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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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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 현황

김양팽 소속/직책 : 산업연구원 / 전문연구원 2025-10-27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CSF(중국전문가포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1년 1월 중국의 WTO 가입은 중국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도 커다란 변화를 불러왔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다국적 전기· 전자제품 제조기업들이 앞다투어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였으며, 중국 자국 기업도 성장하여 세계에서 소비되고 있는 전자제품의 약 36%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SIA 2021).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고 2012년부터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50% 이상을 중국에서 소비하게 되었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 반도체 생산기업이 없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였고 2013년에는 급기야 중국의 반도체 수입액이 이전까지 최대를 기록한 원유를 추월하였다.


그림 1. 중국의 반도체 소비 비중(단위: %, 10억 달러)

자료 : PWC (2016)


그림 2. 중국 반도체 무역수지(단위: 백만 달러)

자료 :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


반도체가 중국 무역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자 중국 정부는 반도 체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4년 6월 24일,「국가 집적회로 산업 발전 추진 요강(国家集成电路产业发展推进纲要)」을 발표하였다. 이것이 바로 본격적인 ‘중국 반도체 굴기’의 시작이다. 그 주요 내용은 2020년까지 중국 반도체산업을 세계 첨단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업계 전체 매출 연평균 성장률을 20% 이상 높인다는 것이다. 이어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 (中国制造2025)」에서는 2025년 반도체 자급률 목표를 70%로 수립하고 반도체 선진국 수준의 기술 확보를 위해 과감하고 전방위적인 정책 지원을 확대해 왔다. 2018년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반도체를 ‘사람의 심장’에 비유하며 직접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였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처음으로 선언한 후 10년의 세월이 흘렀고, ‘중국제조 2025’에서 야심차게 반도체 자급률 목표 70%를 발표한 2025년 현재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과연 성공인가? 실패인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우선, 중국 정부가 ‘중국 제조 2025’에서 선언한 자급률 70%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반도체 굴기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 정부의 강력한 통제로 인해 첨단 제조 장비 도입이 불가능해지면서 선진국 수준의 첨단 제품 생산 목표도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1988년 설립되어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칭화유니그룹(清华紫光集团)1)이 2020년 11월 디폴트를 선언하고 2021년 사실상 파산 선언을 함으로써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실패했다는 비판적 시각이 확산하였다. 하지만 2015년에 설정한 10년 후의 목표가 실패한다고 해서 반도체 굴기 자체가 실패했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접근법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반도체산업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반도체는 애초에 미국에서 군수용으로 개발되었다. 1950년대 후반, 미국에서 반도체가 개발되자 중국에서도 반도체와 전자 분야 기술 발전을 국가 전략으로 포함하였다. 그리고 1965년에 자체적으로 첫 번째 집적회로(IC)를 개발하였다. 하지만 1960년대 중국의 문화대혁명 등 정치 격변의 영향으로 기술 개발이 지속해서 진행되지 못하였다. 게다가 당시 중국의 산업은 철강·기계·에너지 등 중공업 중심의 사회주의 산업체계가 핵심이었으며, 농업의 집단화와 기초자원 사업 개발이 병행되고 있었다. 그 결과 반도체 제조 기술 개발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웠고 수요 시장 기반이 약해 반도체산업이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성장하지 못하였다.


중국 정부는 1980년대 들어서 개발 개혁 정책 이후 해외 기술 도입을 비롯하여 외국 기업과의 협력2)이 늘어나면서부터 반도체산업에 대한 재도전을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세계는 제3차 산업혁명의 물결로 인해 정보통신과 디지털 기술 개발이 빠르게 진전되었고 그 영향으로 중국에서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책에서 반도체 전략 및 계획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중국 기업은 그동안 불안정한 기술 개발로 인해 해외 반도체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었으며, 경쟁력을 지닌 제품 생산이 제한적 이어서 반도체산업의 성장은 여전히 부진하였다. 한편, 1990년대 해외 기업이 중국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하면서 중국 내 반도체 생산이 늘어나기 시작하였고3), 중국이 세계의 제조 공장으로 거듭나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 나게 되자 해외 반도체 기업도 앞다투어 중국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설립하였다.4)


