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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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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중국 산업용로봇이 가져온 농민공의 취업구조 변화

김경환 소속/직책 : 경성대학교/조교수 2026-07-20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CSF(중국전문가포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세계 최대 산업용로봇 시장인 중국
2015년 이후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13차 5개년 계획”, “로봇산업 발전계획”, “14차 5개년 스마트 제조 발전계획” 등 전방위적인 정책 지원을 통해 로봇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 로봇산업의 기술력이 빠르게 향상되어,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0.3년으로 좁히며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였다(박상수, 2024: 36). 

특히 산업용로봇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2023년 중국 산업용로봇 판매액은 전년 대비 14.2% 증가한 692억 위안으로 추정되며, 2024년에는 16.2% 증가한 804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산업용로봇 판매액은 2019년 이후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생산량도 2020년 24만 대를 기록하며 20만 대를 돌파한 이후, 2021년 36만 대, 2022년 44.1만 대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판매량의 경우 2022년부터 연간 30만 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2024년에도 약 32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추정된다.  



설치량 및 로봇 밀도도 2023년 기준 중국은 신규 설치 대수와 누적 가동 대수 모두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중국에 설치된 산업용로봇은 29만 대이며, 이는 전 세계 설치량의 52.4%를 차지하여 중국 외 전 세계 국가의 총 설치량(26만 대)보다 많다. 산업용로봇의 세계 최대 시장이 중국인 셈이다.

2. 3억 명이 넘는 농민공은 여전히 일자리를 원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이 중국의 농민공이다. 농민공이란 농업호구를 유지한 채 도시의 다양한 비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중국은 한국의 호적과 유사한 호구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한국이 일원화된 호적을 사용하는데 비해 중국은 농업호구와 비농업호구(도시호구)라는 이중적 호구를 가지고 있다. 중요한 점은 한국의 경우, 주소지를 도시로 옮기면 도시민이 된 데 비해, 중국은 호구를 쉽게 바꿀 수 없다. 다시 말해 농업호구를 가진 사람은 도시에 거주하더라도 농업호구를 유지하게 된다. 이를 농민공이라고 하는데, 그 수가 3억 명이 넘는다(2025년 기준).


<그림 2>를 보면, 2020년 2억 8,560만 명이던 농민공은 2025년 3억 115만 명으로 증가하였다. 연평균 311만 명의 농촌인구가 도시로 이동하였다. 

그 가운데 산업용로봇과 관련이 큰 산업은 제조업이다. 2025년 기준 전체 농민공 가운데 제조업에 종사하는 농민공 비중은 28.2%로 약 8,249만 명에 달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산업용로봇의 도입은 노동력의 감소를 일으킨다(马文婷·刘小鲁, 2025: 83). 다시 말해 중국의 산업용로봇 시장이 성장할수록 농민공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여전히 노동력대국인 중국의 관점에서 이는 대단히 민감한 문제이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로봇산업을 발전시키는 동시 농민공의 일자리를 해결해야 하는 이중적 모순에 빠져있다고 할 수 있다.

3. 중국 최대 농민공 취업 기업인 폭스콘은 왜 산업용로봇을 도입하는가?
이러한 상황에 중국에 있는 폭스콘(富士康)이 주목받고 있다. 폭스콘은 타이완 기업인 홍하이그룹의 자회사로, 주로 애플사의 아이폰 등을 위탁생산하는 기업이다. 폭스콘은 중국 최대의 농민공 취업 기업이기도 하다. 

2010년 폭스콘은 100만 로봇군단을 현장에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며 중국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100만 명이 넘는 농민공을 고용하고 있던 폭스콘이었기에 주목을 끌 만했다. 폭스콘은 2006년 이미 자체 산업용로봇인 폭스봇(Foxbot)1)을 개발하기 시작하였고 2011년 실전에 배치하기 시작하였다(新浪财,2025.8.25a.).

