 한·중 관계보다 미·중 관계의 미디어 감성과 더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특히 수출 부문이 미·중 관계 감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서비스 부문의 세부 영향 분석에서는 운송수지, 금융서비스수지,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수지, 지식재산권수지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특히, 서비스 부문에서 나타난 차별화된 영향력은 각 서비스 영역이 국제 관계 변화에 대해 서로 다른 민감도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실증적 결과는 국제관계학의 이론적 맥락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이는 대국의 리더십이 국제협력을 촉진하는 반면, 작은 국가들도 다자간 협정을 통해 이익을 발생시키고, 글로벌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Snidal, 1985)과 연계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국과 같은 소규모 경제국이 강대국 간 정치적 불안정 시기 해결 방식에 대한 전략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분석의 결과들은 미디어 감성을 관찰함으로써 경제적 외부효과를 정량적으로 감지하고, 경제적으로 시장에 작용하는 행태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안정적인 미디어 감성은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강화하여 서비스수지의 개선으로 이어지고, 최종적으로 경상수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불안정한 감성은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경제적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디어를 통한 미래 전략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미디어의 영향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점점 더 빠르게 변하는 현실과 시의성 있는 의사결정은 미래 시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본고가 제시한 형태의 미디어 분석 프레임은 앞으로의 미래 전략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미디어 감성 지수를 경제구조와 연계한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미·중 관계의 미디어 감성이 한국 경상수지, 특히 수출과 특정 서비스 부문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는 미디어 감성 지수가 기존의 사후적(ex-post) 경제 지표를 보완하는 사전적(ex-ante) 지표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책 결정자들은 일별, 주별로 집계되는 미디어 감성 지수를 모니터링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변동을 예측하고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서비스 부문별 맞춤형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송수지는 한·미 관계 감성에, 지식재산권수지는 한·중 관계 감성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반응했다. 이는 정부가 서비스 산업 정책을 수립할 때 각 부문의 특성과 국제 관계 민감도를 고려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운송 서비스 부문에서는 한·미 관계 악화 시 대체 시장 확보나 리스크 분산 전략을, 지식재산권 부문에서는 한·중 관계 관리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미·중 갈등의 외부효과 완화를 위한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 경제, 특히 경상수지가 미·중 관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은 두 강대국 간 갈등이 한국 경제에 상당한 외부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는 무역 및 투자 다변화를 통해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고, 지역 및 다자간 협력 체제를 강화함으로써 강대국 정치의 부정적 영향을 완충할 수 있는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서비스 부문에서 아세안, 인도, EU 등으로의 시장 다변화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충격을 분산시키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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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외부성(externality)’이라고도 하며 직접적 행위 주체가 아닌 제3자에게 의도치 않은 편익/비용을 발생시킴에도 보상/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함(KDI 경제교육 정보센터).
2) 텍스트자료 수집처: ProQuest Central News Database.
3) 뉴스감성분석을 수행함에 있어, 신조어, 부정 편향성 등 분석영역에 맞는 특성 있는 단어를 적절하게 추출하는 것이 중요함.
4) 해당 모델은 기본 BERT 모델을 경제 뉴스 데이터로 학습한 FinBERT를 기반으로 하며, 이를 다시 한번 FOMC 의사록의 복잡한 경제 텍스트를 분석하는 데 적합하도록 조정한 언어 모델임(Gössi et al., 2023).
5) 한 국가의 대외 경제활동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상품수지(BP), 서비스수지(BS)로 구성됨.

[참고문헌]
김원성, & 김진형. (2024). “자연어처리 기반 온라인 텍스트 분석과 활용” 한국정치학회 하계국제학술대회 발표논문
Gössi, S., Chen, Z., Kim, W., Bermeitinger, B., & Handschuh, S. (2023, November). “Finbert-fomc: Fine-tuned FinBERT model with sentiment focus method for enhancing sentiment analysis of FOMC minutes” In Proceedings of the Fourth AC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I in Finance (pp. 357-364).
Kim, J., & Kim, W. (2024). “Advanced Natural Language Processing Analysis on Cross-Border Media Sentiment from China and South Korea” International Area Studies Review, 27(1), 43-56.
Kim, W., & Kim, J. (2025). “Measurement for Media Sensitive-Trade Nexus: Case for U.S.-China-South Korea Trilateral Relationship” International Area Studies Review, 28(1). 487-511.
Nagashima, A. (1970). “A comparison of Japanese and US attitudes toward foreign products” Journal of marketing, 34(1), 68-74.
Snidal, D. (1985). “The limits of hegemonic stability theory” International Organization, 39(4), 579–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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