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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국방물자 공급망 재편
김연규 소속/직책 :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장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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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의 핵심광물 채굴과 가공기술 독점이 새로운 경제 무기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2025년 5월 현재 중국은 최소 16가지 핵심 광물 및 합금의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핵심광물이 첨단산업의 원료에서 이제는 국방물자로 인식되면서 공급망 확보에 국가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3년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 엄청난 무기를 소모한 러시아와 미국은 군수품과 장비 비축량이 줄어들고 있다. 지속적으로 무기를 제조하고 신무기를 개발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결과적으로 국방물자 공급망이 중국에 의존하게 된 절체절명의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중국은 군수품 생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보다 5~6배 빠른 속도로 첨단 무기 체계와 장비를 확보하고 있으며, 중국이 전시 태세를 대비하는 측면에서 미국보다 유리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급성 때문에 트럼프 2기 정부의 캐나다, 그린란드,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외교는 자원확보가 그 중심에 있고 마치 19세기 자원쟁탈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정책을 연상시킨다.1)
본 글은 국방 물자에 소요되는 갈륨 니오븀 중희토류 코발트 텅스텐 등 5대 광물2)을 중심으로 해당 광물의 군사용도,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중국의 수출통제와 트럼프 정부의 탈중국 공급망 확보 현황 등을 살펴본다.
국방물자 핵심광물
방위산업은 광범위한 원자재 광물과 소재를 포함하며 이러한 국방물자들은 미국 국방군수국(Defense Logistics Agency)과 지질연구소(USGS), 캐나다 천연자원부(Natural Resources Canada)의 광물자원 요약(Mineral Commodities Summaries), 그리고 최근 일련의 군사핵심광물 학술 연구 논문3) 등에 잘 나타나 있다. 2024년 12월 11일 나토는 최초로 12개 군수용 핵심광물 리스트를 발표하였다.4)
첨단 방위 시스템에서 갈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국 방위 시스템은 수십 년 동안 갈륨 기반 기술을 사용해 왔지만, 갈륨 화합물은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5) 갈륨 화합물(Gallium compounds)은 극한의 작동 조건에서 실리콘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를 구현할 수 있으며, 질화갈륨(GaN) 트랜지스터는 더 높은 전압과 온도에서 더 낮은 손실로 작동할 수 있어 첨단 레이더, 전자전 시스템 및 효율적인 전력 변환이 필요한 기타 응용 분야에 이상적이다.6)
최근 GaN 칩 설계의 발전과 제조 비용의 하락은 차세대 레이더 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가져왔다. GaN 칩의 광범위한 채택으로 더 작은 레이더 모듈로도 더 먼 거리에서 더 높은 해상도로 표적을 추적할 수 있게 되었으며, GaN 기반 모듈은 해군의 AN/SPY-6 레이더, 해병대의 G/ATOR 레이더, 육군의 LTAMDS 레이더, 미사일 방어국(MDA)의 AN/TPY-2 레이더, 그리고 F-35 라이트닝 II 합동 타격 전투기의 업그레이드된 AESA 레이더를 포함하여 미군의 가장 중요한 현대 레이더 시스템에 통합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5월 제안한 우주를 활용한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골든 돔’(Golden Dome)7) 같은 다층적인 전국적 미사일 방어망 구축 노력에서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할 것이며, 예를 들어, 무기제조업체 록히드 마틴의 GaN 기반 장거리 식별 레이더는 현재 알래스카에서 현장 시험 중이며 내년에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며, 탄도 미사일 공격에 대한 시스템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폴란드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대만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주요 동맹국과 안보 파트너국들 역시 최근 몇 년간 미국산 GaN 기반 레이더 시스템을 주문해 왔다.
니오븀은 고유한 특성 외에도 초음속 미사일과 더 넓은 항공우주 분야에 필수적인 내열 초합금 제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다른 내화성 금속에 비해 밀도가 낮아 높은 강도 대 중량비를 제공하며, 이는 항공우주 부품의 무게 감소에 필수적이며, 이러한 무게 감소는 항공우주 설계의 두 가지 중요한 요소인 연비와 탑재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스페이스 엑스(SpaceX)와 헤르메우스(Hermeus)8)와 같은 기업들은 다른 초합금보다 훨씬 높은 고온을 요구하는 우주선에 니오븀 C103을 사용한다.
2022년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니오븀을 50대 광물 중 두 번째로 중요한 광물로 지정했으며, 미국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중요성 면에서는 갈륨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했다. 중국은 초음속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18년까지 중국은 미국보다 20배 이상 많은 실험을 수행했다.
