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 부동산시장의 침체, 기우일까? 시작일까?

조용찬 소속/직책 :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2014-09-02

올해 7월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가 모두 전달보다 0.2%~0.3%포인트 하락했고, HSBC의 8월 제조업PMI(속보치)도 50.3으로 5을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4월부터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규모나 대상 면에서 이전보다 약한 것도 있지만,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내수경기를 끌어올리지 못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부동산시장의 동향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전국 70도시의 신규주택가격동향을 보면, 2013년 4분기를 정점으로 하락추세로 전환했다. 2014년 7월에는 70도시의 약 90%가 넘는 64도시가 전월대비 하락해, 2011년 1월 집계방식이 바뀐 이후 가장 많았다. 

 

중국 부동산시장의 침체 원인

 

중국의 부동산버블에 관한 기사를 자주 보지만, 막상 해외 주요 경제예측기관의 분석 자료가 별로 없다. 언론기사도 거품이 어떤 형태로 생겼고, 언제 붕괴될지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수치로 보면, 부동산거품은 이미 통제 가능한 영역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동산가격 하락의 원인은 크게 5가지다. ①부동산대출 부실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2013년 말부터 2014년 봄까지 대출억제를 목적으로 엄격한 창구지도를 실시했다. ②많은 상업은행이 1주택 구입 시 계약금 비율을 30%에서 50%로 올렸고, 대출심사도 엄격해졌다. ③시진핑 총서기가 주도하는 '기강숙정', '반부패운동'이 강화되면서 권력자가 소유한 투기물량이 대량으로 매각됐다. ④국토자원부가 일원화된 부동산등기제도를 3년 이내에 구축할 예정이고, 전국 주요도시에서 부동산세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구매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⑤부동산투자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 집세/주택가격(집세는 연 환산)은 베이징이 2.0%, 상하이가 2.4%로 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금리 3%는 물론, 7월말 은행의 대출금리 6.93%를 크게 하회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부동산가격이 정점을 지난 상황에서 투자수익률마저 낮아 더 이상 투자매력이 없어진 것이다.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금융상품인 '위어바오(余額宝)'는 7월말, 7일물 수익률은 연 4.174%다. 중국 최대 온라인회사인 알리바바의 지급결제시스템인 '지푸바오(支付宝)'에 도입된 개인계좌의 여유자금운용서비스인 '위어바오'는 투자회사인 '텐홍기금(天弘基金)'이 운영하는데 2014년 6월말 시점에 잔액은 5,741.6억 위안에 달한다. 최근 1년간 은행 전체 예금의 순증가는 4.5%였지만, 온라인 MMF 순증가금액은 10.5%로 부동산투자수익 악화로 여유자금의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 


부동산경기침체는 제어가 불가능한 수준인가? 

 

중국 도시의 주거형태는 단독주택이 많지 않고, 대부분 아파트형태다. 부동산중개사가 이야기 해주는 면적은 복도 등 공유면적과 베란다가 포함된 것으로 실제 사용면적은 표시 면적에 70%~80% 수준이다. 100㎡, 즉 33평형 아파트의 경우, 공유면적을 빼면 70~80㎡와 비슷하다. 

 

베이징 중심부는 3환선 이내를 말한다. 현재 7환선까지 환상도로가 개통돼 있는데, 7환선은 허베이성과 붙어있어 시내와 너무 떨어져있다. 5환선까지를 베이징이라고 보면 된다. 교통체증이 심할 땐 5환선 주변에서 중심가로 나오는데 2시간 정도가 걸려 5환선 주변에 거주하면서 출퇴근하는 것은 힘들고 불편하다. 5환선 안쪽의 면적은 784㎢로 서울 면적(605㎢)보다 크고, 인구도 약 2천만 명이나 된다.

