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위안화 국제화의 현황

1. 국경무역에서 광범위하게 유통

1)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등지에서 위안화 사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한국 등 국가의 위안화 사용은 주로 관광업에 힘입은 바 크다. 매년 수많은 중국 여행객이 몰려드는 이들 국가에서, 중국 여행객들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위안화 결제가 가능한 매장이 늘어나고 있으며, 위안화와 해당국 통화를 환전해주는 환전소나 은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의 일부 유명 백화점이나 호텔에서는 위안화 환율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위안화를 한화, 달러와 같이 지불 및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중국 은련(銀聯)은 2005년 1월 10일부터 싱가포르, 태국, 한국에서 ‘은련카드’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카드 소지자의 카드 사용 제한도 없앴다. 이는 위안화 국제화가 주변국에서 실질적으로 받아들여졌으며, 이미 경통화로 자리매김했음을 잘 보여준다.

2) 베트남, 러시아, 북한, 미얀마, 라오스 등 국경무역 지대 유통

 
상술한 국가들에서 위안화가 유통되는 것은 주로 변경무역을 통해서이며, 이는 변경 지역 거주민 간의 무역이나 변경 지역 관광업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크다. 이들 국가에서 위안화는 해당국 통화와 자유 태환이 가능하며, 지불∙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베트남, 러시아, 북한, 미얀마 등 국가의 대다수 여행 관련 업종 및 상품 소매업종에서 위안화 결제가 가능하고, 위안화의 환율 정보를 공시한다.
이렇듯, 중국과 주변국 간의 경제관계가 밀접해지고 관광업이 발달하면서 위안화의 사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위안화 블록화의 위상이 제고됨에 따라 위안화 국제화도 힘을 얻고 있다.

2. 홍콩 마카오 지역에서의 광범위한 사용

홍콩과 마카오가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중국과 홍콩•마카오 지역의 경제가 나날이 밀접해져 매년 상호 방문 여행객 수가 증가하고 있다. 홍콩에서 위안화는 이미 홍콩달러 다음으로 많이 유통되는 통화가 되었다. 홍콩달러를 언제든 달러로 환전할 수 있듯이 위안화 역시 홍콩달러를 거쳐 달러로 환전이 가능하다. 홍콩과 마카오의 일부 백화점, 상점, 호텔 등은 모두 위안화 업무를 취급하고 있으며, 위안화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여 중국 여행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3. 위안화 역외시장 급성장

1) 위안화 역외시장으로서의 홍콩

 
홍콩은 2004년 2월부터 위안화 개인 업무를 시범 시행하였으며 여기에는 예금, 환전, 신용카드 업무 등이 포함되어 있다. 2010년 7월 말까지 홍콩의 위안화 예금액은 1,037억 위안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0년 7월, 중국인민은행과 홍콩금융관리국(Hong Kong Monetary Authority, HKMA)의 주도로 체결된 「청산협정(淸算協議)」은 위안화 역외시장의 돌파구가 되어 주었다.

2) 기타 역외시장 구축

 
유럽의 양대 위안화 역외시장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와 영국의 런던에 있다. 2014년 3월 28일, 중국인민은행과 독일연방은행은 프랑크푸르트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설립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중국 인민은행과 잉글랜드 은행(Bank of England) 역시 런던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설립하기로 하고, 2014년 3월 31일 위안화 청산 및 결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유럽에 위안화 역외시장을 구축하는 것은 위안화 국제화 추진뿐 아니라 중국과 유럽 간 무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상생의 길이 될 것이다.

4. 양자 간 통화 스와프협정 체결 규모 확대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2008년 12월부터 주변국과의 통화 협력을 강화해 나갔다. 2012년 6월 말, 중국인민은행은 말레이시아, 한국,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등 20여 개 중앙은행 및 통화당국과 총 2조 1,312억 위안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2011년에는 홍콩, 한국과 통화스와프 연장 협정을 맺고 규모를 두 배로 확대했다. 중국이 타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는 목적은 금융위기로 인한 충격에 대비하고, 아태지역의 통상 및 투자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국제교역과 투자영역에서의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는 한편, 역외 위안화 유통 규모를 늘려 국제화의 기반을 다지기 위함이다.