희토류에는 17가지 원소가 있는데, 그중 7가지는 경희토류 원소이고 10가지는 중희토류 원소이다. 특히 중희토류는 수많은 첨단 군사 기술의 숨은 원료이다. 록히드 마틴과 레이시온과 같은 미국 국방부(DoD) 계약업체는 희토류 자석(네오디뮴-철-붕소, 즉 네오디뮴 자석(NdFeB)과 사마륨-코발트 자석) 및 기타 희토류 기반 부품을 광범위한 응용 분야에 사용한다. 예를 들어, F-35 라이트닝 II 전투기의 전자 시스템, 전기 모터 및 액추에이터에는 900파운드(약 440kg)가 넘는 희토류가 사용된다.
알레이 버크급 유도 미사일 구축함(Arleigh Burke-class destroyer)9)은 약 5,200파운드(약 2,200kg)의 희토류를 사용하고, 버지니아급 공격 잠수함10)은 약 9,200파운드(약 4,200kg)의 희토류를 사용한다. 컨설팅 회사인 SFA 옥스포드는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디스프로슘, 테르븀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이 없다면 미국의 6세대 전투기가 생산 병목 현상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스프로슘과 같은 중희토류는 미사일의 핀 액츄에이터(고온에서 자석의 보자력을 유지하는 장치)에 필요하다. 디스프로슘 수출이 둔화될 경우, 신형 장거리 대함 미사일(LRASM)이나 이러한 소재를 사용하는 극초음속 무기 시제품과 같은 시스템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국방부는 비축량을 평가하고 있으며, 일정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특정 미사일 프로그램에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의 전략적 비축량을 할당할 가능성이 있다.
고온, 고속에 강한 텅스텐은 총과 대포 등 무기 제작에 빠질 수 없는 합금 원소다. 특히, 탄약이나 철갑탄, 탄두의 관통자 등에 많이 쓰인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자국의 총기에 텅스텐을 첨가했는데 프랑스군의 총신은 6,000발 정도 쏘면 손상을 입었지만, 독일군의 총신은 1만 5,000발 이상 견뎠다고 한다.11)
텅스텐(Tungsten)은 스웨덴어로 무거운(Tung) 돌(Sten)이라는 뜻으로 중석(重石)이라고도 불린다. 첨단 무기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텅스텐의 사용량이 늘고 있는데 텅스텐은 장갑차와 전투기 방탄소재로도 사용되며, 고속탄과 미사일의 탄두에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텅스텐은 극한의 열과 방사선을 견딜 수 있어 태양광 패널, 반도체, 로봇 공학, 심지어 핵융합로 벽에도 사용될 수 있는 등 다양한 분야의 효율성과 내구성에 필수적이다. 텅스텐은 광산 장비, 에너지 생산, 건설, 항공우주 분야에도 사용된다.
코발트가 방위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은 초합금, 내마모성 합금, 자석 합금이다. 영구자석에는 네오디뮴 자석과 사마륨 자석이 있는데 네오디뮴 희토류가 주로 철과 합금되는데 반해 사마륨 자석은 코발트와 합금이 된다. 네오디뮴 자석은 스마트폰, 전기차모터, 풍력터빈 등에 사용되지만 더 강력한 내마모성과 내열성을 필요로 하는 군사용 자석으로는 사마륨-코발트 자석이 사용된다. 코발트 생산의 약 50% 정도가 철(Fe), 코발트(Co), 니켈(Ni), 그리고 소량의 크로뮴(Cr), 텅스텐(W), 타이타늄(Ti) 등 다른 금속과 합금을 하는데 사용되어 발전용 가스터빈, 공격헬기, 무인항공기, 전투기 엔진 등에 활용된다.
트럼프와 국방물자 핵심광물 공급망 변화
중국은 2010년 어선 분쟁으로 대일 수출을 금지하면서 희토류를 처음으로 무기화한 이래 2023년에서 2025년 사이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흑연, 텅스텐을 포함한 미국에 대한 전략 물자 수출 제한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의 희토류 생산 및 수출 제한으로 제1차 글로벌 희토류 위기가 초래된 이후, 2016년부터 2019년 기간 경희토류를 중심으로 중국밖의 생산이 40% 비중까지 확대되었으나 중희토류 생산과 분리가공, 그리고 영구자석 생산의 중국 독점은 계속되었다.
