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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차원의 한중관계 모색

이태환 소속/직책 :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한중싱크넷 회장 2015-01-14

    
한중관계가 과거 그 어느때보다 좋다고 한다.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으로 양국간 교류의 폭과 깊이가 확대되고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북중관계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추세에서 한중관계는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제정세의 불확실성과 동북아 안보질서의 재건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한중관계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하고 있다 할 것이다. 양국관계 발전이 단순히 양자관계를 넘어서 국제정치 경제 질서의 변화의 맥락에서 바라봐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한중 경제관계부터 보면, 양국간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양국 경제협력이 무역과 투자중심의 구조에서 서비스부문을 포함하여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역내지역협력 촉진의 계기가 됨으로써, 양국간 협력이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중 협력은 양국간 상호교역 3,000억달러, 상호투자 1,000억달러, 상호 인적 교류 1000만명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2014년 한중FTA가 체결된 것을 계기로 양국 간 교역과 투자 활성화가 기대되며 유통, 환경, 법률등 서비스부문에 대한 협력이 강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반도 역외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원산지 지위를 인정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북한지역에서 한중간 협력을 추진할 기반이 마련되었고 동북아 협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중일FTA 협상촉진과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같은 아태지역의 경제협력과 통합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간 금융통화협력도 중요한 변화이다. 한중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한중 양국 간 원화-위안화 직거래 시장과 위안화 청산결제 은행이 개설되고 한국이 중국의 자본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 자격도 확보했다. 이는 한국이 위안화 역외 금융허브가 되는 기초 인프라가 구축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한중경제협력은 중국의 경제발전 전략이 수출위주의 고속성장전략에서 중속성장의 국내 내수중심의 중속성장전략으로 전환되는 것과 맞물려있다. 한국으로서는 중국 내수시장 개척과 금융 서비스업 진출이라는 더 큰 기회를 맞고 있는 동시에 중국의 기술 추격과 국제적 영향력 확대에 따른 한국의 상대적 입지 약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사회문화적으로 한중의 인적 교류는 양적인 확대만이 아니라 질적인 심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중인문교류 공동위원회를 출범시켜 공공외교의 확대를 꾀하고 양국 간 상호인식의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역사인식에 있어 한중 양국은 연대의식을 갖고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비판을 해왔다. 이는 동북아역사 인식과 정체성 확립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외교와 안보분야에서도 한중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5차례의 한중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켰다. 2013년 한중정상회담과 2014년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간 상호방문의 정례화, 청와대 안보실장과 중국의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고위급 교류, 외교안보대화를 정례화했고 국방부 간 직통전화를 개통에 합의해 군사적 신뢰구축에 진전을 보였을 뿐 아니라 정부, 의회, 싱크탱크, 민관이 함께 참가하는 1.5 트랙 대화 체제 등 다양한 소통 채널을 추가 확대했다.


이러한 고위급 소통채널 확대로 북한핵문제와 한반도관련 문제에 대한 상호 인식의 차이를 좁히고 공동의 비전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했다. 중국은 북핵문제에 있어서도 과거와 달리 북한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취하여 북중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반면, 한국과는 5차례나 정상회담을 하면서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심화시켰다. 한반도 통일문제와 동북아 안보문제에 대한 한중의 협력도 강조되었다. 한중 전략적 동반자 협력이 명실상부하게 양국차원만이 아닌 지역안보에 대한 협력차원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 같은 한중관계 발전은 미국의 아시아 중시전략과 이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대외 전략의 입장이 교차하면서 한반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데에도 기인한다. 중국은 미중, 중일관계를 이끌어 가는데 주변국들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북중관계도 그러한 맥락에서 다루고 있다.

