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동향세미나]글로벌 생존방식: 다민족경제 네트워크 구축 필요

오종혁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전문연구원 2010-06-30

루이둥건 박사는 고려대학교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부경대학교에서 전임교수 재직중이다. 다년간 한국의 안산 및 가리봉의 차이나타운, 일본의 오오타 및 오이즈미지역의 닛케진(일계인, 日系人), 중국 베이징의 왕징(望京) 코리안타운을 대상으로 소수민족 집거지와 공동체를 연구한 지역연구 전문가다.


“최적의 공간선택은 최적의 생존전략”


Q.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베이징의 코리안타운이라 불리는 왕징지역은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A. 왕징지역은 중국에서 최대 규모로 한국인들이 집거한 지역입니다. 베이징시 경찰국의 공식통계로는 2008년도 왕징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이 2만 5천명인 것으로 집계되었지만, 실제로는 5만 명이 넘습니다. 또한 왕징지역이 속한 차오양(朝陽)구는 베이징시 18개 구(區)와 현(縣) 중에서 세 번째로 잘 사는 구입니다. 특히 한국인들의 집거로 부동산 가격이 제일 빠르게 상승하는 지역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한국인과 현지인들의 틈새시장에 조선족 이주민들이 모여들면서 이곳은 거의 10만 명이 넘는 에스닉 커뮤니티(ethnic community)를 형성함으로써 초국가적 한민족경제를 기반으로 초국가적 커뮤니티가 형성된 것이 특징입니다.


  특징을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첫째, 구성원의 출입국이 빈번함에 따라 공항과 가까운 곳에서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둘째, 중국 현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중국교포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었다는 것입니다. 셋째, 베이징이 국제도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글로벌화의 영향을 충분히 활용하였다는 점입니다. 넷째, 같은 언어 문화권을 활용하여 co-ethnic community를 형성함으로써 이를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확장해나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커뮤니티의 특징은 베이징의 왕징지역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라 상하이의 용백지역, 산둥의 위해지역, 광둥의 심천지역 등 연해도시에서 점차 보편성을 띄면서 광역별 코리안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꽌씨(關係)’공간은 글로벌 생존의 필수”


Q. 좋은 지역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국에서 관계망인 ‘꽌씨’가 중요한데, 코리아타운에서 ‘꽌씨’의 중요성이 어떻게 나타납니까?


A. 왕징의 코리아타운의 한인들은 현지에 동화되지 않고 코리아문화를 중심으로 자생적 기반을 마련하면서 베이징의 경제발전에 기여를 하였다는 점에서 해외 동포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산산이 흩여져 있는 인맥, 물류, 금맥을 글로벌방식에 적응하면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꽌씨’공간의 중요성을 깊이 터득하였습니다. 현대기업과 베이징 자동차회사와 성공적인 제휴, 삼성의 현지화전략과 국제화 등 한국 대기업이 현지 적응 과정에서 만들어낸 문화는 단순히 로컬문화와 한국문화의 물리적 혼합이 아닌, 화학적 혼성화가 일어나면서 초국가적 ‘꽌씨’공간과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였습니다. 이것은 다른 외국계기업에게는 불가능한 거대한 무형자산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꽌씨’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베이징에 진출한 조선족 인재들이 중요한 인적자원이었습니다. 그들은 중국체제의 변화를 잘 체감하고 있으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최적의 생존전략을 구사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현지화에서 시간을 축소하고 자원을 최적화시키면서 가장 적은 비용으로 현지 중국인들과 융합시키도록 합니다. 베이징에 일본인이 집거하는 재팬타운, 독일인이 집거하는 도이지타운이 ‘고립된 섬’으로 단절된 커뮤니티라면, 왕징의 코리아타운은 점차적으로 한국인 중심의 내적 연결망, 조선족과 함께 형성되는 확장된 한민족 연결망, 현지인까지 포함한 초국가적 연결망이란 3차원의 그물망을 형성하였습니다. 이는 코리아타운만이 갖고 있는 우세이며, 자신의 문화 특징을 지키면서 현지화, 글로벌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조선족인재들이 없었더라면 짧은 시간에 글로벌 ‘꽌씨’를 형성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돈만 버는 상인을 넘어, 존경받는 글로벌 시민으로서 현지화에 노력해야”


Q. 코리아타운의 ‘다민족, 다문화’가 융합되는 과정에서 좋은 점도 있겠지만, 서로 충돌되는 관계도 형성되는데 극복 대안이 없을까요?


A.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민족이 동일한 지역에서 공존하면서 생기는 이익 충돌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합니다. 그것을 근본적으로 소멸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최소화시키면서 개인과 집단의 이익배분을 최적화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선진적인 기술과 관리경험, 효율적인 시장개척 등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발전전략의 일환으로 코리아타운은 우선 중국의 ‘모범적 글로벌시민구역’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코리아타운은 고립화되면서 점차 사라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비교적 성공한 소수민족 집거지를 꼽자면 미국 마이애미의 쿠바인 소수민족집거지입니다. 쿠바의 지식인, 상인들이 마이애미에 집거하면서 경제중심, 금융중심으로 마이애미를 성장시킴과 동시에 쿠바인들은 ‘글로벌시민’으로 거듭나면서 존경받는 손님으로 대접 받습니다. 


  훌륭한 글로벌시민이 되기 위한 현지화 노력만이 지속가능한 경제모델을 형성하고, 상생과 호혜의 국제관계를 형성하며, 한국의 국익을 최대화는 동시에 개개인들도 ‘존경받는 손님’으로서 대접받을 수 있습니다.
게시글 이동
이전글 이전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다음글이 없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