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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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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아베경제학

쉬창원 (徐長文)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 아태연구중심 2013-03-21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져 20년 가까이 경기 침체에 허덕이던 일본은 2010년, 결국 42년 동안 굳건히 지키고 있던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자리를 중국에게 넘기고 처음으로 3위로 내려앉았다. 정치 상황은 더 불안하다. 2006년 아베신조(安倍晉三) 현 총리가 처음 취임한 이후부터 작년 12월에 민주당(民主黨)으로부터 정권을 되찾기까지 6년 동안 총리가 6번이나 교체되었을 정도이다. 2006년 첫 집권 후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향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정국 운영을 위해 국민들을 디플레이션의 늪에서 반드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러려면 경기 회복은 필수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세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아베경제학(安倍經濟學)’을 제시했다. 여기서 말하는 세 마리 토끼란 다음과 같다.

1) 과감한 금융완화정책: 정부 및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2%대로 유지하는 목표를 함께 제시하는 한편, 해당 금융정책에 적합한 중앙은행장을 4월 중에 선출할 예정.

2) 적극적 재정정책: 2012년 추경예산 및 2013년 예산안(15개월치) 총 규모, 재정지출 역대 최대치인 102조 8,000천 억엔(1조 1,400억 달러). 

3) 신규 경제성장전략: 과감한 금융정책 및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바탕으로 올 6월에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새로운 경제성장 정책 내놓을 예정.

 

일본은 작년 말부터 엔화 환율 및 주가 인상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1) 환율 인상: 달러당 78엔(2011년 11월 말 기준)에서 달러당 94엔(2013년 2월 7일 기준)으로 20% 상승

2) 닛케이지수 폭등: 8,667포인트(2012년 11월 말 기준)에서 11.463포인트(2013년 2월 6일 기준)로 32% 급상승(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엔화 환율인상(이하 달러 기준)은 이론상으로는 수출업체에 상당한 이득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1만 달러짜리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의 경우, 환율이 94엔으로 인상될 경우 78만 엔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이는 3개월치 수출계약을 체결한 수준이다. 따라서 엔화 환율이 94엔으로 인상되면 수익이 16만 엔(21%) 늘어난 94만 엔에 달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기업이 은행에 자금을 보관한 상태에서 환율이 인상되면 기업들은 수익 증대나 자본 증대 효과를 누리게 된다. 어느 기업이 1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환율이 80엔일 경우 이는 800만 엔에 해당한다. 그런데 환율이 90엔으로 인상되면 총 자금은 900만 엔으로 늘어나고, 100만 엔의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환차익을 기업 자본금에 산정하기 때문에 엔화 환율 상승으로 기업 보유자금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닛케이 신문(日本經濟新聞)이 올 2월 8일에 상장기업 1,373곳을 조사한 결과 이러한 환차익 규모가 5,300억 엔에 달했으며, 기업자본금도 13조 엔이나 늘어났다. 겉보기에 기업들은 엔화 환율 및 주가 폭등으로 수익이 크게 늘어났고, 기관투자자 및 개인 투자자들 역시 큰 이익을 보았다.

 

일본이 디플레이션에 오랫동안 시달렸던 주요 원인으로 개인 소비지출 감소를 들 수 있다. 기업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임금을 인상하지 않고, 현금보유고를 늘려나가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각 개인들이 소비지출을 늘릴 수 없었다. 디플레이션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기업들은 자금이 있어도 투자나 고용 확대, 임금 인상에 동원하기 보다는 리스크 방지를 위해 안전하게 은행에 보관해 둘 뿐이었다. 따라서 아베 정부는 디플레이션 극복 및 경기회복을 최대한 앞당기고, 특히 올 7월에 있을 참의원(參議院)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GDP 성장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개인 소비지출 확대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최근 아베 총리는 일본 주요 경제단체장 및 기업체 대표들과 회동을 가지고, 임금 인상을 요청하며, 그 대가로 법인세 감면 등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기업체 대표 및 경제단체장 등은 겉보기와는 달리 실질적으로 엔화 환율 인상으로 인한 혜택이 크지 않다면서 임금 인상 제안에 난색을 표했다. 일부 대기업들, 특히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소니나 파나소닉 같은 업체들은 몇 년 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각종 경영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및 일본 각지의 사무실 건물을 매각 처리한 상태이다.

 

‘아베경제학’은 인플레이션을 2% 수준으로 묶어둔 상태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해결책을 찾아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일본 정부는 단기 경제계량모델에 의거해 환율이 90엔 수준을 2년간 유지할 경우 CPI(소비자물가지수)가 0.24% 상승하고, 같은 기간 동안 100엔 수준일 경우에는 CPI가 0.46%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 상승 때문에 2014년까지 2%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 전망이다. 동시에 주요 교역 대상국 상황 및 관계, 그리고 이들에 대한 수출량 확대 가능 여부 역시 문제다. 일본측 통계에 따르면, 2012년 한해 일본의 수출액은 8,012억 8,000만 달러로 2011년 수준에 약간 못 미치는 역대 2위 규모이다. 하지만 무역 적자규모는 오히려 전년 대비 548억 3,000만 달러가 증가해 역대 최대치인 871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적자폭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이나 EU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수출량 급감을 들 수 있다. 특히 일본이 ‘조어도 매입 의지’를 천명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되었고, 對중국 수출량 증가 역시 제동이 걸렸다. 일본측 통계에 따르면 2012년 對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167억 6,000만 달러가 줄어들었고, 對중국 무역 적자가 전체 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51.8%로 증가했다. 그 밖에 EU 재정위기 및 경기침체로 인해 對EU 수출 역시 전년 대비 136억 7,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따라서 일본이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고 경기회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對중국․對EU 수출을 늘려야 한다.

 

일본 언론들도 경제위기를 맞았던 세계 여러 나라들 역시 일자리 확충을 위한 법인세 감면 등의 조치를 취해 기업의 고용 증대를 지원했다면서, 취업기회 확대로써 사회 모순을 해결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기업의 임금 인상에 대한 보상으로 세금 감면을 해 주는 조치는 아베 정부가 처음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게다가 엔화 환율 상승세가 3개월 밖에 안 된 시점에 정부가 나서서 기업들에게 임금 인상을 요청한 점은 다소 성급하지 않냐는 의견도 피력하면서 아베 총리가 100m 뛰듯이 42.195km의 마라톤을 뛸 경우 목표인 ‘아베경제학’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기시 노부스케(岸 信介) 전 총리의 경우 퇴직금 확충 정책으로 경제를 성장시켰고,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 전 총리는 소득 배증정책을 통해 고속성장을 이끌며 모두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나는 임금 인상을 통해 경기회복은 물론이요, 자민당(自民黨)의 장기 집권을 실현해 일본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했다.

 

 

저자: 쉬창원 (徐長文),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 아태연구중심 (商務部國際貿易經濟合作研究院)

출처: CSF중국전문가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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