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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의 우리나라에 대한 득실과 대응방안
구기보 소속/직책 :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 교수 202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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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 제기
미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공언해 온 관세를 폭탄처럼 퍼부었다. 트럼프 정부는 동맹국이든 경쟁국이든 구분 없이 엄청난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였다. 그 결과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대폭 하락한 반면,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상승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는 관세정책을 통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축소하고 자국내 제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관세는 품목별 관세뿐만 아니라 보편관세와 상호관세까지 다방면으로 부과하였다. 집권 초기 중국, 멕시코,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 집중적으로 부과하던 관세를 대부분의 교역국으로 확대하였다. 다행히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면서 한숨 돌렸지만,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면서 우리나라는 철강, 알루미늄은 물론 최대 대미 수출품인 자동차 수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 최고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정부 대표단이 미국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이 시점에서 트럼프 관세가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토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2. 2기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내용과 미중 무역분쟁
1) 트럼프 정부의 관세 내용
2기 트럼프 정부는 보편관세, 품목별 관세, 상호관세 등 입체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을 공언하면서 교역국을 위협하였다. 중국뿐만 아니라 동맹국에 대해서도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였다.
보편관세는 교역 상대국의 모든 수입품에 일정 비율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중국에 대해 20%,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 한국 등 국가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였다.
품목별 관세와 관련하여 트럼프 정부는 우선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였으며, 자동차에 대해서도 4월 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였다. 또한 반도체와 바이오 등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품목에 대해서도 추가로 관세 부과를 예고하였다.
트럼프 정부는 4월 2일 교역 상대국의 GDP 대비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고려하여 상호관세를 발표하였다. 우리나라에 대한 상호관세는 25%였으며, 이본 24%, 중국 34%, 베트남 46% 등 대부분 국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다행히 트럼프 정부는 90일 간의 유예기간을 두면서 개별국가와의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협상 중인데, 미국이 우리나라의 관세장벽 외에도 부가세,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 등 비관세장벽을 문제 삼고 있다.
2) 미중 무역분쟁
트럼프 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좀비 마약인 ‘펜타닐’ 통제와 관련하여 3월 4일 중국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하였으며, 4월 2일 상호관세 34%를 더하여 기존 관세에 54%의 관세를 추가하였다. 그 후 중국 정부가 이에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하자 트럼프 정부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최종 145%의 관세를 부과하였다. 중국 정부도 미국산 수입품에 추가적인 관세에 대응관세를 부과하여 최종 125%의 관세를 부과하였다. 더 나아가 미중 무역분쟁은 관세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제재, 희토류 등 광물 수출제한 등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결국 미중 간에 관세 협상을 통해 4월 14일부터 미국 정부는 90일간 잠정적으로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30%(보편관세 10% + 펜타닐 관세 20%)로 낮추었으며, 중국 정부도 미국에 대해 추가 관세를 10%로 조정하였다. 그 외에 중국 정부는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고 이중용도 물자(군용 및 민용) 물자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90일간 중단하였으며, 미국 정부는 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수입품에 대해 120%의 관세를 54%로 인하하였다(박세영, 2025, 문화일보). 그러나 중국 정부는 사마륨·가돌리늄·테르븀·디스프로슘·루테튬·스칸듐·이트륨 등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를 여전히 유지하였다(정성조, 2025, 연합뉴스).
3. 트럼프 관세의 우리나라에 대한 득실
트럼프 관세는 다방면에서 우리나라 기업에 상당한 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품목별 관세는 미국에 수출하는 경쟁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로컬 기업에 비해 우리나라에 불리하다. 보편관세를 포함한 상호관세는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된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미국 로컬 기업에 비해 우리나라에 불리한 것은 마찬가지다(구기보, 2025, 에너지경제)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 수출 쿼터가 없어지면서 현대제철은 금년 4월 대미 수출이 대폭 감소했고 미국에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GM과 자동차 제조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하는 등 미국의 관세 부과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관세 발표로 현대차 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2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였다. 국내 생산량을 줄이고 미국 생산을 늘리면서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감소와 일자리 감소는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한편 품목별 관세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데, 금년도 4월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9.6% 감소하였다(오지혜, 2025, 한국일보).
또한 해외에 투자한 우리나라 기업은 더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첫째,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보편관세를 부과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둘째,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가 145%를 유지하는 동안, 우리나라 기업 중 중국에 진출하여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은 미국 수출을 거의 포기해야 할 수준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셋째, 베트남, 캄보디아 등 우리나라 기업이 진출했거나 투자를 확대한 국가들은 90일 상호관세 유예를 받았지만 40%대의 높은 추가 관세율을 부과받았다.
