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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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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연구기관에서 발표된 중국 연구 자료를 수집하여 제공합니다.

연구보고서

향산포럼 2024: 미중 경쟁과 중국의 대외전략

박병광 2024-10-14

중국군사과학학회와 중국국제전략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11회 베이징향산포럼(北京香山論壇)이 ‘함께 평화 구축, 미래 공유(共築和平 共享未來)’를 주제로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베이징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향산포럼은 90개가 넘는 국가와 지역 및 국제기구 대표를 포함하여 500명이 넘는 전문가 등 참가 규모에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둥쥔(董軍) 국방부장은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세계 안보에서 새롭고 더 큰 역할을 원한다”며 “중국은 인공지능(AI), 기후위기 등과 같은 새로운 안보 분야에 대한 글로벌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민해방군은 평화를 구축할 의지가 있다”며 “다른 나라 군대와 개방적이고 실용적인 협력에 열려 있고 진정한 마음으로 도울 의향이 있다”고 했다. 그는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와 같은 민감한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으며, 미국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발언을 내놓지도 않았다. 올해 향산포럼에서 다루어진 이슈들은 아세안, 동북아, 유럽, 중동문제 등 폭넓은 지역 이슈와 더불어 우주, 인공지능(AI) 등 신흥기술 이슈를 포함하여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되었다. 그러나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미중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미중관계를 토론하는 회의장에는 가장 많은 참가자들이 모여들었고, 언론매체에서도 이에 대한 취재와 보도가 가장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는 중국에게 향산포럼은 자국의 목소리를 전파하고 주변국들을 중국 중심으로 묶어내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향산포럼은 미중경쟁과 갈등에 지나치게 관심이 집중된 반면 심화하는 남중국해 영유권분쟁이나 대만문제 그리고 북핵문제 등 지역의 핵심 안보 사안을 정면으로 다루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등 많은 나라의 국방부 장관이 직접 참가하여 양자 및 다자대화의 장(場)으로 활용하는 ‘샹그릴라대화’와 비교하더라도 향산포럼에 참가하는 각국 대표단의 격(格)은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 한편 주최 측이 설계한 향산포럼의 세부 주제와 구성을 보면 중국 정부의 대외전략에 관한 셈법을 읽을 수 있다. 향산포럼에 숨어 있는 중국의 셈법은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 변혁을 위해서는 다극화를 추동해야 하며, 이를 위해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를 내세우면서 아태지역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대한 접근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주최 측에서 올해 향산포럼의 정신으로 ‘평등, 개방, 포용, 상호학습’을 내건 점도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동시에 중국은 향산포럼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인공지능의 군사적 활용과 우주안보 등 신흥 군사 안보 분야에 대한 규칙제정과 논의의 주도권을 쥐고자 한다는 점도 발견할 수 있다. 올해 향산포럼에는 북한의 대표단이 참가하지 않았다. 평양이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으면 베이징 대사관의 무관단이 참여하던 관례를 고려할 때, 어쩌면 최근의 중북관계에서 발견되는 이상기류를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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