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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청년층, ‘라오수런’ 생활과 ‘가짜출근’ 서비스로 현실도피
안희정 소속/직책 : EC21R&C 연구원 202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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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청년층 실업률이 상승하고 대학 졸업생들이 심각한 취업난에 직면한 가운데, 청년들 사이에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최소한의 에너지로 생활하는 '라오수런' 현상과 실업 사실을 숨기기 위한 '가짜 출근'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음. 이는 전통적인 성취 지향적 가치관의 붕괴와 학력 인플레이션, 경제 성장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중국 정부는 구조적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통해 청년층의 미래 불안감을 해소하는 실질적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분석됨.
◦ 중국 청년층 취업 현황과 구조적 문제
- 중국 국가통계국(国家统计局)에 따르면, 2025년 2월 16~24세 청년층(비재학생)의 실업률이 16.9%로 전월 대비 0.8%p 상승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음. 25~29세 연령층의 실업률 역시 7.3%로 전월 대비 0.4%p 상승하여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음.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식 통계에서 재학생을 제외하는 방식 자체가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실제 실업률은 더 높을 것이라고 지적함.
- 중국의 대학 졸업생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4년 1,179만 명에서 2025년 1,222만 명으로 43만 명이 추가로 늘어날 전망임. 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노동시장의 공급 과잉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음. 온라인 채용 플랫폼 즈롄자오핀(智联招聘)에 따르면, 2024년 중국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전년 57.6%에서 55.5%로 하락했으며, 이는 절반 가까운 졸업생이 취업에 실패했음을 의미함.
- 홍콩과기대학(香港科技大学) 딩쉐량(丁学良) 명예교수는 중국 대학생의 실제 취업률이 30%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힘. 대학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대학 취업률이 20%에 불과할 수 있음. 취업 지도 담당자들이 졸업생들에게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프리랜서'나 '1인 미디어 창작자'로 허위 신고하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임. 일부 대학은 취업의향서를 정식 채용통지서로 둔갑시켜 취업률을 부풀리고 있으며, 대학원 진학이나 해외 유학 준비생을 실업자 통계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수치를 조작하고 있음.
- 베이징대학(北京大学) 장단단(张丹丹) 교수가 2023년 중국 청년 실업률을 46.5%로 추정한 것과 공식 발표된 21.3% 간의 현격한 차이는 통계의 신뢰성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음. 타이완의 민간 싱크탱크인 타이완즈쿠(台湾智库)의 천리푸(陈俐甫) 자문위원은 "중국의 올해 실업률이 70%에 달할 수도 있다"고 언급함.
◦ 중국 청년층에 나타나는 새로운 문화 현상
-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중국 청년들 사이에 '라오수런(老鼠人)' 현상이 새로운 사회문화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음. 이는 러시아에서 유래된 개념으로,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뚜렷한 목표 없이 최소한의 에너지로 생활하는 중국 청년층을 의미함. 이들은 원룸에서 저가의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함. 이러한 생활방식에 점점 더 많은 중국 청년들이 공감하고 있음.
- 라오수런 현상의 특징은 새벽 2시 취침, 오전 10시 기상 후 침대에서 스마트폰 사용으로 하루를 보내는 생활 패턴으로 나타남. 이는 전통적인 성취 지향적 생활방식에서 벗어나 현실에 체념한 청년층의 심리 상태를 반영하고 있음. 특히 소도시 출신이거나 경제적 배경이 없는 청년들이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생활방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음. 이들은 처음에는 모범적인 학생이었으나 점차 게임과 야행성 생활에 적응하면서 "라오수런의 생활 리듬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토로함.
- 직장인 중에서도 주말 라오수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이들은 평일에는 정상적으로 근무하지만 주말에는 의도적으로 라오수런 생활을 선택하고 있음. "어차피 인생에 기대할 것도 없고 뻔히 보이는 미래에서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느니 집에 있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 이들은 버릴 쓰레기가 없으면 이틀 동안 배달음식으로 버티며 좁은 원룸에서 드라마 시청, 게임 등으로 주말을 보내고 있음.
- 중국의 심각한 취업난은 '가짜 출근(假装上班)' 서비스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도 등장시킴. 하루 15~60위안(약 2,900~1만 1,600원)의 비용으로 사무공간을 제공하며, 실업자들이 가족에게 실업 사실을 숨기고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해주는 서비스임.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중소도시까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음.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체면 유지와 심리적 안정감 추구라는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됨.
◦ 라오수런·가짜출근 현상의 배경과 시사점
- 중국 청년층의 이러한 행동 변화는 경제 구조적 문제와 사회·문화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됨. 전통적으로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던 중국 사회에서, 학력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이러한 성공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임.
- 한 심리상담사는 "과거 '탕핑(躺平, 누워있기)' 현상과 비교해 현재의 라오수런 현상은 청년층이 느끼는 좌절감이 더 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함. 청년들은 '라오수런'이라는 용어를 통해 자조적으로 내면의 압박을 완화하고 또래 집단에서 공감대를 형성하여 개인의 외로움과 불안감을 달래고 있음.
- 타이완 카이난대학(开南大学) 장즈중(张执中) 인문사회학원장은 청년들의 라오수런 선택이 현재 경제사회 여건과 교육 투자 대비 성과 불균형에 대한 반응이자, 과도한 경쟁 문화와 고압적 환경에 대한 집단적 저항이라고 분석했음. 그는 "이 세대 청년들의 교육을 통한 사회적 상승이동 속도가 크게 둔화되었고, 경제 성장 둔화까지 겹치면서 과거보다 더 큰 압박감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함. 특히 "청년들이 직면한 상황은 중국 경제가 다시 안정적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음.
- 한편, 가짜 출근 서비스 업계는 단순한 공간 임대를 넘어 취업 지도 교육, 커뮤니티 상호부조, 공동 창업 프로젝트 등을 포함한 종합 서비스로 사업 모델을 확장하려 시도하고 있음. 이는 청년층의 단순한 체면 유지 욕구를 넘어 실질적인 경력 개발과 네트워킹 수요가 존재함을 시사함.
- 향후 중국 정부는 청년층의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보다 실질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분석됨. 단순한 통계 조작이나 구호성 독려를 넘어서, 구조적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통해 청년층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임. 특히 급속한 경제 성장 둔화와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청년층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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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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