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 & 트렌드

이슈 & 트렌드

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서구권] 中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구조적 위기

안희정 소속/직책 : EC21R&C/ 연구원 2026-06-05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CSF(중국전문가포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 중국 배달 플랫폼 업계는 메이퇀·타오바오·징동 간 가격 전쟁 장기화로 수익성이 둔화되고 배달 기사 수수료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 알고리즘 배차와 간접 고용 구조 속에서 배달 기사들은 장시간 노동에도 저소득·산재위험·사회보장 미비 등에 노출돼 있으며, 최근에는 유령 주방 등 식품 안전 문제까지 부각되며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음. 당국이 과태료를 부과하고 노동 규정을 잇따라 개선하고 있으나 경기 침체로 인력 유입이 지속되는 한 단속 위주 정책만으로는 구조적 취약성 해소가 어려운 상황임.

◦ 중국 배달 플랫폼의 과열 경쟁과 수익 압박 심화
- 중국 배달 플랫폼 업계는 메이퇀(Meituan), 타오바오 플래시(Taobao Flash), 징동(JD.com) 등 주요 사업자 간 가격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구조적 수익 압박이 심화되고 있음. 2025년 당국이 과당 경쟁에 경고를 발령했으나 가격 경쟁은 이후에도 지속됨.
- 가격 경쟁의 영향은 플랫폼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배달 기사의 건당 수수료 하락으로까지 직결됐음. 일부 배달 기사는 건당 보수가 7위안(약 1,590원)에서 4위안(약 908원)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밝혔으며,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한 플랫폼 노동 공급 과잉과 맞물려 하락세를 가속화하고 있음.
- 플랫폼들은 알고리즘 기반 배차 시스템을 통해 배달 기사에게 처리 가능한 수준을 초과하는 속도를 요구하며, 지각 시 즉각 임금을 공제하는 구조를 운용하고 있음. 또한 고용 형태는 플랫폼과의 직접 계약이 아닌 제3자 인력파견사를 통한 간접 고용으로, 이 같은 구조를 통해 플랫폼은 산재보험 및 연금 납부 의무를 회피하고 있음.
- 식품 안전 분야에서도 가격 경쟁의 부작용이 표면화됨. '유령 주방(ghost kitchen)'이라 불리는 실체 없는 허위 음식점이 앱에 등록돼 제3자 업체에 주문을 외주화하는 방식으로 저가 납품을 실현함. 당국은 2026년 조사를 통해 7개 주요 배달 앱에서 총 6만 7,000개의 유령 주방을 적발했으며, 플랫폼과의 결탁을 통해 불법 공급망이 형성됐음을 확인함. 당시 한 플랫폼 직원은 당국 조사에서 "심사를 너무 엄격히 하면 상인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짐.
- 2026년 4월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타오바오, 징동, 메이퇀, 핀둬둬(Pinduoduo) 등 7개 이커머스 플랫폼에 총 36억 위안(약 8,183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함. 당국은 해당 플랫폼들이 식품위생 허가 및 영업장 주소 확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며, 향후 허가증 및 주소 검증 의무화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힘.

◦ 플랫폼 배달 기사의 생존 실태와 구조적 취약성
- 2023년 기준 중국 배달 플랫폼에 등록된 배달 기사 수는 공식 집계 기준 약 1,200만 명에 달하며, 2026년 4월 산롄생활연구소(Sanlian Life Lab)가 발표한 다큐멘터리 「2026 중국 배달 기사 생존 보고서」에서는 실제 종사자가 1,3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됨. 당초 제조업 임금보다 높은 수입을 기대하거나 취업 전 임시 수입을 목적으로 유입됐던 종사자들이 이 직종에 장기 정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됨.
-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실직한 중산층의 배달업 진입이 증가하고 있음. 하루 14시간에 달하는 노동에도 식비·주거비를 제외하면 잔여 소득이 거의 남지 않는다는 현장 증언이 다수 확인됨. 배달 기사의 월 소득은 통상 3,000~4,000위안(약 68만~91만 원) 수준이며, 광저우(Guangzhou)에서 활동하는 일부 종사자는 하루 30~40위안(약 6,800~9,100원)밖에 벌지 못하는 경우도 있음.
- 주문 감소와 배달 기사 수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음. 대학생 등 주요 소비층의 배달 주문 자체가 줄어드는 가운데, 육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배달 기사들이 어린 자녀를 오토바이에 태우거나 등에 업고 배달에 나서는 실태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음.
- 배달 기사들의 업무상 재해 위험도 심각한 수준임. 업계 실태 조사에 따르면 배달 기사 약 3분의 1이 근무 중 부상을 경험했으며, 산재보험 가입자는 5분의 1에 불과함. 중국 특유의 호적 제도로 인해 배달 기사 대다수는 근무 지역에서 실업급여, 의료 서비스 등 사회보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조적 제약에 놓여 있음.
- 집단적 권익 보호 수단도 실질적으로 제한돼 있음. 노동조합 가입은 허용되나 모든 조합이 공산당 산하에 편제돼 있어 노동자를 독립적 사회 세력으로 결집시키는 기능을 하지 못함. 노동 분쟁 발생 시 플랫폼은 소비자 편을 드는 것이 관행이며, 배달 기사의 산발적 시위는 단속 대상이 됨.

◦ 유령 주방 단속과 식품 안전·노동 보호 정책의 실효성
- 유령 주방 문제는 2025년 베이징에서 한 소비자가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한 케이크에서 식용이 불가한 꽃이 발견되면서 공론화됨. 조사 결과 해당 케이크 브랜드는 주요 플랫폼에 380여 개 점포를 등록하고 있었으나 실제 매장은 전무했으며, 허위 사업자 등록증을 이용해 주문을 입찰 방식으로 다수의 제3자 업체에 외주화하는 구조였음. 해당 케이크 브랜드와 연관된 두 개의 주문 전달 플랫폼에서 총 360만 건의 주문이 처리된 사실이 확인됐음.
- 단속 이후 식품 안전 개선 조치가 일부 시행되고 있음. 항저우(Hangzhou)에서는 20여 개 배달 전문 매장이 조리 과정 실시간 영상을 공개하는 '투명 주방'을 도입했으며, 안후이성(Anhui province) 당국은 메이퇀, 타오바오, 징동과 식품 안전 협약을 체결해 AI 모니터링 도입 및 배달 기사 신고 포상제 운영에 합의함.
- 노동 보호 측면에서는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지속되고 있음. 중국 정부는 2021년 최저임금 보장과 알고리즘 기반 배차 개선을 골자로 한 배달 기사 보호 규정을 도입했으나, 현장 이행 및 위반 제재는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2026년 4월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플랫폼 노동자 전반을 대상으로 한 신규 노동 규정을 발표했으나, 업계에서는 기존 조치의 반복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옴.
- 배달 산업은 진입 장벽이 낮아 경기 침체기 노동 시장의 최후 피난처로 기능하는 구조적 특성상,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신규 유입 인력은 계속 늘어나고 임금 하락 압력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 플랫폼의 간접 고용 구조로 인해 사회보험 부담이 배달 기사 개인에게 전가되는 동시에, 호적 제도로 인한 사회보장 접근 제한까지 중첩된 상황에서, 단속 위주의 정책만으로는 배달 기사가 처한 구조적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됨.




[참고 자료]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