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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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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차이나인사이트] AI의 고용 영향, 성장 효과 및 제약 요인

펑원성(彭文生) 소속/직책 : CICC 수석 이코노미스트·중금연구원 원장 2026-05-28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CSF(중국전문가포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통적으로 거시경제 분석은 "단기는 수요, 장기는 공급을 살펴본다"는 원칙에서 출발한다. 총 수요는 소비·투자·수출로 구성되며 단기 변동성이 크다. 반면 성장 잠재력을 결정하는 노동력·자본 스톡·기술 진보는 장기에 걸쳐서만 뚜렷한 변화가 나타난다.

이러한 틀 안에서 시장 분석은 수요 소비·투자·수출의 단기 흐름을 추적하고, 학계는 인구나 총요소생산성(TFP) 같은 장기 구조 변수를 분석해 왔다. 두 접근법은 오랫동안 서로 독립적으로 발전해 왔는데, 그러다 보니 현실 경제의 주요 특성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지난 수십 년간 부동산과 대출이 서로를 부추기며 형성한 경기 순응적 흐름은 주요 경제권 경기 사이클의 핵심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금융 사이클은 수요 변동을 단기를 넘어 확장시켰고, 경제 구조를 왜곡하면서 장기 성장 잠재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AI의 발전은 또 다른 각도에서 기존 분석 틀에 도전하고 있다. AI 관련 자본지출 확대는 소비·투자·수출 중 투자를 촉진해 단기 수요를 키우는데, 그렇다면 장기 공급 측면에서의 기여는 느린 변수인 것일까?

필자는 최근 한 포럼에서 AI가 향후 10년간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문헌을 소개한 바 있다. 이후 다른 발표자는 AI의 발전 속도는 분기·월·주 단위로 측정해야 하며 경제 성장에 대한 견인 효과는 10~20%포인트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필자가 인용한 수치의 열 배다.

AI 발전이 빠른 것은 사실이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바로 그렇기에 구체적인 예측 수치보다 올바른 분석 틀을 갖추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몇 가지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생산요소 측면에서 본 기계의 인간 대체
기계가 인간을 대체해 대규모 실업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산업혁명 이래 경제학자들은 이 문제를 끊임없이 논의해 왔다. 리카도는 『정치경제학과 과세 원리』에서 노동절약형 기술의 파급 효과를 분석했고,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기계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주의 생산 구조를 체계적으로 비판했다. 케인스는 『고용·이자·화폐 일반 이론』에서 기술 진보로 인해 발생하는 '기술적 실업(Technological Unemployment)'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AI의 부상과 함께 이 경제학 용어는 이제 일반 대중의 화두가 됐다.

기계 사용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공급과 수요 두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공급 측면에서 기계와 노동력의 관계는 대체와 보완, 두 가지다. 대체 관계에서는 기계가 노동력을 밀어내 고용이 줄어들고, 보완 관계에서는 기계 투입이 늘수록 오히려 고용도 함께 늘어난다.

수요 측면에서는 기술 진보가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춰 가계 소득과 소비를 확대한다. 단위 생산물당 노동 집약도가 낮아지더라도 총수요 확대가 고용을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기술로 1인이 기계 2대를 운용한다고 하자. 투자 확대로 기계가 4대가 되면 2명이 필요해지며 보완 효과가 나타난다. 

반면 기술 진보로 1인이 기계 4대를 운용할 수 있게 되면 대체 효과로 고용이 줄어든다. 그러나 수요 확대로 기계가 8대로 늘어난다면 다시 2명이 필요해지며, 소득 효과가 고용을 지탱한다.

AI가 기존 기술과 다른 핵심은 '지능', 즉 정신노동을 대체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기계와 인간 간 상호작용의 기본 메커니즘은 동일하다.

