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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완성차업계, ‘60일 결제 약속’...공급망 갑질 해소될까
유은영 소속/직책 : EC21R&C 연구원 2025-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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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협력업체 대금 지급기일이 평균 170일로 글로벌 기준의 3~8배에 달하는 심각한 구조적 불균형이 확인됨.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망 금융 플랫폼 남용과 극한의 가격 경쟁으로 협력업체에 대한 압박이 심화되는 가운데, 2025년 6월 17개 주요 완성차 업체가 집단적으로 '60일 결제조건' 약속을 발표함. 이는 정부 정책과 업계 자율 개선 의지가 결합된 전환점으로 평가되나 실제 이행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임.
◦ 중국 자동차 산업 공급망의 구조적 불균형 실태
-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대금 지급 기일이 글로벌 평균보다 지나치게 길어, 구조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됨. 주요 경제매체 조사 결과, 12개 대형 완성차 업체의 평균 외상매입금 회전기간은 170일로 나타났으며 이는 테슬라(Tesla) 90일, BMW 30~45일 대비 현저히 긴 수준임. 이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일반적 관행인 30~60일과 비교할 때 약 3~8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중국 자동차 산업만의 독특한 구조적 특징을 보여줌.
- 일부 전기차 전문업체의 경우 더욱 극단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음. 베이징자동차(BAIC, 北汽)의 전기차 자회사 BAIC블루파크(BAIC BluePark)는 248일, 샤오펑자동차(Xiaopeng Automotive)는 233일에 이르는 등 8개월을 초과하는 사례도 발견됨. 이러한 장기 지급기일은 협력업체의 자금 부담을 가중시키고 공급망 전체의 유동성 악화를 초래하며, 궁극적으로는 혁신 투자 여력을 제약하는 악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음.
- 미지급금 규모 측면에서도 심각한 불균형 구조가 확인됨. 조사 대상 12개 완성차 업체의 누적 외상매입금 규모는 약 1조 1,000억 위안(약 208조 원)을 넘어섰음. 외상매입금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0%를 초과하며, 일부 업체의 경우 5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됨. 상위 3개 업체는 BYD, 상하이자동차(上汽集团), 지리자동차(吉利控股)로 미지급금이 각각 2,440억 위안(약 46조 원), 2,411억 위안(약 45조 원), 1,824억 위안(약 34조 원)임.
- 완성차 업체들의 높은 부채비율이 공급망 압박의 구조적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음. 주요 전기차 업체들의 2024년 부채비율은 87% 수준에 달하며, 업계 평균인 66%를 크게 상회하고 있음. 이러한 높은 부채비율은 전기차 전환에 따른 대규모 투자 부담과 수익성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완성차 업체들이 협력업체에 대한 금융적 의존도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됨.
◦ 공급망 금융 플랫폼 남용과 극한의 가격인하 압박
- 완성차 업체가 협력업체에 가하는 압박이 단순한 단가 인하를 넘어 다층적이고 체계적인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음. 업계 조사에 따르면 협력업체들이 직면한 주요 압박 요인으로는 대금 지급 기일의 연장을 통한 현금흐름 압박, 연구개발·시험·금형 개발 등 본래 완성차 업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의 전가, 과도하게 낙관적인 물량 예측을 통한 협력업체의 선제적 투자 유도 등으로 나타남.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격 협상이 1년 단위로 진행되었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한 해에도 여러 번 협상을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고 증언함.
-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온라인 낙찰 시스템을 통한 극한 가격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 일부 완성차 업체는 협력업체들에게 5분 내 단계적 가격인하 입찰을 요구하는 등 비합리적 의사결정을 강요하고 있으며, 기술력보다 최저가 위주의 선정이 확산되고 있음. 이러한 방식은 기술 혁신을 저해하고 품질 경쟁력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음.
- 완성차 업체들이 구축한 자체 공급망 금융 플랫폼이 협력업체 압박의 핵심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음. 현재 대형 완성차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창청체인(长城链), 디체인(迪链), 바오샹(宝象) 등과 같은 공급업체 금융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음. 이러한 공급망 금융 플랫폼은 업·다운스트림 업체에 융자 대출을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수수료나 이자를 발생시켜 산업체인 간 결속을 강화하는 역할을 함. 그러나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이 플랫폼을 이용해 고의적으로 지급기일을 연장하고 있으며 재무비용을 산업체인 상의 협력업체나 딜러에게 전가하고 있음.
- 과열된 가격 경쟁이 공급망 전반의 수익 구조를 왜곡시키고 있음. 철강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10% 이상 인하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현재 자동차용 강판의 수익률은 거의 제로 수준임. 자동차용 부품 공급업체의 순이익률이 2015년 9%에서 2025년 1분기 3.8%로 급락했으며, 중소 협력업체들의 현금 보유량은 평균 3개월 운영 자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위험 수준에 도달함.
◦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60일 대금 결제’ 약속
- 2025년 6월 10~11일 이틀간 17개 주요 완성차 업체가 순차적으로 "협력업체 대금 지급기일 60일 이내" 약속을 발표한 것은 정부 차원의 정책 방향과 업계의 자발적 개선 의지가 맞아떨어진 중요한 변곡점으로 평가됨. 광저우자동차(广汽集团)의 선도적 발표 이후 국영 대기업부터 전기차 스타트업까지 주요 업체들이 신속히 동참하였으며, 공업신식화부(工信部)는 이를 "완성차-부품업체 협력 상생 발전 생태계 구축"의 중요한 조치로 평가함.
- 자본시장과 업계의 즉각적인 반응이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음. 자동차 부품 관련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으며,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60일 결제조건은 자금 조달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낮추고 현금흐름을 개선해 숨통을 트이게 한다"고 평가함. 이번 자동차 기업들의 집단 행동은 그동안 개별 업체 차원에서 해결되지 않던 공급망 불균형 문제를 업계 전체 차원에서 다루려는 의지를 보여줌.
- 60일 결제조건 약속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이행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수적임. 중국 금융감독당국은 2025년 6월부터 「중소기업 대금지급 보장조례」를 시행하여 공급망 금융 수단 남용을 통한 악의적 지급기일 연장을 중점적으로 단속하고 있음.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실제 이행 과정에서 프로젝트 검수, 승인 절차, 계약 분쟁 처리 등의 변수가 60일 이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주로 1차 협력업체(Tier 1)에 한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함.
- 지속가능한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기술혁신 중심 경쟁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함. 업계 전문가들은 시장 경쟁이 치열하더라도 품질과 안전 기준 준수, 기술혁신을 통한 차별화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함. 중장기적으로는 ‘제로섬 게임’ 구조에서 벗어나 ‘상생 협력’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는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자동차 산업 투자 유치 제한과 산업 과잉 문제 해결을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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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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