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연구정보

연구정보

국내외 연구기관에서 발표된 중국 연구 자료를 수집하여 제공합니다.

연구보고서

중국의 ‘5개 응당’에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

아산정책연구원 2022-08-24

금년은 한중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수교 이후 양국 관계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까지 발전되어 왔지만, 중국이 우리를 진정한 협력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는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얼마 전 중국 산동성 칭다오에서 개최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인데,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이 회담이 끝나자마자 중국 외교부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한중관계가 발전하기 위해서 ‘5개의 마땅히 해야 할 사항(五個應當)’을 강조했다고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중국이 제시한 ‘5개 응당’은 「① 마땅히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간섭을 받지 말아야 한다(應當堅持獨立自主, 不受外界干擾), ② 마땅히 선린우호를 견지하고 서로의 중대 관심사를 배려해야 한다(應當堅持睦隣友好, 照顧彼此重大關切), ③ 마땅히 개방과 공동이익을 견지하고 공급망 안정을 보호해야 한다(應當堅持開放共贏, 維頀産供鏈穩定暢通), ④ 마땅히 평등과 존중을 견지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應當堅持平等尊重, 互不干涉內政), ⑤ 마땅히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UN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應當堅持多邊主義, 遵守聯合國憲章宗旨原則) 」이다. 표면적으로 이것은 양국 관계를 위한 원론적인 입장들로 보이지만, 중국의 역사인식과 세계관이 일방적이고 왜곡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실망스럽다. 우리가 ‘5개 응당’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중국이 한중관계를 수평적, 호혜적 관계가 아닌 수직적이고 시혜적인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우리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 중 중국만큼 우리를 무례하게 대하는 국가는 없을 것이다.

왕이 외교부장이 말한 ‘5개 응당’ 중 첫 번째인 ‘독립자주’는 우리 안보를 위해 필수적인 한미동맹을 비판하고 그 해체를 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에서는 노동신문 등의 매체가 ‘반제자주(反帝自主)’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고, 2022년 3월 김정은은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성공을 치하하는 자리에서 “조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강조하는 등 북한은 ‘자주’라는 말을 즐겨 쓰는데, 중국이 이 단어를 사용했을 때 우리는 북한의 발표를 듣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