지난 연말 베이징에 가서 부동산 가격을 들어 봤는데, 100㎡를 기준으로 2환선 안쪽이면 2천만 위안이상이고, 3천만 위안, 4천만 위안도 많다. 2환선과 3환선 사이엔 1천만 위안, 3환과 4환선 사이는 500만 위안, 4환선과 5환선 사이는 300만 위안 정도다. 

 

부동산 시가총액을 추정하기 위해선 베이징에 아파트가 몇 채나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2환선 안쪽의 면적은 36㎢, 거주인구는 36만 명이다. 세대 인원을 3명이라고 하면 아파트 호수는 12만 채다. 마찬가지로 2환선~3환선 사이의 면적은 108㎢, 인구는 216만 명, 아파트 호수는 72만 채, 3환~4환선 사이는 180㎢, 인구 270만 명, 아파트 호수는 90만 채, 4환선~5환선 사이는 460㎢, 인구는 552만 명, 아파트는 184만 채에 달한다. 

 

이 추계에 따르면 5환선 안쪽의 인구는 1074만 명, 아파트는 358만 채로 얼마 전 베이징 인구 1천만 명은 대부분 5환선 안쪽에 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가격에 호수를 곱해서 시가총액을 계산하면 5환선 안쪽에 아파트 시가총액은 19조8천억 위안으로 중국 GDP가 51.8조 위안인 점을 고려하면 베이징의 아파트 시가총액은 GDP의 40%를 차지하는 셈이다.

 

주택의 적정가격이 연봉의 3배 정도라고 보면, 대졸자 엘리트 가족이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는 약 100만 위안이다. 베이징에는 대졸 엘리트만이 살고 있다고 가정해도 5환선 안쪽에 있는 아파트의 적정 시가총액은 3조6천억 위안 전후까지 하락하게 된다. 베이징 아파트 가격이 적정한 수준으로 하락한다면 베이징에서만 16조 위안의 부를 잃게 된다. 

 

중국 주택시장의 황금기는 끝났나?

 

올해 1~7월 상품주택판매면적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 9.4% 감소했고, 판매금액은 10.5% 줄었다. 중국에선 판매면적과 판매금액이 집값에 3~9개월 선행하기 때문에 주택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중국 내 부동산전문가의 향후 전망은 뚜렷하게 갈린다. 공급과잉문제에 주목한 전문가는 향후 몇 년간 침체국면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중국의 주택판매재고는   10개월 정도가 적정수준이지만, 베이징, 상하이 등 1선도시의 재고는 15개월에 달하고, 2~4성급 지방도시는 30~40개월 이상을 재고를 안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최근 준공면적 증가에 따른 공급 확대에다 올해 상반기에만 530만호 보장성주택을 공급하면서 상품주택의 수급불균형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 입장에선 재고회전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가격 하락압력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둔화에 따른 판매 감소가 겹쳐지면서 이번 부동산경기 침체국면은 리먼쇼크 이후 찾아온 2번의 부동산경기 침체국면보다 기간조정이 길고, 가격 하락폭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잠재적 주택수요층의 주목한 전문가는 조기 경기회복을 낙관한다. 중국에선 주택 구입연령이 평균 31세다. 한국에선 무척 젊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주택담보대출금 비율이 40~50% 높지만, 그 계약금은 부모가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다. UN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30~34세 인구는 2010년~2015년 사이에 11.1% 증가했다. 2015~2020년에는 26.8% 증가할 예정이다. 2020년을 정점으로 향후 5년 동안은 19.5% 감소한다. 즉, 주택수요가 가장 강한 연령층이 2020년 전후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이번의 부동산가격 하락은 지난 2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단기 조정에 그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많다. 


