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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붕괴에 대처하기 위한 금융개방

샤빈(夏斌) 소속/직책 : 국무원발전연구센터 금융연구소 소장 2013-02-08

얼마 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의 개막전야 기자간담회에서 이 포럼의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이 세계경제가 여전히 붕괴위험에 처해있다고 걱정스러운 발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초의 경제현황을 점검해보면 낙관적 조짐들이 드러나고 있다. 여러 나라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해체설이 나돌던 유로존은 여전히 굳건하다. 각국의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전폭적으로 돈을 쏟아 부었고, 이에 따라 시중의 유동성이 유례없이 풍부한 상황이다. 물론 그 결과가 우려되는 바이긴 해도 일단 당장은 장미빛으로 보인다.
 
그런데 세계경제가 진짜로 붕괴위험에 처한다면 과연 중국만이 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중국은 금융개방을 잠시 접어야 하는가? 금융시스템개혁은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중국 국무원 참사인 샤빈(夏斌)은 그의 저서 <위기의 중국을 생각하다(危机中的中国思考)>(下)에서 앞으로 중국금융이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래와 같이 7개 부분으로 정리한 바 있다. 여기서는 원문을 인용해 보겠다.

 

첫째, 중국은 철저한 유비무환의 태세를 갖춰야 한다. 장기적인 전략적 사고에 기반하여 현재의 국제금융시스템개혁과 중국의 금융개방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즉 좀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현재의 상황들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하이는 2020년까지 위안화의 위상에 걸 맞는 국제금융센터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장기적인 목표가 있는 만큼 자본수지 완전 개방을 기본적으로 실현해야 한다.
 
둘째, 중국은 국제금융시스템개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그 개혁방향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만, IMF개혁이나 국제금융감독관리 등의 개혁방안에 대해서 너무 큰 기대보다는 중국 나름대로의 주관을 가져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위상이 추락했다고는 하지만 세계경제의 큰 틀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국제금융질서의 재편은 미국의 적극적 참여나 적절한 조치 없이는 언감생심이다. 20년 혹은 30년이 지난다 해도 달러의 위상은 현재와 같을 것이며 달러나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지금으로서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21세기 중반쯤 되면 미국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30-40년 후의 일이다. 때문에 지금 중국이 힘써야 할 것은 장기적인 추이를 잘 판단하여 IMF지분개혁이나 총재와 상임이사선출, 대출시스템 등 국제통화시스템개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순응하는 한편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즉 아시아의 경제통합을 추진하면서 금융협력과 위안화의 지역화를 추진해야 하고 아시아 각국의 환율을 최대한 안정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현재 중국의 외환관리시스템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 금보유량을 어떻게 점진적으로 늘릴 것인지, 위안화 역외시장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자본수지를 어떻게 개방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 국제금융시스템 개혁에 있어서 우리가 추구하는 바는 두 개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주요국들의 환율을 최대한 안정시켜 중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우호적 외부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위안화의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중국에 장기적으로 가져올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국제통화시스템개혁이 진척되지 않더라도 중국이 받는 영향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국제통화시스템은 개혁할 부분이 너무도 많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일단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셋째, 아시아의 경제금융협력에 박차를 가해 위안화의 지역화를 추진해야 한다. 아시아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을뿐더러 아시아 각국의 높은 저축율은 이 지역의 고성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관건은 아시아의 금융시스템이 완전치 못하다는 점인데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협력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타협과 양보도 적절히 구사하여 최대한의 전략적 이익을 얻도록 해야 한다.
 