그럼 왜 폭스콘은 로봇을 도입하려 했는가? 이는 중국 내부의 경제·사회적 구조 변화와 기술적 요구가 맞물린 다차원적 결과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첫째, 노동 비용의 가파른 상승과 저임금 기반 생산 모델의 한계이다. 각 지방정부의 최저 임금이 인상됨에 따라, 과거 폭스콘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저렴한 노동력에 의존하는 박리다매식 위탁생산 모델은 점차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다. 노동 비용의 증가는 기업의 제조 원가 압박을 심화시켰으며, 이에 대한 구조적 대안으로 로봇을 도입하게 되었다(王新喜, 2025.10.13.).

둘째, 노동력 부족의 심화와 청년 세대의 제조업 기피 현상이다. 중국의 청년층을 구성하는 이른바 '신세대 농민공'은 고강도의 육체노동을 감내했던 부모 세대와 달리, 단순 반복적이고 폐쇄적인 노동 환경을 피하는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세대교체는 고질적인 구인난을 일으키었으며, 폭스콘은 안정적인 공장 가동과 생산 라인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로봇을 도입하였다(김경환, 2022: 34-35).  

셋째, 노동력에 기반한 제조 기술의 물리적 한계 극복이다. 세계 시장의 최신 IT 기기들이 고기능화됨과 동시에 점차 얇고 복잡한 구조로 설계되면서, 미세 공정에서 인간의 수작업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극도의 정밀성과 품질의 일관성이 요구되기 시작하였다. 제품의 수율을 극대화하고 미세한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고품질 제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농민공을 대체할 로봇이 필요하게 되었다(刘岭枫,2025: 54).


4. 더 열악해진 농민공의 고용 안정성
폭스콘의 로봇 도입은 농민공의 노동 환경과 취업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첫째, 농민공의 고용 규모가 대폭 축소되었다. 폭스봇 도입 전(2010년대 초반) 중국 내 약 120만~130만 명에 달하던 폭스콘의 전체 농민공 고용 규모는 최근 약 70만~80만 명 수준으로 대폭 축소되었다. 대표적 사례로 장쑤성 쿤산 공장의 경우, 2016년 로봇 도입 이후 기존 11만 명이었던 농민공 규모는 5만 명 수준으로 급감하였다(新浪财,2025.8.25a.).

둘째, 정규직이 감소하고 파견직, 단기 계약직이 증가하였다. 과거 연중 대규모 정규직, 장기 계약직 위주로 공채를 진행하던 방식에서, 현재는 초단기 파견직과 학생공 위주의 수시 채용 체제로 전환되었다. 허난성 정저우 공장 은 평소에는 로봇을 가동하다가, 신제품 출시기(성수기)에만 수십만 명의 단기 농민공을 채용하는 수시 채용으로 전환되었다(新浪财,2025.8.25b.).

셋째, 저기술의 단순 육체 농민공의 퇴출이 가속화되었다. 단순 조립 가공에 종사하던 기술 수준이 낮은 농민공은 일자리를 잃고 배달, 물류 등 플랫폼 서비스업종으로 밀려나고 있다. 별도의 직업 훈련 없이는 로봇의 유지, 보수 등의 고기술 직무로 전환하기 어려우므로 농민공은 고용을 유지하기 힘들다. 폭스콘 내부의 임금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과거 노동력 부족 시기에는 일괄적인 임금 상승이 이루어졌으나, 로봇 도입 이후 저숙련 농민공의 임금 상승은 극도로 제한되고 있으나 로봇과 협업하거나 이를 관리하는 고기술 농민공의 임금은 일반 조립공보다 15~25% 이상 높게 책정되어 있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단순히 기본급 체계가 변한 것뿐만 아니라, 농민공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잔업(야근) 수당 기회가 상실되어 실질적인 임금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新浪财,2025.8.25.b.).

중국 최대 위탁생산 기업인 폭스콘의 산업용로봇의 도입은 농민공의 고용 축소, 초단기 파견직 증가로 인해 고용의 불안정성을 증가시켰고, 잔업 수당 상실, 기술 격차에 따른 내부 임금 양극화라는 다층적인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향후 이들이 안정적인 고숙련 제조업 노동자로 전환될 수 있는 체계적인 직업 훈련과 사회적 안전망 마련이 시급하다. 중국 제조의 경쟁력과 사회 안정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라 있다.

* 각주
1) 애플 아이폰 등을 조립하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조립업체 폭스콘(Foxconn)의 자회사에서 자체 생산하는 산업용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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