부동산경기의 연착륙 가능성 

 

'13년 기준으로 중국 부동산산업은 GDP의 16%지만, 40여 개 산업에 직·간접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25%~30%의 영향을 미친다. 고정자산투자의 33%, 대출 잔액의 20%, 신규대출의 26%, 정부수입의 39%를 차지하는 만큼, 부동산 거품붕괴가 진행 중이라면 중국경제는 추운 겨울에 들어간 것이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길어지자, 3~4성급 도시에선  '방랭차열(房冷車熱)', 즉 '주택경기는 차갑게 식어도 자동차경기는 활황이다'라는 소비와 관련된 유행어가 실종돼 버렸다. 중국 소비자는 주택을 먼저 구입한 다음에 차를 구입하는데, 가계자산의 67%가 부동산에 의존하다 보니, 주택가격 하락이 역자산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중국기업은 지난 30년간 '레버리지 기법'을 활용해 고속성장을 해왔다. 부동산개발회사는 지방정부로부터 토지를 낙찰 받기 위해서 항상 거액의 자금이 필요해 왔다. 이러한 자금조달을 위해서 모기업과 계열사가 담보를 제공하고, 은행이나 그림자금융뿐만 아니라, 대금업체에게도 자금을 빌려왔다.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레버리지에 '역회전'이 걸리면서 거액의 부채로 도산위기에 내몰린 기업이 늘고 있다. 

 

중국기업의 대출금은 49조 위안을 넘고, 지방정부의 채무도 17조 위안을 상회한다. 금융기관의 부동산관련 대출규모는 14.6조 위안으로 대출총액의 20.3%에 달한다. 중국경제의 '디레버리지(빚 상황)'이 시작되면 개인소비 위축뿐만 아니라 재정수입 감소로 인프라투자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작년 부동산판매금액은 1조3천억 달러에 달했던 만큼, 주택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않는다면 금융 시스템 내 신용위험, 과잉생산시설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기 연착륙이 힘들어진다. 부동산가격이 10% 하락할 경우, 부의 선순환이 막혀, 중국의 GDP성장률은 0.5%Pt 떨어진다. 중국의 성장률이 1% 하락하면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은 0.15% 하락하고, 일본은 0.2%, 한국은 0.4%나 떨어진다. 중국의 부동산가격 하락은 남의 일이 아니다. IMF나 세계 주요 경제예측기관들은 내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6.5%~7%로 낮추는 추세다. 

 

다시 부동산시장 부양책을 꺼내 들까?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신용악화, 지방재정 수입에 악영향을 미치자, 36개 도시가 6월 이후 구매제한을 완화하거나 철폐에 나서고 있다. 또 하반기엔 중국 공산당의 주요 정치 일정이 많고,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정하는 회의가 예정돼 있어 부동산가격의 급락 가능성은 낮다. 

가을부터 개최될 중앙위원회전체회의(4중전회)와 국무원상무회의, 정치국회의, 경제공작회의에선 내년 경제방침을 확정하고, 제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을 착수하는 시기인 만큼, 부동산 경기연착륙을 위한 규제완화와 부양책 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정책으로는 ①개인이 첫 주택을 일반분양 받을 때, 대출자금을 우선적으로 지원해주고, ②지준율 인하 등 금융완화, ③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역모기지 대출제도' 의 도입이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우한 4개 도시에서 2년간 역모기지 대출 프로그램을 실시한 뒤,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2억 명의 60세 인구가 수혜를 입게 된다. ④집값 흐름의 바로 메터 역할을 하는 베이징 등 1선 도시에서 부동산가격의 상한규제(4만 위안/㎡)을 완화시켜 부동산개발을 촉진시킬 계획이다. ⑤신용위험 문제가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사회신용시스템의 구축, 지방채 발행을 확대하고,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한 지방 자산관리회사(AMC)설립을 서두를 예정이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자

 

지금 중국의 부동산가격 하락은 미세조정일 뿐, 일본식 버블붕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13억 명의 나라의 역사, 사회 환경, 어떤 경위로 경제성장을 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부동산시장의 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 다만, 부동산시장은 선박이 항적궤도를 수정할 때처럼 금방 반응하는 것이 아닌 만큼, 투자과열에 따른 단기 가격하락 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원문은 첨부파일을 참조해 주십시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