중국 외에도 베트남 19%, 브라질 18%, 러시아 10%, 인도 6%, 호주 4% 등 상당한 규모의 희토류 매장량이 있기 때문에 중국밖 생산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2023년 기준 실제 생산은 총 35만 톤 중 중국이 68.6%(24만 톤)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미국(4만3천 톤), 미얀마(3만8천 톤), 호주(1만8천 톤), 태국(7천100톤), 인도(2천900톤) 순이었다.
2020년 하반기 이후 정체되었던 희토류 시장이 전기차붐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영구자석 소비가 다시 증가하면서 경희토류에 비해 소량이지만 무기제조에는 필수적인 중희토류와 영구자석 생산의 중국 독점 문제를 중심으로 제2차 글로벌 희토류 위기 조짐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중국이 일반 희토류는 70%를 생산하고 90%를 분리가공하지만, 중희토류 금속은 99.9%를 분리하고 있어 미국은 중희토류 분리와 가공에 특히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미국의 취약성을 미국정부가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다룬 시점은 2022년이었다. 2022년 9월 미국 국방부가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F-35 전투기의 터보머신엔진 부품에 중국산 영구자석이 사용되었다고 공급을 중단시킨다고 발표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미국 상무부의 조사에 이어 의회와 행정부가 미국 국방물자 생산에서 중국산 희토류 자석 및 제품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2023 회계연도와 2024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는 자석 조달 제한을 강화하는 조항이 포함되었다.12) 법에 의하면 국방부 계약업체는 2027년 이후 중국(또는 러시아, 이란, 북한 등 다른 적대국)에서 용융 또는 생산된 네오디뮴 자석(NdFeB) 또는 사마륨-코발트 자석이 포함된 최종 제품을 납품할 수 없다. 국방부는 2027년까지 무기 체계에서 중국산 희토류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부활시키고 확대했다. 2025년 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대규모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의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 무역" 정책을 발표했다. 중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2025년 중국 수입품은 일부 품목에서 125%~145%를 초과하는 관세를 내게 되었다.
베이징의 보복 조치는 미국의 기술 및 국방 분야의 아킬레스건인 핵심 광물을 겨냥했다. 미국 국방부에서 사용하는 11,000개 이상의 개별 부품에 갈륨이 필요하며, 갈륨을 사용하는 방위 공급망의 약 85%에 최소 한 곳 이상의 중국 공급업체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갈륨 생산에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점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주요 공급량의 무려 98%를 점유하고 있다. 갈륨은 미국과 중국 간의 보복 무역 제한 조치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은 광물 중 하나였으며, 2023년 7월 게르마늄과 함께 중국의 수출 통제 목록에 오르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은 2023년부터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에 대한 수출을 재한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으며, 2025년 2월 텅스텐, 텔루리움 비스무트 인듐 몰리브덴 (tungsten, tellurium, bismuth, indium, and molybdenum)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단행하였다.
2025년 3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광물 생산 증가를 위한 즉시 조치 행정명령 제14241호(Executive Order 14241: Immediate Measures To Increase American Mineral Production)를 발표하였다.
행정명령 14241은 미국 광물 프로젝트의 허가를 간소화하고 개발을 가속화하는 한편, 국방 생산법(DPA)을 발동하여 연방공공 토지에서 중요한 광물의 채굴과 가공을 우선 순위로 개발할 수 있도록하고 자금을 지원한다. 미국내 중희토류 분리가공 시설을 구축하여 미국내에서 희토류 채굴에서 가공 영구자석 제조까지 통합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취임 후 몇 달 만에 미중 무역 갈등은 희토류 문제로 확대되었다. 2025년 4월 4일 중국 상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상품 관세에 대응하여 희토류 원소 7개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했다. 중국 상무부는 7가지 희토류 물질(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 주로 중희토류 및 중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트럼프가 3월에 F-22 랩터의 후속으로 차세대 미국 전투기로 발표한 F-47에도 사마륨을 포함한 7가지 희토류 원소가 수십에서 수백 킬로그램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가 6세대 F-47 스텔스 전투기 개발을 발표한 지 2주 후, 중국은 7가지 중희토류 원소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2025년 4월 희토류 자석 수출량은 3월 약 5,800톤에서 약 3,000톤으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수치로서 특히 한국으로의 수출은 76%, 미국으로의 수출은 59% 급감했다. 최대 수출국인 독일도 44%, 일본도 감소했다.