넷째, 위안화 역외시장의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 이는 위안화 지역화의 중요한 발판인 동시에 국제통화시스템개혁이 매우 험난한 과정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중국은 현재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때문에 중단기적으로 완전자유변동제로 가기는 힘들며 이를 위해서는 자본수지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 자본흐름을 통제하는 정책도 환율정책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위안화 역외시장 설립을 위해서는 첫째 모든 조치를 강구해서 위안화를 국제화시킬 방도를 모색해야 하고, 둘째 홍콩에서 자유롭게 위안화로 계산과 결제를 하고, 위안화로 예금과 대출 그리고 자산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즉 위안화가 홍콩에서 하나의 큰 순환고리를 이루면서 자유롭게 유통되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위안화가 통용되는 독립된 교역권을 역외로 점차 확대시켜야 한다. 셋째로 외국투자자와 외국국민들이 위안화를 보유하려 하는 것은 중국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이러한 외국인들에게 중국경제성장의 성과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인 조치가 있다면 위안화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즉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는 제한된 채널을 통해서라도 외국인들이 보유한 위안화가 다시금 중국으로 유입되어 주식이나 채권, 콜시장(call market)등 금융자산에 투자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중국 내에서 통용되는 위안화와 구분되도록 ‘외환 위안화’통장을 개설하도록 하는 기술적 정책 등이 사용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상대적으로 독립된 통화정책도 적절히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다섯째, 금보유 관리시스템의 개혁에 소홀해서는 안되며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 정책적으로 금보유량을 늘려가는 것은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적 조치이며 이는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중국의 외환보유고증가와 더불어 ‘민간에서 금을 보유하도록’ 적극 장려해야 한다. 국민이나 기업에서 금을 더 많이 보유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지금은 정책적으로 이들을 통제할 것이 아니라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장려하여 이들이 금광이나 금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여기에 투자하도록 하고 국제적인 금거래에 적극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여섯째, 대외적 금융개방도 중요하지만 먼저 중국내부의 금융개방을 연구해야 한다. 현재 중국금융시스템의 문제는 대외개방보다 국내의 개방도가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데 있다. 이 부분은 세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하나. 중국은 2020년까지 두 번의 5개년 계획을 거치게 되는데 그 때까지는 국내의 금융시장을 완전 자유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내용들은 매우 양이 많지만 결국 한가지로 귀결된다고 본다. 즉 금융의 시장화는 금융기관의 진입과 퇴출이 자유로우며 민간자본이 금융기관에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금융기관의 진출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지만 외국자본이나 외국의 전략적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규제를 두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의 진출에 조심스러운 입장인데 이는 금융기관 파산시 국민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때문에 금융기관의 퇴출절차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둘. 정책은행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중국이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정책은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다만 명확히 해둬야 하는 점은 정책은행은 굳이 상장할 필요 없이 지분제로 가도 된다는 것이다. 국가개발은행을 왜 상장시켜야 하는지 필자로서는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지분제로 하되 이는 상업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해외의 전략적 투자자를 끌어들일 필요도 없다. 정책은행은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되지만, 손해를 봐도 된다는 말은 아니기 때문에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점은 잘 구분해야 한다.
 
셋. 정부지분이 많은 국유 금융기관의 ‘당과 기업의 관계’를 잘 조율하여 금융기업으로써의 경영시스템을 잘 갖춰야 한다. 중국의 금융기관들은 해외선진금융기관의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중이다. 경영진은 전부 시장원리에 따라 선출되며 계약제이기 때문에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하지만 성과가 좋지 않으면 해고나 고위간부대우가 취소될 위험도 상존한다. 이러한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해 중국의 은행시스템이 선진국 은행시스템보다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점도 그다지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다만 현재 “당과 기업의 관계”가 모호한 이유로 내부적으로 얽힌 여러 문제들의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이 골칫거리이다.
 
일곱째, 금융위기 이후 중국경제는 한층 더 발전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동반될 것이다. 때문에 향후에는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국제적 금융경제환경에 직면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중국의 금융정책과 조율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정책당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빨리 강구해야 한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해결방안이 ‘일행삼회(一行三会)’(중앙은행, 은감회, 증감위, 보감위)중의 ‘삼회(三会)’ 즉 세가지 감독관리부서를 합치라는 의미는 아니다.

 

 

저자: 샤빈(夏斌) 국무원발전연구센터 금융연구소 소장
출처: 2013-02-01, 중경망(中經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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