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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소액 면세제도 개편이 C커머스플랫폼 및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미치는 영향
홍진영 소속/직책 : 인하대학교 정석물류통상연구원/ 연구교수 202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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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에서 전자상거래는 어느덧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개인은 물론 소규모 기업, 학교, 영리/비영리 단체 등 다양한 유형의 조직들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정보탐색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가격 비교 등을 통해 필요한 물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해외로부터의 직접구매(해외직구)가 활성화되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직접 현지에 가서 구매하거나 비싼 대행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다. 해외 직접구매와 해외 직접판매를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가 국경 간 전자상거래(CBE: Cross Border Ecommerce)이다. 개인들이 필요한 소액 물품들의 경우 소액 면세제도(de minimis) 제도로 인해 관세와 부가세가 면제되면서 국경 간 전자상거래 시장은 크게 성장하게 되었다. 여기에 국제적인 우편물 배송망(EMS)을 활용하게 되면서 의류나 소형 가전 등 가볍고 부피가 작은 물품들에 대한 배송료가 혁신적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국경 간 전자상거래 시장은 빠른 성장을 거두었고 그중에서도 저렴한 노동력과 생산비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른바 C커머스의 성장이 크게 증가하였다. C커머스 플랫폼들은 미국, 유럽,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였고 국내 생산자와 유통망에 큰 위협이 될 만큼 지배력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2026년 4월 현재, 글로벌 국경 간 전자상거래(CBE) 시장은 ‘무관세 장벽의 붕괴’라는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2025년 8월 29일부터 국제 우편망을 통해 수입되는 800달러 이하 소액 면세제도를 전면 폐지하였다. 하반기에 소액 면세제도를 폐기한 데 이어 4월 6일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알루미늄, 철강, 구리 유도체 제품에 대한 관세 체계를 전면 개편하게 되었다.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관세 부과 기준이 기존의 ‘금속 함량’에서 ‘제품 전체 통관 가치(Full Customs Value)’로 변경되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26.04.03) 해당 금속이 부품으로 일부만 포함되어 있어도 완제품 전체의 가치를 기준으로 25%(또는 5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전자기기, 주방용품, 소형 모빌리티 등 금속 부품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중국산 공산품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게 되었다. 특히 저가형 스마트워치나 소형 금속 공구 등 초저가를 무기로 내세운 제품들의 경우 미국 시장 내 판매를 중단하거나 취급 비중을 대폭 줄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액 면세제도의 폐지로 모든 수입품이 정식 통관 절차를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232조 금속 유도체 관세까지 시행되면서 C커머스 플랫폼들은 생존을 위해 기존의 무관세, 초저가 전략을 과감히 변경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미국 시장의 대체 시장으로 여겨졌던 EU 역시도 소액 면세제도 폐지를 2년 앞당겨 올해 7월부터 시행하며, 150유로 이하 소액 수입품에 대해 시스템 구축 전까지 품목당 3유로 정액 관세를 도입하였다. 3유로의 정액 관세는 소포당 관세가 아닌 ‘HS Code(품목 분류)’당 부과되므로, 소포 내에 다른 HS Code가 다른 상품이 포함되면 중복해서 발생할 수 있어 소비자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관세 부담을 플랫폼이 흡수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서 소규모 판매자들의 미국 및 유럽 시장에 대한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기도 하다.
CNBC에 따르면 관세 충격 이후 Temu 매출의 95%가 미국 외 다른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하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제우편연합(IPC)의 데이터를 인용하면서 2025년 테무(Temu) 의 국경 간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이 24%로 급증하며 미국 전자상거래 거대 기업인 아마존(25%)과 사실상 동률을 이뤘다고 보도하였다. 2022년 출시 당시 테무의 시장 점유율은 불과 1%에 불과하였으나 3년 만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또 다른 C커머스 플랫폼인 쉬인(Shein)은 9%,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는 8%를 기록하면서 주요 C커머스 플랫폼의 전 세계 국경 간 전자상거래 점유율은 41%로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1)
이와 더불어 2026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규제 압박에 직면한 C커머스 플랫폼들은 비즈니스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기존의 저가형 직송 방식 거래 형태인 D2C(Direct to Customer) 방식은 중국 창고에서 고객에게 직접 발송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소액 면세제도가 폐지되면서 판매 상품을 대량 선적하여 타겟 국가에 대규모 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하고 현지 제조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초현지화(Ultra-Localization)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2024년 초에 시작된 테무의 ‘로컬 셀러 프로그램(Local Seller Program)’은 2026년 4월 현재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37개 시장으로 확대되었다. 특히 EU의 경우 독일에 창고를 둔 셀러가 이웃 국가인 벨기에나 폴란드로 상품을 직접 배송할 수 있는 ‘권역별 초현지화’ 물류망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26년 말까지 유럽 내 주문의 80%를 유럽 역내 물류센터에서 직접 소화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한편, 한국 시장 역시 중국 C커머스의 미국 규제에 대한 회피처이자 현지화 시험대로 여겨지고 있다. 초현지화 전략에 따라 테무(Temu)의 한국 법인 설립 및 시장 진출, 마켓플레이스 전환, 로컬 셀러의 연계와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쉬인(Shein)도 한국 전용 홈페이지와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며 단순 역직구를 넘어 로컬 운영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플랫폼의 점유율과 영향력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를 보면 26년 1분기 기준 쿠팡이 3,325만 명으로 1위. 2위인 알리익스프레스 857만 명, 3위 테무 800만 명으로 C커머스 이용자 수는 약 1,657만 명으로 쿠팡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The Korea Herald 26.04.22.)