 
Ⅱ. 위안화 국제화의 조건

1. 위안화 국제화의 대내 조건

1997년 타블라스(Tavlas)는 통화 국제화의 3대 조건으로 ‘통제 가능한 인플레이션’, ‘성숙하고 개방적인 국내 금융시장’, ‘국제 무역과 상품 생산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점유율 유지’를 제시하였다. 이 세 가지 조건에 근거했을 때 중국은 안정적인 정치구도, 탄탄한 경제력, 건전한 금융시스템, 성숙된 금융시장, 그리고 막대한 외환보유고 등에서 일정한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위안화 국제화의 대외 조건

국제사회의 일부 대외 요소도 위안화 국제화 추진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

1) 글로벌 금융위기

 
2007년에 발생한 세계경제위기는 경제 펀더멘탈과 정부신용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달러본위제’의 근간을 흔들었으며, 사람들은 달러가 주도하는 국제 통화체계의 취약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당시 미국은 자국의 경제회복을 위해 경제위기로 인한 리스크를 외부로 전가했고, 양적완화정책과 재정적자 화폐화 정책을 채택해 달러 유동성 범람을 야기했다. 또한 달러 평가 절하 기간에 국제 벌크상품 가격을 무분별하게 인상함으로써 미 달러 보유국의 달러 자산 가치가 줄어들도록 만들었다. 유일하게 달러와 필적하던 유로화 역시 금융위기로 직격타를 맞았고, 2009년 유럽은 심각한 디폴트 위기에 빠졌다. 따라서 중국과 긴밀한 무역관계에 있는 일부 국가들은 달러와 유로화 리스크를 피하고자 위안화 무역거래를 시작하였고, 이로 인해 위안화 국제화를 원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 위안화는 ‘국제화’의 기회를 맞게 되었다.

2) 위안화의 환율 탄력성과 안정적인 통화가치

 
한 나라의 통화는 대내적으로는 극심한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되지 않고, 대외적으로는 환율이 안정적이어야 비로소 안정적인 통화라고 말할 수 있다. 즉 통화가치와 환율 안정이 통화 국제화의 선결조건인 것이다. 중국은행은 2005년 7월 21일부터 고정환율을 포기하고 환율 개혁을 통해 관리변동환율제도로 전환함으로써, 시장의 수급변화에 따라 환율이 변동하는 ‘복수통화바스켓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다. 유럽 채무위기가 가중되는 기간에 위안화 환율은 크게 흔들렸고, 심지어 하한폭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는 오랫동안 일방적으로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잠재우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위안화 환율 안정이 대외 경제 변수에 대응하고, 외수 침체로 인한 중국 실물경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는 것은 현실에서 이미 증명되었다.

 
통화 국제화 실현의 또 다른 조건은 안정적인 통화가치 유지이다. 신용화폐 제도하에서 통화 국제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화가치가 안정되어야 하며, 그래야만 국제 통화로서의 신용을 유지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위안화의 통화가치가 안정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위안화 국제화의 기반이 다져졌다고 판단할 수 있다. 비록 2010년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출현하기는 했지만, 거시적인 경제 조정으로 상승폭은 3.3% 정도에 머물렀다.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다는 것은 위안화의 통화가치가 그만큼 안정적임을 의미한다.

3) 세계금융시장의 자유화

 
세계금융시장의 자유화는 환율과 금리 자유화, 자본 유동성의 자유화, 은행업 분류관리 제도의 점진적 철폐로 구현된다. 위안화 국제화는 금융시장의 지속적인 개방과 금융 자유화에 힘입어 한층 더 속도가 빨라지게 되었고, 금융 글로벌화와 경제 글로벌화를 촉진시켰다.

