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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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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中서북, 성장모멘텀의 변화 - 서부대개발에서 실크로드로

김용덕 소속/직책 : 주시안총영사관 선임연구원 2014-10-29

서부대개발이 서부개발로

 

서부대개발은 중국 서부지역의 인프라 건설과 경제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국토(70%)와 인구(30%)가 포함된 방대한 서부지역을 개발하기 때문에 개발 앞에 ‘대’자를 넣기도 했는데,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어렵기도 하다. 처음 10년 집중 인프라 투자를 거쳐 지금은 중점 도시군을 육성하고 있으나 독자적인 산업 형성과 자생발전은 더디다. 서기동수(西氣東輸), 서전동송(西電東送), 남수북조(南水北調)등 주요 사업은 순조로웠지만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지로의 서부지역의 한계를 넘기 힘들다. 

 

중국의 지역발전전략은 크게 4대 권역으로 나뉜다. 주요 목표는 서부발전을 비롯해 동북노후공업지역 진흥, 중부지역굴기 및 동부지역의 지속적 발전이다. 원자바오 총리시절 톈진에 밀려 소외됐던 상하이가 지난해 자유무역시험구역으로 지정돼 다시 성장의 불을 지피는 것을 보면, 중앙의 입장에선 가장 발전한 동부지역도 정책적 배려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이다. 서부에 대한 중앙의 지원은 여러 곳으로 나눠진다. 금년 3월 국무원은 20개 신규 서부대개발 프로젝트에 투자액은 3,265억위안이라고 밝혔다. 서부가 12개 성(省)이기 때문에 한곳에는 평균 272억위안(한국돈 4조7천억, 올해 우리정부 예산 355억8천억)으로 큰 액수는 아니다. 

 

정책 설계 때 서부대개발을 세걸음 전략으로 만들었다. 2010년까지 인프라를 확충하고 2030년까지 경제약진으로 개발거점이 형성한다. 그리고 2050년은 서부 생활수준의 전면적인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50년의 기간 동안 그 정책의 입안자들은 모두 퇴직하게 된다. 앞으로 35년이 남아 정책의 신선감이 부족한 것 같다. 신선감 부족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의 임팩트도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정책범위측면에서 보면 예산지원, 인프라건설, 투자유치 등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서부대개발에 속하는지 모호할 수 있다. 2000년 중반까지 여럿 나오던 서부대개발 연구와 서적 출판은 사라졌으며 서부경제에 대한 보고서 정도는 보인다. 서부대개발이 ‘대’자의 의미가 갈수록 희석되고 있는 것 같다. 

   

다목적 포석: 실크로드 경제벨트

 

서부대개발의 관심이 줄어드는 반면, 수 천 년의 역사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교류협력의 관심을 끌어낸 것이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상이다. 시진핑 주석이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제시한 것으로, 이는 서부대개발과 같은 지역 개발정책이 아니고, 실크로드 역사를 공유하는 관련 지역 국가들이 경제벨트의 구성해 교류협력을 넓히자는 하나의 구성이다.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구축하자는 발표가 대내외적으로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판단한 것인지, 한달 후 시 주석은 인도네시아에서 이번에는 해상 실크로드를 공동 건설하자고 제안한다. 중국은 강대국 러시아, 불편한 관계의 일본 그리고 여러 친미 국가들과 접해있어 영향권 확대가 어렵다. 그래서 서쪽 중앙아시아와의 가능성을 본 것으로, 앞으로 미국의 ‘자유무역’과 중국의 ‘실크로드’가 충돌할 수도 있다. 

시진핑은 카자흐스탄 대학 강연에서 직접 “실크로드 경제벨트는 30억인구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시장의 규모와 잠재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에서도 실크로드 경제벨트에 대해 여러 보고서가 나왔지만 30억 인구가 포함되는 나라가 어디인지는 상세하게 쓴 곳이 없다. 중국측 자료에도 어느 나라까지인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인구 30억은 엄청난 시장 규모와 잠재력을 바탕으로 국가간 교류를 늘리자는 포괄적이고 목표지향적 발언이다.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구현은 이렇게 개념이 모호하고, 정치권력이 상호 미치지 못하는 여러 국가가 포함되어 범위가 넓기 때문에 유기적으로 실행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으나 국내외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다. 

 

국가주석이 두 나라를 방문했을 때 실크로드 협력을 말한 것처럼 이것은 대외적 관계에 무게를 둔 외교적 발언이다. 그러나 관심의 크기로 본다면 중국 서부지역 사람들을 따라갈 수 없다. 중앙아시아와 협력을 증진하는 과정에서 인접한 서부지역의 경제의 발전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시성 (陕西省) 사회과학원 원장은 실크로드 구상이 서부대개발 전략의 심화라고 하고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중국과 중앙아시아 각국의 정치적 소통이자 문화 교류”라고 설명했다. 