이러한 시점에서 아마존과 쇼피파이의 움직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테무의 급속한 시장점유율 증가에 비해 아마존은 큰 변화없이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오고 있다. 아마존은 C커머스 업체로 이탈하는 미국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2024년 11월 초저가 전용 모바일 스토어인 아마존 하울(Amazon Haul)을 선보였다. 패션이나 생활용품처럼 이전의 C커머스가 주력으로 판매하던 상품을 대상으로 상품 가격을 20달러 이하로 제한했다. 배송기간은 유료 구독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의 익일배송 대신 2주 이내로 늘려 배송기간보다는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만족시켰다.2) 아마존은 하울 서비스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유럽국가들과 일본, 호주 등 기존 아마존이 진출해있는 25개국으로 확장하여 운영하고 있다. 쇼핑몰을 창업하려는 영세 판매자에게 판매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쇼피파이는 C커머스에 취약한 B2C 시장 대신 B2B시장 진출로 전략을 변경하였다. C커머스가 초저가의 제품을 개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데에는 강점을 갖고 있으나 기업을 대상으로 안정적 공급과 세금계산서 발급, 다양한 신용 결제 조건을 처리하는데 있어 한계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쇼피파이는 기존에 구축해 놓은 거래 인프라를 기업 고객만을 위한 맞춤 전용 솔루션으로 B2B 부문 총 상품거래액이 전년 대비 96% 성장하기도 하였다.(조선일보 2026.04.02.)
한국은 중국과 인접하면서 세계적 수준의 물류 인프라와 전자상거래 활용도가 높은 소비시장을 갖고 있어 C커머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들에게도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해외직구로 편향된 시장구조로 인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수준의 국경간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아직까지 등장하지 못하였다. 최근에는 판매 플랫폼보다는 한국의 높은 물류 인프라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국을 국경간 전자상거래 환적 허브(Transshipment Hub)로서의 역할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미 동남아시아 국경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핵심 지역 환적 허브(Key regional transshipment hub)’로 평가받고 있다. 인접 국가에서 유입된 이커머스 소포들을 싱가포르의 고도화 된 물류 인프라와 우수한 통관시스템을 바탕으로 글로벌 구매자에게 효율적으로 유통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한국 역시 글로벌 셀러들이 타겟 국가의 보세구역으로 화물을 직접 보내는 대신, 인천공항이나 인천항의 보세구역에 화물을 임시 장치 및 보관하다가 실제 전자상거래 주문이 발생했을 때 최종 배송을 진행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인천공항 주변에는 이미 6개의 대규모 글로벌 배송센터(GDC)가 운영 또는 건축 중이며 최근 현대 글로비스의 인천공항 물류센터가 완공되어 운영되는 등 국경간 전자상거래 환적 허브로서 규모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C커머스는 급속한 속도로 성장하면서 전세계 국경간 전자상거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소액면세제도 폐지로 인해 C커머스의 비즈니스 전략이 크게 변화한 만큼 이에 대응한 우리의 전략도 이에 맞추어 변화할 필요가 있다.
* 각주
1) 국제우편연합(IPC)의 데이터는 매출액 기준이 아닌 37개국 31,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른 점유율이다.
2) 아마존 하울은 진출 국가들의 국내배송만을 지원한다. 즉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아마존 하울을 통한 초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미국 또는 아마존 진출국 국내시장에서의 C커머스 대응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 문헌]
-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2026.04.03.
- 조선일보, 2026.04.02. C커머스 공습, 아마존은 끄덕없었다. E커머스 공룡들의 생존기(https://www.chosun.com/economy/weeklybiz/2026/04/02/G65UHU4H4JDWFJ53TAZFJHGA6I/)
- CNBC, Trump’s trade war led Amazon’s low-cost Asian rivals Temu, Shein into retreat, but it may be temporary, 2025.07.10.(https://www.cnbc.com/2025/07/10/trump-trade-war-led-to-temu-shein-retreat-amazon-rivals-may-be-back.html)
- South China Morning Post, Chinese-owned Temu catches up with Amazon in global cross-border e-commerce, 2026.01.20.(https://www.scmp.com/tech/tech-trends/article/3340415/chinese-owned-temu-catches-amazon-global-cross-border-e-commerce)
- The Korea Herald, C-commerce tightens grip on Korea’s retail market, 2026.04.22.(https://www.koreaherald.com/article/10723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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