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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국의 TPP 협상, 난항을 겪다

쉬창원(徐長文)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아태연구중심 2014-05-19

올 4월 하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빈’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도쿄에서 밝은 모습을 보였지만 양국 초미의 관심사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은 원만한 합의를 보지 못했다. 5월 12일~15일 베트남에서 진행된 TPP 수석대표회의에서 관세 삭감과 지지부진했던 지식재산권, 국영기업 개혁 등 문제에 대해 실무 협상을 진행했고 향후 진행될 장관급 협상을 위한 준비도 마쳤지만, TPP 협상은 아직 갈 길이 요원해 보인다.
 

1. 미-일 양국, 올여름에 TPP 협상 타결 선언할 예정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방일 이후 양국은 공동 성명을 통해 “미-일 간 TPP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향후 협상 타결을 위한 중대한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으며, 5월 들어 TPP 협상에 속도를 높였다. 미-일 양국은 올여름에 TPP 협상의 성공적인 타결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일 기간,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아베 정부에 적잖은 약속을 했고 중국의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 열도)가 미-일 안보 조약에 포함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미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명확한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아베 정권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지지하면서 아베 총리에게 충분한 명분을 제공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아베 정부도 미국에 ‘보답’해야 하므로 TPP 협상 과정에서 미국에 양보를 하면서 구두상의 협상을 끝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일본은 농산물 부문이 민감 품목이라 바로 선언하길 꺼렸을 테고 미국 역시 ‘즉각적인 효과’에 조급해하지 않았을 뿐이다.
 

일본이 취한 양보 방식에 대해 타카시 하타게야마 전 일본통산산업 심의관이자 현 일본국제무역투자연구소 이사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는 수입 농산물에 대해 대대적으로 관세를 삭감하거나 폐지해야 한다. 일본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고(高) 관세의 ‘국경조치’를 쓰는 대신 보상금 지급의 ‘국내조치’ 방식을 채택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국가 보조금을 통해 농업을 보호하는 방식’이야말로 일본의 기득권 집단과 자민당 의원들이 바라는 바이다. 
 

“15~20년의 무(無) 관세 보호 기간 동안 국내 농업의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타카시 하타게야마 이사장은 “타국에 시장 개방을 무리하게 요구하기보다 미국 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는 편이 낫다. 무역 자유화가 높은 뉴질랜드 시장에서 일본산 차의 판매량은 미국산 차보다 7배 많고 칠레에서도 일본산 차가 미국보다 50%가량 많다. 이것이야말로 경쟁력의 차이일 것이다.”라며 미국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12개국이 참여하는 TPP 협상의 합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올여름 TPP와 관련된 협상이 5건이나 계획되어 있다. 먼저 5월 12일~15일, 베트남에서 열릴 TPP 수석대표 회의에서 미-일 TPP 협상의 실무자가 구체적인 협상에 돌입할 것이다. 5월 19일에는 중국에서 APEC 무역 장관급 회의가 예정되어 있고 5월 안에 싱가포르에서 TPP 협상을 위한 12개국의 장관급 회의가 열린다. 또한, 6월 4일~5일에는 브뤼셀에서 G7 정상회담이, 8월 하순에는 미얀마에서 일본과 아세안 경제 장관급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로 볼 때 미-일 양국이 협상할 시간은 충분하다. 미-일 양국은 합의를 선언한 뒤 12개국의 TPP 협상 타결을 추진할 것이다
 

하지만 미-일 양국이 TPP 협상 타결을 선언한 뒤 일본은 뉴질랜드, 멕시코, 캐나다와 관세 문제에 대한 협상과 합의를 동시에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므로 시간상으로 보면 올 여름 12개국의 TPP 협상이 원만히 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2. 12개국의 TPP 협상 연내 타결 쉽지 않아
 

오바마 정부는 올 11월 진행될 미국 의회의 중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TPP 협상이 타결되어 민주당의 시정 업적으로 부각되길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늦어진다 해도 올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 각국 정상과 주요 장관이 모두 참가하므로 12개국 회원국 간에 TPP 협상 합의에 도달할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APEC 정상회담은 11월 4일 미국 의회의 중간 선거일 이후 개최되기 때문에 선거에 오히려 악영향만 끼칠 것이다.
 

