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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체코의 주택 시장 현황과 도전 과제

체코 Daneš BRZICA Institute of Economic Research, SAS Senior Research Fellow 2024/06/04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현황
주거는 인간 삶의 기본적인 필수 요소 중 하나이다. 안정적인 주거 환경은 개별 가정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인생 주기에 따라 주거 상황은 변동하게 되는데, 자녀가 장성하여 부모로부터 독립하거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경우, 또는 노화나 질병 등 건강문제로 인해 다른 주거 환경이 필요해질 때에도 주거지를 변경하게 된다. 인구 증가 및 전통적인 가족 형태의 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특히 대도시 지역에서 주택 수요는 증가 추세에 있으며, 체코 수도 프라하도 높은 수요로 인해 체코 내에서 주거 비용이 가장 비싼 지역에 속한다. 2023년 4/4분기에는 직전 1년간 하락세를 보이던 체코의 주택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2024년 2월 체코의 건설 부문은 전년 대비 3.6%의 성장을 보였고, 주택 건설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금리 하락 또한 건설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및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주어 아파트와 주택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다시 건설 경기의 활황으로 연결되고 있다. 금리 하락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이율 하락은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체코에서 부동산에 대한 세금은 최소 수준이 적용되고 있어 일부 투자자들은 임대나 거주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프라하의 주택 가격이 가까운 시일 내에 하락세로 돌아서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체코 주택 시장 분석
2023년 체코 건설 부문의 투자 프로젝트는 대부분 중단 상태였다. 높은 금리와 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건설 경기는 크게 악화되었고, 2023년은 최근 3년 중 주택담보대출자 수가 가장 적은 해로 기록되었다. 2022년 신규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1,620억 체코 코루나(약 9조 6,727억 원)였는데, 이는 2021년 주택담보대출금 총액인 3,790억  코루나(약 22조 6,294억 원)의 42.7%에 불과했다. 2023년 대출액 규모는 더욱 축소되어 1,240억 코루나(약 7조 4,038억 원)를 기록했다. 이러한 감소세는 체코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발표를 계기로 증가세로 돌아섰는데, 주택담보대출 이율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일부 전문가들은 2024년 말까지 금리가 4%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망에 따라 2024년 주택담보대출은 전년에 비해 3분의 1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 은행들은 시장을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국가가 주택담보대출 보조금을 더 많이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국가 보조금이 부동산 가격을 왜곡하고 수요를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보조금보다는 건설 보조금을 늘려 건설 산업 부문의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EU 회원국의 평균 자가 주택 비율은 70% 수준이다. 중부 유럽 국가들에서 자가 주택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서부 유럽은 EU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체코는 자가 소유 주택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체코 인구의 3분의 2는 자기 소유 혹은 가족 소유 주택에 거주하고, 5분의 1만이 임대 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구의 형태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자가 소유 주택에 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가구도 생애 주기에 걸쳐 점차적으로 자가 소유 주택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소득층, 대도시 거주자에서 임대주택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데, 보통은 임대 주거지에 살다가도 자가 주택으로 전환하게 된다. 저소득층일수록, 그리고 대도시에 살수록 임대 주택 거주 비율이 높은 점은 세계 여느 국가와 다르지 않다. 프라하를 제외한 다른 여섯 개 도심 지역에서는 국가 전체 평균인 5분의 1보다 더 많은 가구가 임대 주택에 거주한다.

1인당 주거 면적에 따른 질적 주거 지표는 가구 유형에 따라 다르다. 면적 기준으로 보면 자녀와 부모로 구성된 가정의 거주 면적에 가장 넓고, 자녀가 없이 부부로만 구성된 가정, 한부모 가구, 그리고 1인 가구 순으로 거주 면적이 점차 좁아진다. 주택의 품질과 사용자 만족도는 주택의 거주 형태와 외부 조건이라는 두 개의 매개변수에 주로 영향을 받는다. 주거 품질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항목은 소음과 환경오염으로, 대도시 거주자들의 만족도가 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코의 평균 주거비는 상승하고 있다. 2021년까지는 주거비가 감소 추세였으나, 2022년 대외적인 요인에 의한 가스와 전기 가격의 급격한 인상으로 주거비가 평균 10% 증가했다. 그러나 체코의 거주 부담 수준은 EU 회원국 평균 대비 낮은 편에 속하는데, 이는 가계 소득 증가가 주거비 증가보다 빠르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2021년까지 가계 부담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감소했다. 2022년에 이 비율이 약 15%로 증가했고, 2023년에는 17%로 증가했다. 현재 추세로는 거주 비용이 2021년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거비는 가구 구성에 따라 다르다. 자녀가 많은 가정이 주거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다. 일반 가정의 지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주거비와 식료품비로, 2022년 평균 가구 주거비 지출의 25%가 임대료인 것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이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비용이었다. 체코 정부는 주택 수당과 주거 급여 등을 통해 국민의 주거비용 부담 경감에 도움을 주고 있는데, <그림 1>에서는 '주거, 수도, 에너지, 연료' 그룹(ECOICOP: European Classification of Individual Consumption according to Purpose 분류) 소비 지수가 수년간 증가하고 있으며, 이 그룹의 지수가 열두 개의 모든 ECOICOP 그룹(교통, 교육, 식품 및 숙박, 의류 및 신발 등) 평균에 비해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 체코 소비자가격지표 (CPI) (in %, 2018~2023)