다음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중간재(소재, 부품 등)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고 우리나라의 대중국 주요 수출품은 중간재인데, 중국의 수출이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기업은 미국을 제외한 제3시장과 우리나라에서 중국산 제품과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게 되었다. 미국 수출이 막힌 중국산 제품이 밀어내기 수출로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 기업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동남아, 유럽 등 제3시장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구기보, 2025, 이데일리).
반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우리나라 기업이 어부지리를 볼 수 있는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인상한 바 있다. 중국산 전기차를 부과하면서 한국산 전기차가 미국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트럼프 정부에서는 중국 태양광 패널에 대해 3,521%의 폭탄 관세를 부과할 것을 예고하였다. 이를 계기로 한화큐셀이 미국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중국산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였다(신민철, 2025, 이데일리).
또한 미국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경쟁 관계에 있는 나라에 상대적으로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한 것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4. 우리나라의 대응방안
이런 엄중한 시점에 대통령, 총리, 경제부총리가 궐위 되어 리더십 부재라는 악조건 속에서 협상단이 미국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속히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하고 다른 일각에서는 차기 정부로 협상을 넘겨야 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진행한 협상 결과를 차기 정부로 인수인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적어도 상호관세 유예기간 종료일인 7월 8일 이전에 대부분 이슈에 대해 합의해야 하지만, 알래스카 LNG 투자나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 등 시간이 필요한 이슈는 장기적인 협상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미국과의 협상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것이다. 우리 협상단은 미국과 1차 협상에서 미국의 군함 보수 및 건조를 넘어 조선업 재건이라는 카드를 제시하였는데, 이는 미국에 매력적인 제안으로 인정받았다. 추가 협상에서는 우리나라의 대미 관세율이 낮은 점을 부각하고 상품무역에서는 한국이 흑자지만 서비스무역과 지식재산권에서 미국이 흑자라는 점을 부각해야 할 것이다. 비관세장벽과 관련해서는 양보할 수 있는 부분과 지켜야 할 부분을 신중하게 구분해야 할 것이다(구기보, 2025, 이데일리).
둘째, 중국이나 베트남, 멕시코, 캐나다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미국에 수출하던 한국계 기업은 투자국의 대미 협상 결과를 지켜보며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협상 결과가 긍정적인 경우에도 투자국의 내수시장이나 제3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국 정부가 미국과 관세분쟁에 대응하면서 희토류를 포함하여 여러 전략 광물 수출 통제를 강화하였다. 4월 14일 미중 잠정합의에도 불구하고 희토류 통제를 이어갈 뿐 아니라 불법수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였다. 중국으로부터 다양한 희토류나 소재, 광물을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제3의 공급처 확보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넷째, 미국 수출이 막힌 중국산 제품이 우리나라에 수출되어 시장을 교란하지 않도록 정부는 상계관세나 반덤핑 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전략 산업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해 왔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중국 관세가 대폭 상승하자 수출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렸다. 다행히 미중 잠정합의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한국을 경유한 우회 수출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
[참고문헌]
구기보. 2025. 트럼프 관세의 득실과 협상. 에너지경제. 4월 22일. https://m.ekn.kr/view.php?key=20250421022539072(검색일: 5월 23일)
구기보. 2025. 트럼프 관세에 대응하는 법. 이데일리. 5월 7일. https://v.daum.net/v/20250507050123796(검색일: 5월 23일)
김초희. 2025. 주요국 미국 상호 관세율 현황. 뉴스1. 4월 9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181979(검색일: 2025.5월 20일)
신민철. 2025. 中 태양광 업계, 트럼프 '3521% 폭탄 관세' 임박에 '생존 위기' . 글로벌이코노믹. 5월 20일. https://www.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25042718522728360c8c1c064d_1/article.html(검색일: 2025.5월 20일)
박세영. 2025. 中, 대미 관세 125→10% 조치 돌입…미국은 알·테·쉬에 관세율 120→54%. 문화일보. 5월 15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709571(검색일: 5월 23일)
오지혜. 2025. 트럼프 관세 폭탄 터졌다...자동차 미국 수출 20% 폭락. 한국일보. 5월 20일.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2011220001593?did=NA(검색일: 5월 23일)
정성조. 2025. 中 "미중 합의 따라 美기업들 제재 유예"…희토류 통제는 계속. 연합뉴스. 5월 15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389110(검색일: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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