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2026 중국 개정 중재법과 그 시사점

박지윤 소속/직책 : Eversheds Sutherland / 변호사 2025-12-12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CSF(중국전문가포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5년 9월 12일, 중화인민공화국(“중국”)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중재법(“개정 중재법”)의 포괄적 개정을 채택했다. 이는 1995년 제정 이후 2009년과 2017년에 일부 소폭의 수정만 이루어졌던 중재법(“1995년 중재법”)을 대상으로 한 첫 전면 개편이다. 2026년 3월 1일부터 발효되는 개정 중재법은 중국이 중재 제도의 현대화, 국제 모범규범과의 정합성 확보, 더 나아가 광범위한 법률 개혁과 글로벌 경제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개정 작업은 2021년 7월 중국 사법부가 공청회용 초안을 발표하면서 공식적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제도 현대화를 위한 다년간의 노력이 본격화됐다. 4년에 걸쳐 2024년 11월, 2025년 4월, 2025년 9월의 여러 차례 심의를 거치며 제안들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점은 외국 관련 개혁에서 기관 거버넌스 및 사법적 지원으로 점차 이동했다. 특히 이번 개정은 외국 관련 중재 제도의 개선에 있어 중대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개정 중재법은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 국제상사중재 모델법(“UNCITRAL Model Law”)과 국제 관행에 적극적으로 궤를 맞추며, 외국 관련 중재를 규율하는 법적 체계를 포괄적으로 정비했다.

개정 중재법은 총 8장 96조로 구성되어 있다. 본 글에서는 새로운 법적 프레임워크의 도입, 중재 절차의 발전, 중재 대상 범위의 확대, 중재판정의 승인 및 집행에 관한 핵심 사항을 검토한다.

1. 새로운 법적 프레임워크의 도입

중재 합의의 존재

제27조는 중재합의의 유효성 확인에 있어 실무 친화적인 접근을 도입한다. 특히 당사자 사이에 중재합의의 존재 여부에 관한 분쟁이 있는 경우, 다음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 중재합의가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1) 일방이 중재합의의 존재를 주장하며 중재를 신청할 것,
(2) 상대방이 제1차 심리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을 것,
(3) 중재판정부가 이 쟁점에 관하여 당사자들에게 명시적으로 상기시켰을 것, 그리고
(4) 중재판정부가 상대방이 중재합의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록했을 것.

이 규정은 당사자 자치를 존중하면서 동의의 성립 수단을 확대하고, 절차 초기에 중재합의 존재에 대한 이의제기를 신속히 결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중재 청구의 효율적 진행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피신청인이 제1차 심리에 출석하지 않거나, 중재판정부가 필요한 상기 및 기록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묵시적 동의가 인정될 수 없다.

중재합의와 자기관할권(Kompetenz‑Kompetenz) 원칙

자기관할권 중재판정부가 자기 관할과 중재합의의 유효성에 관해 스스로 판단할 권한을 가진다는 의미다. 1995년 중재법은 이러한 권한을 중재기관과 중국 법원에만 부여했다. 다만 실무에서는 각 중재기관의 중재규칙에 따라 중재기관이 해당 권한을 중재판정부에 위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1), 이러한 관행은 법원에서도 대체로 승인되어 왔다.2) 개정 중재법은 중재판정부가 중재합의의 유효성을 판단할 권한을 명시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이러한 접근을 성문화했다.

그럼에도 제31조는 1995년 중재법 제20조의 실질을 상당 부분 유지하여, 권한이 중복되는 영역에서 법원에 우선적 심사권을 부여한다. 기능적 측면에서 이는 개정 중재법이 자기관할권 원칙을 전면적으로 수용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인데, 법원의 우선 심사가 중재판정부의 관할 판단 자율성을 사실상 제한하기 때문이다.