* CPI – 기본 지표 (2015 평균=100, ECOICOP 분류) 

자료: CSO database


체코 국민은 자가 주택에 거주하는 것을 선호한다. 초기 투자 부담이 크지만 대개 월 비용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 외에 주택 소유의 경제성(Affordability)은 여러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주택 공급과 선호도, 주택담보대출 금리 수준 및 지역 특색 등의 요인으로 인한 특정 부통산에 대한 높은 수요는 가격 상승을 초래하여 주택 구매의 경제성을 낮추게 된다. 2021년 이후 악화된 주택 구매의 경제성은 주택경제성지수(HAI: Housing Affordability Index)로 확인할 수 있다. HAI는 가구 순 월 소득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을 갚는 데 사용되는지를 보여준다. 2023년 2월, 이 수치는 평균 가구 소득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특히 프라하에 있는 아파트의 주택경제성지수는 체코 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독일이나 폴란드 등 이웃 국가들에 비하면  체코의 주택 가격은 낮은 편에 속한다.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에 따르면, 2023년 체코 인구의 24%가 임대 아파트에 거주했는데 이는 2년 전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EU 회원국 평균값보다는 낮은 수치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임대주택 거주 비율이 약 50%에 달한다.

최근 몇 년간 체코 중앙은행(CNB)의 다양한 주택담보대출 한도 규제 및 부동산 취득세 폐지 등에 힘입어 체코의 부동산 경기는 살아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며 주택 가격은 상승하고, 임대 아파트 수요가 증가하면서 체코와 주변 도심 지역으로 주택 가격 상승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딜로이트(Deloitte)가 주택 가격을 국가 평균(국가 평균 = 100%)과 비교 분석하여 2023년 8월 발표한 부동산지수에 따르면, 프라하는 131.7%,  브르노는 108.5%, 오스트라바는 65.6%를 기록했다. 비수도 대도시 중 브르노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체코 중심지에서 다소 멀리 떨어진 국경지역에 위치한 오스트라바는 상대적으로 낮은 부동산 지수를 보여준다.

새로운 주거지에 대한 평균 거래 가격의 연간 변동률은 7.4%이다. 이 수치는 적절한 주거지를 찾는 우크라이나 난민 유입으로 부분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전쟁을 피해 고국을 떠난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주거 지원이 체코 정부 차원에서 계속되고 있다. 지방 자치 단체는 양질의 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하여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하여 체코 정부는 가정의 에너지 자립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보조금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주거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많은 가구가 자가 소유 주택을 포기하고 임대 주택으로 전환하였는데, 이러한 수요에 맞춰 은행은 공공 부문과 협력하여 의사와 같은 특정 직업군을 위한 임대 주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체코 정부는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청년층이나 특정 필수 직업군에 대하여 시장 가격 이하의 임대료로 주택을 제공하기 위한 재원 마련과 관련 정책을 승인하였고, EU 집행위원회는 이처럼 공공 자원을 활용하여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체코 정부의 노력을 치하한 바 있다.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체코인은 27만 명에 달한다. 부적절한 주거 환경은 출산과 양육 등 가족계획을 수립하는 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국가와 지역 정부의 적절한 거주지 지원 정책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며 공공 재원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높은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비용 상승, 이자율 및 건설 비용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 시기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 체코 경제는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재무부에 따르면 2024년 체코 경제 성장률은 1.4%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25년 경제는 더욱 활발히 성장하여 2.6%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체코 정부는 2024년에 주택 지원금으로 약 20억 코루나(약 1,200억 원)를 지출할 예정이다. 건축 관련 기업들은 올해 성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고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고객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수요 증가로 인한 주택 가격의 추가 상승도 예상되지만, 향후 수 년간 대규모 주거 단지 건설로 충분한 공급이 예정되어 있어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저소득층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거 지원법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 이와 관련한 기본 원칙은 이미 작년에 발표되으나  2023년 말로 예정되어 있던 구체적인 논의는 올해 6월로 미루어진 상태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지원법은 근본적인 주택 개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행정 권한이 있는 모든 지방 자치 단체에 주거 상담 센터를 설립하는 등 과거 정책에 비해 보다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체코의 주택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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