   

中서북의 중국몽

 

육상 실크로드의 기점이라 불리는 시안에서 직접 보면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체감온도는 상당히 ‘핫’하다. 실크로드 역사를 공유하는 서북지역의 산시성(陕西省), 간쑤성, 닝샤후이족 자치구,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등이 이미 여러 지원정책을 내놓고 지역내 실크로드 핵심 성(省)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시안이 성도인 산시성은 지역적 우세를 바탕으로 관광산업 글로벌화를 시작으로 향후 물류, 신에너지, 환경보호 등 신흥산업을 통해 중앙아시아와 협력을 늘리려 하고, 국제화물열차인 장안호가 2013년 11월 개통되면서 중국과 중앙아시아의 물류가 더욱 편리해졌다. 닝샤후이족 자치구는 인구의 35%정도가 이슬람권의 회족으로 중앙아시아에 이슬람 물품을 수출하는 전진기지로 활용되어 왔기에 그쪽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크로드가 중요시되는 이유는 이것이 서부대개발과는 다른 능동적인 성장모멘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서부대개발은 중앙이 지원하는 피동적이고 시혜적인 면이 강하다. 문화대혁명 등으로 대외개방과 경제발전에 기회를 한동안 놓친 중국이 1990년대까지 동부지역을 우선 발전시키면서 동서지역간 경제격차가 커졌다. 그래서 지역균형발전 여론이 힘을 얻으면서 시작된 것이 서부대개발이다. 투자우대정책과 인프라 조성을 비롯한 정부의 적극적 투자로 서부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리고 있으나 그 정책의 이면에는 낙후된 지역, 못사는 지역을 도와줘야 한다는 중앙의 시혜적 인식이 깔려 있다. 

 

실크로드 구상은 다르다. 육상 실크로드는 중국을 서구사회에 알리는 통로였고 중국을 동양의 대표 국가로 각인시켰다. 해상 실크로드가 차츰 개척되고 육상의 시대가 해양의 시대로 도래하면서 과거 중심권이었던 중서부가 역사 속으로 기울고 동부가 번영하게 된다. 시안(고대이름 장안)을 수도로 했던 당나라는 실크로드길의 무역교류도 번성해 로마를 능가하는 국제도시였다. 그래서 황제의 칙명을 받고 불전을 구하러 인도로 가는 삼장법사의 활약을 담은 ‘서유기’는 당나라를 배경으로 한다. 서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서쪽 국가들과의 협력을 매개체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니 어깨가 으쓱해지게 않을 수 없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목포로 하고 있는 중국몽(中國夢)과 함께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 그것이다. 

 

시사점

 

한중 양국은 실크로드를 통해 역사와 함께 미래도 공유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 문화가 중국의 영향만을 크게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한 북방 문화의 유입과 영향은 적어도 우리 문화 형성 초기에는 가히 절대적이었다고 한다. 콘스탄티노플에 사는 귀족 부인의 머리핀이 신라 경주에 도착하는 데는 불과 6개월밖에 안 걸렸고, 해상 루트로 오면 2개월 밖에 안 걸린다고 할 정도로 고대 사회는 결코 정체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교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양국은 실크로드라는 역사적 공통점을 가지고 이를 물리적인 교통로가 아닌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모멘텀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즉 중국의 제안이라고 먼 발치에 일로 생각하기 보다는 함께 협력할 수 것을 찾는 것이 좋다. 

 

중국이 중앙아시아를 적극적인 협력 파트너로 하면서 중국 서부의 지리적 중요성도 커진다. 서부 지역에 투자하는 우리 기업은 중국 내수시장뿐 아니라 항공과 고속철 등의 확충에 따른 물류 여건 개선으로 중앙아시아 내수시장까지 염두에 둘 수 있게 됐다. 특히 한중 FTA가 체결되면 중국과 한국의 시장이 통합되면서 중국 서부지역을 통해 중국의 서쪽 나라들과 상품유통도 더욱 편리하게 진행될 수 있다. 실크로드 국가들에 대한 투자에 있어 중국은 해외직접투자의 경험은 많지 않으나 노동인력과 자본력 등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고, 한국의 일부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어 상호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제기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많은 공집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양국 협력이 중국 서부지역에서 발현될 것으로 본다. 
 
 
※원문은 첨부파일을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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