이에 중국 정부는 부족한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해 기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특히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2014년부터는 중국 정부가 조성한 대기금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업들에 대한 M&A 추진하였으며, 그 중심에는 국유기업인 칭화유니가 있었다. 이 전략은 유효했고 중국 기업은 빠른 속도로 반도체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 미국의 견제가 시작되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표 1. 중국 기업의 해외 반도체 업체 M&A 현황(2014~2016년)

출처 : 산업연구원(2016)


반도체 분야는 글로벌 M&A를 위해서 주요 8개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는 특정 기업의 독과점을 막기 위함이다. 그런데 미국이 중국 자본의 인수에 대 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중국 기업이 더 이상 M&A를 통한 기술 확보가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또한 미국 정부는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직후부터 중국 IT 기업을 Entity List에 등재해 수출 통제를 하기 시작했으며, 국내외 반도체 제조 장비 업체들을 대상으로 대중국 수출에 대해 허가제로 전환하였다. 그 결과 첨단 제조 장비의 대중국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미국 정부의 이러한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제재로 인해 중국 반도체산업의 기술 자립 속도는 계속 늦추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반도체 기업은 계속해서 신제품 개발과 양산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은 SMIC(파운드리), YMTC(낸드플래시), CXMT(D램) 등 이 있으며, 이들 기업은 이미 범용제품 생산단계를 넘어 최첨단 공정에 도전하고 있다. SMIC는 7nm 공정 제품을 공개5)해 세상을 놀라게 하였으며, YMTC는 294단 3D 낸드플래시를, CXMT는 DDR5와 HBM 생산을 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은 현재 수준에서 반도체 선진국과 기술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비해서는 그 차이가 상당히 좁혀졌다. 그리고 반도체산업이 대표적인 장비 산업임을 고려 하면, 미국의 통제로 인해 첨단 제조 장비 도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 정도 수준의 기술을 구현한다는 것은 사실상 상당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완전한 실패도, 성공도 아닌 기술 자립으로 향하는 중간단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애초 선언한 목표는 비록 달성하지 못했지만, 반도체산업 육성 기반을 확충하였고 기술 자립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산업 육성 체계를 구축하였으므로 완전한 실패는 아닌 것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자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벗어나 모든 제조 공정에 대한 자립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한국 반도체산업의 정책 마련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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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칭화유니그룹(清华紫光集团)은 1988년 칭화대학교가 설립한 국유 기술기업으로, 2010년대 이후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정책에 따라 반도체산업에 본격 진출하였다. 칭화유니그룹은 2021년 파산을 선언 하였으나, 2022년 Smart King Tech로 인수되었다.

2) NXP Semiconductors (formerly Philips Semiconductors) established its first office in Shanghai, China in 1986(NXP 홈페이지).

3) As Greater China’s largest manufacturing site, Infineon Wuxi boasts history dating back to its emergence as Siemens Components (Wuxi) on October 8, 1995(Infineon 홈페이지).

4) TSMC(2002; 상하이), SK하이닉스(2004; 우시), Intel(2005; 청두, 2007; 다롄), Micron(시안; 2007), Texas Instruments(청두; 2010), 삼성전자(2014; 시안)

5) 2023년 9월, 화웨이가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 스마트폰에 SMIC가 제조한 7나노 칩 '기린 9000s'가 탑재


[참고문헌]

SIA (2021), TAKING STOCK OF CHINA’S SEMICONDUCTOR INDUSTRY

PWC (2016), Chinas impact on semiconductor industry

산업연구원 (2016), 『중국의 산업구조고도화가 한국 주력산업에 미치는 영향 과 대응전략』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자료 (https://stat.kita.net/?utm_source=kita.net& utm_medium=kita&utm_campaign=service_total&utm_content=b anner_h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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