AI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 가지 경로로 나뉜다. 첫째, AI의 인간 대체다. 디지털 세계의 지능형 의사결정자인AI 에이전트와, 물리 세계의 지능형 실행자인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표적이다. 둘째, AI를 통한 인간 역량 강화다. AI가 만들어 내는 신산업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 셋째, AI의 생산성 향상이다. 소득 증가가 총수요 확대로 이어져 고용 수요를 뒷받침한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분업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요소 부존(factor endowment)을 든다. 자본이 풍부한 선진국은 자본집약적 제품을 생산하며 거시적으로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노동력이 풍부한 개발도상국은 노동집약적 제품을 생산하며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대체 효과의 핵심 지표는 노동력과 자본의 상대 가격이다. 동일한 작업에서 인건비가 자본재(예를 들어 휴머노이드 로봇) 가격 대비 오르면, 기업은 자동화로 인력 투입을 줄이려는 유인이 생긴다. 미시적 측면에서는 단위 생산물당 비용 비교가 핵심 동력이지만, 정신노동 대체는 아직 초기 단계이므로 그 편익을 화폐 가치로 측정하기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산업용 로봇의 발전 패턴이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편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산업용 로봇은 비교 가능한 측면이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대형 언어 모델이 인지 작업을 처리할 때도 물리적 제조 공정 없이 추론 비용이라는 가변 비용이 발생한다. 관련 추산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 모두에서 산업용 로봇 가격이 제조업 평균 임금 대비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으며, 이는 기계의 노동 대체를 위한 경제적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도 1).




다만 요소의 가격 변화가 반드시 실업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격 변화를 이끄는 두 힘은 작용 메커니즘과 인과 관계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나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공급 축소가 인건비를 끌어올리는 경우, 이때의 로봇 도입은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한 수요 견인형으로 실업을 유발하지 않는다. 반면 기술 진보로 기계 비용이 하락해 대체가 일어나는 경우는 공급 견인형으로,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구 고령화로 노동력 공급이 줄어드는 동시에AI 기술이 로봇 비용을 낮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AI 주도의 자동화 전환은 어떤 면에서 시의적절하다.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을 보완해 주기 때문이다.

국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요소의 상대적 가격 차이로 인해 자동화의 경제적 타당성은 나라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중국의 인건비는 선진국보다 훨씬 낮지만, 로봇은 교역 재화이기 때문에 글로벌 가격 수렴이 일어난다. 같은 로봇 가격을 놓고 보면 인건비가 높은 미국 등 선진국이 자동화로 얻는 비용 절감 효과가 훨씬 크며, 그만큼 자동화 전환의 유인도 더 크다.

같은 논리는AI 시대에도 적용된다. 발전 단계와 산업 구조가 다른 중국과 미국에 인건비 격차까지 더해지면, AI의 정신노동 대체 충격은 속도와 강도 측면에서 미국이 중국을 크게 앞설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중국에서의AI 활용이 반드시 미국에 뒤처지는 것일까? 현실은 다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생산국이자 사용국이다. 생산 측면에서 2025년 중국의 산업용 로봇 생산량은 77만 3,000대로 전년 대비 28% 증가해, 국제로봇연합회(IFR)가 예측한 글로벌 증가율 6%를 크게 웃돌았다. 사용 측면에서는 2024년 신규 설치량이 전 세계의 54%를 차지했으며, 2024년 말 기준 누적 설치량은 200만 대를 넘어 미국의 약 5배에 달했다.

중국은 제조업 대국인 만큼 로봇 사용 규모가 큰 것이 당연하다. 제조업 로봇 밀도, 즉 제조업 근로자1만 명당 로봇 대수로 따져도 중국은 2020년 이미 미국을 추월했고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도 2). 이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빠른 인건비 상승이다. 중국 제조업의 시간당 임금이 여전히 미국보다 훨씬 낮지만, 인구 보너스가 소진되면서 인건비가 빠르게 상승해 기업들이 자동화에 서두르게 됐다는 것이다. 이 경우 로봇 도입은 저비용 노동을 단순히 대체하기보다 인력 부족을 채우는 성격이 강하다.

이는 실제로 인구 고령화 논리의 연장선 상에 있으며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지만, 인건비 상승이 왜 생산 기지의 해외 이전이 아닌 자국 내 자동화 확대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2.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본 기계의 인간 역량 강화
요소 가격 외에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규모의 경제다. 산업용 로봇은 교역 재화이기 때문에 글로벌 판매 가격이 하나로 수렴되는 경향이 있지만, 중국은 압도적인 설치 규모에서 비롯된 규모의 경제, 완전한 현지 서비스 네트워크, 방대한 현장 데이터 등의 우위를 바탕으로 로봇 운영·유지 비용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방대한 시장은 부품 생산, 유지보수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비용을 분산시키고, 촘촘한 서비스 네트워크는 현장 조정과 고장 처리 시간과 비용을 단축한다. 대규모 현장 데이터는 중국산 로봇의 고장 예측과 공정 최적화를 정교하게 해 가동 중단 손실을 낮춘다. 이런 구조 덕분에 중국 기업의 로봇 전 주기 운용 비용은 미국을 크게 밑돌며,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환경에서도 자동화 투자의 합리적인 경제성이 성립한다.