한편 2021년 개정(안) 초안은 UNCITRAL Model Law를 폭넓게 참조하여, 사법심사를 중재절차 종결 시점까지 유예하는 방안을 제안했었다. 그 방안에 따르면 법원은 중재판정 취소 또는 집행 단계에서만 관할 판단을 심사하며, 당사자는 중재판정부의 잠정적 관할 결정에 대해 정해진 기간 내 불복할 수 있고, 사법심사 중에도 중재는 계속 진행될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진보적 접근은 최종 확정된 개정 중재법에는 채택되지 않았다.

중재지(Seat of Arbitration 또는 Place of Arbitration)

1995년 중재법에는 중재지 개념이 부재했다. 이로 인해 중국 법원 실무는 외국 관련 판정의 국적을 판단할 때 중재기관의 소재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 결과 외국 중재기관이 중국을 중재지로 하여 중재를 진행한 경우에도 그 판정이 외국판정으로 취급되어 외국 중재 판정의 승인 및 집행에 관한 협약(“뉴욕협약”)에 따라 심사되곤 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에 따르면, 이러한 판정은 중국의 판정으로 간주되어 중국의 중재 제도 하에서 중국 법원의 심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

개정 중재법은 중재지 개념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중요한 변화를 도입했다. 제81조는 외국 관련 중재에 한해 당사자들이 서면으로 중재지에 합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적용 절차법과 사법 관할을 중재지에 연계함으로써, 제81조는 특히 외국 중재기관이 중국을 중재지로 하여 중재를 관리·진행하는 경우를 포괄한다. 이러한 경우 적용 절차법은 중국법이 되며, 중국 법원이 절차에 대한 사법적 관할을 행사한다. 이는 과거처럼 중재기관의 소재지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중재지 중심으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변화다.3)

재산·증거·행위 보전

개정 중재법은 중재 절차를 지원하기 위한 재산보전(제39조) 및 증거보전(제56조)에 관한 중요한 변화를 도입한다. 종전에는 이러한 보전 신청이 통상 중재 개시 후 이루어졌고, 신청은 관할 중재기관에 제출되며, 중재기관이 보전조치를 법원 승인으로 회부하는 구조였다. 새로운 체계에서는 당사자가 긴급한 상황에서 중재 개시 전에도 법원에 직접 재산 또는 증거 보전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법률이 ‘긴급한 상황’의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았으므로, 이 규정의 적용 범위는 중국 법원의 사법해석을 통해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법원에 보전 신청을 신속히 처리할 의무(제39조, 제58조)가 부과되었고, 당사자는 행위보전—집행에 어려움이 우려되는 경우 상대방에게 특정 행위를 이행하거나 금지하도록 명하는 조치(제39조)—를 요청할 수 있다. 1995년 중재법은 보전 조치의 범위에 행위보전을 명시적으로 포함하지 않았으나, 실무상 중재 진행 중 일부 인정된 사례가 있었다.4) 다만 명시적 법적 근거의 부재로 인해 이러한 신청은 종종 장애에 직면했다. 개정 중재법 시행 이후 중재 당사자는 법정 근거에 따라 법원에 직접 행위보전을 신청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보다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예방적 조치를 가능하게 하여 중재 당사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한다. 마지막으로 당사자는 이제 전문적 사실 쟁점에 관한 전문가 감정을 적극적으로 신청(제56조)할 수 있으며, 더 이상 중재판정부의 직권 발동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

2. 절차적 발전

온라인 중재 절차

과거 중국의 제도 하에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중재 절차가 적법한 중재 형태로 명시적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 결과 가상회의 또는 원격 심리가 절차적 공정성과 무결성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당사자가 중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다만 이러한 이의는 중국 법원에서 일관되게 배척되어 왔다.5) 개정 중재법의 공포로 온라인 중재 절차의 적법성과 그 판정의 집행 가능성이 명확히 확인되었고, 이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중재 절차의 적법성에 대해 다툴 여지가 없게 되었다.