가격 급등도 심각해서 영국 시장조사업체 아구스 미디어(Agus Media)에 따르면 고성능 자석에 사용되는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의 가격은 5월에 4월 대비 3배 상승했고 5월 6일 기준 디스프로슘은 킬로그램당 750달러(약 102만 원), 테르븀은 킬로그램당 2,850달러(약 388만 원)로 4월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국방 분야에서 사용되는 이트륨은 지난 2개월 동안 가격이 거의 6배나 급등해 킬로그램당 45달러에 달했다.
표 1. 중국 영구자석 수출 상위 10개국 (2025년 5월 기준) (부피단위, 톤)
출처: 중국세관 참고
그림 1. 미국의 핵심광물 수입의존율
출처: Source: Niccolo Conte & Permia Jamshed, “America’s Import Reliance on Critical Minerals,” August 4, 2023,
21세기 자원쟁탈전
NYT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핵심 외교 목표는 광물 확보”라며“제국주의 시대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18, 19세기 제국주의 국가들이 영토 확장에 골몰했던 중요한 이유가 바로 자원이라는 점을 들어 비유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해선 “국가 안보와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해 미국의 그린란드 소유권과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린란드에도 현 기술로 채굴 가능한 희토류 150만t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20년에도 그린란드 영토 매입을 주장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 그린란드에는 전 세계 중희토류의 44%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린란드의 크바네펠트 광산과 탄브리즈 광산이 그린란드의 중희토류 광산이다. 그린란드 남부에 위치한 크바네펠트 광산은 경희토류와 중희토류, 우라늄, 아연등이 11억톤 이상 매장된 세계 최대급 광산이다. 탄브리즈 광산은 매장량 4.4억 톤으로 크바네펠트보다 적지만 중희토류인 디스프로슘, 이트륨, 테르븀등의 함유량이 많은 중희토류 광산이다. 크바네펠트 광산은 호주계 광산회사인 그린란드 미네랄이 주축이 되어 개발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린란드 미네랄은 호주기업이지만, 최대 주주가 중국기업 성하 자원이라, 중국계 기업으로 봐야한다. 총선에서 여당이 이겼으면, 크바네펠트 광산이 중국주도로 개발되며 중희토류 시장에서 중국의 독점력이 더욱 강화될 상황이었으나, 야당이 그린란드 총선에서 승리를 했고, 크바네펠트 광산 개발은 즉시 보류되었다. 그린란드 총선은 미중간 희토류 확보 전쟁에서는 중요한 선거였돈 것이다. 중희토류가 집중적으로 매장되어 있는 탄브리즈 광산은 미국 광물개발업체 크리티컬 메탈스(CRML)가 인수를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2024년 12월10일 트루스소셜에서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쥐스탱 트뤼도 당시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캐나다 희토류 가채광량(현재의 기술과 비용 조건으로 채굴 가능한 실질 매장량)은 85만t 정도로 추정돼 중국(4400만t)이나 브라질(2100만t)에 비해 현저히 낮지만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등 고품질 희토류가 많이 매장된 것으로 보고돼 있다. 캐나다는 미국이 핵심광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언론 인터뷰를 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는 희토류다. 특히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 확보를 유독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 산하 지질자원연구소(BRGM)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는 철, 망간, 우라늄 등 100여 종의 자원이 있다. 우크라이나 측이 아직 개발을 본격화하지 않은 노보폴타우스케 광상의 경우 세계 최대 희토류 매장지 중 한 곳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엔 핵 발전에 필수적인 희토류이자 역시 USGS가 핵심 광물로 지정한 베릴륨도 다량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매장량 기준 리튬 10%, 티타늄 약 7%를 보유하고 있다. 또 원자력 발전의 원료이며 핵무기 개발과도 직결되는 우라늄의 유럽 최대 매장지이기도 하다.
그림 2. 미국의 핵심광물 수입국
트럼프식 광물중심 외교가 가장 잘 드러난 사례는 콩고민주공화국이다. 2025년 6월 28일 르완다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이 미국의 중재로 백악관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최근 르완다 민병대 세력이 콩고 동부로 도피해 무장단체 르완다해방민주군(FDLR)을 결성했다. 이에 르완다 투치족 정부는 자국 안보와 콩고 내 투치족 보호를 명분으로 투치족 반군 M23을 암묵적으로 지원해왔다. 콩고 동부는 금과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코발트·리튬·탄탈룸 등 핵심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지역이다. 올해 초 미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게 됐는데 일각에서는 미국이 아프리카의 핵심 광물을 선점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개입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24년 초 빌 게이츠와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미국의 광산 스타트업 ‘코볼드 메탈스’(Kobold Metals)는 콩고와 인접한 잠비아 키트웨 외곽에서 지난 100년간 발견된 것 중 최대 규모의 구리 광맥을 발견했다. 미국 정부와 유럽연합은 잠비아에 이미 지원을 약속했으며, 구리벨트 지역에 정제소와 가공 공장의 설립 계획을 추진 중이다. 운송을 위한 앙골라 로비투 항구까지 의 철도건설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잠비아와 콩고민주공화국에 걸쳐 있는 아프리카의 ‘구리벨트’(Copperbelt)가 다시 강대국 각축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림 3. 아프리카 구리벨트와 로비투 회랑
출처 : Economy Insight, “서구-중국, 광물 운송로 각축전,” 2025.6.01.