AI 시대에는 제조업의 규모의 경제와 디지털 기술의 규모의 경제가 결합된다. 특히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동화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하는 국면에서 이 결합의 효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중국의 강점은 대규모 제조업을 통한 로봇 생산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경제의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로봇 활용 가치 향상으로도 이어진다. 대체 효과와 보완 효과가 공존하는 이 과정은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가 고용 영역에서 구현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AI가 효율을 높이는 경로는 인간 대체만이 아니라, 인간의 역량을 키우는 방향도 포함한다.

기술이 역량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확인된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방적·직조·목공 등 작업의 경우 오랜 도제 수련이 필요한 전문직이었지만, 기술 발전 이후 숙련 요건이 크게 낮아져 일반 노동자도 공장 생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산업 경제는 기업 내 전문화 분업과 조립라인 생산에 기반해 대형 조직과 고정 직무 분업에 크게 의존했다.

인터넷 경제 시대의 긱 경제(gig economy) 확산은 이러한 역량 강화 효과를 잘 보여준다. GPS와 모바일 통신이 보급되기 전, 택시 기사가 되려면 도시 도로망을 꿰고 있어야 했고 수개월에서 수년의 경험이 필요했다. 디지털 기술이 이 진입 장벽을 허물면서 차량 호출 기사, 배달 기사, 라이브 커머스 판매자 등과 같은 직종은 별도의 집중 훈련 없이 바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 동일한 노동자가 플랫폼을 통해 훨씬 많은 소비자에게 서비스할 수 있게 된 것, 즉 네트워크 효과가 이를 가능케 했다. 도시 인구가 많고 밀도가 높은 중국 같은 대형 경제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더욱 크게 작동한다.

AI 시대에는 인지 능력의 진입 장벽과 분야 간 협업 비용이 낮아지면서 사회 분업이 과업(task) 기반·유연화·생태계 중심으로 재편되고, 정규 고용이 플랫폼 노동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1인 기업'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에서 개인은 플랫폼·클라우드·지능형 도구를 활용해 외부 규모의 경제를 공유하고, 다각화 경영으로 범위의 경제를 실현한다. 고정 직무의 반복 노동을 벗어나 개인 중심의 유연한 수요 맞춤형 조합으로 전환되는 이 구조는 전통 산업 분업보다 효율적이고 유연하다.

변화의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AI가 지식 검색과 정보 통합 비용을 낮추면서, 정보 비대칭을 기반으로 쌓아온 중간 전문직의 진입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관련 분야의 고용과 수익이 압박받는 반면, 시장 수요는 개념 구축·창의적 산출·자원 조정·전문가 네트워크 운용 같은 고차원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 노동 가치는 중간층 지식 노동의 하락, 최상위 창의·조정 역할의 상승, 현장 실무 기술의 유지라는 구조적 분화 양상을 보일 것이다.

정리하면, 기계는 인간 대체와 인간 역량 강화라는 이중 속성을 가지며 수혜자와 피해자가 나뉘는 양극화를 낳는다. 그 이면에는 생산요소 가격과 규모의 경제라는 두 메커니즘이 작동하지만, 주류의 논의는 가격이 이끄는 대체 효과에 치중하고 규모의 경제가 만드는 보완 효과는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거시적 차원의 대규모 실업 발생 여부는 단정하기 어렵다. 대체·보완 효과 외에도 총량적 소득 효과를 함께 봐야 하는데, 이는 AI가 전체 경제 성장을 얼마나 견인하느냐에 달려 있다.

3. 인공지능 시대의 경제 성장
AI의 성장 기여에 대한 기술계와 경제학계의 시각 차는 뚜렷하다. 각 진영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지만, 전반적으로 기술계는 낙관적이고 경제학계는 신중하다. 극단적인 낙관론자는 세계 총생산(GWP) 연간 성장률이 20%를 넘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이 있을까? 기술계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깊고 최신 변화를 빠르게 포착하지만 부분균형(partial equilibrium)적 시각에 빠지기 쉽다. 반면 경제학은 경제 시스템 내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일반균형(general equilibrium) 분석에 가깝지만, 기술 진보를 파악하는 데 시차가 생긴다. 역사적 경험, 성장 회계의 제약, 현실의 제도적 마찰을 중시하는 것도 경제학적 접근의 특징이다.