미중 양국 관계는 협력 속에서도 사이버 안보, 홍콩 민주화 운동,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 및 필리핀과의 영토 분쟁, 중국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미국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등으로 2014년 한 해 동안 경쟁과 갈등 양상을 보이기도 하였다. 지난 11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기후와 환경문제에 대한 협력을 취하고 미중 양국의 군사 활동 상호통보 체계와 행동 수칙에 대해 합의를 하여 협력과 경쟁의 균형을 되찾았다. 이 합의를 통해 미중 간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을 줄이고 미중 양국 간 전략적 신뢰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전략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중국식 방안을 강조하는 적극적인 외교로 나타났다. 미국과의 군사적 갈등이나 충돌을 방지하면서 경제적, 문화적으로 영향력 경쟁을 하는 전략이다. 중국은 2014년에 신안보관을 제시하고, 아시아인프라 투자은행(AIIB) 설립 등으로 역내 통합을 추진하며 '일대일로'(一帶一路/ 실크로드 경제벨트,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구상을 적극 추진하여, 유라시아 대륙과 환태평양을 연결하는 중심국가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고자 했다. 이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전략에 대응하면서 대륙 국가이던 중국이 해양국가로의 대외진출을 꾀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시주석이 ‘일대일로’가 아시아 부상의 두 개의 날개라면 아시아의 경제적 네트워크 연계성은 두 날개의 ‘혈맥’이자 ‘경락’이라고 규정했듯이, 아시아에서 중국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2015년에는 중국적 특색의 외교가 강조될 전망이다. 중국적 특색외교는 2014년 11월에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외사공작회의에서 시주석이 중국은 이미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결정적 단계에 진입했다고 지적하며 '자기 특색의 대국외교'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데에 잘 나타나 있다. 주변외교공작 강화를 통한 주변(국가)과의 운명공동체 구축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주변외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제체계와 질서의 변화에 중국이 주요 역할을 해 나갈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이어서 12월에 중국외교부 신년 초 대회에서 왕이 외교부장도 2015년도 중국외교정책의 중점으로 중국 특색의 대국외교 실천, 신형대국관계의 공고화를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중국의 적극 외교 전략에 따라 2015년 중국은 과거와 다른 차원의 중국적 특색의 적극적인 외교를 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협력은 양국 간 각 부문별로 확대되고 심화되었을 뿐 아니라 양국차원을 넘어 지역적, 국제적 차원의 협력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중 협력은 경제협력과 더불어 북한 핵과 북한 문제, 한반도 통일문제에 초점을 맞추어왔다.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6자회담을 통한 한중협력뿐 아니라 한·미·중 3자간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제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중간의 대화가 필요하다. 한반도 통일은 동북아 안보질서 재건축에 있어서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인이다. 한반도 통일이 남북한 간에 자주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동북아 안보질서 재건축과 연관된 전략적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주변 강대국 특히 미국과 중국의 협조와 지지가 없이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중협력은 이제 북한과 한반도를 넘어서 전개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동북아와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권을 형성해 나가고자 한다. 한국은 동북아와 아시아에서 중국과 경제적 협력을 해나가는데 있어 적극적인 동참을 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에서 미중간의 경쟁구도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소극적이고 방어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원칙이 있는 협력의 틀을 형성해 나가는데 있어 한국이 적극적이고 선도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한미 FTA에 이어 한중 FTA를 체결하였고 한중일 FTA도 추진하고 있으며 11월 APEC 정상회담시 한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FTAAP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바 있다. 또 미국이 주도하는 TPP에도 가입을 신청해 놓고 있다. 전방위적 협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 투자은행(AIIB)과 ‘일대일로’(一帶一路;실크로드 경제벨트 및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중국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꿈꾸는 아시아의 상생, 공동 발전을 위해 중국이 주도하는 거버넌스 구조에는 개선을 요구하여 동참할 수도 있어야 한다.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공동의 이익을 토대로 접목이 될 수 있는 분야에서의 협력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러한 구상들이 성공적인 것이 되기 위해 한반도에서 평화적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한중이 공동의 인식을 갖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 동북아 평화와 발전을 위해 영토나 역사인식을 제외한 분야에서 한중일간의 협력도 필요하며 이러한 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있어서도 한국이 적극적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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