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중국 경제 혁신의 출발은 생산현장
    
올해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13.5계획(2016 ∼2020년)의 키워드는 공급측 개혁이다. 중 국 소비자들은 ‘잘 사용할 수(好用)’ 있고, ‘오래 사용할 수(耐用)’ 있고, ‘즐길 수(享受)’ 있는 제품을 원하고 있으나 기업은 아직도 양적인 지표에 치중하면서 기능만을 강조한 ‘사용 가능한(能用) 제품’의 공급에 머물고 있기 때 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는 부가가치가 낮 은 제품의 공급과잉 현상과 기술 수준 및 부가 가치가 높은 고급제품에 대한 공급 부족 현상 이 공존하는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산하 연구소의 리줘쥔(李佐) 부소장은 현재 중국은 지식 재산권 보호 미흡으로 일부 기업들은 혁신분 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망설이고, 국영기업 들은 독과점 경영으로 혁신동기가 부족한 상황이 공급측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이에 따라 중국 지도부가 칼을 빼어 들었다. 지난해 12월에 개최된 고위급 경제 관료가 참가한 회의에서 ‘2016년 경제 및 사회발전에 대한 5대 과제’를 언급하면서 공급과잉 문제의 해결과 동시에 중국산의 품질 혁신을 골자 로 하는 ‘공급측 개혁’이라는 정책적 대안을 내놓았다. 공급분야 5대 과제로는 ① 공급과 잉 해소 ② 부동산 재고 소진 ③ 금융 리스크 대비 ④ 기업 비용 절감(행정절차 간소화 등) ⑤ 취약 부분 보완(기술혁신 및 인력에 대한 투자 등) 등이다.
그동안 겉으로 드러난 중국 경제의 문제점으로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은 생산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사실이었다. 공급과잉이 심한 철강 등에 대한 대규모 감산 및 인원 감축이 불가피 해 중국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철강 산업의 공급과잉 규모가 총 3억 톤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9천만 톤을 줄인것에 이 어 앞으로 1억~1.5억 톤을 추가로 감축한다 는 복안이다. 문제는 공급과잉이 심각한 철강, 석탄, 시멘트, 조선업, 알루미늄, 평판유리 등 의 업종에서 앞으로 2~3년 안에 30%의 감산 이 진행될 경우 300만 명의 실직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철강업계만 40만 명)되어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고민은 소비자의 지나친 외국산선호 경향이다. 최근 중국 인민일보는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에서 주로 구입하는 제품은 헤어드라이어, 전기밥솥, 주방용 칼, 보온 컵, 비 데, 전동칫솔 등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러한 소비재를 구매하는 계층은 소수의 부유층이 아니라 일반 중산층이라고 설명하였다. 일본에서 2015년도 신조어 대상을 받은 단어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대량 구매행위를 지칭하는 ‘폭 매(爆買)’가 선정되었을 정도다. 2015년에 일본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499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들의 1인당 소비금액은 2,260달러로 그 중 51%를 쇼핑에 사용했다고 한다. 모두들 중국에서 생산이 부족하거나 생산에 높은 기술수준이 요구되는 분야가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어지는 고민은 핵심기술의 부족이다. 중국에는 3천개가 넘는 볼펜 회사들이 매년 380억 개의 볼펜을 생산해 세계 수요의 80%를 공급하고 있지만 볼펜심 끝의 볼은 수요량의 90%(연간 2억 달러 상당)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라는 중국 고위층의 목소리는 공급측 개혁의 절박함을 말해준다. 최근 리커창 총 리가 특별히 볼펜산업을 지적하면서 기술혁신 을 강조했지만 볼펜관련 정밀기계 기술은 스위스가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당분간 기존의 수입구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공급과잉과 외국산 선호는 서로 다른 방향 을 향해 달리는 열차와 같아 서로 절충점을 찾기 힘들다. 더욱이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중국 기업들이 혁신을 통해 품질을 개선해야 가능하다. 중국제품이 품질 면에서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핵심기술 부재, 품질관리시스템 미비, 디자인 완성도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제조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아직 핵 심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 주요 부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