TPP 협상에 참여하는 한 일본 정부 인사는 “8월~11월, TPP 협상에 참여하는 미국 측 실무자는 협상에 정상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TPP 협상은 미국 국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협상 관계자가 국회 의원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가운데 협상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 대부분의 미국 국회의원은 주요 선거지에서 표심을 잡기 위해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TPP 협상 관계자가 국회의원들과 충분한 소통을 하기 전에 미국 정부에서 협상을 억지로 타결하려고 든다면 신흥국의 강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며, 협상 타결까지 오히려 더 긴 시간이 필요해질 것이다. 올 2월에도 신흥국들이 단합해 미국의 일방적인 태도에 반대하면서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바 있다.

 

3. TPP 협상, ‘정체기’ 맞을 가능성도 있어 
 

미-일 양국의 언론은 미-일의 경제규모가 현재 TPP 협상에 참여하는 전체 회원국 가운데 80%를 차지하므로 양국이 TPP 협상 합의를 선언한다면 12개국의 TPP 협상 타결에도 물꼬를 틀 것이라며 을 들어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미-일 양국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일찍이 호주 등 국가에서는 강한 비판을 하기도 했다.

아태 지역의 저명한 학자이자 호주 대학 동아시아 연구소 소장인 피터 더들리 스타는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TPP 협상은 이미 미-일 양국 간의 FTA 협상으로 변질되었고 호주 등 국가의 주요 역할은 무시되었다. 미국이 미-일 협상을 TPP 협상의 핵심으로 본다면 앞으로 TPP는 미국의 의지와 아베 정권의 개혁 실시로 결정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참여하는 역내 협력의 효과를 빼놓을 수 없으며 이는 광범위한 역내 협력의 심화에 더욱 도움이 된다. 아태 지역 내에서는 TPP만으로 부족하다. 중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뿐 아니라 TPP 협상에도 참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호주는 또 미국이 RCEP에도 참여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미-일 양국의 TPP 협상 타결은 TPP 협상에서 나타났던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100% 타결에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12개국은 투자와 정부 조달, 지식재산권의 법규와 보호기간 등 수많은 분야의 협상을 진행해야 하며 이러한 분야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입장 조율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이다.

라진더 말레이시아 경제연구기관 소장은 “정부 조달 방면에서 말레이시아는 미국의 시장개방 정책을 거부하고 있다. 미국 등 강대국의 기업이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입하면 말레이시아 본토 기업은 경쟁력 부족으로 모두 파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계 기업에 대한 우대 정책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줄곧 시행해온 국가 정책이므로 폐지할 수 없다.
지식재산권 측면을 보면 미국은 의약품 분야의 지식재산권 보호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말레이시아는 싼값에 약을 구입하기 어려워 서민의 건강과 복지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솔직히 TPP 가입을 위한 요구 조건이 이렇게 까다로울 몰랐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 신흥국에 대해 차별화된, 유연성 있는 정책을 실시해야 하며 이들 국가의 이익과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당초 TPP를 통해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협상에 참여하자 이것이 점점 불투명해졌다. 그러므로 합의에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올 11월, 12개국이 참여하는 TPP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대적인 개혁 단행 요구에 대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 아시아의 신흥국은 모두 반대의 입장을 밝혔고 말레이시아는 심지어 TPP 협상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도 표명한 상태이다.
 

사실 TPP 협상은 단순한 관세 삭감 혹은 철폐가 아니다.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국가의 투자와 무역 규범을 미국과 동일하게 바꿔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 기업이 더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TPP 협상에 참여하는 12개국은 ‘각자의 고충’이 있어 단기간 내에 협상 타결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브레진스키 연구소 동북아시아정책 연구 센터의 솔리스 일본 본부장은 “미-일이 아직 TPP 협상 타결을 선언하지 않아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발전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협상에 참여하는 국가들의 정치 상황이 변하면서 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그는 TPP 협상에 ‘정체기’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2016년까지 협상이 연기되었다가 다음 미 대통령 선출 전 협상 타결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원문은 첨부파일을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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