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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몸을 낮춰 AIIB 가입할 것

덩관잉(鄧冠英) 소속/직책 : 중국평론통신사(中國評論通訊社) 기자 2015-03-25

미국의 오랜 우방국들이 잇따라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표명하고 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스 연구소(AEI)의 마이클 오슬린(Michael Auslin) 연구원은 매거진 <더 리뷰(The Review)> 인터넷판에서, “미얀마 사태와 AIIB는 성공하는 듯 보였던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이 실제로는 갈팡질팡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다.  AIIB에 대한 적절한 대응 부재는 미얀마의 자유화 실패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게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미국은 결국 한 발짝 물러나는 방식으로 AIIB에 가입하게 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기고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지난 몇 년간 오바마 정부가 아시아에서 보여준 ‘고자세’와 고위급 지도자들의 빈번한 상호방문으로, 아시아 정책을 오바마 외교 정책의 ‘정수’라고 보는 외부의 시각이 많았다. ‘이슬람국가(IS)’ 공격 및 억제 참패,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늦장 대응, 시리아 내전 개입 여부 결정 때 보인 ‘햄릿식(式)’ 우유부단함, 이란 뮬라(mullah, 이슬람 지도자)의 핵무기 개발 저지 당시 협상방식에 대해 맹목적으로 보인 낙관적 태도 등과 비교할 때,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은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바마 정부는 집권 초기 ‘아시아 회귀’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워싱턴 싱크탱크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미 국방부는 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에 군함과 비행기를 추가로 파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지역의 주요 모임에 적극 참석했으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마지막까지 성사될 것처럼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의 다른 대외정책과 비교하여, 그의 아시아 정책은 최악은 면하는 듯 보였다. 

 

설사 많은 이들이 아시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해도, 회의적인 시각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의 일부 보도를 판단 근거로 삼는다면, 오바마의 아시아 정책은 그 번쩍이는 후광은 사라져가고 잠재되어 있던 허술함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이른바 ‘아시아 회귀’ 정책이라든지 오바마 정부가 ‘아시아 재균형’이라고 부르는 전략이 그저 내실 없는 화려한 언변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반문할 생각은 없다. 또 전체적으로 취약한 오바마 정부의 외교 정책이 중국의 고압적이기까지 한 ‘자신감’ 회복을 돕는 것은 아닌지 논하지도 않을 것이다. 미얀마 사태와 AIIB, 이 두 문제는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정책이 얼마나 허술한 것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수많은 위대한 성과 중 하나로 꼽고 있는 ‘미얀마의 봄’은, 미얀마 군사 정권의 정부 장악력 약화와 함께 2010년 미얀마 반대파 지도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 산 수치(Aung San Suu Kyi) 여사의 가택연금 해제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은 2012년 오랫동안 유지해온 미얀마에 대한 제재조치를 해제하고, 민주주의를 향한 미얀마의 더딘 발걸음을 성급하게 외부에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3월 15일자 <워싱턴포스트> 는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하는 ‘미얀마의 승리’를 무참히 짓밟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간행물은 백악관의 정책을 ‘실패한 액션’이라 칭하며 비판했다. 또한 수많은 아시아 옵저버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을 제목으로 내세우며, “오바마 정부는 미얀마에서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인권침해, 종교 차별, 기자 감금의 현실을 못 본 척하고 있다. 또 아웅 산 수치 여사는 여전히 올해 총선에 합법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등한시하며 미얀마 군사 정권에 수억 달러의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러시아가 이란과의 관계 ‘재조정’이나 이란과 협상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오바마도 그 실상은 덮어둔 채 겉으로 드러나는 관계에만 안주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얀마 사례는 취약한 자유화도 이를 쉽게 믿어버리는 미국인들의 이익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중요한 교훈을 보여준다. 

 

오바마의 아시아 정책이 실패임을 보여주는 잘 알려지지 않은 두 번째 증거는 바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다. 이는 큰 틀의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심각한 실수로, 미얀마 사례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이다. 2014년, 중국 정부는 아시아에 500억 달러 규모의 차관기관을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AIIB가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을 대체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 두 기구는 서방의 금융원칙을 따르고, 해당 지역에서 미국이나 일본의 영향력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AIIB의 최대 주주이자 창설국으로 창설 철학을 리드하고 있기 때문에 AIIB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통해 아시아에서의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을 증대해 나갈 것이다.

 

어쩌면 오바마 정부의 더딘 반응이 아니었다면 AIIB는 이처럼 떠들썩한 사건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오바마는 각국을 압박해 AIIB 가입을 저지하려다가 오히려 자신의 글로벌 영향력 약화를 드러내게 되었다. 수많은 아시아 국가가 이미 AIIB에 가입했고, 미국의 우방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마저 ‘가입하지 말라’는 미국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AIIB에 동참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미국이 우방국들에게 버림받은 사실을 동정하며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공격’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미국의 확고한 우방국인 호주가 AIIB에 가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호주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그렉 셰리던(Greg Sheridan)은 아시아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지위의 허상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호주의 결정은 오바마의 ‘뼈아픈 실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왜 아시아에서 곤경에 빠지게 되었을까? 셰리던은 “오바마는 몇 년간 지속된 ‘무능하고 분산된 외교정책’의 결과로, 상황도 달라졌고 특별한 전술도 없는 상태에서, 호감이나 특별한 친분도 없이 다른 나라의 환심을 사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라고 분석했다. 셰리던은 작년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강연 당시 오바마가 토니 애벗 호주 총리를 ‘백수건달’에 비유하고, 영국이 AIIB 가입을 결정했을 때도 “영국이 중국에 영합한다”라고 표현한 그의 외교적 미숙함을 지적했다. 이는 아시아 금융 구도의 재편과정에서 나타난 변화에 대한 정부의 이해, 예측, 분석 부족과 적절한 대응 부재로 빚어진 경솔한 행동이다. 

 

현재 한국도 AIIB 가입을 고려 중으로, 새로운 지역 금융 네트워크 탄생을 앞두고 미국은 고립될 것이며 그의 우방국인 일본만이 옆을 지키고 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든 그의 후임자이든 허리를 숙이고 몸을 낮춰 AIIB에 가입하게 될 것이다. 아시아와 유럽인들은 미국이 결국 중국에게 제압당하고 무력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똑똑히 보게 될 것이다. 

 

아시아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는 어쩌면 유럽이나 중동에서와 같은 극적인 변화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 역시 변혁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수년간 지속될 것이다. 미국이 아시아에서 자신의 지위 하락을 정확히 인식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쇠퇴해 가는 영향력을 만회할지 여부가, 향후 수십 년 간 미국이 자신의 글로벌 파워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출처: 2015.03.19 / 中國評論新聞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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