결론
19세기 말 강대국들은 자원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쟁탈전’을 벌였다. 2010년 이후 세계는 사실상 자원쟁탈전에 돌입했다. 세기의 새로운 아프리카 자원쟁탈전(A New Scramble for Africa)의 포문을 연 것은 중국이고, 뒤늦게 미국과 유럽이 뛰어들고 있다. 1973년 소련의 지도자 브레즈네프(Leonid Brezhnev)가 한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우리의 목표는 두 개의 거대 한 보물창고를 통제하는 것이다. 서방이 의존하는 페르시아만의 에너지 보물창고와 중부 및 남부 아프리카의 광물 보물창고 말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은 그때나 지금이나 중앙아프리카의 구리와 콜탄(탄탈럼), 남아프리카의 크롬, 코발트, 백금족 광물, 망간 등을 탐냈다. 세상은 많이 변한 것 같지만, 자원 공급의 기본 구조는 19세기나 냉전시대나 21 세기나 별로 변한 것이 없다. 새로운 자원쟁탈전이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전환의 결과라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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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김윤진 임현석, “트럼프 외교 우선 순위는 핵심광물…美中 경쟁, 新제국주의로[글로벌 포커스]” 『동아일보』 2025.3.22
2) 10대 핵심광물로 확대한다면 비스무트(창연) 안티몬, 티타늄 인듐 마그네슘 등이 추가된다.
3) Vlado Vivoda, Ron Matthews & Jensine Andresen, “Securing defense critical minerals: Challenges and U.S. strategic responses in an evolving geopolitical landscape,” Comparative Strategy, 44:2 (March 2025), pp. 281-315.
4) James Hackett 외, “Critical Raw Materials and European Defense,” March 2025, 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5) John Oncea, “How the Defense Industry Is Using GaN Technology,” July 17, 2024, RF Globalnet.
6) Aidan Powers-Riggs 외, “Beyond Rare Earths: China’s Growing Threat to Gallium Supply Chains,” CSIS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Report, July 17, 2025.
7) 골든 돔은 이스라엘의 지상 기반 미사일 방어체계인 ‘아이언 돔(Iron Dome)’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 수백 기에서 최대 수천 기에 달하는 위성을 배치해 적의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하고 궤도를 추적, 요격까지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8) "Hermeus" (헤르메우스)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극초음속 항공우주 기업이다. 이 회사는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여객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5월 뉴욕과 런던을 90분 이내로 주파하는 5배 극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9)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Arleigh Burke-class destroyer)은 미국 해군의 이지스 시스템 탑재 구축함이다.
10)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미국 해군의 차세대 공격용 핵추진 잠수함이다.
11) Paul Lim 외, “War and uncertainty drive surging demand for defense-critical metals: Part 1,” Fastmarkets, February 26, 2025.
12) 국방수권법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NDAA]은 미국 의회가 매년 제정하는 국방 관련 기본법으로, 국방부의 예산 승인, 군 인력 운용, 군인 급여, 무기 및 장비 조달, 군사 훈련과 전략 수립 등 미국 국방정책 전반을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법률이다. 이 법은 단순한 예산 승인 절차를 넘어서, 외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에 대한 규제와 국가 간 제재 조치의 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안보 입법의 중심축으로 작용한다.
[참고문헌]
Aidan Powers-Riggs 외, “Beyond Rare Earths: China’s Growing Threat to Gallium Supply Chains,” CSIS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Report, July 17, 2025.
James Hackett 외, “Critical Raw Materials and European Defense,” March 2025, 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John Oncea, “How the Defense Industry Is Using GaN Technology,” July 17, 2024, RF Globalnet.
Niccolo Conte & Permia Jamshed, “America’s Import Reliance on Critical Minerals,” August 4, 2023
Paul Lim 외, “War and uncertainty drive surging demand for defense-critical metals: Part 1,” Fastmarkets, February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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