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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세미나]개발의 그림자 뒤로 사라진 차오후(巢湖)시

정지현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부연구위원 2011-09-15

 2011년 8월 22일, 중국 전역의 도시화, 산업화, 도시개발 열풍과 함께 안후이(安徽)성 차오후(巢湖)시가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지난 8월 22일 안후이성 차오후시가 국무원의 승인을 거쳐, 3개 지역으로 분할된 후 각각 허페이(合肥)시, 마안산(马鞍山)시, 우후(芜湖)시로 편입되었다. 중국의 가장 큰 행정단위인 '성(省)'의 바로 아래 단계인 '지급(地级)시'였던 차오후시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지급시가 이렇게 '공중분해'된 것은 중국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하는데, 안후이성은 왜 이러한 개발방식을 선택한 것일까?

 

[안후이성 차오후시 분할 전후 행정구역]



 



   안후이성은 장쑤성, 저장성, 상하이시로 구성된 창장(長江)삼각주 지역과 인접해있는 중부지역으로, 경제발전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여느 내륙지역과 마찬가지로 빠른 도시화와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창장삼각주 지역과 맞닿아 있다는 지리적인 이점으로 이들 지역의 산업 외연이 안후이성으로 확대되기도 하고 일부 업종의 기업이 이전하기도 하는 등 안후이성 경제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속성장은 안후이성 전체가 아닌 "완장(皖江)도시군"(그림 참고)이라는 특정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성도(省都)인 허페이시를 비롯해 마안산시와 우후시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 3대 도시 사이에 발전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면적이 넓은 차오후시가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성도의 경제적 비중이 낮다는 점을 아킬레스건으로 인식하고 있는 안후이성이 각종 자원을 집중시키고 있는 허페이시, 창장(長江)유역에 위치해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산업기반이 잘 닦여있는 마안산시와 우후시, 이들 3대 도시에 둘러싸인 차오후시는 그 동안 경제발전에서 소외되어 결국 완장도시군에서 1인당 GDP가 가장 낮은 지역으로 전락하였다. 즉, 차오후시의 존재는 완장도시군의 경제협력 과정에서 장애요인으로 지적되는 행정장벽에 불과해져 버린 것이다. 이에 안후이성은 '잘 나가는' 3대 도시에 차오후시를 분할ㆍ편입시켜 행정장벽을 없애고 3대 도시의 규모를 더욱 확대시킴으로서 지역경제 발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차오후시는 사라졌지만 거대해진 新허페이시, 新마안산시, 新우후시가 탄생함에 따라 완장도시군의 경쟁력 및 안후이성의 성장잠재력이 더욱 강화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들이 현지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특히 성도인 허페이시의 면적, 인구, 경제규모 등이 확대됨에 따라 안후이성 12차 5개년 규획의 목표인 "지역내 특대도시 건설"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이번 행정구역 개편으로 허페이시는 가전, 마안산시는 철강, 우후시는 자동차 및 부품 제조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이전과 경제 발전이 촉진될 것이라는 분석도 발표되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도약의 기회를 놓쳤던 내륙 각 지역은, 중국이 성장방식을 내수중심으로 전환시키려는 향후 5~10년의 시기를, 절대로 실기해서는 안 될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고 극심한 경쟁 중이다. 이러한 절박함과 비장함이 안후이성의 파격적인 행정구역 개편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개발의 그림자 뒤로 사라진 차오후시에서 일하던 공무원들의 거취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공무원 및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일체의 과정도 없이, 지역개발에 ‘올인’하고 있는 이들의 노력이 실로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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