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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권] 중국, 미국 비자 장벽 틈타 ‘K비자’ 출격...STEM 인재 흡수한다
안희정 소속/직책 : EC21R&C 연구원 202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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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2025년 H-1B 비자 수수료를 10만 달러로 대폭 인상하며 외국 인재 유입을 제한하자, 중국은 고용주 스폰서십 없이 젊은 STEM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K비자 프로그램을 전격 시행함. 이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나, 중국 내에서는 청년 실업난 속 외국인 우대 논란이 제기됨. 한편 전문가들은 K비자 프로그램을 대규모 유입이 아닌 선별적 핵심 인재 확보를 통한 기술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평가함.
◦ 미국 H-1B 비자 정책의 제한 강화
- 미국 트럼프(Trump) 행정부는 2025년 9월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기존 1,700~4,500달러(약 239만~632만 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 4,035만 원)로 대폭 인상함. H-1B 비자는 연간 8만 5,000개 쿼터로 제한되며 추첨을 통해 배정되는 미국의 대표적인 고급 기술 인력 비자 제도임. 2019년 기준 약 58만 3,420명이 H-1B 비자로 미국에 체류했으며, 2024년에는 전체 발급의 71%가 인도 국적자에게 집중되는 등 기술 및 의료 분야 외국 인력 유입의 핵심 통로 역할을 해왔음.
- H-1B 프로그램은 출범 이래 구조적 한계를 노정해 왔음. 2000년대 초반부터 전문 인력 수요가 1990년 설정된 쿼터를 크게 초과했으나 쿼터는 조정되지 않았으며,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인해 우수 인재 선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틈타 아웃소싱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 직책에 대량 신청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우회해 왔으며, 외국인 비자 소지자로 미국 근로자를 대체하는 사례도 지속됨.
-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액 수수료와 임금 기준 가중치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함. 10만 달러 수수료는 미국 외부 신청자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들은 타 비자로 먼저 입국시킨 후 H-1B로 전환하는 우회 방식을 활용할 수 있음. 또한 대기업은 고액 수수료를 감당할 수 있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프로그램 접근성을 상실하게 됨.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제도 개선이 아닌 시장 왜곡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함.
- 이러한 정책 변화는 미국의 광범위한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맞물려 동맹국들과의 관계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음.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H-1B 비자 소지자가 미국의 생산성과 임금 수준 향상에 기여한다고 평가하며, 연봉 기준 순위제나 연봉 외에 다양한 요소가 반영된 캐나다식 포인트 시스템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정책에 반영되지 않음. 이러한 변동성 높은 정책 기조는 전통적 우방국들과의 협력 관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
◦ 중국 K비자 프로그램의 전략적 출범
- 중국 정부는 미국의 H-1B 제한 강화라는 대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2025년 8월 7일 K비자 프로그램을 공식 발표하고 9월 24일부터 시행에 들어감. 이 프로그램은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분야의 젊은 외국인 인재를 대상으로 하며, 고용주 스폰서십 없이도 입국, 거주, 취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H-1B 비자와 차별화됨.
- K비자는 중국의 기존 인재 유치 체계를 보완하는 전략적 설계를 갖추고 있음. 2013년부터 운영 중인 R비자가 고급 전문 인재를 대상으로 고용주 스폰서십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K비자는 초기 경력 단계의 전문가를 겨냥하여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춤. 업계 관계자는 "K비자가 젊은 STEM 인재의 중국 진출 장벽을 완화함으로써 기존 인재 유치 체계의 공백을 보완하고 있다"고 평가함. 또한 전문가들은 "미국의 H-1B 제한 강화는 중국에게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으며 K비자의 출시 시점은 전략적으로 최적"이라고 분석함.
- 제도적 설계와 별개로 실행 단계에서는 여러 과제가 존재함. 전문가들은 중국이 글로벌 인재 유치 경쟁에서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업 문화와 업무 환경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함.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비중국어권 인재를 위한 영어 기반 직무를 확대하고, '9-9-6'(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 문화로 대표되는 열악한 업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함.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US)의 알프레드 우(Alfred Wu) 부교수는 중국이 오랜 기간 대외 폐쇄 정책을 유지해 왔으며 "미국과 달리 동질적 사회 구조를 가진 국가"라는 점에서 이민자 통합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평가함.
- K비자는 중국의 포괄적 대외 개방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됨. 최근 중국은 유럽, 아시아, 중동 주요국에 대한 관광 비자 면제 확대, 국제 학생 유치 강화, 브릭스(BRICS)·상하이협력기구(SCO) 등 다자 협력체에서의 리더십 강화를 통해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음. 우 부교수는 "미국이 보호주의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은 개방과 협력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적극 부각하고 있다"고 분석함.
◦ K비자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과 향후 전망
- K비자 발표는 중국 국내에서 예상치 못한 강력한 반발에 직면함. 소셜미디어 웨이보(Weibo)에서 "K비자"는 며칠간 최상위 검색어에 올랐으며, 이용자들은 악화되는 청년 고용 환경 속에서 외국인 졸업자에게 유리한 경쟁 구조가 형성된다고 비판함.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에 따르면, 한 이용자는 "중국 대졸자들이 취업난을 겪는 상황에서 외국 학위 소지자를 우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함. 이러한 반발은 2025년 8월 청년 실업률 18.9%, 올해 1,220만 명의 대학 졸업자 취업 시장 진입이라는 구조적 고용난 속에서 발생한 것임.
- 중국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발에 대해 체계적인 반박 논리를 제시함. 중국 국영 매체는 이러한 비판을 "과장되고 편협한 시각"이라고 지적했고, 특히 인민일보(People's Daily)는 중국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전히 고급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강조함. 환구시보(Global Times)의 후시진(Hu Xijin) 전 편집장은 외국인이 중국 전체 인구의 0.1~0.2%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과도한 우려라고 일축함. 상하이 소재 FG 벤처(FG Venture)의 밥 첸(Bob Chen) 이코노미스트는 국가 주도 자본이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이 최상위 기술 인재에 선별적으로 집중될 것이며, 전체 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함.
- 전문가들은 K비자가 미중 기술 패권 경쟁 구도에서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함. 세계적 정치·경제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 그룹(Eurasia Group)의 댄 왕(Dan Wang) 중국 책임자는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반발을 고려하여 프로그램 운영을 "대규모 이민 유입이 아닌 선별적 인재 영입으로 보이도록 엄격히 관리"할 것으로 예상함. 그는 특히 미국 엔지니어 영입이 핵심 목표라고 분석함.
- K비자는 미중 간 기술 인재 확보 경쟁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임. 미국계 전략 컨설팅 회사인 그린포인트(GreenPoint)의 알프레도 몬투파르 헬루(Alfredo Montufar Helu) 전무이사는 "K비자는 중국의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적 조치이며, 대규모 인력 유입이 아닌 소수 핵심 인재 확보를 통한 기술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라고 설명함. 중국 쓰촨대학교(Sichuan University)에 재학 중인 인도 출신의 한 학생은 K비자가 "유연하고 간소화된 비자 옵션을 찾는 인도 STEM 전문가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라고 답변함.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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