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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권] 베이징 미중 회담 개최 임박...협상 환경 악화에 성과 불투명
안희정 소속/직책 : EC21R&C/ 연구원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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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5월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은 이란 분쟁으로 촉발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국면과 중국 상무부의 대미 제재 대항 공고 발령이 맞물리며 예년과 다른 복잡한 협상 환경 속에 진행됨. 무역·AI·타이완 등 핵심 의제를 둘러싼 양측의 기대치가 엇갈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역대 협상의 구조적 한계와 합의 이행 부진을 근거로 이번 회담의 실질적 성과 도출 가능성을 낮게 평가함.
◦ 트럼프-시진핑 베이징 정상회담 배경과 현안
- 미국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Xi Jinping) 국가주석은 5월 14~15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임. 당초 3월로 예정됐던 회담은 이란 전쟁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연기됐으며, 일정도 3일에서 2일로 축소됐음. 회담 의제로는 무역, 타이완, 펜타닐(fentanyl), 인공지능(AI) 등이 주요 현안으로 거론되고 있음.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에 따르면 비공개 실무 협의에서는 농산물 구매 확대, 투자 협정, AI 안전장치 공동 성명, 미국산 민간 항공기 주문 등을 잠재적 합의 패키지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짐. 미국 측은 이러한 패키지를 외교적 성과로 제시할 수 있는 결과물로 구성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임.
- 이란 분쟁으로 촉발된 호르무즈(Hormuz) 해협 봉쇄는 정상회담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을 높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 봉쇄로 인한 에너지 수급 차질이 글로벌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음.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Stimson Center)의 중국 프로그램 디렉터는 "이란 전쟁이 이미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분쟁이 회담의 실질적 내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음.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 아라그치(Abbas Araghchi) 외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Wang Yi) 외교부장과 회동, 파키스탄 중재 협상 관련 이란 측 입장을 전달했음.
- 양측의 협상 기대치는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됨. 미국은 이란 문제에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하는 한편, 중국 측은 무역 휴전 연장, 제재 완화, 타이완 무기 판매 축소 등을 주요 요구 사항으로 내세우고 있음. 중국 푸단대학교(Fudan University)의 런 샤오(Ren Xiao) 국제정치학 교수는 "미중 관계가 수년간 긴장과 완화를 반복하는 가운데 중국은 기대치를 크게 낮췄다"고 밝혔으며,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획기적 합의보다는 관계 안정화와 무역 휴전 유지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함.
◦ 중국의 선제적 대미 제재 대항 조치
- 중국 상무부는 5월 2일 공고 제21호를 발령하여 이란 정권과 거래하는 개인 또는 기업에 제재를 부과하는 미국의 행정명령 13902호(2020년) 및 13846호(2018년)에 대해 '불인정(不認定)·불집행(不執行)·불준수(不遵守)'의 3원칙을 적용하도록 의무화했음. 이번 조치의 직접적 계기는 미국 재무부의 4월 24일 제재 조치로,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 구매에 연루된 헝리 석유화학(Hengli Petrochemical) 다롄(Dalian) 공장을 비롯해 산둥(Shandong), 허베이(Hebei) 소재 중소 정유업체 4개사 등 총 5개 중국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음.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불법"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했음.
- 공고 제21호의 법적 근거는 2021년 1월 발효된 '역외적용 부당법률 대항규정(Rules on Counteracting Unjustified Extra-Territorial Application of Foreign Legislation)'으로, 발효 이후 5년 이상 실제 발동 사례가 없던 규정이 이번에 처음 적용됐음. 핵심 집행 메커니즘은 민사 소송권의 신설로, 미국 또는 제3국의 금융기관, 거래업체, 선박회사 등이 미국 제재 준수를 이유로 지정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할 경우 해당 기업이 중국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음.
- 포춘(Fortune)은 이번 공고가 정상회담 직전에 발령된 시점에 주목하며, 중국 정부가 협상 환경을 재설정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음. 브릭스(BRICS) 주도국인 중국이 이번 대항 규정을 회원국에 확산시킬 경우 제3국 기업들의 미국 제재 준수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임. 다만 대항 체계가 실제로 국제 제재 질서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적용 범위와 운용 방식에 달려 있어, 관련 동향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음.
◦ 미중 협상의 구조적 한계와 향후 전망
- 미중 협상에서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는 역대 사례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됨. 2006년 출범한 전략경제대화(Strategic Economic Dialogue)는 2017년 중단됐고, 1983년 출범한 미중 무역공동위원회(Joint Committee on Commerce and Trade)는 2016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임. 난양공과대학교(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의 연구원은 이를 "공식 해산 결의 없이 양측이 그냥 포기한 것"이라고 평가했음. 미중 양국은 합의 이행 측면에서도 신뢰성 문제가 반복되고 있음. 2025년 10월 약속된 미국산 대두 연간 2,500만 톤 이상 구매는 현재 이행이 부진한 상태임. 일리노이대학교(University of Illinois)의 분석에 따르면 이 수량 자체도 2020~2024년 5개년 평균 대비 14% 낮은 수준임.
-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중 전략의 일관성보다 다중적 대외 개입에 역량이 분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임기 중 최소 9개국에 군사 타격을 감행하는 등 광범위한 대외 행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국무부 내 중국 전문 인력의 대폭 감소는 대중 정책의 실행 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됨. 2026년 2월 연방대법원이 관세 권한에 제동을 건 가운데, 행정부는 엔비디아(Nvidia) AI 반도체 칩의 대중 판매를 허용하고 타이완에 대한 130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보류하는 등 강경과 유화가 혼재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음. 이는 트럼프 2기의 대중 전략이 일관된 방향성보다 상황별 대응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줌.
- 이번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실질적 성과 도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배적임.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의 앨런 칼슨(Allen Carlson)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으며, "내용의 부재야말로 이번 정상회담의 목적을 정의한다"며 양측 정상 모두 실질적 희생 없이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음. 베이징 회담 이후에도 미중 고위급 접촉은 연내 지속될 예정으로, 11월 선전(Shenzhen) APEC, 12월 마이애미(Miami) G20 등 추가 일정이 예정되어 있음.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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