4) 주변국 위안화 유통

 
베트남은 중국의 9대 무역파트너로, 아세안 국가 중 수출액이 가장 많을 뿐 아니라 90% 이상의 무역을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다. 또한, 미얀마에서는 위안화가 경통화 역할을 하며 더욱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고,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라오스의 3개 성(省)에서는 위안화가 완전히 유통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도 위안화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어디서든 손쉽게 환전소에 들러 달러처럼 환전할 수 있다. 이 밖의 일부 동남아국가에서도 일정한 수준에서 위안화가 통용되고 있다. 이렇듯 중국 주변국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위안화 블럭화가 실현되었고, 이 또한 위안화 국제화의 기반을 제공해주고 있다.

 
Ⅲ.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몇 가지 건의

1. 위안화 국제화 추진에 필요한 조치

1) 정국 안정을 유지함과 동시에 경제 발전에 주력해 경제력을 한층 더 제고해야 한다. 또한 일련의 금융시스템 개혁을 추진해 위안화 국제화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군사력을 키워 탄탄한 뒷받침이 되도록 해야 한다.

 
2) 통화스와프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아시아지역 외환 비축 펀드’에 더 많이 기여를 해야 한다. 또한 국제 사무에 적극 참여해 책임감 있는 대국의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더 많은 국가들이 위안화 국제화를 인정하고, 무역과 금융 거래에 있어 위안화로 결제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세계 금융시장 자유화의 큰 흐름 속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자유화 수준을 제고시켜야 하며, 홍콩을 중심으로 위안화 역내시장이 주변국으로 퍼져나가도록 하고, 유럽 등지에도 점차적으로 위안화 역내센터가 구축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복수통화바스켓 정책과 국가 거시경제 조정 등을 통해 위안화 통화가치가 안정되도록 유지하는 한편, 인플레이션을 일정 수준에서 컨트롤함으로써 국제 통화체계 속에서 위안화의 신뢰를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3) 중국 내 통화 단일화를 실현한다. 현재 중국에는 위안화, 대만달러, 홍콩달러, 호주달러가 공존하는데, 여러 통화가 공용되면 국제 통화체계 내에서의 중국의 역할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4) 주변국가와의 양호한 협력관계 구축과 유지에 주력하고 위안화의 자유 태환을 실현해야 한다. 이는 위안화 국제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2. 위안화 국제화 리스크 관리에 관한 건의

위안화 국제화는 ‘양날의 검’과 같기 때문에, 국제화가 가져다줄 긍정적인 면을 주목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한다. 먼저 위안화가 국제화되면 국내 통화정책 집행은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 통화 국제화는 당국의 본원통화 통제력을 떨어뜨리고 거시경제조정 능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통화정책과 경제정책의 건전성을 확보해야만 하고, 통화정책의 탄력성을 높이는 등 탄탄한 메커니즘 구축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로 인한 리스크에 대비하고 중국 경제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위안화의 국제화로 중국은 무거운 경제의 짐을 떠안을 수 있으며, 한 나라의 통화가 국제통화로 자리매김하려면, 세계 각국의 위안화 보유는 필수적이므로 대량 유출도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다. 위안화의 대량 유출은 중국에게 무거운 채무부담을 지우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 투명도 제고 역시 필수적이다.
 
사회보장제도의 개혁을 통해 양로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또한 위기 경보 메커니즘을 구축해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위안화 국제화는 더 큰 폭의 통화수요와 환율변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정부는 금융시장 자유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국가 거시조정 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환율 변동을 일정한 범위 내에서 통제해야 한다. 이는 위안화 가치 안정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위안화 국제화의 대내적 조건이 성숙되고 새로운 통화체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요구가 커지면서 위안화의 국제화는 필연적인 선택이 되었다. 물론 달러, 유로화, 엔화 등의 국제 기축통화와 비교했을 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에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요소를 잘 파악하고 상황을 직시함으로써 위안화가 국제 통화시스템의 중요한 일환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위안화 국제화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출처: 2014. 12. 30 / 中國經濟信息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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