개정 중재법 제11조는 온라인 중재를 중국의 중재 체계에 정식으로 편입했다. 당사자가 명시적으로 이의 제기하지 않는 한 중재 절차는 온라인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이의가 제기되면 더 이상 온라인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이처럼 기본으로 허용하고 당사자 이의 제기 시 배제라는 메커니즘을 채택함으로써, 개정 중재법은 당사자 자치를 보존하면서 중국 중재 제도의 현대화를 달성하고자 한다. 나아가 온라인 중재 절차는 대면 심리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인정받아 절차의 무결성과 집행 가능성을 담보한다. 이 규정은 120개 이상의 관할에서 채택된 UNCITRAL Model Law의 당사자 간의 상반되는 합의가 없는 한 판정부가 정한 절차에 따라 원격 또는 가상 심리를 허용하게 된다는 실무와도 부합한다. 온라인 중재 절차의 도입은 절차 효율성 제고, 비용 절감, 국경 간 중재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중국의 주요 중재기관 (예: 중국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CIETAC”), 선전국제중재법원(“SCIA”), 베이징국제중재법원(“BIAC”), 상하이국제중재센터(“SHIAC”))의 중재규칙은, 중재기관 및/또는 중재판정부가 재량으로 절차를 온라인으로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기관 규칙들은 개정 중재법의 규정을 반영하여, 당사자 자치를 더욱 존중하고 특히 당사자가 명시적으로 이의 제기하지 않는 한 온라인 중재 절차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재인 선임 및 고지의무

제43조는 의장중재인선정 방식에 새로운 방법을 추가하여, 중재기관이 중재인을 선정하는 종전과 달리 당사자들이 공동으로 주심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제44조는 당사자들이 정해진 기간 내에 중재판정부를 구성하지 못한 경우, 중재기관의 장이 선임을 하도록 규정한다. 이러한 개정은 당사자 자치 확대와 중재인 선임 절차의 국제 기준 부합을 목표로 한다.

제45조는 중재인이 자신의 독립성 또는 공정성에 합리적 의문을 초래할 수 있는 사정을 서면으로 지체 없이 고지하도록 요구한다. 중국의 주요 중재기관(특히 CIETAC, SCIA, BIAC, SHIAC)은 이미 규칙상 고지의무를 명시하고 있으며, 이번 개정은 이러한 요구사항을 입법 수준으로 격상하려는 취지이다. 개정 중재법은 합리적 의문을 초래할 수 있는 사정의 구체적 유형을 열거하지는 않았으나, 당사자들은 IBA 이해상충 지침(IBA Guidelines on Conflicts of Interest)과 같은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된 기준을 참고할 수 있다.

3. 중재 대상 범위의 확대

임의 (Ad hoc) 중재에 대한 신중한 인정 

중국은 뉴욕협약의 체결국이므로, 원칙적으로 임의 중재 절차에서 내려진 중재판정을 승인 및 집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1995년 중재법의 제약으로 인해, 특히 중재지를 국내로 한 절차에 관하여 임의 중재 판정의 승인 및 집행에 중대한 법적 장애가 존재해 왔다. 오랜 기간 중국 법원은 사법 실무에서 절충적 접근을 취할 수밖에 없었는데, 중국 외에서 내려진 임의 중재 판정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유효성을 인정하고 집행한 반면, 중국 내에서 내려진 임의 중재 판정에 대해서는 초기에는 승인 및 집행을 전면 거부하였다. 이후 중국 내에서 외국 당사자가 관여한 임의 중재 판정에 한하여 승인 및 집행을 허용하였고, 2016년 12월부터는 특정한 조건 하에 임의 중재 판정에 대한 제한적 인정을 부여하기 시작하였다.

제82조는 외국관련 해사 분쟁 또는 자유무역시험구(FTZ), 하이난 자유무역항 또는 중국 내 유사 지정 지역에 등록된 기업 간 분쟁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임의 중재를 인정한다. 이러한 사건에서 당사자는 중국을 중재지로 지정할 수 있으며, 중국 중재기관의 감독기관인 중재협회에 중재의 세부사항을 신고하여야 한다. 임의 중재는 국제적으로 해사 분야와 특정 산업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이번 개정은 자격을 갖춘 외국관련 사건에 한해 유연성과 절차적 자치를 추구하려는 당사자에게 제한적 문호를 연 것이나, 그 적용 범위는 특정 외국관련 맥락으로 여전히 제한되어 있다.