경제성장 기여도 산출에는 주로 과업 기반 모형(task- based model)을 활용한다. 각종 업무를 세부 과업으로 분해해AI 대체 가능 영역을 파악하고, 기업 데이터와 대조 실험으로 효율 향상 폭을 추산한 뒤 해당 산업의 경제적 비중을 적용해 전체 기여도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아세모글루(Acemoglu)는 이 모형으로 향후 10년간 AI의 연간 성장률 기여가0.07%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아기옹(Aghion)의 추산은 0.68%포인트이며, 전력·IT 혁명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추정하면 0.8~1.3%포인트다. 중금연구원은 2024년 『AI 경제학』 보고서에서 메타 과업(meta-task) 모형을 활용해 향후10년간AI가 중국 GDP 성장률을 연 0.8%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메타 과업이란 구체적 업무에서 추상화된, 업종과 직종을 가로지르는 범용 기초 역량 단위로 대형 언어 모델과AI 에이전트의 특성에 더 잘 부합한다. 이론적으로 이 분석법은 AI 대체, 인간-기계 보완, 신규 과업 창출 등 다양한 유형을 아우를 수 있다. 그러나 실증 분석에서 표준화된 기존 과업의 대체 효과는 고용·근로시간 데이터로 계량화가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인간-기계 보완이나 신규 과업 효과는 모델링 자체가 어렵고 기준 파라미터도 부족하다. 결국 실증 추산이' AI가 일상적 노동만을 대체한다'는 단순 논리로 귀결될 위험이 있으며, 다른 성장 경로의 추산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는다.

경제학계 내 의견 차이가 크지만, 핵심은 구체적 수치보다 그 이면의 작동 메커니즘과 제약 조건이다. 메타 과업 분석의 실무적 한계를 인정한다고 해서 이 프레임이AI의 역할을 반드시 과소평가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AI의 노동 대체, 역량 강화, 기술 혁신 촉진이라는 세 경로를 나눠 살펴봐야 한다.

첫째, AI가 주로 노동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면, AI 자본과 노동력은 보완 관계를 형성한다. 이 경우 AI의 효율 향상은 노동력을 매개해야만 실제 생산으로 전환된다.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직면한 주요 경제권에서는 노동력 수축이AI의 성장 견인 잠재력을 제약하게 된다.

둘째, AI의 역할이 주로 노동 대체에 있다면, 이는 사회의 유효 노동 공급을 확대하는 것과 같아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을 메우며 성장 기여도도 커진다. 인구 감소가 진행 중인 중국에 특히 의미 있는 경로다. 다만 대체된 노동자가 빠르게 재취업하지 못하면, 실업에 따른 노동력 유휴화가 성장 기여를 약화시킨다. 

셋째, AI의 역할이 주로 R&D 효율 향상과 기술 혁신 가속화에 있다면, 성장의 제약은 노동 시장이 아니라 경제 전체의 혁신 역량에서 비롯된다. 신기술·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새로운 업태가 만들어 내는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는 대형 경제권에 더욱 유효한 논리다. 관건은AI의 보급과 침투 속도가 얼마나 빠르냐다.

역사적으로 범용 기술이 경제 전반에 침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전력은 발명에서 완전한 보급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AI의 확산은 더 빠른 듯 보이지만, 여러 제약 요인이 전반적인 속도를 늦추고 있다.

첫째, 규모의 불경제(diseconomies of scale) 문제다. 모델 요소 투입에는 수익 체감 특성이 있으며(스케일링 법칙), 알고리즘 개선이 이를 완화할 수는 있지만 해소하지는 못한다. 응용 차원에서도AI와 실제 현장의 결합이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구현 지능의 발전이 제약된다. AI가 인터넷 플랫폼과 다른 중요한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대형 언어 모델의 추론 비용 같은 가변 비용은0에 수렴하기 어렵지만, 전통적인 인터넷 서비스의 한계 비용은 거의0에 가까워질 수 있다.

