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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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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FTAAP 구축을 통한 역내 경제통합

쉬창원(徐長文)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아태연구중심 2014-11-24

2014년 11월 11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22차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기구)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중국과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APEC 21개 회원국은 아시아 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베이징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FTAAP 구축을 위한 공식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또한, 이를 통해 부단히 혁신하고 동반성장을 도모하며, 이익의 교집합을 늘려나가는 개방적인 아태지역 경제 패러다임을 만드는 한편, 아태지역의 장기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태지역의 FTAAP 구상은 그 역사가 길다. 1994년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제2차 APEC회의에서 ‘보고르 목표(Bogor Goals)’가 제시된 바 있다. 즉, 이미 오래전부터 APEC 회원국 중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각각 2010년과 2020년까지 APEC 무역투자 자유화 및 편리화 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것이다. 물론 보고르 목표에는 구체적인 양적 지표가 제시되지 않았고, 이행에 관한 강력한 구속성도 없었지만, 참여국들은 독자적 혹은 공조적 액션플랜을 결합해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철폐해 나갔고 이로 인해 비즈니스 및 투자환경이 대폭 개선되었다. 그리하여 APEC 회원국의 경제는 수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세계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2004년에는 APEC 기업자문이사회가 APEC 정상회의에 FTAAP 보고서를 제출하여 회원국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고, FTAAP 구축을 위한 점진적 계획을 수립해 아태 지역의 통합을 추진했다.

 

1. FTAAP 구축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

 

2010년 이래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며 협정 체결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TPP의 역할을 확대하며 FTAAP를 무력화하고, TPP를 통해 APEC에 압박을 가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주도로 12개국이 참여하는 TPP 협정은 여태까지 총 19차례의 협상을 진행하였으나 아직까지 참여국 간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양고기, 유제품, 설탕, 쌀, 보리의 다섯 가지 품목에 대해서는 미국의 든든한 동맹국인 일본조차도 제로 관세 시행에 반대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관세 인하 자체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반대로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세단과 소형트럭에 부과하는 관세는 철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농산품 관세 철폐에 대한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일본 자동차 수입에 있어서는 TPP 발효 후에도 관세 인하를 유보하고자 한다. 이 밖에도 미국과 몇몇 개발도상국은 관세 인하나 국유기업 개혁 등 일부 사안을 둘러싸고 협상을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은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무려 50%나 부과하겠다고 하면서 다른 공업품에도 제로 관세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말레이시아는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TPP 협상을 그만두겠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2013년 말까지 TPP 협상을 끝내려 했던 미국의 목표는 수포로 돌아가 버렸다. 2014년 11월 베이징 APEC 회의 개최기간에는 TPP 참여의사를 밝힌 12개국의 경제부 장관이 제20차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 역시 아무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다. 이 회의에서 미국의 마이크 프로먼 무역부 대표는 2015년 2월 협상 종료라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끝내 회의 참석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2014년 11월 상순에 진행된 미국 국회의원 선거 중,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속해있는 민주당 정부는 하원뿐만 아니라 상원에 대한 통제력까지 잃으며 56년 만의 총선 참패를 맛보았다. 때문에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오바마 정부는 심각한 ‘레임덕’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적 유산을 남기지 못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까지 평가했다.

 