투자 중재

제94조는 국제 조약·협정에 따라 발생하는 투자 분쟁을 당사자가 합의한 규칙을 적용하여 중재기관 및 중재판정부가 해결할 수 있도록 명시적으로 권한을 부여한다. 종전 체계가 자연인·법인·비법인단체 간 분쟁만을 중재 적격 대상으로 제한했던 것과 달리, 이번 개정은 투자자–국가(ISDS) 중재를 위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를 통해 투자자–국가 중재에 대한 법적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개정 중재법은 중국을 국제 관행에 부합시키고자 한다.

외국 중재기관에 대한 문호 개방

1995년 중재법상 중재위원회의 법적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국 중재기관은 중국 내에서 직접 중재를 수행하는 것이 금지되어 왔다. 이 제한은 입법과 사법 실무 사이의 괴리를 초래하였다. 초기 중국 법원은 외국 기관이 중국 내에서 내린 판정을 외국판정으로 취급하여 뉴욕협약에 따라 승인 및 집행을 심사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판정을 외국관련 중국판정으로 분류하여, 중국 민사소송법 제291조에 따른 취소 또는 불집행 심사의 대상이 되도록 입장을 전환하였다.

2015년 국무원은 중국(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FTZ)의 추가 개방·개혁 방안을 발표하여, 최초로 국제 저명 상사 분쟁 해결기관의 FTZ내 대표처 설립을 명시적으로 지원하였다. 이는 당시 중대한 제도적 혁신으로 평가되었다. 해당 정책에 따라, 홍콩국제중재센터(“HKIAC”), ICC 국제중재법원,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 대한상사중재원(“KCAB”) 등 주요 외국 중재기관이 상하이 FTZ에 대표처를 설립하였고, HKIAC은 2024년 말 베이징 대표처를 추가로 개설하며 입지를 확대하였다.

이후 상하이 및 베이징 FTZ는 국제 분쟁 해결기관이 업무 사무소를 설치하고, 사건 관리 및 법원에 대한 잠정조치신청을 포함한 외국관련 중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2023년, KCAB는 외국 중재기과 최초로 중국에서 업무 사무소를 설립하였다. 제86조는 이러한 조치를 성문화하여, 승인을 받아 지정된 지역에서 외국관련 중재를 수행하기 위한 외국 중재기관의 업무 사무소 설립을 명시적으로 허용한다.

4. 중재판정의 승인 및 집행

제85조는 중국에서 내려진 외국관련 중재판정에 대하여, 집행 대상 당사자 또는 재산이 중국 외에 소재하는 경우 간소화된 집행 절차를 도입한다. 이제 당사자는 적격한 관할 외국 법원에 직접 승인 및 집행을 신청할 수 있으며, 종전 체계에서 요구되던 중국 내 중간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졌다. 이 개정은 효율성 제고, 국외 집행 지원, 그리고 중재지로서 중국의 매력도 강화에 기여한다. 다만 그 실질적 효과는 해당 외국 관할이 적용 가능한 국제조약 및/또는 국내법에 따라 이를 인정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제88조는 중국 내에서 외국 중재판정을 승인 및 집행하는 절차를 명확히 하며, 이는 중국 민사소송법의 규정과 부합된다. 신청은 피집행자 또는 집행 대상 재산의 소재지 중급인민법원에 제기할 수 있고, 양자가 모두 중국에 없을 경우에는 집행 신청인의 주소지 또는 분쟁과 합리적 관련이 있는 장소의 관할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법원은 중국이 체약국으로서 가입한 국제조약을 적용하거나,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한다. 상호주의와 관련하여, 제88조는 외국 중재기관이 중국 당사자에 대해 제한 또는 차별적 조치를 부과하는 경우, 중국의 관할 기관이 해당 관할의 당사자를 대상으로 상응 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 절차도 규정한다.

