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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권] 中 증시 호황과 실물경제의 깊어지는 온도차
유은영 소속/직책 : EC21R&C 연구원 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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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경제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며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부동산 침체·무역 환경 악화 등으로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음. 그러나 주식시장은 정부의 정책 홍보와 투자 자금 유입으로 실물경제와 괴리된 급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과잉공급·기업적자 확대로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음. 신용거래 증가와 거래 과열로 금융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당국은 경기 부양과 금융 안정화 사이에서 균형 잡기라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음.
◦ 중국 경제성장의 구조적 한계 도달
- 중국 경제 규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3분의 1 수준에서 2021년 4분의 3 수준까지 급성장했으나, 2024년에는 62% 수준으로 하락하며 성장세가 둔화됨. 세계 GDP 점유율도 2000년 3.5%에서 2021년 18.5%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16.5% 수준으로 하락함. 1인당 GDP는 여전히 미국의 20% 수준에 그쳐 양적 성장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음.
- 중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들이 정체되고 있음. 생산가능인구가 지속 감소하고 있고, 60%를 넘어선 도시화율도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됐음. 더욱 심각한 것은 생산성 증가율마저 정체되면서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이 구조적으로 어려워졌다는 점임.
- 과거 중국의 급성장을 이끌었던 일회성 성장 요인들이 대부분 소진된 상태임. 의무교육 확산, 기초 의료서비스 개선, 인구보너스 활용, 농촌 인구의 도시 이주를 통한 생산성 향상 등은 단 한 번만 활용 가능한 성장 동력이었음. 덩샤오핑(Deng Xiaoping) 시대의 개혁·개방 정책,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주택시장 개방, 글로벌 공급망 편입 등 게임체인저 역할을 했던 핵심 정책들도 재활용할 수 없는 상황임.
- 리창(Li Qiang) 총리는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제회복 기반이 튼튼하지 못하고 내수가 부진하며 일자리 창출과 지방정부 재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음. 이는 무리한 성장 목표와 투자 중심 성장모델이 생산성 저하, 부채 증가, 자원 배분 왜곡 등으로 인해 한계에 부딪쳤음을 시사함. 특히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음.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주택 수요 급감과 만성적인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미분양 물량이 대거 적체되어 있는 상태임.
- 글로벌 무역 환경도 중국에게 불리하게 변화하고 있음. 중국이 혜택을 누렸던 초세계화(super-globalization) 시대가 종료되면서,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분열되고 파편화된 무역·투자 환경에 직면하고 있음. 무역 협정에 기반한 경제 블록 내부의 국가 간 거래는 여전히 견고함을 보이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블록 간 교역이 분열되고 약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임.
◦ 중국의 주식시장 호황과 실물경제 간 괴리
- 중국 주식시장이 경제 현실과 완전히 괴리된 급등세를 보이고 있음. 상하이종합지수는 8월 25일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8월에만 시가총액이 1조 달러(약 1,386조 2,000억 원) 이상 증가했으며 CSI 300지수도 연중 최저점 대비 20% 이상 오르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음.
- 주식시장 상승 배경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심리 부양 정책이 자리하고 있음. 딥시크(DeepSeek)의 혁신적 AI 모델 개발과 국산 애니메이션 '너자 2(Ne Zha 2)'의 흥행 성공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기술 혁신 성과를 부각시켰음. 아울러 과잉공급 해결을 위한 '반내권화(反內卷, anti-involution)' 정책 추진 의지를 보이고, 상하이시가 부동산 구매 규제를 완화하는 등 시장 친화적 조치들을 연달아 발표했음.
- 투자 자금의 유입 경로도 다양해지고 있음. 가계의 거대한 여유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상반기 750억 위안(약 14조 6,010억 원) 규모)과 보험회사들의 주식 투자(상반기 6,200억 위안(약 120조 7,016억 원))도 급증했음. 개인투자자들은 7월 한 달간 전년 동월 대비 71% 많은 신규 증권계좌를 개설하며 투자 열풍에 동참하고 있음.
- 이 같은 주식시장 상승세는 실물경제의 과잉공급 문제와 대조를 보이고 있음. 중국의 대표적 성장 동력인 전기차와 태양광 산업이 과도한 업체 간 경쟁으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음.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BYD마저 협력업체 대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주요 태양광 기업들의 상반기 적자 규모도 확대되었음. 배송 업계까지 가격 경쟁에 휘말려 서민들의 생계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임.
- 주식시장과 기업 실적 간 괴리도 벌어지고 있음. 8월 15일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소비지출,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가 모두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았는데도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히려 1% 올랐음.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본토 상장기업 중 23%가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었음.
◦ 중국 정책 당국의 딜레마와 향후 전망
- 투기적 거래 확산으로 금융 시스템 위험이 빠르게 커지고 있음. 신용거래 잔고가 2조 1,000억 위안(약 408조 9,120억 원)을 넘어서며 2015년 6월 주식 대폭락 직전 수준에 근접했고, 신규 신용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의 12%에 달함. 하루 거래대금은 3조 1,000억 위안(약 603조 6,320억 원)을 기록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시장 과열 신호가 뚜렷함.
- 금융 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이 위험 관리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음. 시노링크증권(Sinolink Securities)이 일부 종목에 대해 신규 신용거래 증거금 비율을 100%로 상향 조정했으며, 주요 자산운용사들도 고수익 펀드에 대해 하루 매수 한도를 설정하였음.
- 은행권도 신용카드 자금의 주식투자 전용을 차단하고 있음. 중국민생은행(China Minsheng Banking)과 화하은행(Huaxia Bank)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신용카드 자금과 현금 서비스를 투자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으며, 위반 시 거래가 취소되고 카드 사용에 제한이 가해질 수 있다고 밝힘. 중국 현지 언론에서도 "신용카드는 고금리 단기 부채로 주식투자에 쓸 경우 부채 위험이 크게 늘어난다"며 시장 참여자들에게 경고함.
- 한편, 증권거래소가 3곳으로 분산된 중국 증시의 구조적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음. 베이징거래소(Beijing Stock Exchange, 2021년 출범)가 올해 상하이·선전 거래소를 합친 것보다 2배 많은 기업공개(IPO) 신청을 받으며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 과거 상하이 스타마켓(STAR Market, 2019년)과 선전 차이넥스트(ChiNext, 2009년)가 각각 투기적 상장 붐을 일으켰다가 급격한 조정을 겪었던 것처럼, 거래소별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비효율적 구조가 지속되고 있음.
- 정책 당국은 경기 부양과 금융 안정 간의 미묘한 균형 관리라는 딜레마에 처해 있음. 노무라증권(Nomura Holdings)의 팅루(Ting Lu)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앞으로 몇 달간 경기 침체와 주식 과열 간의 복잡한 상황을 신중히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하였음. 주식 랠리가 일부 견실한 기초 여건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긴축 재정에 따른 소비 위축, 반내권화 정책으로 인한 투자 감소 효과, 해외 바이어 선주문 효과가 사라진 뒤의 수출 감소 등 복합적 위험 요소들이 남아 있음.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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