둘째, 핵심 투입 요소의 공급 제약이다. 고품질 데이터의 부족과 유통 장벽, 전력 부족이 대표적이다. 전력 문제와 관련해 청정 에너지는 규모의 경제와 시장 경쟁이 결합되면 전력 가격 하락을 이끌 수 있다. 중국이 이 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지정학적 경쟁과 무역 보호주의가 글로벌 파급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

셋째, 규제·거버넌스와 지정학의 반(反)규모의 경제 효과다. 의료·금융 등 고신뢰성 분야에서 정확도·안정성·안전성에 대한 엄격한 요건은AI의 대규모 상업화를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이 된다. 지정학적 경쟁은AI 대형 모델의 국경 간 확산을 제약한다.

넷째, AI 대규모 적용의 부정적 외부 효과다. AI는 지식 접근 비용을 크게 낮추지만 동시에 딥페이크(deepfake)의 범람을 야기해 정보 신뢰성을 훼손한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협해 혁신 동기를 약화시키기도 하며, 기존 기술 최적화에 집중하는 경향은 향후 기초 혁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군사 분야다. 무인기와 전투 로봇이 자율 의사결정 능력을 갖추면 인간 개입 없이 자율 살상이 가능해지며, 이 위험은 이미 광범위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도전들을 해결하려면 적절한 규제 체계를 갖추고 국제 거버넌스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지정학적 경쟁 구도에서 AI 개발자와 각국 정부는 경쟁 우위 확보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어, 거버넌스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인류 역사는 제도 변화와 거버넌스 개선이 대개 위기 이후에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산업화는 생활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 오염 등 부작용을 낳았고, 정책 개입은 문제가 임계점을 넘은 뒤에야 이루어졌다. 현대 금융도 자원 배분 효율을 높였지만, 부작용에 대한 규제는 여러 차례 위기를 겪고 나서야 점진적으로 개선됐다.

4. 기술의 선한 활용: 사회안전망 강화와 소득 분배 개선
인공지능은 범용 기술로서 경제 성장과 민생 개선에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다. 그러나 그 발전과 경제적 침투는 경제·사회 윤리·글로벌 거버넌스 등 복합적 요인의 제약을 받는 시스템 공학적 과제다.

관련 분석에서도 시스템적 사고가 필요하다. AI가 총 공급에 미치는 향상 효과와 함께 공급·수요 간 매칭 문제를 함께 봐야 한다. AI의 대체 효과가 대규모 실업을 야기한다면, 생산성이 높아지더라도 총 수요 부족이 발생해 성장 기여 효과를 상쇄한다.

역사적으로 기술 진보가 장기적으로 대규모의 실업을 초래하지 않았던 배경에는 시장의 자동 조정 기능과 공공 정책의 공동 작용이 있었다.

먼저, 기술 진보에 따른 업종별 생산성 향상 속도는 일정하지 않고, 단일 상품에 대한 소비 수요에는 상한이 있기 마련이다. 생산성이 빠르게 오른 업종에서 발생한 잉여 인력은 생산성이 낮고 수요가 포화되지 않은 분야로 이동한다. 이 논리는AI 응용의 현실적 제약과도 맞닿아 있다. 제약 요인이 기술 진보로 인한 대규모 실업을 막아주지만, 동시에 전체 생산성 향상 속도도 제한한다.

다음으로, 임금 조정도 노동시장 수급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기계가 노동을 대체하면 임금 하락 압력이 생기고, 이는 다시 기계의 상대적 비용 우위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이런 자기 교정 메커니즘 덕분에 노동력 부족이나 대규모 실업이 지속되기 어렵다. 다만 정책·사회적 요인으로 임금 하락이 막힌다면 불균형은 고용 감소로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노동 대체와 임금 하락은 자본 수익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이로 인해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소비가 위축되면 결국 노동 수요 전체가 줄어들고 자본 수익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AI가 가져올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소득 분배 구조의 재편이며, 이는 본질적으로 정치경제학적 문제다. 산업혁명 이래 기술 진보가 장기적인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핵심은 재정·세제 개혁, 특히 사회안전망의 지속적인 확충이 소득 분배를 조정하고 빈부 격차를 완화해 왔기 때문이다.

AI 시대에 기술의 선한 활용은 다각도로 실현되어야 한다. 중국의 경우, 현재 핵심 과제는 사회 보장 체계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다. 우선적으로는 농촌 주민의 양로·의료·출산·보육·교육 분야의 보장 공백을 메워야 하고, 긱 경제에 적합한 제도적 기반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는 법적 지위 정의, 권익 보호, 경력 개발 지원, 알고리즘 규제, 생활 보장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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