개정 중재법은 공익 침해를 국내(제76조) 및 외국관련(제83조, 제84조) 중재판정의 집행 거부 사유로 추가하였다. 이 새로운 규정은 기존의 절차적 공정성을 넘어서는 실체적 사법 심사 근거를 마련한다. 따라서, 중국 법원이 이 새로운 거부 사유인 ‘공익’의 개념을 어떻게 해석·적용하는지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결론

개정 중재법은 중국의 분쟁 해결 지형 변화에서 분수령이 된다. 중재지 개념의 도입, 온라인 절차의 적법성 확립, 보전·잠정조치의 적용 범위 확대, 그리고 임의 중재 및 투자 중재의 신중한 도입을 통해, 개정 중재법은 자국 법제의 고유한 특징을 보존하면서도 국제 모범규범과의 정합성을 한층 강화하려는 목표를 보여준다.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 확보는 상징적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UNCITRAL Model Law에 반영된 기준과 주요 중재 관할에서 채택된 관행 등 널리 수용되는 규범에 중국의 중재 체계를 보다 밀접하게 부합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이러한 조화는 외국 당사자와 다국적 기업의 법적 확실성을 높이고, 국경 간 집행에서의 마찰을 완화하며, 국경 간·복합 분쟁 해결을 위한 중립적이고 신뢰 가능한 포럼으로서 중국의 위상을 강화한다. 이번 변화는 국경 간 상거래와 투자에 핵심적인 국제적 이해관계자에게 예측 가능성, 절차적 유연성, 집행의 명확성을 고도화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개혁의 실질적 영향은 사법적 해석과 제도적 이행에 달려 있다. 특히 재산·증거 보전과 관련된 ‘긴급한 상황’, 판정의 승인 및 집행과 관련된 ‘공익’과 같이 아직 정의되지 않은 개념의 해석·적용 방식이 관건이다. 내년 1분기 개정 중재법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이들 영역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이번 개혁은 중국이 아시아 및 그 너머의 선도적 중재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포부를 시사한다. 개정 중재법의 시행에 즈음하여, 중국 관련 거래에 관여하는 당사자들은 이 새로운 법적 환경이 제공하는 기회를 활용하고 내재된 불확실성을 관리할 수 있도록 분쟁 해결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국경 간 분쟁 노출도가 높은 산업의 기업에게는, 위험관리 최적화와 경쟁우위 유지를 위해 이번 개혁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실무 적용이 필수적이다.


___
*각주
1) CIETAC(중국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 규칙 제6.1조: CIETAC은 중재합의의 존재 및 유효성, 그리고 중재사건에 대한 관할을 판단할 권한을 가진다. 이러한 권한은 중재판정부가 구성되는 시점에 중재판정부로 위임된다; SCIA(선전국제중재법원) 규칙 제10.3조: SCIA 또는 SCIA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중재판정부는 관할에 관한 판단 권한을 갖는다.
2) (2025) Jing 04 Min Te No. 893 및 (2025) Jing 04 Min Te No. 471 사건에서, 중국 법원은 중재기관의 위임 권한에 따라 중재판정부가 내린 관할 결정의 효력을 확인하였다.
3) (2008) Yong Zhong Jian Zi No. 4, DUFERCO S.A. v. Ningbo Arts & Crafts Import & Export Co., Ltd. 사건에서, 닝보 중급인민법원은 ICC가 프랑스에 본부를 두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베이징을 중재지로 한 ICC 판정을 뉴욕협약상 비국내(non‑domestic) 판정으로 보아 집행하였다.
4) (2019) Qiong 96 Xing Bao No. 1에서 법원은 피신청인이 IVF 센터의 의료 장비를 추가로 사용하거나 신규 환자를 수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민사결정을 내렸다. 또한, (2019) Su 02 Xing Bao No. 1에서 법원은 중재판정 선고 전까지 피신청 회사가 법정대표, 집행이사, 감사 또는 정관에 어떠한 변경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민사결정을 내렸다.
5) (2025) Hu 74 Min Te No. 9에서 상하이금융법원의 판시에 따르면 “중재에서의 절차 위반은 일반적으로 중재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거나 당사자의 적법절차(due process)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중재절차의 연장과 온라인 심리의 진행은 원칙적으로 중재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