대통령이 국회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기 때문에 향후 미국의 TPP 협상은 두 가지 문제를 겪으며 지연될 전망이다. 첫째,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집단 간 의견 조율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무역 상대국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것이다. 둘째, 무역 파트너와 협정을 체결한다 할지라도, 국회가 고의로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비준을 거부할 수 있다. 이러한 미국의 상황을 뻔히 아는 무역 파트너들이 TPP 협상 과정에서 자국의 손해를 감수해가면서까지 레임덕에 허덕이는 미국 대통령에게 양보나 타협을 해줄 리 만무하다. 그러므로 향후 TPP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미국정부는 APEC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게 되었으며, FTAAP를 지지해 역내 국가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 역시 그 과정에서 아태지역 국가와의 통상협력을 확대해 자국의 이익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2. FTTAP의 구축을 추진하는 두 축, TPP와 REC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중국은 책임지는 대국으로서 FTAAP의 추진을 위해 노력해왔다. AEPC의 FTAAP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한편, 세계무역, 역내협력 그리고 FTAAP 구축이라는 내재적 수요를 만족시켜 APEC이 투자무역 자유화 및 편리화, 역내 협력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FTAAP 추진은 다자 간 무역 체계의 자유화를 통한 보호무역주의 대응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APEC 역내 지역무역협정(RTAs, FTAs)의 발전을 통한 APEC의 전반적인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 밖에도 아태지역 통합은 FTAAP 통합을 가능케 한다.

 

지리적으로 FTAAP는 북미와 동아시아 지역을 아우른다. 최근 세계 경제의 주축이 동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처럼 큰 규모의 FTA 체결은 아태지역의 경제통합 수준을 대폭 제고시킬 뿐만 아니라 WTO의 자유화 촉진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참가국들은 향후 FTAAP 구축에 있어, 제도적인 면에서 구속성을 강화하고 호혜의 원칙을 도입함으로써 구속성이 없는 APEC과 차별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WTO의 규칙을 초월하는 높은 수준의 FTA를 추구해야 한다. 규모 면에서는 아태지역을 아우르는 협정을 체결해 기존의 양자 간, 역내 지역무역협정을 통합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FTAAP는 보고르 목표 실현을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하며, 아태지역의 통합이라는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임을 인식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FTAAP가 내용적인 측면에서 ‘차세대’ 무역구조임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WTO를 초월하는 규칙을 만들어 잠재적인 비전통적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야 한다. FTAAP는 농업, 원산지 규정, 지식재산권 등 WTO가 민감한 사안으로 분류하여 협상을 이루지 못한 의제에 대해서도 다룰 필요가 있다. WTO는 차세대 무역 및 민감한 문제에 대한 협상 등 비전통적 보호무역주의의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했다. 향후 FTAAP는 WTO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러한 분야까지도 다뤄야 할 것이다.

 

최근 아태지역 내에는 아세안+1, 아세안+3, 아세안+6 등 다양한 협력체가 생겨났다. 그중에서도 TPP, 그리고 2012년에 구상되어 2015년에 체결될 예정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관계(RCEP)가 FTAAP를 추진하는 두 축이 될 것이다.

 

TPP는 높은 수준의 구속성 있는 제도적 협력체다. 하지만 대다수의 개발도상국들은 TPP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쉽지 않으며 일부 선진국 역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특히 경제, 무역 대국인 중국과 한국은 아직까지 TPP 협상 참여를 유보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TPP의 한계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RCEP는 아시아 방식의 협력을 표방하며, 융통성 있고 자율적, 개방적이며 제도적 구속력이 약한 협력체로, 역내 많은 국가의 인정을 받으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단, 경제대국인 미국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RCEP 역시 한계가 있다. 이 양자와 달리 FTAAP는 상호보완성이 강하고 포용적이며 모든 협력방식을 종합한 협력체다. 즉, TPP와 RCEP의 장점만을 취한 협력체인 셈이다. 향후 TPP와 RCEP는 FTAAP 구축을 위한 양대 축이 될 것이며 양자의 도움으로 FTAAP는 빠른 시일 내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2025년 TPP 경제권의 연간 수익은 2,9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며 RCEP 경제권의 연간 수익은 5,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를 아우르는 FTAAP 경제권은 무려 연간 1조 9,220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해 낼 것으로 보인다. TPP와 RCEP은 역내 국가들에게 더욱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FTAAP의 구축과 아태지역 통합을 더욱 빠르게 촉진할 것이다.
 
 

저자: 商务部国际经贸研究院, 徐長文

   

※원문은 첨부파일을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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