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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권] 中 경제, 디플레이션 우려 속 소비 둔화 장기화
안희정 소속/직책 : EC21R&C 연구원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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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경제가 장기 디플레이션과 투자·수출 편중의 구조적 불균형 속에서 소비 위축 위기에 직면함. 20% 청년 실업률과 임금 하락으로 극단적 절약 문화가 확산되고 광군제 등 주요 소비 행사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외신에서는 정부가 민생보다 국가 권력 강화를 우선시하면서 국민 불만이 증대되고 있다고 보도함.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 탈출과 함께 투자·수출 중심 경제에서 내수 소비 비중을 높이는 경제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함.
◦ 청년층 주도의 절약 문화 확산과 배경
-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극단적인 절약 생활방식이 새로운 사회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음. 24세 인플루언서 '장 스몰 그레인 오브 라이스(Zhang Small Grain of Rice)'는 중국 소셜네트워크(SNS)인 샤오홍슈(Xiaohongshu) 플랫폼에서 고가의 피부 관리 제품 대신 일반 비누를 사용하는 등 미니멀리즘 생활방식을 전파 중임. 29세의 '리틀 그래스 플로팅 인 베이징(Little Grass Floating In Beijing)'은 1달러(약 1,500원)로 두 끼를 해결하며, 이러한 방식으로 6년간 18만 달러(약 2억 6,000만 원) 이상을 저축했다고 밝힘.
- 이러한 절약 트렌드는 심각한 청년 고용 위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됨. 청년 실업률은 상당 기간 약 20%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지난해 정부가 계산 방식을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려스러운 수준임. 베이징(Beijing) 중심가의 한 젊은 여성은 "이직 후 급여가 줄었고 이 일자리마저도 얼마나 유지될지 알 수 없다"고 토로함. 높은 실업률은 재직자들의 협상력을 약화시켜 임금 삭감을 감수하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음.
- 고용 위기는 고학력 청년층의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로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음. 베이징의 주요 채용업체 조사에 따르면 석사 학위 소지자들조차 배달 기사로 취업하는 사례가 빈번함. 옥스퍼드대학교 중국센터(Oxford University China Centre) 소속 경제학자 조지 매그너스(George Magnus)는 "중국이 저가 제품 대량 생산 경제에서 첨단 기술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고등교육 자격과 실제 노동시장 수요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며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분야의 선도 국가가 되려는 정부 주도의 전략 역시 단기적으로는 일자리 창출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함.
- 청년 실업과 임금 하락, 그리고 지속되는 부동산 위기가 결합되면서 대도시 청년층에게 주택 구매는 사실상 불가능한 목표로 인식되고 있음. 한 20대의 중국인 남성은 "실업 상태에 있는 많은 친구들이 집에서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며 경제 상황 개선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음.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소셜미디어는 최소 비용 생활 노하우로 넘쳐나고 있음.
◦ 광군제를 통해 본 중국 소비 시장의 현주소
-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光棍节, Singles' Day) 기간 동안 매출이 증가했으나 소비 침체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음. 데이터 제공업체 신툰(Syntun)에 따르면 올해 광군제 기간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매출은 약 1조 7,000억 위안(약 351조 1,1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함. 그러나 노무라증권(Nomura) 애널리스트들은 프로모션 기간이 지난해보다 최소 1주일 이상 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 성과는 미흡하다고 평가함. 2009년 1일 행사로 시작된 광군제는 현재 1개월간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모션으로 확대되었으나,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소비자 피로도만 누적되는 상황임.
-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구체적 실적 공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 징둥(JD.com)은 광군제 기간 총 거래액(GMV)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사용자의 주문 수가 40% 증가했다는 점만 강조함. 타오바오(Taobao)와 티몰(Tmall) 플랫폼을 운영하는 알리바바(Alibaba)는 프로모션 종료 시점까지도 최종 실적을 발표하지 않음.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수요 부진으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함.
- 거시 경제지표 역시 소비 위축을 뒷받침하고 있음. 중국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에 그쳐 올해 1~3분기 평균 증가율 4.5%를 하회함.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경제학자들은 정부 보조금이 지원되는 소매 부문의 성장률이 9월 1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함. 이는 소비자들이 과거 보조금 혜택을 이미 사용했거나 전년 동기 실적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됨. 최근 중국 증시 상승이 소비 회복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모건스탠리 연구팀은 부동산 시장과 노동시장의 근본적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함.
- 알리바바와 징둥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주문형 배달을 포함한 "퀵커머스(quick commerce)" 서비스 투자를 확대하며 음식 배달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음. 항저우(Hangzhou) 소재 알리바바는 타오바오 퀵커머스 채널 신규 사용자들이 11월 4일 기준 타오바오와 티몰에서 1억 건 이상의 주문을 했다고 발표함. 그러나 실질적 매출 반등을 위해서는 거시경제 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됨.
◦ 소비 부진의 근본 원인과 사회경제적 영향
- 중국 경제를 압박하는 구조적 문제는 장기 디플레이션에 있음. 소비자들은 가격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여 구매를 연기하고, 이러한 수요 감소로 기업들은 가격을 추가 인하하게 되며, 이는 다시 소비자들의 구매 지연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음. 저가 상품 구매가 소비자 개인에게는 유리해 보이지만, 디플레이션은 기업 수익성을 악화시켜 도산을 초래하고 전반적 경제 성장을 저해함. 모건스탠리는 지속적 디플레이션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압박하여 기업 수익과 임금 상승을 제약하는 동시에 노동시장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함.
- 소비 부진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됨. 스웨덴국제문제연구소(Swedish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의 헬레나 로프그렌(Helena Lofgren)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전략 산업 육성과 수출 확대에 과도하게 치중한 투자·수출 주도 모델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함. 중국 정부는 수년간 가계 소비 증대를 약속해 왔으나 GDP 대비 소비 비중은 여전히 약 39%에 불과하며, 이는 선진국 평균 약 60%와 큰 격차를 보임. 또한 부동산 자산이 가계 자산에서 금융자산보다 2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주택 가격 회복이 소비 심리 개선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임.
- 경제적 어려움은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으로 확산되는 양상임.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중국 국민들 사이에서 정부가 민생보다 국가 권력 확대와 대미 경쟁을 우선시하면서 자신들이 정책의 일방적 희생자가 되고 있다는 불만이 증대하고 있다고 보도함. 지난달 발표된 5개년 계획 권고안은 공공복지보다 국가 권력 강화를 우선하는 정책 기조가 명확하게 드러났음. 지난 4월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되자 인민일보(People's Daily) 사설에서는 중국의 자원 집중 능력 등 체제적 우위를 내세우며 미국 압박에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중국 온라인에서는 즉각 반발이 일어났으며 화제가 된 소셜미디어 게시물은 일상적 어려움을 지적했으나 검열 당국에 의해 삭제함.
- 모건스탠리 수석 경제학자 체탄 아히야(Chetan Ahya) 연구팀은 "노동시장 악화가 소비 위축의 핵심 원인"이라고 진단하며, 정부 보조금 정책으로 일시적 소비 증가가 나타날 수 있으나 지속 가능한 개선을 위해서는 디플레이션에서 먼저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함. 중국이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수출이 감소할 경우, 방대한 내수 시장을 통한 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며, 이는 근본적으로 투자·수출과 소비 간 경제 불균형 해소 문제로 귀결될 수 있음.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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